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1/24 00:30

노화의 진화 이론(9) ; 불로 집단의 안정성 - simulation ㄴ노화(老化)의 진화 이론

 시리즈의 앞 글은
 * 노화의 진화 이론(1) ; 기계와 생물
 * 노화의 진화 이론(2) ; 성숙, 생식률, 사망률
 * 노화의 진화 이론(3) ; 생식률과 수명의 관계
 * 노화의 진화 이론(4) ; 거장들의 공헌
 * 노화의 진화 이론(5) ; 거장들의 공헌 - 직관적인 이해
 * 노화의 진화 이론(6) ; 잡다한 것들 
 * 노화의 진화 이론(7) ; 이론의 예측
 * 노화의 진화 이론(8) ; 이론의 예측과 실제 I - 사람


 
  이 시리즈 5편에서 '(어차피 개체는 계속 죽기 때문에) 젊은 쪽으로 활력을 몰아 주는 쪽이 유리하다'와, '노화 없는 집단은 근본적으로 불안정하다'고 말했는데, 이 점에 대해 몇 분께서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노화 없는 집단이 불안정하다'는 말의 정확한 의미는, '노화 없는 집단 내에 노화 있는 개체가 나타났을 때 노화 있는 개체가 집단 내부에서 퍼져나가서 곧 다수를 점한다'는 것입니다.  그 사례는 제 ESS 포스팅에서 보실 수 있고, 이 포스팅에서 실제로 간단한 simulation으로 보여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1. 노화 없는 집단

  계산을 간단하게 만들기 위해, 번식 개시 연령을 16세로 놓고, 16세가 되지 않으면 번식을 하지 않는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번식 연령까지 생존할 확률은 50%, 번식 연령에 도달한 후 연간 사망률은 5%며, 4년에 한 번 꼴로 자식을 본다고 가정합시다.  이 수치들은 석기 시대 집단과 어느 정도 비슷한 값을 골랐습니다.  사실 번식 연령까지 생존 확률이 50%라는 것도 꽤 높게 잡은 것이죠.  그리고, 16세 인구 10만 명이 있는 집단이 번식을 시작한다고 생각합시다.

 notation수치증가율비고
초기 번식 연령 인구N100000  
번식 연령l16  
번식 연령까지 살아남을 확률s0.5  
번식연령 사망률(연간)da0.04240.9576s^(1/l)
번식연령 사망률(연간)dp 0.050.95 
생식률(연간)r0.250.1251/2

  좀 눈여겨 보셔야 할 것은, 생식률 부분에서 왜 1/2를 곱해 사용해야 하는지입니다. [ 직접 판단해 보시기 바랍니다 ]  그리고 번식연령 후의 사망률이 변화가 없다는 데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영원한 젊음'의 실제적 의미로, 나이가 증가함에 따라 사망률이 전혀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시간이 가면서 이 집단의 인구 크기가 어떻게 되는지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X축 한 눈금은 16년이므로 한 세대에 해당합니다.

 2. 노화 있는 집단

  위 노화 없는 집단과 거의 다 동일합니다만, 단지 이 점이 다릅니다; 노화 없는 집단에 비해 돌연변이 유전자를 갖고 있는데, 이 유전자는 16~20세 때 생식률을 2% 올리지만, 101세 때부터 사망률을 연간 30%로 만든다.
  다시 말해서, 이 유전자는 16~20세의 5년 동안 생식률을 2% 올리는 이득을 주지만 101세 때부터는 사망률을 기존의 연간 5%에서 30%로 올려 놓습니다.  그렇더라도 이 집단이 연간 사망률 5%에서 101세까지 살아남을 확률은 3.2%에 불과하니까 전체적으로 크게 손해는 아닙니다.

