트랙백한 글에서 예고한 대로, 의학과 한의학에 대해 갖고 있는 개인적인 의견을 올리겠다. 물론 정답이라고는 보장할 수 없음을 감안하시기 바란다.
왜 漁夫가 이런 의견을 갖게 되었나
0. 포스팅의 논지 전개 방식
앞 글에서는 漁夫의 직업 경험과 의사들의 업무 방식을 비교하면서 '현대 [서양] 의학이 과학이라 보기 어렵다'는 의견에 대해 반론을 시도해 보았다. 앞 글에서 중요한 내용을 다시 요약하기로 하면
같은 '표준화된' 교육을 받은 엔지니어와 의사들 사이에서도 왜 능력의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그 능력의 차이가 (현장) 엔지니어와 의사의 일이 비과학적이라는 의견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기 어려운지 설명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위 바로 다음에 이렇게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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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잘못된 사실을 근거로 일하는 사람을 '바보'나 '돌팔이'라고 부른다. 반면 일할 때의 기본 가정(지식)은 건전하지만 같은 일을 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람에게는 '초짜'나 '서툴러'라고 말해 준다. 이 둘이 같은가?
마찬가지로, 엔지니어와 의사의 추론 중 기존에 알려진 과학 사항에 어긋나는 것이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漁夫는 그를 돌팔이(또는 비과학적)라고 부르겠다.
위 문단에서 어느 정도 예상하셨겠지만, 漁夫가 한의학에 대해 왜 상당히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는지 '근거'나 '기존에 알려진 과학 사항'이란 말을 중심으로 전개하도록 하겠다.
1. 양파; 기본 가정 문제
양파를 한 겹 한 겹 벗겨내다 보면 언젠가는 맨 마지막 층에 도달한다.
지난 번 글에서 '어느 부분까지 설명하고 싶은가'의 관점에 대해 얘기했었다. 과학도 계속 근본적인 문제로 넘어가다 보면 결국에는 '기본 가정'에 부딪히게 된다. 현장 응용을 다루는 의학과 한의학의 경우, 엔지니어가 공학이라는 과학의 한 분야를 기초로 하기 때문에 비과학적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있는 것처럼, '무엇을 기반으로 하는가'가 대단히 중요하다. 다시 말해, 'skill' 또는 'art'의 성격이 불가피한 이상, 그 skill의 '기반 기술'이 과학에 정합적인가 하는 문제는 대단히 중요하다.
漁夫는 의학에 대해서는 전문가가 아니지만, 현대 의학이 무엇을 기반으로 하는가에 대해서는 확실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범주가 넓은 '기본'부터 적자면, '위계 순서'가 이렇게 될 것이다.
이 말은 의학을 하기 위해서 물리학과 화학을 꼭 전공해야 한다거나, 의학이 물리학과 화학에 종속된다는 얘기가 아니다. 생물학에서 세포 이하의 분자 수준으로 연구를 할 경우 이 분자들은 화학의(즉 물리학의) 법칙에 완전히 따르고, 생명체가 운동을 하거나 할 경우 물리학의 역학 법칙을 지킨다는 의미다. 예를 들자면, 헤모글로빈이 산소를 몸의 세포로 운반하고, 폐에서 가스 교환이 일어나는데, 이런 현상들은 화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 사람이 특정 운동을 할 때, 테니스 엘보우처럼 특정 위치에 문제가 생기는 일이 잦은 것은 물리학의 역학을 동원해야 완전하게 설명할 수 있다. Anyway, 현대의 의학에서 행하는 skill은 의학보다 밑에 있는 세 가지 층위에 거의 완전히 부합한다. 漁夫가 굳이 이 위계 순서를 강조하고 있는 이유라면, 현대 의학의 높은 신뢰도는 단지 의학 한 분야에서 잘 하고 있다는 것에 있지 않다는 것 때문이다. 물리학, 화학, 생물학 분야에서 얼마나 많은 연구자들이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는가? 이 성과에 기반하고, 의학 분야에서도 진지하게 끊임없이 연구를 거듭했기 때문에 현대 의학이 있을 수 있다.
조금만 곁길로 빠지는 것 같지만 너그럽게 보아 주시라. 漁夫는 여기서 '완전히'라 하지 않고 '거의 완전히'라 했으며, '진화'에 괄호를 쳤다. 그 이유는, 생명체가 근본적으로 진화를 통해 현재처럼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 사람도 물론 그렇다 - 의학에서도 진화적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불행히도 불과 20년 정도 전까지만 해도 충분히 인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점은 아직도 '치료가 어렵긴 해도, 결국 노화는 치료할 수 있는 일종의 질병'이라는 인식이 꽤 폭넓다는 것에서도 분명하다. redman님의 리플에 등장한 '세균들의 반격' 사례 1,2를 보면 나오듯이, 세균이 항생물질에 대해 진화적 반응으로 저항성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항생제가 등장했을 때 미처 예상하지 못한 사례도 있다. 현대 의학이, 그리고 현장에서 의업을 다루는 일선 의사 분들이 진화적인 관점을 충분히 고려한다면, 이러한 문제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한다.
2. 한의학은 어떤가
漁夫가 의학의 전문가도 아닌 이상 한의학의 전문가는 더더욱 아니다. 하지만 한의학을 어느 정도 아는 분들께서 하신 얘기를 포함하여 방송(별로 믿을 만하다고 생각은 안 하지만)이나 기타 경로를 통해 들을 수 있던 정보들로 보건대, 한의학의 '기본 위계 질서'가 도대체 명확하게 잡히지 않는다.
위와 같은 위계 순서가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되는가? 위에서도 말했지만, 현대 의학의 신뢰도는 덜렁 의학 하나의 성공(이것만 해도 대단하지만 말이다. 모성 사망률 포스팅을 참고하시길)만에 의존하지 않는다. 도대체 한의학의 '밑바닥'에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설마 100년 이상 된 몇 가지 의서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진화생물학에 기반하지 않은 의학은 에러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하는데 - 지금까지 현장에서 이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고 통일적인 교육이 부족하기는 했지만 다행히 현대 의학은 이 관점에 모순되지 않는다 - 한의학에서는 (진화)생물학이 어떤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가? 의사 양반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 진화생물학에 대한 언급은 드물다고는 해도 적어도 생물학에 대한 고려는 정확하다(늑대별님의 이 포스팅을 다시 그 관점에서 보아 주시기 바란다).
정말 묻고 싶다. 한의학은 그런가? 한의학에서 아직도 기, 혈 기타 사항을 언급한다면, 그것들은 (특히 생물학의 관점에서) 어떤 위계 순서에 놓이고 어느 만큼 입증이 되었는가?
기반 이론을 너무 자주 들먹인 것 같다. 그렇다면 현장의 '실적'에서는 어떤가? 잘 모르는 漁夫가 굳이 말하기보다 mist님의 포스팅 하나에서 빌어오겠다.
* 감염(세균,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에 의한 질환 ; 절대 못 고침(기생충 정도는 고칠 수 있을러나....)
* 급성질환(그러니까 몇 시간~몇 일 내에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병 심실세동같은 것) ; 못 고침
* 전염병(페스트, 홍역 이런거... 앞부분과 좀 겹치기는 하지만) ; 못 고침
* 암 ; 못 고침. 고쳤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거짓말쟁이(아마도)
* 외과질환(?) 이를테면 충수염 ; 골절빼고 못 고침
* 유전병(혈우병, 겸상적혈구성 빈혈,1형 당뇨병...) ; 못 고침. 좀 엄밀히 말해서 뭐가 문제인지도 모르는 것 같음
* 만성피로, 근육통, 알러지, 가벼운 디스크=> 그건 고치는게 아니잖아. 그냥 증상완화.. 그리고 이런계통의 질환은........ 돈은 엄청 깨지고, 잘 낫지도 않고, 절대 의료사고 걱정없는...
* 보약=> -_-
[주] mist님의 원글에 달린 리플에서도 나오듯이, 보통 '자연치유'나 '면역력'을 많이 내세우는데, 한약을 사용한 경우에 면역세포의 수와 활성도의 변화 등을 철저히 비교한 연구가 있는가? 검증된 사실인데 漁夫가 모를 수도 있으니 알려 주시기 바란다(솔직이 개인적으로는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지만).
