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9/28 13:32

아래 포스팅에 대한 보론 Critics about news

  억지 정책이기는 한데...(sprinter님)을 트랙백.  경제/정책 분야에서 저보다 더 전문가이신 sprinter님의 답변에 대한 대화 형식으로 적습니다.

  1. 우선 40%가 아니라 10% 정도만 됐어도 전 아마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 ^^;;

   이공계 쪽은 여성을 쓰려고 해도 근본 자원 자체가 적습니다. 물리학 쪽에서는 심지어 성비가 8:2 또는 9:1 정도까지 올라가기도 하죠.  제 세대를 생각해 보면 동기들의 성비는 무려 33:2 였습니다! ㅎㅎㅎ 기본 인력 pool이 이 모양인데 고위직에 여성 수가 부족하다고 40%를 채워라... 안습. [ 물론 이공계 회사라고 고위직에 가는 여성들이 전부 이공계 출신일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기본 업무 분야가 그 편일 경우, 처음 지원자 자체에서 대체로 여성 비율이 심각하게 부족한 경우가 많더군요.  이건 제가 다녀 본 회사에 국한된 얘기가 아닙니다 ]
  '얼마나 해야 하는가'는 말씀처럼 정책 성공 가능성에 대단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40%?  25%?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입니다.

 2. 제 포스팅 내용에 적지는 않았지만 '기업도 할 수 있다'에 대한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닙니다. 단 기업의 진로에 심각한 문제를 줄 수 있는 정책을 강요하는 경우, 정책 목표 자체가 실제로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결과를 야기할 겁니다.  ('대책'의 한 예는 아래 포스팅에서 들었으므로 여기서는 생략)  정책 당사자가 의도했던 목적대로 돌아가게 하려면 어느 정도의 당근이 필수적입니다.  가령 탁아소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탁아소 마련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해 줄 테니 언제까지 마련하면 50% 지원한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이번 문제거리에서 '당근'을 아무 것도 제공하지 않았다면(최소한 제가 읽은 기사에서는 보지 못했습니다) 기업에서 구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한 마디로 뭣같다고밖에는 할 수 없습니다.  물론, 제가 행정직이 아니기 땜에 국가에서 강요하는 더 심한 사례를 보지 못해서 그럴 수도 있겠죠.

 3. 마지막으로, 전세계의 그 업계 모든 기업에 이 기준을 강제한다면 저는 아마 별 말 하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겁니다.  '전통적인 임원 비율을 고수하는 기업'과 '40% 기준을 맞춘 기업'이 국제적으로 경쟁할 경우 어떤 편이 유리하겠습니까?  
  사람은 장기적 안목이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위험성 있는 정책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만, 그에는 '단기적으로 (좀 쪼들려도 최소한) 살아남는다'란 전제가 필요합니다.  일단 살아남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자기 국가 기업에 다른 어디서도 안 하는 이런 (적어도 유리하지 않은) 정책을 부과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솔직이 이 정책을 보면서는 다음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 도대체 왜 이런 무리한 정책을요?  '우리 나라의 회사들은 여성 비율이 40%가 된다'는 말을 하면서 (기업에서 남녀평등 정착이 됐다는 이유로) 기분이 더 좋아지기 위해?

  단지 기분 좋기 위해서라면, 이 정책의 대가가 너무 비싸다는 생각 안 드십니까?

  漁夫


덧글

  • Sieg 2009/09/28 13:45 # 답글

    http://media.daum.net/economic/stock/others/view.html?cateid=100035&newsid=20090716114205288

    ------
    전공별로는 이공계열이 41.6%로 가장 많았고 상경계열(34.8%), 인문계열(13.7%) 순으로 나타났다. 대표이사의 전공은 상경계열(41.8%)이 이공계열(33.7%) 보다 많았다.
    ------

    2009년에 704개 코스피 상장사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입니다. 굳이 이공계 회사가 아니더라도 임원 중에는 이공계열 출신이 많은 편인 것 같습니다,
  • 漁夫 2009/09/28 18:25 #

    감사합니다.