  이 경우 기본 simulation table은 아래처럼 될 것입니다.

 
notation수치증가율비고
초기 번식 연령 인구N100000  
번식 연령l16  
번식 연령까지 살아남을 확률s0.5  
번식연령 사망률(연간)da0.04240.958s^(1/l)
번식연령 사망률(연간)dp 0.050.95 
101 이후 사망률(연간)do0.30.7
생식률(연간)r0.250.1251/2
생식률; 16~20(연간)ry0.270.1351/2
 
  이 경우의 인구 추이는 아래와 같게 됩니다.

 이것만 보아서는 어느 편 집단이 이득인지가 한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만, 양편의 비율을 plotting하면 잘 알 수가 있습니다.

  노화가 없는 집단에 비해 노화가 있는 집단의 인구 수가 15세대가 지나자 거의 10%가 더 많습니다.  불과 15세대에서 10% 차이면, 진화론에서 가정하는 수천~수만 세대 이상에서 볼 때 엄청난 차이를 불러오죠.  근본 원인을 보면, 초기 5년에 약 3% 정도가 바로 격차가 벌어지는데 이것이 16~20세 때 '노화 유전자'의 효과로 번식률이 2% 올라간 결과인 것입니다.

population-evolution.xls (simulation; 궁금하면 한 번 열어 보십시오)

  직접 해 보셔요] 성숙 후 사망률을 올려 보십시오.  어떻게 될까요?

  위 simulation은 '단 하나의 노화 유전자'를 가정했습니다.  요점 하나;

  이런 노화 유전자가 하나만 돌연변이로 발생하지는 않겠지요?
  
  따라서, simulation의 초기 가정을 만족하는 생물의 경우(사람이 제일 적당하겠지요) 노화 유전자를 여럿 갖고 있는 개체는 노화가 없는 개체를 수적으로 금방 압도할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노화 없는 개체군이 불안정하다'는 진정한 의미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실제 사람의 사망률 데이터를 분석해 보겠습니다.

  漁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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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Allenait 2009/11/24 00:42 # 답글

    결과적으로 노화 유전자가 있다는게 숫자를 불리는 데에 유리하다는 거군요
  • 漁夫 2009/11/24 12:49 #

    결국 '(단기적으로) 쪽수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 지금처럼 major part가 될 수 없습니다. 노화가 오히려 번식에 유리하다는 것은 분명히 직관적 결론이 아니겠지요.
  • 알렙 2009/11/24 09:42 # 답글

    흠 근데 노화를 촉진시키는 유전자가 동시에 생식 능력을 증가시키나요?
  • elle 2009/11/24 12:21 #

    그것은 전 포스팅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노화가 존재할 경우에는 life cycle 의 전반기에 이득을 주는쪽의 유전자가 전해질 확률이 훨씬 높게 되죠.
    그렇기때문에 그러한 유전자를 전제하고 말씀해주신것같습니다.
  • 漁夫 2009/11/24 12:55 #

    알렙님 / 정확하게 말하자면 반드시 '생식 능력'일 필요는 없습니다. W.Hamilton이 말하는 '포괄 적응도(inclusive fitness)'면 되지요. 젊은 시절에 건강(윌리엄즈의 말에 따르면 vigor)을 증진시켜도 되고, 아니면 친척을 돌보는 성향을 늘린다든가... 자신의 유전자를 젊은 시절에 더 적극적으로 퍼뜨리게 하는 어떤 변화도 모두 괜찮습니다.
    요점은 '노화는 (어차피 오래 사는 개체 수는 얼마 안 되기 때문에) 노년의 활력을 젊은 시절로 끌고 오는 현상'이라는 것입니다.

    elle님 / 말씀이 정확합니다. 단 하나 옳지 않은 점이 있는데, 그것은 '노화가 존재할 경우에는' 이란 전제 조건입니다. 이 포스팅에서도 '노화가 존재하지 않는 집단'과 '노화가 존재하는 집단'을 비교한 것처럼, "노화의 이익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처음에 노화가 이미 존재한다고 가정해야 할 필요가 없다"(G.Williams)입니다.
  • elle 2009/11/24 12:17 # 답글

    잘 읽고 갑니다.
  • 漁夫 2009/11/24 12:55 #

    감사합니다 ^^;;
  • 알렙 2009/11/25 07:51 # 답글

    아니, 제 질문은 실제로 그러한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확인한 바 있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젊은 시절의 건강을 증진시키거나 친척을 돌보는 성향을 늘린다거나...하는 유전자가 실제로 노화를 촉진시키는 것과 연관이 있다는 생물학적 기전이 밝혀진 바가 있을까 하는 의문입니다.