漁夫는 두 가지 이유에서 이런 현상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첫째로는 '기반'의 문제로, 앞 포스팅과 이 포스팅에서 길게 늘어놓았으니 반복하지 않겠다. 이 점은 qt님께서 앞 글의 리플에 명쾌하게 달아 주셨다.
[앞글에 대한] 트랙백을 보면 환자를 관찰하여 설계한 이학적 술기들이 3천년간 내려오면서 정제된 것이므로 한방이 과학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는데, 이런 류의 skill이야 얼마든지 과학적으로 정리할 수 있겠지요. 그저 의학의 이학적 검사 방법 중 하나로 말이죠. 동의보감에 적혀있는 내용 중 저런 skill에 해당하는 부분이야 당연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정리된 것이겠지만, 문제는 skill을 통해 발견한 소견을 해석하는 이론이 문제 아니겠습니까. 음양을 바탕으로 하는 독자적인 해석법을 통해서만이 한방 이학적 술기의 가치를 살릴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네요. 본문에서 가장 중요한 포커스는 이 점인 것 같은데......트랙백의 글은 이 점을 놓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두번째로는 '검증'의 문제다. 검증 없이 무엇을 할 때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는 늑대별님의 최근 포스팅이 잘 설명해 준다. 그럼 한의학 쪽에서는 엄격하게 검증을 하는가? 안타깝게도 그렇다는 얘기는 별로 들어본 적이 없다. 심지어는 '기도의 효능'도 이렇게 검증을 하는데 말이다[이 포스팅 참고].
기도자들은 미네소타 주, 매사추세츠 주, 미주리 주에 있는 세 교회에서 기도를 올렸다... 실험은 가능한 한 표준화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도자들의 기도문에 "수술이 성공하고 합병증 없이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기를" 이라는 구절을 넣도록 했다.
2006년 4월 '미국 심장학회지'에 발표된 연구 결과는 명쾌했다. 기도를 받은 환자들과 그렇지 않은 환자들 사이에 아무런 차이도 없었다... 하지만 그 차이는 예상을 완전히 깨는 것이었다. 자신이 기도의 혜택을 받았다는 것을 안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심한 합병증에 시달렸다... ('God delusion' 번역본, 101~102pp)
현대 의학에서 어떤 신약을 채택할 때 얼마나 깐깐하게 시험을 하는지는 알 만한 분들은 다 알고 계시니 여기서 반복하지 않겠다. 심지어는 이미 일차 검증을 통과한 약도 현장에서 뭔가 살펴볼 만한 것이 있으면 다시 검증하며, 충분히 괜찮다 싶은 수준의 약도 더 좋은 약이 나오면 주저없이 대체한다(마취에 관한 포스팅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기반 이론 뿐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사용하는 skill에 대한 이 정도의 끊임없는 검증이 현대 의학을 만들어 낸 것이다. 물론 '기반 이론'도 수많은 사람이 끊임없이 개선을 하고 있고 말이지.
한의학 쪽의 치료법이나 약 자체에 대해 이 정도로 세부까지 다 검증하고 있는가? 기본적인 이론의(있다면 말인데) 하나하나까지 [double blind test로] 철저히 반복하여 비교검증하고 있나? 이것은 진맥 같은 진단법만 기계화하고 있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솔직이 한의학의 기반은 젖혀 놓고 'skill'의 측면이 중요하다고 말하더라도, 확실한 검증 절차가 없으면 믿기 어렵다. 현대 의학에서는 의사 개개인이 어떤 skill을 터득하더라도 발표하여 동료들의 비판에 노출시키고 다른 사람들이 확인하기 전에는 '정통'으로 인정받지 못하지 않는가.
앞에 말했던 내용을 다시 가져오겠다.
마찬가지로, 엔지니어와 의사의 추론 중 기존에 알려진 과학 사항에 어긋나는 것이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漁夫는 그를 돌팔이(또는 비과학적)라고 부르겠다.
엔지니어와 의사들이 하는 일에 대해서는 대체로 이 정도로 신뢰를 할 수가 있지만, 漁夫가 아는 한에서는 한의학에 대해 그 정도로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 아니겠는가.
漁夫
ps. 내 관점에서 희한한 것은 일반인들이 보이는 신뢰도는 완전히 거꾸로일 때가 많다는 것이다. 얼마나 바람직한지, 글쎄다.
ps. 2. 의학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내성의 발생 등의 문제를 자주 언급한다. 진화론적 사고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문제가 맞고 위에서도 인정했다. 하지만 이는 과학 분야의 Frontier에서 어디서나 있을 수 있다. 그리고 과학 자체 내에서 이런 것들은 대부분 잡아내 정정한다. 사안에 따라 좀 빠르고 늦고 차는 나지만 말이다. 그리고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 최소한 많은 사람을 구한 공적이라도 있지 않은가.
한의학은 그런 '영광스러운 실수'를 저지른 적이 있나? 아니, 치료 결과를 명확하게 검증하지 않으니 실수인지 아닌지 판단이 어려울 것 같은데.....
ps. 3. 사정상 리플 기타 응답은 좀 지연될 것 같으니 양해해 주시기 바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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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아 주셔요 ^^
덧글
<--- 이것은 심리학에서 '생물학적 고려 없이도 연구하고 있다'는 말씀에 대한 것입니다. '진화론(생물학)적 고려를 하면 더 나아진다'는 얘깁니다.
「뉴튼 역학에 따른 구조 계산 없이는 지금 빌딩 짓지도 못합니다. 옛날에 실제 구조 계산 없이 구조물을 세우다가 붕괴되는 일도 많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느 편이 신뢰도가 더 높겠습니까?」
이 질문에 대해서는 뉴튼 역학에 기반한 빌딩을 짓는 게 더 '붕괴하지 않을 것으로 신뢰할 만하겠죠.' 아마 뉴튼 역학을 '의학/한의학이 기반하는 자연과학적 지식들', 빌딩을 '의학/한의학'으로 유비하고 계신 것 같은데 지금 그 유비가 적절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굳이 그렇게 유비하시겠다면 암만 뉴튼 역학에 기반해서 구조 계산을 다 해도 날림 공사를 하면 그냥 다 끝이에요. 그렇게 '날림 공사'를 하면 안 된단 소립니다.
<=== 날림 공사를 하지 않아도, '기반 지식'이 없거나 적당하지 않으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는 얘깁니다.
그래서 뉴튼 역학 예를 드셨군요. 뉴튼 역학의 환원주의적 접근은 분자, 원자 수준으로 가면 처참하게 깨집니다. 괜히 열역학과 통계역학이 있겠습니까?
<==== 빌딩 짓는 데는 분자, 원자 수준의 설명이 거의 필요하지 않습니다. 재료와 구조의 역학 정도까지만 가면 충분합니다. 어느 정도 설명까지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데요?
검증' 자체가 가장 중요합니다. 계속 '검증'에 관해서 논했다고 하시는데 검증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지는지에 관해서는 전혀 설명하고 계시지 않지 않습니까. <=== '검증 자체를 어떻게 진행하냐'는 이 포스팅에서 별로 궁금해하지도 않을 뿐더러 구태여 설명해야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 포스팅은 placibo나 double blind test의 목적을 설명하려는 데 의도가 있지 않습니다.
i) 수학적인 예
누군가 1+1=3이라든지, 아니면 덧셈에서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는다던지 하는 수학적 계(System)를 만들 수 있습니다. 그 계 안에서 여러 공리들이 있고, 그 공리들을 바탕으로 하여 논리적인 계의 구축이 가능합니다. 이 계 안에서는 1+1=3이거나 덧셈에서 교환법칙이 성립하지 않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고, 논리적으로 완벽합니다. 그런데 이 공리계를 현실에서 계산하는 데 사용할 수 있습니까? 슈퍼에서 천원짜리 물건 두 개를 샀는데 계산대 직원이 '제 공리계에 따르면 1+1=3입니다. 3천원 주세요' 라고 하면 어떨 거 같습니까?
다른 예로는 이재율씨가 있습니다. 뭐 워낙 유명하시니...
ii) 공학적인 예
많죠. 아하에너지라던가, 창조과학이라던가...
이 사람들의 논리는 자신들의 논리적 시스템 안에서는 확실합니다. 다만 아하에너지는 열역학 제2법칙이라는 기반지식을 무시하고 있을 뿐이고, 창조과학은...(한숨)
단순히 논리적인 연결 사슬만이 중요하다면, 순환논리를 구성하면 됩니다. 성경을 기반으로 하는 창조론적 주장들이 다 그렇듯이요.
