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29 19:08

냉매로 불때기 Views by Engineer

  삼성 지펠냉장고 자발적 리콜...(Ya펭귄님)에서 organizer님의 리플을 보면 '왜 가연성 냉매로 바꾸었냐'는 말씀인데, 이유는

(공돌이 입장에서) 별로 선택 여지가 없다


  가 되시겠습니다.

이게 아닌데........


  가전제품 냉매로 적당한 것이라면 다음 몇 가지 조건이 필수겠습니다.

  0. 저렴하다; 쉽게 구할 수 있다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최소한 생산비가 저렴해야죠.

  1. 임계 온도(critical temp.)가 높아야 한다.
     대부분의 냉각기 작동 방식은 압축기(compressor)에서 압력을 가하여 냉매를 액체로 만든 후, 이것을 증발시켜 주변에서 기화열을 뺏아가도록 하여 냉각시킵니다.  여기서 임계 온도의 의미는 '이 온도 이상에서는 액체가 절대 기체기체가 절대 액체가 되지 않는다'입니다.  따라서 임계 온도가 높지 않으면 그만큼 저온에서만 작동한다는 얘기니 효용 가치가 떨어지는 셈이죠.

  2. 타지 말아야 한다; 이게 생각보다 어려운 조건입니다. 

  3. 독성이 없어야 한다.

  4. 밀도가 적당해야 한다; 밀도가 적당하지 않으면 압축기나 이송 장치들을 돌리기가 곤란합니다.

  CFC('프레온'이라 아는 바로 그것이죠)는 위의 장점을 고스란히 다 갖고 있는데다, 탄소와 할로겐의 비율이나 종류를 적절히 바꿔서 우리의 구미에 맞추어 성질을 바꾸기도 용이합니다.  carbon-halogen(보통 flourine, chlorine 사용) bond가 대단히 안정해서, 공기 중에서 불똥이 튀겨도 산소-탄소 결합으로 잘 바뀌지 않으므로 잘 타지도 않죠.  그런데...


  대기 상부에 가면 UV 땜에 carbon-halogen 결합이(주로 탄소-염소 결합) 작살 -> 전자가 '안정 상태'에서 하나 모자란 할로겐 원자(halogen radical)가 오존을 부수고 다님

  이 문제 때문에 요즘은 CFC를 사용하지 않으려 합니다.  대체품으로는

  * 일반 CFC보다 오존 감소 효과가 덜한 CFC들 
  * propane(C3H8)을 주성분으로 한 탄화수소계
  * CO2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 문제가 있죠.  CFC계야 무엇을 쓰더라도 halogen, 특히 염소가 들어가 있는 한은 오존 감소를 피하기 곤란하고, propane이나 isobutane(이번 냉장고 폭발의 원인)을 쓸 경우 당연히 자~~~알 탈 겁니다.  CO2는 그다지 온실 효과가 크지 않고(탄소를 연료로 엄청나게 쓰기 때문에 발생하는 절대량이 많아서 그렇지, 냉장고 냉매 정도의 양은 크게 문제가 안 됩니다) 타지 않으며 대기 중에 방출돼도 안전한 대신에, 한 번 가정에서 누출될 경우 사람이 고농도로 들이마시면 사망할 수 있다는 점이 골아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어떤 물질이 특정 목적으로 현재 널리 쓰이는 데는 다 이유가 있고, 그것을 다른 물질로 대체하려면 꽤 힘들게 마련이죠.

  漁夫

  { 추가 정보 } http://science.binote.com/105077
  지펠이 사용하는 냉매는 HFC-134a라고 한다(1,1,1,2-tetrafluoreathane).  발화점이 743℃라 이것을 '(일반인이 생각하는 정도의) 가연성 냉매'라고 하기는 좀 어려울 듯.
  아래는 HFC-134a.  쉽게 산소와 반응하는 C-H 결합 수가 적기 때문에 잘 불이 붙지 않는다.

  { 추가 정보 2 } 위 블로거께서 삼성이 다시 말을 바꾸는 바람에 상황이 바뀌었다고 정보를 주셨으니 위 링크 포스팅에서 확인하시기 바란다.  삼성도 웬 이랬다저랬다인지...

덧글

  • curlyapple 2009/10/29 19:30 # 답글

    R234계열도 한 선택이 되긴 하지만 역시 비싸죠 (...)
  • 漁夫 2009/10/30 11:12 #

    처음에 쓰이던 No.11 / 12 등이 많이 쓰인 것은 아무래도 생산비용이 저렴해서....
  • shaind 2009/10/29 19:34 # 답글

    Cl이 들어가지 않은 HFC(HydroFluoroCarbon)가 있긴 있습니다만 이놈들은 요새는 또 강력한 온실효과유발능력으로 규제를 받기 시작하더군요.