    그러면 직장에 근무하는 사람들 중 전체 이공/상경/인문계열의 비중은 혹시 보신 일이 있으신가요? 회사 사람 중 이사까지 가는 비율을 보는 편이 더 정확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 sprinter 2009/09/28 13:45 # 답글

    0. 저라고 전문가일리는;;;

    1. 실제 정책적 뒷받침에 대해서 우리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빠르게 결론을 내리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거지요.

    2. 이공계쪽은 여성을 쓰려고 해도 근본 자원 자체가 적다는 것에 대해서 동의합니다. 실제로 '얼마나 해야 하는가'가 중요하다는 것도 동의 합니다. 단지 '근본원인을 무시한 조치다'라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3. 전통적인 임원비율을 고수하는 기업과 40% 기준을 맞춘 기업이 어느쪽이 더 유리할지는 사실 모릅니다. 단지 사람은 위험회피적이기 때문에 전자를 선호하는 것이지요. 다행히도 우리보다 노르웨이가 먼저 실험을 해주고 있으니 그 결과물을 우리는 한 10년 정도 기다려서 볼 생각은 있습니다.

    4. 노르웨이는 수출의존도가 30%대 초반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 이미 40%대 후반에 달하는 남한하고는 국제 경쟁이라는 컨셉과 거리가 좀 있을수도 있죠.
  • 漁夫 2009/09/28 18:38 #

    1. 정책적으로 수긍할 만한 '적절한 당근'이 있다는 것을 알면 이 포스팅 접을 의향 있습니다. 최소한 제가 본 기사에서는 그런 말 없을 뿐더러 기업들의 불평에 대해 어떤 후속 조치가 있었다는 얘기도 없군요.

    2. '근본원인을 무시한 조치다'라는 말은 이 때문입니다; [ 다음의 '여성'과 '남성'은 모두 '평균적인'이란 전제가 붙음 ]
    1] 여성이 직장의 위계 질서에 남성보다 잘 어울리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 http://fischer.egloos.com/4071991 참고 )
    2] 직장에서 받는 압력에 대해 여성이 '가정으로 퇴장'할 가능성은 남성보다 훨씬 높다.

    이 문제를 단지 '기업에게 여성 임원 비중 올려라'라고 압력을 넣어서 해결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하다 못해 '어떤 방식이 좋다'는 guide를 주지도 않고요. 개인 취향이겠지만, 저는 이런 '군대식' 접근 방식을 매우 혐오합니다.

    3. '어느 쪽이 더 유리할지는 모르겠다'고 하셨는데, 무능한 상사 밑에서 속을 상당히 썩여 본 저로서는 '무능한 상사'의 가능성을 올려 놓을 정책에 도저히 찬성표를 던지기가 어렵군요. 뭐 물론 (이 대담한 실험을) 대한민국이 아니라 노르웨이에서 해 주겠다는 데 쌍수 들고 환영하는 입장입니다.

    4. 말씀처럼 40%대 후반과 30% 초반은 좀 감이 다르겠지만, 은근히 옆 나라들에서 쾌재를 부르고 있을지도 모르죠. 사실 기업의 생존이라는 게 아주 미세한 차이로 결정나는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
  • sprinter 2009/09/29 09:10 #

    http://sovidence.textcube.com/118

    이런걸 보면 직장의 위계질서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은 직장의 위계질서의 문제일수도 있습니다. 즉 제대로 된 자원을 흡수할수 있는 capability가 안되는 기업이라서 문제일수도 있는것이죠. 직장의 위계질서가 모든 것에 '우선'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 비적응의 문제로 6:4가 맞는 숫자가 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죠. '비적응'의 가망성만 가지고 '숫자'를 논하는것은 쉽지 않습니다.
  • 漁夫 2009/09/29 09:33 #

    위계 질서는 저는 직장에서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사례 들기는 좀 뭣합니다만, 제가 다니는 '작은' 회사에서조차 위계 질서가 너무 수평적이라 문제가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어느 조직이건 일정 규모가 되면 좋건 싫건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위계 조직이 불가피하고 저는 생각합니다.
    '직장의 위계 질서에 문제가 있다'는 둘째 문제고, 실제 링크시켜 주신 포스팅은 '위계 질서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내용이 아니군요. 여성이 거기 껴들어가건 그렇지 않건 '등급'과 '지시-복종'이란 위계 질서의 기본 개념은 집단으로 무엇을 하는 조직에서는 어디서나 - 심지어는 동물 집단에서도 말이죠 - 꽤 보편적으로 보입니다. 피라냐 같은 '이기적인 무리'가 아니라면 말입니다.