하지만 그걸 현실에 적용하려면 기반 지식이 필요한 겁니다.
이 글 어디에 과학적 방법론이 중요하지 않다고 써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부님의 지난 포스팅들을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과학적 방법론에 대해 계속 서술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저는 도대체 왜 Carrot님이 기반 지식이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는지를 잘 모르겠습니다. 공학에서는 두 가지가 모두 중요한 겁니다.
'기반 지식의 과학적 정합성은 중요하다'는 글을 보고 '그럼 과학적 방법론이 중요하지 않단 말이냐!'고 하는 딴지를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겁니까? 원글에서 그게 중요하지 않다고 한 것도 아닌데 말이죠.
지금 어부 님의 주장은 어떤 학문이 과학이려면 그 기반 지식에 자연과학적 지식이 있어야 된다는 거였죠? 사실 여기엔 숨은 전제가 있는데 그 자연과학적 지식이 '과학성을 획득' 했다는 겁니다. 그러면 물리학, 화학, 생물학 같은 '기초과학'에 대해서 한번 물어봅시다. 기초과학에는 그 기반 지식이 과연 있습니까? 기초과학 그 자체가 아닌 기반 지식은 없죠. 그러면 논리적인 연결 사슬이 이상해집니다. 기초과학은 기초과학 그 자체가 기반 지식입니다. 그리고 어떤 학문은 과학성을 획득한 자연과학적 지식이 있어야면 과학성을 획득해야 합니다. 따라서 기초과학이 과학성을 획득하려면 그 기반 지식인 기초과학 자체가 과학성을 획득합니다. 대체 이게 무슨 논증입니까? 말도 안 되요. 아니면 수학 공리처럼 '기초과학은 과학성을 획득했다'라는 쌩뚱맞은 명제를 만들까요? 역시 말도 안 되요. 저는 기초과학의 과학성을 담보하는 것이 바로 '과학적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수학 이야기는 완전한 논점이탈입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논리는 형식 논리가 아니라 비형식 논리거든요. 수학적 패턴을 다루는 형식 논리는 지금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습니다.
예상되는 반론을 한가지 더 이야기하죠. 더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연구들을 쌓아가는 데에서 기초과학이 과학성을 획득했다고 할지 모릅니다. 그런데 어떻게 그게 과학입니까? 일단 그런 생각으로 따지면 파인만이 <과학이란 무엇인가?>에서 만들어낸 '움프설'도 역시 과학입니까? 지적설계론 역시 과학입니까? 희랍 철학자들의 원소설, 그리고 데모크리토스의 원자설이 과학입니까? 또한 더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연구들을 쌓아가며 과학성이 쌓여지는 거라면 그런 연구가 얼마나 확충이 되어야 '과학'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 겁니까? 또 그런식으로 과학성은 무한히 증대됩니까? 궤변이에요. 그러하니 더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연구를 해나가는 건 그저 과학 연구의 관점으로서의 방향일 뿐이지 전혀 과학성을 담보해주지 못해요.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더라도 충분한 검증이 없이는 과학적 지식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습니다.
(오자 수정 때문에 다시 씁니다. 바로 위 모모 님의 Carrot/으로 시작하는 반론은 이 댓글에 대한 반론입니다.)
하나 더. 어부님의 주장은 '어떤 공학/의학의 신뢰도는 그 바탕에 있는(그 바탕을 설명하는) 기초 과학들이 얼마나 과학적으로 잘 정립되었는가에 달려 있다'는 겁니다. 도대체 이 글 어디에 '과학이려면 기저에 깔린 학문이 과학이어야 한다'는 말이 있습니까? 기본적으로 이 글은 신뢰도에 관한 글입니다. 글을 제대로 읽고 말합시다. 그리고 공학과 과학은 다르지요.
도대체 뭘 얘기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는데, 그 '검증' 중의 한 과정이 바로 '기저 학문의 검증된 이론과 얼마나 잘 맞아 떨어지는가'입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기존 이론이 폐기되는 일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검증된 기초 학문과의 충돌이 일어나지는 않는가'를 살피는 것이 공학자들이 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어떤 실험 결과가 기초 학문과 어긋나는 결과가 나오면, 일단 다시 실험을 해 보지요. 뭔가 이상한데? 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글을 완전히 잘못 읽으신 거 같은데, 이 글은 공학/의학의 '신뢰도'에 관한 글이지 그 '과학성'에 대한 말이 아니지 말입니다.
하나 더. 말씀하신 '공학이 어떤 기저 학문을 진술하는 체계가 있는가의 여부' 역시 공학의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왜냐하면 '기저 과학의 검증된 이론과의 matching' 이라는 하나의 '검증 과정'이 있느냐 없느냐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검증이 더 엄격하고 엄정해질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입니다. 필터 하나 더 있고 없고의 차이는 정수기의 정수처리 능력에 큰 영향을 미치죠.
갑자기 왜 과학이라는 보편적인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있는데 공학 이야기로 축소하시는지? 애당초 이 글은 '한의학'이 왜 과학적이지 못한가에 대한 글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에 대해서 반박하는 것이구요. 말씀 드렸지만 공학이 기반 학문과의 정합성을 그토록 검토하게 되는 건 '공학 내부에 기반 학문에 대한 진술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건 사실 좀 역설된 말인데 공학 내부에 어떤 자연과학에 대한 진술이 포함되어 있으니, 그 자연과학을 기반 학문이라고 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한의학에 그런 게 과연 있나요? 없잖습니까. 그래서 한의학에 기존의 '자연과학적 지식'을 기반 학문으로 포용하라고 요구하시는 겁니까? 왜 요구하시는 겁니까. 그 기반에 자연과학적 지식이 있어야 과학적이기 때문에? 여기에 긍정을 답하시면 앞서 이야기한 모순에 다다릅니다.
그래서 제가 '과학적 방법'이 전부라고 그토록 주장하는 겁니다. 아휴. ㅠㅠ
다시 말하지만, 공학/의학의 신뢰도는 기저 학문이 포함되는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왜냐하면 '기저 학문'이라는 하나의 검증 process가 추가되기 때문입니다.
공학의 방법론에는, 분명히 기저 학문과의 interaction도 들어간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야기는 다 한듯 싶습니다. 이제 그만하지요.
보통 '자연치유'나 '면역력'을 많이 내세우는데, 한약을 사용한 경우에 면역세포의 수와 활성도의 변화 등을 철저히 비교한 연구가 있는가? 검증된 사실인데 漁夫가 모를 수도 있으니 알려 주시기 바란다.
의 부분에서 첨언할것이 있는데 면역세포와 한약재에 관한 논문은 예전부터 여러편이 출판되었습니다. 아직은 한약에 대한 접근이 발전하지 않아 단일 한약재로만 다루는게 많습니다. 예로써 Food Sci. Technol. Res, 13, (4), 366-371, 2007 를 들수 있는데 이것 말고도 유사한 방법으로 다룬 논문도 어렵지 않게 찾을수 있습니다.
제가 논문을 무료로 볼 상황이 안 되는데, 어느 정도나 효과가 있다고 나와 있는지도 알 수 있을까요? 좀 주제넘는 부탁인 듯해 죄송합니다...
1. 실험대상의 한약재(Japanese butterbur)추출물은 처리 농도에 비례하여 염증이 유도된 면역세포의 활성화산소와 활성화질소 발생량을 감소시킵니다.
2. 그리고 활성화질소의 합성효소유전자의 양(정확히는 mRNA의 양입니다만)을 1과 마찬가지로 농도비례해서 감소시킵니다.
로 정리할수 있겠네요.
제 가 언급한 논문의 타겟은 인공배양된 면역세포로 인체에 준하는 생물학실험이라기보다 분자생물학적인 실험입니다. 때문에 인체에 걸린 특정 질병에 대한 한약재의 효능을 보기까지는 이러한 논문들로 결과를 도출하기가 힘들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는 거시적인 측면에서 다룬 다른 논문도 참고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마 원래 원하시던 내용과는 거리가 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즉 in vitro로 진행한 한약재 추출물의 효과 검사 실험이군요. 제 생각도 말씀하신 의견처럼 '실제 인체 임상에서 효과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이것만으로는 결과 도출이 어렵다'로 보면 되겠습니다.