    GWP가 3300이라던가.
  • 漁夫 2009/10/30 11:13 #

    그런 면에서는 온실효과 지수 1인 CO2가 최선인 듯한데, 아무래도 여러 가지 단점이 있어서요.
  • 아빠늑대 2009/10/29 19:41 # 답글

    그래도 공돌이를 지금보다 더 대우해 준다면 틀림없이 답이 나와요... 암... 나오고 말고요
  • 대나무 2009/10/29 20:00 #

    반대로 공돌이를 지금보다 더 학대해도 답이 나오겠지요. 스탈린 대인식으로 일단 감옥에 집어넣고...ㅡㅜ
  • 이등 2009/10/29 21:01 #

    후자가 더 싸게 먹히죠......
    공돌이들이 반발하면?????
    매년 쌔삥 공돌이들이 쏟아집니다 ㄳ ㅠㅠㅠㅠ
  • 漁夫 2009/10/30 11:14 #

    all / 아무래도 스탈린 식으로 갈 듯해서. 전 좀 비관주의자거든요.... 이건 sonnet님의 '일단 벌주고 봐서 깎아주고' posting에서 리얼하게 구경 가능합니다.
  • Alias 2009/10/29 19:44 # 답글

    펠티어 장치가 LCD 가 발달하는 속도로 발달했으면 우리는 그런 걱정 싸그리 날렸을 겁니다...-_-;
  • organizer™ 2009/10/29 20:42 #

    그 장치가 개념은 좋은데... 의외로 좀 신통하지 못한 구석이 있나 봅니다. (실용화는 거의 안드로메다에 건너간 수준인 것 같습니다.)
  • 漁夫 2009/10/30 11:19 #

    Peltier element가 효율은 형편없지만 특정 용도에서는 잘 쓰고 있는데, 제가 근무하는 회사에서도 좁은 면적을 가열/냉각하는 액세서리로 씁니다. 최대의 장점이라면 가열/냉각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겠죠. 단 효율이 형편없기 때문에 circulating cooler를 반드시 가동해야 합니다.
  • RedPain 2009/10/29 20:09 # 답글

    냉장고에서 냉매로 쓰던 CO2가 누출된다고 사람이 사망할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하지 않나요? 밀폐된 공간임은 당연해야 하고 상당히 좁은 공간이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는 고의적으로 죽으려고 해도 죽기 힘든 방식인 것 같습니다....

    아니면 CO2를 냉매로 쓰려면 제 상식 이상의 양을 써야하는 건가요? ;;;
  • 漁夫 2009/10/30 12:04 #

    제가 CO2를 냉매로 쓸 경우 일반 가정 냉장고에서 사용해야 할 만한 양을 알 수가 없어서 인터넷 검색해 보았습니다만 찾기가 의외로 어렵군요. 하지만 대략 알아낸 내용은 이렇습니다;

    1. 일반 냉장고에도 액화된 냉매를 담아두는 reservoir가 있음. 이것은 안정적인 cooling operation을 위해서 당연합니다.
    2. CO2의 특성이 좀 걸림돌이 됩니다. CO2는 다 아시다시피 1기압에서는 액체 상태가 없으니 사용할 수 없죠. 임계 압력과 임계 온도는 각각 5.1기압과 31.1도인데, 이 물성에서 알듯이 대략 5기압 이상과 31도 이하에서 가동해야 합니다.
    3. 액체 CO2 reservoir 크기가 500ml라고 하면, 공기 중으로 나올 경우 기체와 액체 밀도를 비교하여 대략 1000~1500배 쯤 팽창합니다. 500ml가 대략 500~750 liter 정도로 바뀝니다. 5X5X3 meter 크기의 방 안의 공기 부피는 75000 liter (실제로는 가구 때문에 그보다 적습니다)고, CO2가 공기보다 무겁기 때문에 아래로 깔려서 사람이 바닥에서 자는 경우라면 제가 단순히 계산한 것보다 상당히 높은 농도로 CO2를 마실 수 있습니다. CO2 농도가 8% 이상인 경우 장시간 있으면 위험할 수 있죠.

    제 생각엔 2번 때문에 일반 가정용 냉장고에 잘 안 쓸 가능성이 높습니다. 31도는 좀 안습이거든요.
  • RedPain 2009/10/30 23:55 #

    아.. CO2가 바닥에 깔린다는 사실을 간과했습니다. 어느 정도 좁은 공간이면 충분히 위험할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자는 상태라면 당연히 상당히 장기간 있을 테고...

    답글 감사합니다. :)
  • ENCZEL 2009/10/29 20:33 # 답글

    내용도 유용했지만, 무엇보다 저 짤방이 너무 맘에 드네요 ^^
  • 漁夫 2009/10/30 12:34 #

    처음에 '박민성님의 이글루스'에서 본 짤방이죠. ^^;;
  • dhunter 2009/10/29 20:36 # 삭제 답글

    그래도 정치적으로 신경쓰면 어떤 소재로 물꼬를 트는데 도움이 되지요. 대구 지하철 사고 이후 불연재 사용이라던가...
  • 漁夫 2009/10/30 12:35 #

    정치 정책적으로 추진되면 그게 얼마나 경제적/합리적으로 타당하냐하고는 좀 거리가 멀어지는 느낌이 아쉽습니다. 전 지금의 CO2 방출량 제한 정책도 그 효과에 대해 의심을 하는 편이라서요.
  • aeon 2009/10/29 20:37 # 답글