    1. 위계 질서에 잘 적응하지 못해서 문제를 일으키는 직원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문제아'또는 '독불 장군'이라 부르죠. 이런 사람은 다른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상위급 승진은 현실적으로 참 힘듭니다. 권한을 가진 상사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니 원하는 만큼 일을 할 수도 없죠. 이런 사람은 회사 나가서 사장이 되든가 해야겠죠. 하위직에서라면 모를까, 중간 관리자 이상 올라가면 이런 사람들은 개밥에 도토립니다. 현실적으로.

    '업무 능력'만 갖고 상위직으로 올라가는 건 아닙니다. '전문 능력'은 필요 조건이지 충분 조건이 아니죠.

    2. 개별 case를 다룰 때 일반 가능성만 갖고 뭐라 하면 error입니다만 평균적인 여성이 조직 문화에 잘 융화하지 못할 가능성이 평균적 남성보다 더 높다고 말하면 저는 잘못되었다는 말을 할 수가 없군요. 제가 논한 것도 평균적인 가능성이고 그거 이상 개별 사례는 저도 할 말이 없습니다. 실제 제 포스팅에서도 일반 가능성만 갖고 얘기했죠.

    이 문제는 학력 차별과 비슷한 점이 있어서, 굳이 비교하자면 '지방대 40% 채용해라'고 강요하는 거나 비슷합니다. 이런 '합리적 차별'이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를 갖고 올 수 있는 줄은 저도 알고 그 결과에 동의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여성이 조직 문화에 남성만큼 적응하게 하려면 '대체로 여분의 교육'이 필요하고, '가정으로 퇴장'할 가능성을 줄이는 데도 당연히 비용이 필요합니다. 이런 비용을 명령 하나만으로 기업에 떠넘긴다는 것은, 제 취향에서는 대단히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 mooni 2009/09/29 10:12 # 삭제

    노르웨이가 산유국이라는 걸 생각하면 기업들의 실질 수출의존도는 10 후반대가 되지 않을까요?
    거의 자국 산업 중심으로 돌아가는 구조가 아닐까 싶습니다. 무한 세계 경쟁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 것 같은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과는 정말로 비교를 할 수 없을 것 같네요.
  • sprinter 2009/09/29 11:11 #

    사실 가정으로 퇴장할 남자들을 위한 정책이 가장 잘 되어 있는 나라가 저 동네들 아니겠습니까;;; 남자들에게도 출산휴가를 의무적으로 주기 시작한 나라가 저 동네인데;;;

    저 역시 지금 당장 저걸 남한에 적용하자고 하면 반대할 겁니다. 남한은 그런 사회적 장치들이 전반적으로 약한 편이니, 그것들을 하나씩 강화시켜나가는게 우선이겠죠.
  • 漁夫 2009/09/29 11:58 #

    mooni님 / 제가 수입 산업에 종사해서 그런지 몰라도, 노르웨이 정도로 수출에 크게 의존하지 않는 국가가 항상 부럽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걔네는 인구도 적으니 국내 시장 규모가 한도가 있을 테니까요. 물론 GNP/머릿수 가 엄청나서 지금은 괜찮습니다만 ^^;;

    sprinter님 / 근본적으로 제가 좀 알러지 반응을 보였던 이유는 저 정책이 지구 반대편 어느 나라 푸른 기와집 거주자를 연상시켰기 때문이기도 하죠. 몇 번 얘기했지만, 목표가 저 정도로 과감하면 문제 없이 종착역까지 가는 데는 생각보다 긴 시간과 엄청난 끈기를 요구할 텐데, 그 중간 과정을 완전히 무시했기 때문입니다.
  • sprinter 2009/09/29 15:48 #

    어부 / 저렇게 보여도 저 정책은 2002년부터 시작해서 2008년에야 완성된 거니까, 대략 8년에 걸쳐서 완성된 정책입니다. 사회 변화와 관련된 정책중 '진지하게 8년이 집행'된 정책이 몇개나 되겠습니까. 대부분 반짝 집행하고 멈추고 다시 반짝집행하고 멈추고 했죠. 진지하게 극도의 노력을 8년간 경주한 정책이라면 그것이 '급속'하게 진행되었다고 까기도 쉽지 않다고 봅니다.
  • Ya펭귄 2009/09/29 23:47 #

    sprinter// 한 국가의 최상위 업체들의 지배구조를 수정하는 작업에 8년이면 충분하다고 보기는 힘들 듯 합니다... 업체 하나 정도면 이게 가능할지 모르지만 업체집단일 경우면 또 이야기가 많이 달라질 수 밖에 없는지라...