좀 상황이 애매한 것이, 이 추출물의 효능을 입증하려면 분리-정제-임상실험을 해야 명확할 듯한데, 이렇게 되면 일반 신약 개발 공정과 뭐가 다르냐는 의견도 나올 수가 있어서요...
1. 의학과 물리학이 현재 모든 것을 다 규명했다고 본다는 점.
2. 한의학 역시 경험이 그 기반에 있는 산물이라는 점
3. 세상에는 경험론 이외의 것이 존재한다는 점.즉 가설/검증은 실질적으로 수행할 경우 선후관계가 분명치 않다는 점.
4. 이건 많이들 하는 오류지만, 화학적으로 성분을 추출한다는 이야기는 해당성분이 자연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고있다는 점.
이런 오류를 범하고 있어보이네요.
흑백논리로 밀어붙이면 캡 깔끔하고 쿨시크하죠?
저도 한방이 완벽하다고 생각은 안하지만 과학에 헛점 많은 건 사실이예요.
한방은 헛점 많으니 과학의 논리가 맞고 그쪽이 완벽함 만세! 솔직히 이건 아님.
그리고 그런식으로 흑백화해서 까면 있어보이는 것 같아도 안 그래요.
하지만 전 비로그인이니 더 없어보이자나. 쳇 댓글달지 말아야지
1. 그런 소리 한 적 없습니다.
2. 경험이 기반에 없는 과학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3. "가설/검증은 실질적으로 수행할 경우 선후관계가 분명치 않다" <--- 무슨 의도로 말하셨습니까?
4. 양약도 자연에 이미 있는 원자를 씁니다. 원자로에서 인공으로 만든 동위원소 쓰는 일은 비싸서 드물거든요.
한의학보다는 과학 및 의학이 더 신뢰도가 있다는 것이지요. 위에 의학도 잘못한 사례를 들어 놓았는데 글은 제대로 읽으셨습니까?
전 자로 치면 한의학은 cm 양의학은 inch라고 생각합니다. 똑같이 수치를 잴 수 있어도 미세한 차이가 나고, 사용하는 법도 은근히 다르죠. cm의 최소단위를 재는 데 문제가 있다고 해서 인치의 최소단위가 바뀌어야할 필요성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양쪽의 유용성을 인정하는게 필요하다고 여겨지는데 한의학 근무태만 이라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하시니 저런 이야길 쓴 겁니다. 기준의차이를 무시하는 듯 여겨져서요. 요새 그런 글을 많이 봐서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4번에 대해서 한마디 추가하자면, 그래서 어느 쪽이 낫다..보다 저는 양쪽이 용도가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어느 한쪽을 맹신하는 것도 문제지만 어느 한쪽이 낫다고 결론짓는 것역시 맹목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4번은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시는겁니까...
또한 3번은 마찬가지로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처음 지나가다가님은 가설/검증은 실질적으로 수행할 경우 선후관계가 분명치 않다고 했는데, 왜 갑자기 가설/검증을 반복시키면, 노하우가 밝혀진다가 나오는겁니까??
1. 의학과 물리학이 모든 것을 다 규명하지 못했다고 해서 한방의 불합리함이 반박되는 게 아닙니다.
진화론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창조론을 옹호해봤자 뻘짓이라는 거죠.
2. 경험에 기반이 있는 것으로 따지자면 안수기도나 굿도 효과 봤다는 경험담 쯤 얼마든지 긁어모을 수 있습니다.
'경험에 기반을 두었다'는 공통점을 갖는다고 해서 현대의학과 한방을 동일선상에 놓을 수 없습니다.
3. 도저히 문장의 뜻도 의도도 해석이 안 되는 글줄 써놓고 뭐하자는 겁니까.
4. 의학은커녕 화학만 조금 배운 사람도 그런거 아무도 잊어버리지 않습니다.
도리어 많은 사람들이 자연에서 추출했든 화학적으로 합성했든 분자구조가 같으면 똑같은 물질이라는 사실을 흔히 잊지요.
뭐 말이나 되는 글을 써놓고 흑백논리를 운운하시든가...ㅎㅎㅎ
그렇게 생각하세요. -_- 이기면 장땡이잖아요.
기본적으로 "현재까지는"이라고 시점을 제한한다면 반드시 신뢰할만 하다고는 생각하기 사실 어렵죠.
몸이 좀 부실하다보니 양방 한방 다 여러군데 다녀봤지만 한방쪽이 돌팔이 심각도가 좀 더 높았거든요.
하지만 그걸로 한의학 자체를 폄하하기는 좀 어렵다고 생각해서...감싸긴 어렵지만 깎아내리는 건 반대인 입장입니다.
학문과 사람은 구분지어서 생각해야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저도 과학을 공부하는 입장에서 과학에 한계가 있다거나 할 생각은 없긴 하지만,
과학적인 검증의 기반에 있는 좋은 점은, 자신이 잘못됐다고 파악한 순간 그걸 인정하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검증이 된 순간 얼마든지 뒤집힐 가능성이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단정짓기 전에 조심해야할 필요성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제약과 의료기술, 처방, 병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가 등등 구체적으로 비교해서 검증할 부분이 많아보입니다.
기본적으로 "현재까지는"이라고 시점을 제한한다면 반드시 신뢰할만 하다고는 생각하기 사실 어렵죠.
몸이 좀 부실하다보니 양방 한방 다 여러군데 다녀봤지만 한방쪽이 돌팔이 심각도가 좀 더 높았거든요.
하지만 그걸로 한의학 자체를 폄하하기는 좀 어렵다고 생각해서...감싸긴 어렵지만 깎아내리는 건 반대인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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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현재까지는'이라고 시점을 제한한 이유는, 제가 포스팅 내에서도 인정했다시피 의학도 잘못을 저지르기 때문입니다(그리고 ps에 달았듯이 Frontier로 가는 상황에서는 누가 가건 실수 저지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서양의학이건 한의학이건 간에요). 하지만 서양 의학의 오류 수정 기능은 상당히 강력합니다. 결국 제가 주장하는 것은 다른 분들의 리플에 이미 달아놓은 이유입니다;
'기반 이론이 다른 두 체계'가 있고, '어느 한 쪽의 기반 이론은 계속 검증하고 검증 사례가 산처럼 쌓여 있으며 이 편에 근거한 (경험)체계는 공개적으로 검증 절차가 계속 진행되는데 다른 쪽은 그렇게까지 안 한다'면 어느 편을 믿는 편이 더 나을지는 크게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지요.
저라고 해도 직접 보시는 일 같은 것을 경험하시면 한숨이 팍팍 나왔을 것 같습니다. 알러지 치료는 진짜 안습 그 자체군요.
제 아이디의 유래는 Edwin Fischer(1886~1960, pianist)입니다. 하지만 독일어로도 어부다 보니까 닉은 그냥 漁夫라고 하고 있습니다. ^^;;
( 다행히(?) 어부님 한 사람 밖에 읽은 분이 없는 듯 )
리플은 지우구요. 트랙백으로 찾아뵙겠습니다.
한약으로 흔히 사용되는 삼 종류에 포함되어 있는 '사포닌'의 항암 및 재생효과 등에 대해서는 연구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어떠한 메커니즘으로 그러한 효과가 있는지는 불명이라고 합니다.
양학이 "왜 그러한 현상이 벌어지는지 모르겠다"이므로 "따라서 의약품으로 사용할수는 없다"고 말하지만, 실제 인삼, 산삼 등을 먹으면 '건강'이 좋아진다는 측면에는 한의사, 양의사 모두 동의합니다.
실제로 이러한 연구를 할수 있는 시설 및 자본을 갖춘 것은 양의학쪽입니다.
해당 분석은 "양의학을 기본으로 한의학을 분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한의학쪽에서는 할수없는 일이죠.
그런데 효능을 개선하고 부작용을 줄이려고 하면 '그냥 서양의학이 돼 버리는' 현상이 참.... -.-
굳이 과학적으로 정합하지 않더라도 통계학적으로 유의함을 입증하면 되는데 한의사분들은 "자잘한 수치들로 나의 위대한 처방을 평가할 수 없느니라"라며 호통만 치십니다.ㅠ,ㅠ
의대에서 위와같은 것을 가르치치 않는 것처럼, 한의학과에서도 "자잘한 수치들로 나의 위대한 처방을 평가할 수 없느니라"라고 가르치지는 않습니다.