    역시 잘못 쓰셨던 거군요. orz 과학엔 무지한 전 영어 위키를 기웃거리며 내 생각과 왜 이리 다르지 난 이렇게 무지한건가..orz를 속으로 계속 외치고 있었다는..T_T
  • 漁夫 2009/10/30 12:36 #

    네 조금 후에 확인해 보니 완전히 거꾸로 적은 셈이더라고요. -.-
  • organizer™ 2009/10/29 20:41 # 답글

    제가 또 '불'을 질렀군요..^^ ;;;

    이짓 저짓 다 해 봐도, 결국은 엉뚱한 답을 채택했다는 것이..ㅠㅠ <-- 저 위의 아빠늑대 님이나 대나무 님과 같이 공돌이들을 "조지면" 답이 나올 지도 모르겠습니다... ㅋㅋ
  • 漁夫 2009/10/30 12:37 #

    이번 지펠 냉장고 냉매 건은 '가연성 냉매'라고 보기는 좀 어렵겠더군요. 포스팅에 덧붙인 점을 보시면 금방 알 수 있습니다.
  • organizer™ 2009/10/30 13:02 #

    '덧'이 붙었군요..^^ 트랙백해 온 글에 보면 가연성 물질을 썼다고 되어 있던데 상치되는군요... ㅎㅎ ;;;

    테레비에 나온 삼성의 AS 기사는 무슨 폭발 방지 장치를 붙인다고 하더군요. 743 도(섭씨)에서나 발화한다는 HFC-134a를 사용했다면 "왠만해서는" 폭발하지 않을텐데................ 국소적으로 trigger가 있었나 봅니다. (저야 잘 모르는 분야이니.. 패스) ;;
  • 漁夫 2009/10/30 14:36 #

    바로 저 지펠 건에만 한정하면 '가연성 냉매로 대체하지는 않았다'가 맞지만, 특정 목적에 대해서는 가연성 냉매를 상당히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냉장고래도 안 될 이유는 없죠.
  • BigTrain 2009/10/29 20:56 # 답글

    CFC하니 '거의 모든 것의 역사'가 갑자기 생각납니다. 테트라에틸납(유연휘발유에 들어가는 넘)과 CFC를 만들어 낸 사람이 같은 사람이더군요. ( 토마스 미즐리 Jr.; http://en.wikipedia.org/wiki/Thomas_Midgley )

    빌 브라이슨의 표현으로는 '후회할 만한 일을 하게 되는 초능력'을 가진 사람이라고... ^^;
  • 漁夫 2009/10/30 12:39 #

    당시 기술로 가장 괜찮아 보이는 선택을 했을 뿐인데, 빌 브라이슨은 좀 평가가 가혹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런 기준이라면 '도구를 발명한 사람' 전체나, '플라스틱을 발명한' 사람이래도 원리적으로는 같은 평가를 해도 되지 않겠습니까?
  • Ha-1 2009/10/29 23:03 # 답글

    염소화합물 전체가 다 빠지는 겁니까 oTL
  • 漁夫 2009/10/30 12:39 #

    염소를 완전히 없애기는 그렇더래도, chlorine radical이 오존 감소의 원인이란 것은 꽤 널리 알려진 사실임엔 틀림없죠.
  • 닥슈나이더 2009/10/30 00:59 # 답글

    아~~ 냉매...ㅠㅠ;;;
  • 漁夫 2009/10/30 12:41 #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 것의 모든 부분에 '공학적 설계와 타협'이 들어간다는 것을 보통 사람들이 잘 모르는 수가 많죠. 좀 알아줬으면 하는 공돌이의 소망이라고나 할까요?
  • 닥슈나이더 2009/10/30 14:18 #

    뭐... 냉매기사가 저희가게 에어컨 냉매보충할때 돈 받는거 보고....

    학교 연구실에있는 R21을 가져와서 넣어보면 어떨까... 했을뿐이었습니다..ㅠㅠ;;
  • 漁夫 2009/10/30 14:34 #

  • 한우 2009/10/30 19:55 # 답글

    1. 와 여기에 정겨운 화학 구조식 (CFC)이 보이는군요

    2. 냉매 하나로 삼성이 모든 제품에 대해 리콜한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p.s. 제가 요즘에 엘피 복각(??)이라는 짓을 하고 있는데, 시범용으로 하나를 또 올려보았습니다. 한번 들어보시고 무슨 문제점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 漁夫 2009/10/31 23:15 #

    1. 저건 chlorine이 없으니 그냥 불화탄화수소... ^^;;

    2. 이건 아무래도 냉매 때문이 아니라, 과열 방지 회로가 부족했기 때문에 일어난 성 싶습니다. 추가로 링크시킨 글을 봐 주십시오.

    (잘 들었습니다. comment도 달아 놓았으니 확인하셔요)
  • goldenbug 2009/11/11 05:18 # 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위의 제 블로그 링크는 수정되었으니 확인하시고 수정해 주세요.
    삼성전자의 말이 이랬다 저랬다 바뀌는 통에 블로거도 고달프군요. -_-;
  • 漁夫 2009/11/11 12:33 #

    comment 감사합니다. 맞춰 수정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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