  • 효우도 2009/11/25 10:34 # 삭제

    어느 하나의 특징이 하나의 유전자로 인해 직접적으로 정해지는 것은 드문 경우 아닌가요?
  • 漁夫 2009/11/25 13:11 #

    알렙님 / human genome project가 끝난 지금에서도 특정 기능 유전자를 확인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단, 육체가 연령에 따라 나타내는 반응은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그 외 간접적인 증거들이 몇 개 있는데 그것은 시리즈 중 하나로 보강 포스팅하겠습니다.

    효우도님 / 말씀처럼 단일 유전자가 단일 특징을 정하는 경우보다 '1대 多(이것이 pleiotropy)', '多대 多', '多대 1'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인간 유전자 수가 대략 2만 몇천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상호 작용이 복잡하게 얽힌 이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기가 그리 쉽지가 않겠지요.
  • 알렙 2009/11/25 13:42 #

    그러나 그런 연구가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가령 조로증 환자 같은 경우는 케이스가 꽤 되니까요. 그리고 자녀 숫자가 많은 가계의 유전자를 그 반대 가계의 유전자와 비교해 볼 수도 있겠고...특정 유전자의 기능을 확인하는건 쉽지 않죠. 그래도 최근 2-3년 사이의 발전은 꽤 상당한 편입니다. 가령 - 업자의 입장에서 예를 들 수 밖에 없는 ;;; - autistic disorder 같은 경우도 증상으로서의 사회성 저하와 synpase의 pruning을 담당하는 유전자 사이의 상관 관계는 최근에 꽤 많이 증명된 바 있습니다.

    그러니까 요는 가정의 전제가 되는 생물학적 기전이 불명확한 상태에서는 그러한 설명이 타당성이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정말 그러한가는 과학적으로 좀 의심해 봐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뭐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아마도 이 점이 진화 심리학의 가장 문제점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설명은 그럴듯하나 그걸 뒷받침할 유전 - 생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면 기존 심리학의 일종의 'pseudo-science'와 큰 차이가 없다는 문제가 남지요.
  • 漁夫 2009/11/28 14:17 #

    단일 유전자가 문제라면, 현재 유사한 사례들은 시리즈 제 10편이 어느 정도 답이 될 것입니다.
  • 위장효과 2009/11/25 12:16 # 답글

    저도 "노화없는 집단은 불안정하다"이 문장이 이해가 안됐는데 이제 이해가 갑니다. 불안정, 즉 집단이 유지될 수가 없겠군요. 개체수 증가에서 이미 뒤져버렸으니.
  • 漁夫 2009/11/25 13:15 #

    Williams가 전제한 몇 가지 전제 조건을 만족한다면, 그가 내세운 결론은 논리적으로 유추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실제 몇 단순화된 조건을 놓고 계산하는 경우 저런 실제 결과를 보여준다면 신뢰도가 더 높아지지요.