한의학의 기본은 [통계학적으로는 증명된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이러한 증세에 이러이러한 약재, 처방을 사용했더니 치료되더라~"라는 경험, 즉 통계를 바탕으로 쌓여진 것이 한의학입니다.
그러한 통계가 수천년 이어져온 것이기 때문에, 단지 수백, 수천명의 임상실험을 통하는 양의학에서도 무시할수 있는 수준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의학은 그 통계를 억지로 이론에 꿰맞추려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검은깨가 대머리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람의 머리가 검기 때문에 검은 기운이 머리로 올라가서이다"라는 것...
그러면 금발머리는 노란색인 바나나를 많이 먹어야 대머리가 예방되고, 검은깨는 금발의 대머리 예방에 별효용이 없을까요?
한의학의 문제는 그 효용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이론의 부재에 있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 [검은깨 대머리]의 예에서처럼, 정확한 효용이 있는 처방을 엉뚱한 이론, 특히 도가나 불교 사상에 꿰어 맞추다보니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도교에서 "마음을 납처럼 무겁게, 수은처럼 민활하게 하라"는 문구를 확대해석해서 납과 주사(붉은 수은)로 단약을 만들어 먹는다든지 하는 문제가 생기기도 하는 것입니다.
어부님 말씀대로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의학잡지에 어제의 연구결과가 오늘 뒤집히고, 오늘의 연구결과가 내일 결함이 발견되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간단한 영양학부터 항암연구까지... 맨날 결과가 조금씩 바뀌거나 아예 뒤집히거나 반대학설이 나오거나..
이것은 현대의학도 검증절차에 있어 일부표본만 채집(;;) 검사할수 있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한계입니다. 사람 한 100명 데려다놓고(그것도 서양의학의 경우 대부분 백인) 이런저런 것을 실험했더니 A라는 결과가 나왔더라... 그래서 A라는 것이 검증된 사실이다라고 해서 약을 만들었는데 나중에 200명에 흑인도 섞어봤더니 결과가 다르더라... 그래서 B라는 약으로 바꾸고, 나중에는 300명 정도 특정질환을 가진 사람을 섞어봤더니 결과가 또 다르더라...
이게 현대의학의 검증이라는 겁니다.
물론 더 복잡하고 생체적인 검사도 있고 정확한 것도 많아 우리가 병원치료 받으며 살고 있는 것이지만요.
현대의학의 '검증'이라는 것에 한의학을 맞추자면 한의학은 무협지나 철학에 가깝지만, 현대의학이라고 그렇게 정확하게 검증을 거치고 있진 않다는 거죠. 한의학에 비하자면 아주 정확하지만요.
제 말은 정확도와 철저함을 뺀다면 오히려 둘다 경험의학에 가깝다는 거죠.
100명의 사람에게 A라는 풀(혹은 양약)을 먹여봤더니 증상이 이렇더라...
한의학은 그것을 제대로 측정하지도 연구하지도 않고 대충 적어놓고 말지만 양의학은 그것을 철저하게 연구하고 대조실험한다는 차이는 있죠.
결국 두 의학의 차이점은, 한의학은 경험으로 알게된 의학지식을 지맘대로 철학놀음으로 날려버렸고, 양의학은 경험과 실험으로 알게된 것을 철저하게 체계화 시켰다는 차이가 있죠.
아니 결국은 양의학 옹호군요;
제말은, 둘다 경험의학이라는 것은 같다는 겁니다. 한의학이 정확함과 체계(최소한 알게된것을 제대로 기록이라도 해놓는 버릇이라도 가진다면)를 가진다면, 그나마 의학노릇은 할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철학부분은 좀 빼구요;
'정확도와 철저함'은 과학적이냐 아니냐를 가르는 근본 조건입니다. 위에 지나가다가 님의 리플에 답플 달아 놓았듯이 제가 '물리학이나 화학 무조건 킹왕짱' 소리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반 이론이 다른 두 체계'가 있고, '어느 한 쪽의 기반 이론은 계속 검증하며 검증 사례가 산처럼 쌓여 있으며 이 편에 근거한 (경험)체계는 공개적으로 검증 절차가 계속 진행되는데 다른 쪽은 그렇게까지 안 한다'면 어느 편을 믿는 편이 더 나을지는 크게 설명을 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지요.
그리고 한의학도 슬슬 "서양식"으로 증명되고 있군요..
그나저나 "지나가다가"님의 이야기는 정말 어떻게 나왔는지 궁금합니다. 따른건 다 제치고 [의학과 물리학이 현재 모든 것을 다 규명했다고 본다는 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온겁니까..
몇 번 얘기한 사항입니다만, 한의학 내의 내용이 '서양식'으로 증명될 경우에 '한의학의 설명 체계'를 갖고 와야만 할 이유가 별로 없습니다. 나름 안습이라면 안습인 상황이겠지요.
"야 나 어깨가 뻐근한게 기가 잘 안통하는 건지 뭔지... 침이나 맞을까" 이러고 있길래
"넌 명색이 물리학과란 놈이 그런 걸 믿다니-_-"라고 면박줬습니다. 전 생물학과...
하기야 창조론 믿는 물리학과 학생도 있으니 OTL
물론 물리학과 학생들이 다 이런 건 아닙니다......
자신의 전공 지역을 벗어날 때는 상당한 주의가 필요한 법이지요. 당장 창조학회에 꽤 많이 이름이 올라오는 중에 전 과기부 장관님(아마 전공이 물리학이셨을 듯)이 계시더군요 OxzTL
네 리플이 대부분 상식 선에서 달아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지요. 연말연시 잘 보내시기를....
무협소설같은 이야기를 하나 하자면, 고대 동양의 의학은 수련을 기반으로 했다고 합니다. 기공, 요가 같은 것 말이지요. 그래서 화타나 편작 등은 인체를 투시할 수 있는 특이공능(초능력)이 있었다고 합니다.(믿거나 말거나) 그런데, 수련은 마음을 닦는 것을 중요시 합니다. 그리고 현대는 말세지말이라고들 하지요. 사람들의 심성이 과거에 비해 많이 오염되고 회손됐다는 말입니다. 기독교에서는 죄악에 물들었다고도.
일례로, 요즘은 뭐 섹시하다 뭐다 하면서 tv에서도 쉽게 그런것들을 접할 수 있지만 80년대만 해도 tv 가요프로그램에서 그런게 나오면, 어른들은 굉장히 도덕적으로 비판을 많이 하셨지요. 그만큼 사람들의 도덕관념이 현대문명속에서 무뎌졌다는 이야기 입니다. 그리고 현대는 많은 사람들이 법에 걸리지만 않으면 죄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과거에는 도덕, 예의를 지키는 것을 굉장히 중요시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병치료에는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이것은 의사들의 심성을 파괴하기에 가장 좋은 수단입니다. 과거에 명의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돈을 보고 치료하기 보다는 환자를 보고 치료를 했기에 지금에도 칭송을 받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그런 명의들을 보고 돈에 혹한 사람들이 자기도 의사로 나서기 때문에 수련을 기반으로 하는 동양의학의 치료효과가 급격히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건 서양의학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현대과학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서양의학은 의사의 심성이 비뚤어졌더라도 치료효과에 있어서는 차이가 크지 않으나, 수련을 기반으로 하는 동양의학에서는 심성이 떨어지면 공능도 떨어지고 따라서 치료효과도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특히 현대로 오면서 도덕 수준이 떨어지고, 기본인 수련은 생각도 않하고 특이공능도 없으면서 책에 전해지는 이론과 경험만 보니, 많은 것이 이해 불가능하니, 해석도 가지각색 , 게다가 현대과학기술로 동양의학을 연구하고 규명해 내자니 불가능한 것이 많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는..... 믿거나 말거나..... 그러나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는 이것이 가장 합리적이 해석이라 생각되는....
과학적 방법이 가장 중요하다는 건 충분히 동의하고, 그 전제하에 물리학 생물학이 아니라 개똥학 소똥학이라도 상관없다고 생각됩니다. 다만 합리성의 판단에서 그게 꼭 한의학이냐 하는 문제는 다른 거 같고, '○○학이 과학적이어야 신뢰할만하다'란 말도 당연하지만 '한의학이 과학적이어야 신뢰할만하다'란 이상한(?) 가정을 하고 계십니다.