    그리고 2002년에서 2008년이면 6년이지요... 그나마 2006년도의 권장사항 기간동안에 달성한 목표가 절반 정도였는데 그 이후의 강압조치에 의해서 나머지를 달성한 것이 2년여... 인력충원 자체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구석도 별로 안보이고 이후에 '당연하게' 드러난 부분에 대한 보완책은 그것보다도 덜 진지한 듯 하더라는....

    사실 정말로 공포는 '대운하'가 진지하게 8년을 집행되었을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진지함'은 문제 해결에 있어서 '진정성' 정도의 위치를 차지할까요....
  • aeon 2009/09/28 18:32 # 답글

    일단 자원이 없는데 그런다는 게 좀 이상하기도 하고.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중엔 한 성이 70%이상 되면 안된다.. 쯤으로 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역시 노르웨이가 실험쥐(...)가 되고 있으니 결과를 지켜봐야지요.
  • 漁夫 2009/09/28 18:39 #

    저렇게 무지막지하게 밀어붙여서 해결될 문제가 아닌데 말이죠.

    sonnet님 말마따나 '우리도 한 번 모르모트가 돼 볼까?'가 아닌게 어딥니까. 그건 쌍수 들고 저도 환영입니다.
  • reske 2009/09/28 19:01 # 답글

    왜 이런 말도 안되는 정책이 추진되는 걸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정치인들이 사회정의구현을 위해 저러한 무리한 시책을 밀어붙이는 겁니다. 심각한 손해를 보더라도 보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자는 거죠. 모럴리스트들에게는 현실적 이해관계보다는 명분론적 정의가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저런 어처구니 없는 정책도 마구 밀어붙일 수가 있는 것이죠.

    아울러 경제적 자유에 대한 인식이 조악한 것도 한몫 하는 듯합니다. 정치적으로 올바른 결정을 위해서는 경제적 자유는 얼마든지 훼손되어도 된다고 여기는 거죠.

    솔직히 식자층들 사이에서 이러한 사고방식이 너무 만연해서 등골이 오싹합니다.
  • Ya펭귄 2009/09/28 19:34 #

    그 이유보다는 좀 더 쥑여주는 이유도 있을 수 있습니다....

    직종별 직원들의 성비에 대해서는 별 신경을 안쓰면서(직종별 진출입은 이미 자유로우니 패스하고) 사내권력의 정점인 임원진들의 구성비를 중점공략한다는 이야기는 결국 업체의 의사결정구조 장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일이거든요...

    쿼터가 40%라서 과반수에는 미달하지만 여성은 여성권이라는 주제로 단결하는 게 가능합니다... 하지만 남성은 '남성권'의 기치하에 단결하지는 않지요...

    사회적 권력 장악이라는 측면에서 일을 관찰한다면 꽤 흥미롭고 오싹한 결론이 나올 듯 합니다...(그리고 왜 정부가 무리수를 두어가면서까지? 에 대한 추측도 가능하고요... 정부의 성비율은 이미 '장악'이지요.)

  • 漁夫 2009/09/28 21:41 #

    reske님 / 명분도 중요한데, 변화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실제적으로 문제가 적을까 하는 것은 아예 염두에도 없단 얘기죠.

    Ya펭귄님 / 전 그렇게까지 생각은 안 합니다. '여성의 가장 큰 적은 여성'이라는 오래된 격언이 있쟎습니까! ^^;;
  • Ya펭귄 2009/09/28 22:04 #

    어부님// 뭐 저도 제가 구성한 시나리오를 믿는 건 아닙니다... 애인도 없는 작곡가가 사랑음악을 만들듯이 시나리오를 만들어 보는 것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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