    저도 직접 excel simulation 해 보기 전에는 진짜 저럴까 반신반의하는 점도 약간 있었는데(Williams의 저서 'Pony tale's glow'에서는 말로만 설명했습니다), 제가 직접 해 보고 이제는 확실히 신뢰를 하게 됐습니다. '실제 볼 수 있다'가 생각보다 신뢰도 확보에 더 중요하더군요.
  • 위장효과 2009/11/25 13:18 #

    "불안정하다"는 의미를 집단의 결속성이라든가 내부 권력 투쟁, 부의 분배같은 사회적인 문제로만 생각했기 때문에 제가 이해를 못 했던 거 같습니다. 생물 집단의 가장 근본적인 존재 이유-개체를 늘리고 유전자를 계승한다-로 따져보니까 아하! 하고 무릎을 치게 되더군요^^,
  • 漁夫 2009/11/26 21:35 #

    네 바로 그것입니다. 그렇더래도, 특정 환경에서 '늙는 편이 자손 번식에 유리하다'는 직관적으로 바로 떠오를 만한 발상은 아님에는 틀림없습니다. 윌리엄즈가 확실히 대가더군요.
  • sprinter 2009/11/26 10:59 # 답글

    개인적으로는 불안정하다보다 불리하다, 라고 번역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 합니다.
  • 漁夫 2009/11/26 21:38 #

    제 ESS 포스팅 등에서 보면, 이런 집단(개체군) 유전학에서는 보통 '안정하다'를 '내부의 반역자에 대해 면역성이 있다'란 의미로 사용합니다. ESS가 안정한 것도 그 비율에서 ESS가 아닌 다른 전략을 취하는 경우 평균적으로 손해를 보기 때문이죠. 노화 없는 집단이 불안정하다는 것도 같은 의미로, 노화 있는 개체가 나타날 경우 '쫄리기' 때문입니다.
  • 댕진이 2009/11/27 17:03 # 답글

    확실히 유전자를 남기는데는 쪽수가 중요한것 같습니다. 기생충 혹은 바이러스 등의 병원체가 아니였다면 인간도 생식에 유리한 무성생식을 택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 漁夫 2009/11/27 17:37 #

    뭐건 일단 단기적으로 수가 늘고 볼 일입니다. 크고 오래 사는 생물이 기생생물의 공격에 버티기 위해 유성생식을 택하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 고장난우주선 2009/12/17 13:35 # 삭제 답글

    이미 알렙님이 비슷한 지적을 하셨는데요.
    사망률의 증가는 그 손해를 만회하고도 남는 이득을 함께 가저다 준다. 라는 전제를 깔고 계신데요.

    왜 그럴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없습니다.
    심지어 그런 유전자가 수없이 발견되었다 할지라도 마찬가지 입니다.

    왜 사망률의 증가가 이득을 유발하는가?
    이부분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 漁夫 2009/12/18 08:48 #

    단지 사망률의 증가가 이익을 수반한다는 얘기가 아닙니다. '개체 일생의 특정 시점에' 이익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 시점이 앞쪽인 경우가 유용하지요. 따라서 대부분 '이른 시점에 팔팔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골골해지는' 쪽을 선호하는 수가 많습니다.
    이 시리즈 뒤편 글을 읽으셨다면 이 리플이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 ArchDuke 2010/05/17 13:21 # 답글

    음;;; 아 젊은 시절에 집중하는게 오히려 낫다는계 통계학적으로 증명이 되는군요. 역시 선택과 집중이 나은것 같습니다

    ps.처음에 번식연령 후 사망률을 높이니 이상한 결과가;; 덧글 입력 영역
  • 漁夫 2010/05/17 22:43 #

    이런 것은 '통계학적'이라 하지 않고, 'population genetics' - 집단 또는 개체군 유전학 - 이라 부릅니다. 특정 집단 내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해당 유전자의 비율이 어떻게 바뀔까를 계산해 보는 학문이지요.

    번식 연령 후 사망률을 높여 보셨습니까? 한번에 많이 올렸다면 좀 이상한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지 말고 조금만 올린 후에 노화 없는 집단과 있는 집단을 비교해 보십시오.
  • ArchDuke 2010/05/17 22:49 #

    음 0.01씩 증가하니 오히려 감소하고 0.001씩 증가시키니 유효한 결과가 나오는군요. 피크치가 예상보다 낮아서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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