그런 의미에서 말씀하신 -한의학적 개념들이 제대로 명료화되고 나서 자연과학적 지식과 정합하는지 비판을 해야지 지금부터 그런 방향에서 비판하면 도무지 궤변 밖에 안 된다는 소립니다.-얘기처럼 한의학과 현대의학의 방법론을 왜 꼭 구분해서 정의해야 하는지 궁금하네요. 한약에서 중금속이 있다고 치고(검출하기 전), 자연과학으로 접근하면 안 되는 건가요?
다만 제 댓글은 어부 님의 글이 과학/비과학에 대한 잣대를 너무 간단히 만들어서 사용하시는 것 같고 또 그렇게 반박해봤자 전혀 생산적인 논의가 나올 수 없으니 길게 코멘트를 단 것입니다. 지금의 한의학은 제 입장에서는 과학이라고 하긴 뭣합니다. 따라서 신뢰하기도 힘듭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의학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는 거죠. 보완 작업을 하면서 충분히 믿을만한 학문의 지위를 따내고 자신의 이론을 검증하는 일을 해나가면 됩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한의학에 요구할 수 있는 것과, 한의학은 구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책 '과학의 변경지대'였나 하여간 거기서 저자는 독특하게도 알프레드 러셀 윌리스를 적극 변호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게 바로 윌리스의 사고방식에서 였지요. 한의학이 합리적으로 탐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하는 것입니다. 어부님의 '돌팔이'와 '초짜' 얘기가 정말 아름다운 비유라고 생각되네요.
한의학이 합리적으로 다른 학문과 통섭이 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렇지 않을 가능성도 없다는 이유만으로(요구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비합리적이라 얘기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과학이라 하긴 뭐한데 합리적으로 판단해야 하는 분야가 비합리적이라도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거라면 그건 순수하게 Carrot님의 감정인 겁니다. 막말로 전 그런 의미에서 한의학을 감싸줄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한가지만 덧붙이자면 지금의 한의학은 비합리적인 것 맞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신뢰하지 않습니다. 다만 비판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죠. 저는 계속 지금 그 부분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겁니다. 비판을 할 거면 제대로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어떤 학문을 과학적으로 검증하지 말자고 주장하는 경우는 첫째, "이 학문에 감히 과학의 잣대를 들이댈 순 없어! 이 학문엔 이 학문 고유의 잣대가 존재해."라는 극단적인 빠의 입장과, 두째, "이따위 학문을 감히 과학의 영역에 들여놓을 수는 없어! 이 학문은 오염이 너무 심해 구제불능이야."는 극단적인 까의 입장으로 나뉘더군요. 두 극단은 잘 통하더군요. 둘 다 그리 도움 안 되어 보입니다.
그 중 하나가 인체의 신비인 것같고요.
한의학이 과학의 입장에서 보자면 비과학적이고 신뢰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한의학에는 한의학 나름대로의 몇 천 년의 경험적 체계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그리고 이 글은 과학이란 것이 신뢰할 수 있다는 대전제하에서 말씀하시는 것인데요.
저는 요즘 그 과학이란 것이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단 저희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중력'에 대해 가설로만 설명할 뿐, 실상 그 존재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지 않나요?
또한 무생물환경에서 생물이 탄생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과학이라는 것은 어떤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논리'라는 것을 갖춘 체계일 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 세계의 원리에 대해 아직 설명 못 하는 것들이 참 많은 것같습니다.
과연 우리가 이 과학이란 것을 신뢰할 수 있는 근거는 있는걸까요?
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싶습니다...
하나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신이 만들었다'를 제외하기로 하면, '과학보다 더 신뢰할 만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사실 과학적 체계의 신뢰성을 높이는 부분이 바로 그것입니다. 모르는 영역은 모르겠다고 선을 그어주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 모르는 부분을 종교적 설명으로 설명해놓은 다음 '과학이 모르는 부분을 나는 알고 있다!'고 해봤자 과학적 체계에 대한 우위를 누린다고 할 수도 없어요... 그건 소위 '정신승리'일 뿐....
현 세계에 인간이 보고 듣고 느끼는 '현상'들에 대해 설명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일 뿐입니다.
과학이 현재 존재하는 사물을 보는 방법 중 가장 체계적이고 논리적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누구라도 반박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의학과 서양의학은 출발점이 다릅니다.
서양의학은 서양철학(논리학 등)을 기반으로 하여 탄생한 과학 및 생물학에 근거를 두었고,
동양의학은 동양철학을 기반으로 하여 탄생하였다고 봅니다.
현상학적인 면에서 살펴보자면 동양의학이 그렇다고 전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침의 효능이나 효과에 대해 통증을 자극하여 신체 내의 전위를 유발하고 자극을 통한 호르몬유발 등의 가설로 설명하긴 하지만, 그것이 제대로된 설명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현대의학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그러한 것들을 서양철학의 산물인 과학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 자체가 전 잘못되었다고 보는데요?
그 시발점이 틀리고, 구조 자체가 틀린데, 똑같은 잣대로 평가하려는 것은 오류가 아닐까 생각해서 해본 말입니다.
하지만, 한의학에 대해 과학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double or triple blind RCT를 통한 침구술의 비교라던지, 한약의 효과라던지...
검증을 통해 실제 효과가 없다면, 한의학은 과학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도덕이나 신앙 등을 과학으로 평가할 수 없듯이, 한의학도 과학적으로 설명되어있지 않다고 해서 그것이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과학지상주의의 오류가 아닐까요?
결과물로 산출되는 것도 의심스러운 수준이라서 말이죠.
정말 자신있으면 임상실험을 통해 자신의 치료원리가 어쨌든 효과있음을 입증하면 되는데, 그것은 단순한 통계학적 기술만 사용하면 되는데 그걸 안한다는 것이죠.
통계가 어쩌니 저쩌니 하면, 한의사분들은 "자잘한 수치들로 나의 위대한 처방을 평가할 수 없느니라"라며 호통만 치십니다.ㅠ,ㅠ
원리의 입증이 어렵다면, 결과의 입증이라도...ㅠ,ㅠ 그런데 그것도 거부한다는...
하지만 한의학과 서양의학은 출발점이 다릅니다. 서양의학은 서양철학(논리학 등)을 기반으로 하여 탄생한 과학 및 생물학에 근거를 두었고, 동양의학은 동양철학을 기반으로 하여 탄생하였다고 봅니다. <=== 서양 의학 뿐 아니라 물리, 화학, 생물학에서, 초기 출발점인 '서양 철학'을 전혀 모르고 생각하더라도 여전히 체계적이며 신뢰할 만합니다.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해야 하는 부분은 그야말로 근본 가정에 육박한 아주 작은 부분일 뿐이며 이는 서양 철학을 알건 모르건 똑같은 부분입니다. 나머지는 다 연역하고 실제 상황에 맞는지 검증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저도 서양 철학에 거의 관심이 없습니다. 단지 '압도적인 증거' 때문에 그 체계가 옳다는 데 훨씬 높은 신뢰도를 두고 있을 뿐입니다. 다시 말하는데, 전 서양이건 동양이건 철학 문제에는 관심 거의 없습니다.
현상학적인 면에서 살펴보자면 동양의학이 그렇다고 전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잖습니까? 침의 효능이나 효과에 대해 통증을 자극하여 신체 내의 전위를 유발하고 자극을 통한 호르몬유발 등의 가설로 설명하긴 하지만, 그것이 제대로된 설명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현대의학에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분명 있습니다. 그러한 것들을 서양철학의 산물인 과학이라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 자체가 전 잘못되었다고 보는데요? 그 시발점이 틀리고, 구조 자체가 틀린데, 똑같은 잣대로 평가하려는 것은 오류가 아닐까 생각해서 해본 말입니다. <=== 설명이 잘못됐더라도 기존 의학에서 사용하던 방법으로 증거만 체계적으로 반복 입증되면 '거기에 맞는 우리가 아직 모르는 기술이 있구나'라 생각할 것입니다. 전 시발점에는 별반 관심 없다니까요. 제가 '하부 구조'를 언급한 이유는 '하부 구조까지 계속 검증하기 때문에 신뢰도가 올라간다'는 이유인 겁니다.
의학 자체는 제가 계속 얘기해 왔듯이 skill에 가깝습니다. 기반 기술이 뭔지 몰라도 skill에 쓸 수는 있다는 거 부정한 적 없고, '신뢰도가 내려간다'고 했습니다. 본문에서는 '신뢰도가 이러저러한 이유 때문에 한의학 쪽이 낮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의학에 대해 과학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double or triple blind RCT를 통한 침구술의 비교라던지, 한약의 효과라던지...
<=== 기도 효과 입증 얘기를 사례로 제시한 데서 알 수 있듯이 한의학 쪽에서 저는 그만큼 하고 있는지가 궁금하다고 말한 것입니다. 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한 일 없습니다. 이건 둘째치고, '기반 이론'까지도 서양 학문처럼 끈질기게 검증하고 있습니까? 여러 분들이 말씀하시는 음양오행 기타 말입니다.
검증을 통해 실제 효과가 없다면, 한의학은 과학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도덕이나 신앙 등을 과학으로 평가할 수 없듯이, 한의학도 과학적으로 설명되어있지 않다고 해서 그것이 신뢰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과학지상주의의 오류가 아닐까요? <=== 도덕이 왜 존재하는지는 얼마 전부터야 진화심리학자들이 슬슬 '과학적인' 설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신앙과 한의학의 '공통점'이라면 '증거가 크지 않는데 믿으라고 주장한다'가 되나요? 그래서 믿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선택이겠지만, '증거가 없다고 믿지 않는' 사람을 비난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도배하는 것같지만 다시 한 번 정리해서 말하자면,
과학과 한의학은 출발점이 다르다는 겁니다. 신학을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고 과학이 신학을 설명할 수 없듯이 말이죠.
하지만, 현상학적으로 한의학은 치료효과가 있고, 그것은 분명 실존한다는 것입니다.
중력이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해서 부정할 수 없듯이, 한의학에는 분명 효과가 있는 부분이 있고, 그것은 동양철학이란 체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동양철학이 다른 학문과 통섭하지 못하고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해서 깡그리 무시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신학과 과학의 관계에서 보듯이, '명백한 증거'가 있다면 과학은 한의학을 부정하거나 지지하는 것은 가능할 것같습니다.
축약하자면 '실존'하지만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뢰할 수 없다고 무시하는 것은 과학지상주의의 오류인 것같다는 얘기입니다;;
우리 나라에서 나오진 않았지만, 아스피린 얘기를 하죠. 아스피린은 버드나무에서 추출했습니다. 그것을 지금은 아스피린으로 만들어서 전세계 사람들이 먹습니다. 버드나무 껍질의 효과를 우리 나라 전통 처방에서 발견했다고 해도 '아스피린은 한국 전통 처방에 존재한다. 따라서 한의학(또는 동양철학)이 옳다'고 주장할 수 있다는 얘기하고 리플에 말씀하신 것은 제게는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이 상황에서 '현재 아스피린이 한의학 처방이고 동양 전통 철학에 근거한다'고 주장해 보셔요. '약의 국적'을 불문하고 옳다는 얘기 듣기 어려울 겁니다.
"축약하자면 '실존'하지만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뢰할 수 없다고 무시하는 것은 과학지상주의의 오류인 것같다는 얘기입니다" <=== 하는 말 10개 중 9개는 믿을 만 한 사람인 A하고, 여러 정황으로 보아 하는 말 10개 중 4~5개가 믿을 만 해 보이는 사람인 B하고 어느 편 말을 더 믿을 만 하겠습니까? "B보다 A가 더 믿을 만 하다"는 얘기를 하면, 틀릴 가능성과 맞을 가능성 중 어느 편이 더 높겠습니까?
중력이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해서 부정할 수 없듯이, 한의학에는 분명 효과가 있는 부분이 있고, 그것은 동양철학이란 체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 반대죠... 경험의 축적과 그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서 동양철학이 도입 내지는 그에 맞게 구성된 것이지, 동양철학이 경험의 축적과 성과의 바탕이 되었다고 볼 수는 없는 일입니다.
마치 태양의 존재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 창세신화를 창작했는데, 그게 나중에 가서 태양이 존재하는 게 맞으니 그 바탕이 되는 창세신화도 진리라고 설파하는 격입니다...
축약하자면 '실존'하지만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신뢰할 수 없다고 무시하는 것은 과학지상주의의 오류인 것같다는 얘기입니다
==>그 유효성이 실존하는 것은 한의학이 쌓아놓은 '경험지식'이지 그 경험지식을 설명하려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나온 설명체계가 아니거든요...
한의학의 '기반'인 동양철학에 대해 과학적이지 않으니 옳다/틀리다 or 유효하다/유효하지 않다 라고 말하는 것은,
신학이나 문학을 과학적인가 과학적이지 않은가 판단하는 것과 같다는 얘기입니다.
Ya펭귄님//경험의 축적 및 그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동양철학이 도입됐다면 제가 틀린 얘기를 한 것이 됩니다만, 경험의 축적 및 그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동양철학이 도입됐다는 근거가 있나요?
저는 이 쪽 전문가가 아니라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한의학이 동양철학에서 태어났다고 한 얘기는 불확실한 사실을 가지고 성급히 얘기한듯 싶습니다.
하지만, 한의학의 기본원리는 동양철학에 근거하는 것은 사실인 것같고요.
나머지는 저 위에 서술한 것과 같습니다.
요약하자면 한의학의 '근거' 및 '기반이론'에 대해 비과학적이다고 비판하는 것은 잘못된 방법론적인 오류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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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증은 충분히 가능합니다. 학문의 베이스가 되는 문자문명이 없고 석기시대 원시부족사회의 단계에 머물러 있던 곳에서도-당연히 동양철학이나 그 비슷한 것의 성립 같은 것은 있을 수도 없는 환경- 에서도 경험적 의학지식의 축적은 얼마든지 일어났거든요... (유명한 다이아몬드옹의 독버섯의 굴욕사건 같은...)
뭐, 환경이 다른 곳에서의 사례가 어찌 반증이 되겠는가라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면 반대로 왜 동양철학은 세계 각곳에서 독립적으로 발생하여 보편적인 체계로 발전해 나오지 못하고 동양만의 철학에 머물게 되었는가를 생각해 보시면 될 듯 합니다.
무엇보다도 자연과학체계의 강력한 점 중 하나가 이것이 설령 '외계인'이 발전시킨 체계라고 해도 지구에서 발전시킨 체계와 동일하리라고 예상될 정도로 보편성을 지닌다는 점입니다. (사실 수학 같은 자연과학체계의 경우에는 여러 문명권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한 것들 조차도 동일한 지점으로 수렴합니다(ex.원주율 계산) 신화나 철학의 영역은 그렇지 않지요... 신이 있다는 것 정도는 공통이랄까...)
안타까운 것은 몇 천년간 이어져온 비논리적 비과학적 치료법들이 '사실'임은 침술의 경우처럼 서구사회에서 종종 더 먼저 받아 들여지고 과학적 입증 시도되기도 합니다. 한의학의 비과학성에 대한 그 학문적 존폐의 위협을 느낄 정도의 비난과 소모적 논쟁보다는 그 존재를 인정하고 임상효과가 있는 한의학적 치료법들을 '사실'들로서 과학에 수용하기 위한 노력과 두 의학의 접합점을 서구 사회보다 우리가 먼저 찾을려고 노력하는 것이 바랍직합니다.
요약하면 한의학은 비과학이지만, 치료효과는 있으므로 과학적으로 연구해볼 필요가 있다는 내용입니다.
간단합니다. "치료효과"가 분명히 있고, 그것이 다른 요인(자연치유, 플라시보 등)이 아닌 한의학적인 치료 때문임이 확실하며, 그 치료가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현대의학의 치료를 사용하는 것 보다 비용 대비 효과면에서 우수하다는 것을 증명하는 데이터만 내시면 됩니다.
지금의 현상은 음양오행을 진리의 이론으로 여기고 그걸 갖고 인체를 설명해오다가, 서양의학 들어와서 뻘쭘해지니까 갑자기 '단지 설명하기 쉽게 풀어쓴것'이라고 말하는것과 같죠.
서양의학은 시간이 지나면서 '스스로' 탈바꿈했고, 동양의학은 뭐 말안해도 잘 아시겠지만 지금 상태 그대로 입니다. 오늘날에도 연구는 커녕 그냥 고서에 나와있다고 고대로 따르거나 기미론에 입각해서 판단하거나 이러는 한의사가 대부분.
한의학의 다양한 치료법 중 상당수 '사실' 부분이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음양적 판단이 과학적 근거가 있나요? 머리가 희어지고 빠지니 혈이 상했구나. 혈이 상했으면 보혈제를 먹어야지. 이 추론중에 과학적 근거가 과연 무엇인가요?
한의학이 전혀 치료 효과가 없다고는 저도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치료 효과가 없는 부분과 있는 부분을 분리하고 효능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데, 이것을 오해하는 분들에 대해서는 좀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한의학을 이용해서 치료를 받고 나은 사람이 많았고 일반의학에서 못고치는 병을 한의학에서 고치는 경우도 많이 있죠. 이게 단순히 미신이나 심리 효과 때문일까요?
예를 들어 주위에서 허리나 어꺠같은 주요 부위가 아픈 사람들 꽤 있습니다. 병원에서도 엑스레이 찍어봐도 정상이고 근육부분도 이상없는데 정작환자는 아프죠. 이런경우
한의원을 많이 찾게 되는데 효과를 본 사람도 상당수였고요.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많습니다. 중요한건 효과를 보는 사람이 있고 그 비율로 따져 보면 결코 적은 것도 아니고요
한의학은 무당 놀음이 아닌 분명 내부의 체계를 가지고 돌아가고 있습니다. 이게 과학의 입장에서 재단하면 분명 말이 안되는 것일수도 있지만 이게 몇천년이 넘게 이어 내려
져왔고 축적된 경험들도 절대 무시 못합니다. 효과가 아에 없고 말그대로 미신이라면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사라집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은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는
건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죠
문제는 한의사/한의대생/한의학 지지자 중의 일부가 '과학적 근거가 있다' 혹은 '과학은 아니지만 과학적 근거에 준하는 수준의 근거가 있다'는 개드립을 친다는 겁니다. 한의학이 치료효과가 있다는 의학의 관점에서 볼 때 전혀 과학적이지 못합니다. 플라시보 먹어도 몇%는 치료효과가 있어요. 인체는 '자연호전'이라는 상황이 꼭 발생하니까요. 터미널 스테이지의 암환자도 마찬가지고요. 그래서 병인론적 검증만으로는 유효성을 담보할 수 없는(이건 의학의 한계입니다만) 상황이기에 변인통제를 강하게 한 통계적 검증을 하는 거고, 통계적 검증과 역사적 검증은 과학적 합리성에서 완벽한 차이를 보임에도 한의학 지지자들은 이해를 못하죠-_-; 역사적으로 수 천 년 간 믿어져온 진리 중에 상당수가 불과 몇 십 년 사이에 뒤집혀왔음을 모르는 걸까요 그 사람들은? 거기에 '의학도 못고치는 병 많지 않냐'면서 한의학을 옹호하는데, 의학깐다고 한의학이 옹호되려면 한의학이 의학의 안티테제임을 증명해야할텐데 전혀 그렇지도 못하고요. 한의학은 어디까지나 전통/대체의학 중 하나지 안티의학이 아닌데 말입니다...
결국 셋 중 하나로 가야겠지요. 한의학적 치료를 금지하고 의학적으로 검증하는, 한의학의 소재로의 위상 하락(가장 극단적인 방법입니다만), 의료행위에서 대체 의료 행위로 넘겨버리기(이 경우 사이비 한의사에 의한 문제가 더 심해질테니 의사도 한의사도 보건의료 관계자도 누구나 반대할 것 같습니다만), 의료행위에서 한의학적 치료를 빼되 의사에 의한 제한적 치료 허용(이것도 한의사가 보기엔 충분히 극단적일 거라고 봅니다만)... 한의학이 그렇게 가능성이 높다면, 검증받고 치료합시다. 비검증 치료를 설명없이 행할 경우 의사 소송당합니다. 제한적으로 쓰이는 치료가 아니라면 의학적 치료는 어쨌거나 현대 사회의 합리성의 근간이 되는 과학적 검증이 된 겁니다. 한의학은 된 게 아니고요. 한의학이 과학일 필요성이 있냐는 거야 좋게 봐줘서 각자의 생각이지만, 이걸 사회적으로 '의료행위'로 인정하려면 그 '최소한의 합리성의 근거'는 갖춰줘야죠. 한의사가 양심이 있다면 말입니다.
제가 말했던 부분을 다시 검토해보니 틀린 부분이 너무 많더군요.
과학의 정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인터넷자료 및 책을 뒤적이다보니, 과학철학자들에 따라서도 정의가 매우 다르더군요.
파이어아벤트의 경우,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것까지 '과학'의 범주에 넣더군요.(그가 생각하는 과학은 미신과 동등한 수준입니다 -_-;)
또한 동양철학이 어떠한 학문과도 통섭을 하지 못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F.카프라 등은 현대물리학과 동양철학이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음을 발견했고,
S행렬이 주역의 삼효괘와의 유사하다는 점, 양자론의 빛과 물질의 이중성이 동양의 음양론과 비슷하다는 점 등을 들 수 있겠죠.
요즘 현대물리학이 동양철학과 유사한 부분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이것으로 한의학의 기본을 현대물리학으로 설명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봤습니다.
물론, 서양과 동양의 출발점이 다르니, 과학으로 동양철학을 모두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릅니다.
과학이던 철학이던 어쨌든 원리에 접근하는 방법 중 하나임은 틀림없는 것같습니다.
제가 확실히 유연한 사고를 하지 못 하고 지식이 짧았던 것같습니다.
제 물음에 답변해주신 점 감사합니다. ^^
현상의 관찰 -> 가설 설정 -> 실험 설계 -> 변인 통제 -> 실험 -> 결과에 따라 가설이 증명되지 못하면 다시 가설 설정부터 다시. 가설이 증명되었다면 이론 정립. (단, 반증이 나오면 언제든 뒤집힐 수 있음.)
이런 시스템이 동작하지 않는다면 과학이 아닙니다.
여기서 언급되었듯이 한의학이 과학적 성과를 제시할때까지 지금의 현제도로 그냥 가는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국가에서 시행하는 건강보험은 의학과 한의학을 동일하게 보고, 건강보험료를 받고 제공합니다. 하지만 저나 일부 국민은 한의학의 과학성및 비용대비 효과면에서 낮게 생각합니다. 따라서 건강보험을 의학과 한의학을 분리하여 시행하였으면 합니다. 그래서 의학에만 건강보험료를 지불한 사람은 의학에서 제공하는 치료만 받고, 의학및 한의학에 지불한 사람은 양쪽 치료를 모두 받는 것이지요. 그리하면 제가 지불하는 건강보험료는 줄어들 것이고, 아마도 한의학에 대한 과학적 검증에 대한 압력은 더욱 거세어 질것이며, 한의학의 발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봉삼 가루는 한의사의 처방에 의해 먹은 게 아니고 자의적으로 판단해서 먹은 거니까요. 한의학에서도 그런 판단은 배제하지 않을까요. 원시 부족도 아무나 약을 먹지 않고 주술사에게 처방을 맡기는데요.
진화생물학은 생물학의 한 분류로서, 의학과는 별로 관련없습니다. 미생물학이나 면역학이면 모를까.
또한 위 표현에서 진화를 "발전"의 의미로 쓰신 거 같은데 진화생물학에서 진화란 발전이 아닙니다.
그냥 바꼇다는 의미입니다. 그 바뀐게 퇴보일수도 있고요. 저런 등식 구조는 전혀 맞지 않는다고 보입니다.
"위 표현에서 진화를 "발전"의 의미로 쓰신 거 같은데" ===> 이 포스팅 어디서요?
* 감염(세균,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에 의한 질환 ; 절대 못 고침(기생충 정도는 고칠 수 있을러나....)
기생충 고칠 수 있다고 보시는 군요. 전염질환 가운데 키니네라던가 검색어로 보다시피 아스피린 같은거
그냥 양의죠. 양의기는 하죠. 말 하고 나서도 실수라고 느끼시길 바랍니다. 아 맞다 그리고 페니실린 오남용 그러시는데
슈퍼박테리아 걱정하기에 앞서서 페니실린 쓰는게 옳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1062156/
Lately several naturally occurring peptides presenting antimicrobial activity have been described in the literature. However, snake venoms, which are an enormous source of peptides, have not been fully explored for searching such molecules. The aim of this work is to review the basis of antimicrobial mechanisms revealing snake venom as a feasible source for searching an antibiotic prototype. Therefore, it includes (i) a description of the constituents of the snake venoms involved in their main biological effects during the envenomation process;
(ii) examples of snake venom molecules of commercial use;
(iii) mechanisms of action of known antibioti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