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k ; '양성 평등 선진국' 노르웨이 상장사 600곳 '여성임원 40%' 이뤘다(한겨레)
漁夫가 보기에는 이 정책은 취지는 좋을지 모르지만 방법을 잘못 잡았다.
1. 한국만 해도 현재 자기 뜻만 확고하다면 여성들이 못 가는 이공대 계열 학교나 직장은 없다. 그런데도 漁夫가 굴러 온 계열에서는 대학 출발 초기부터 남성의 비율이 압도적이며 직장 상위층으로 가면 갈수록 성차가 더더욱 두드러진다. 이것을 반드시 단순히 '여성에 대한 차별 대우'로만 볼 수 있을까? [ 북구 3국은 여성에 대한 배려는 한국에 비하면 거의 천국에 가깝다고 안다. 이런데도 특정 기업에 여성이 두드러지게 적다면, 여성 자신의 선택이지 남성의 문제라고 보기 어렵다. 도대체 첨부터 안 오는데 뭘 어쩌라고? ]
2. 남녀 성차 문제에서 여러 개 포스팅을 해 왔으니 참조 링크는 생략하겠지만, 이공대 쪽 재능이 남자에게 빈도가 높은 것을 입증하는 증거는 대단히 많다(물론, 반대로, '언어나 인간에 대한 능력'이 여자 쪽에 빈도가 높다는 증거도 그만큼 많다). 그리고 또 중요한 것 하나가, 직장에서 고위층으로 올라가는 데 필요한 '지위에 대한 추구'는 여성보다 남성에게 훨씬 중요한 요소라는 점이다.
3. 과학을 그런 데다 써먹냐는 비난에 대한 disclaimer 하나. 만약 얼마 안 되는 이공대 계열 회사에서 그나마 입사한 얼마 안 되는 여자들이 경력 끝까지 가지 않고 중도에 직장을 포기하기 때문에 여성 임원의 비율이 더더욱 적어진다면, '중도에 직장을 포기하게 만드는 방아쇠를 제거'하는 것이 - 가령 육아 부담을 탁아소 식으로 덜어 준다든가 - 가장 확실하고 부작용이 적은 정책이다. 특정 비율을 '강제'하는 것은 항상 역차별 문제를 피해갈 수가 없을 뿐더러, 이 '근본 원인'을 완전히 무시한 조치다.
3-1. disclaimer 하나 더. '인간의 본성'이라고 억제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러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OECD 국가에서는 남성의 살해 경향을 대단히 성공적으로 억제하고 있다. 이는 살인을 할 경우 살인자에게 별로 이득이 되지 않는 환경을 만들었기 때문이다(논란은 많지만, 살인을 하면 대부분 감방에 보내거나 사형시키는 식으로).
궁금한 점; '여성 임원 비율을 올려라'고 기업에게 명령하는 것이 해당 여성 임원 후보자의 능력에 plus incentive가 될까?
4. 기업 입장에서 보면, 임원 한 명이 기업 전체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다. 까놓고 말해서, 속성 과정으로 뽑힌 임원 여성(능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한 명의 결정이 기업을 말아먹을 수 있다(물론 남성 임원이라고 이런 위험이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하지만 속성 과정을 거쳐서 뽑힌 임원하고 통상적으로 임원 자리에 오른 임원하고 어느 편이 더 위험성이 높겠는가). 이런 관점에서 '중앙의 정책에 대한 기업의 대책'은 아마 새로 뽑은 여성 임원을 능력이 검증될 때까지 실권이 별로 없는 직책에 배치하는 것일 것이다. 이것이 원래 정책의 목표일까?
궁금한 점; 이런 문제 때문에 기업이 추가로 떠안아야 하는 잠재 위험에 대해 정부가 어떤 보상을 해 주는가?
漁夫
덧글
뭐, 핑계(?)는 말 안 듣는 남학생들 때문이라고들 하는데.... ㅎㅎ ;;;
40 %는 몰라도 아마 20 %나 30 % 정도는 무난히 통과할 듯도 합니다. 저들이 아쉬우니까.....
organizer님 / 하하 그런 얘기는 들은 적이 있습니다. 여선생들도 남선생 없으니까 투덜거리는데 그 이유인즉 자기들이 불편해서.... ㅎㅎㅎ
어부님 말씀처럼 중요한 건 기회의 균등이지 결과의 평등이 절대 아니죠.
사람은 희망을 먹고 사는 동물입니다. 그렇기에 노력에 따른 결과에 대한 기대를 통해 각 개인이 노력을 하고 그 과정을 통해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렇기에 저런 역차별은 곤란하죠.
'어차피 지금 90%는 남자 아냐? 그러니 좀 거꾸로 가도 되잖아?'
이런 생각이 없었다고는... ㅎㅎㅎ (먼산)
적응 못하면 단지 튈뿐이고.......
튀지도 못하면 단지 때려치울 뿐이고......
이 문제에 대해서는 개인적 경험의 bias를 제거하기 위해 통계적 실험이 필수적일 것입니다. 그런 사례는 두 군데에서 볼 수 있는데, Steven Pinker가 'The blank slate'에서 말한 남성과 여성의 초임 조사 결과와 'Freakonomics'에 나온 무작위 이력서 제출 실험 결과입니다. Pinker는 출발 조건을 통제할 경우 남성과 여성의 초임 액수 비율은 100대 98인가 99였다고 합니다. 반면 백인에게 흔한 이름과 흑인에게 흔한 이름으로 이력서를 만들어 기업에 보내는 실험에서는 실제 백인 이름이 받아들여지는 정도가 높았다고 합니다.
전자의 결과로 보면 출발부터 여성이 불리하다는 말은 저는 (최소한 미국에서는, 그리고 제가 경험한 한국의 대기업에서는) 크게 타당하다고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Pinker는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유능한 인재를 채용하지 않는다면 경쟁자들에게 금방 밀려날 것이다"라 말합니다. 여성들이 왜 직장에서 고위직으로 가면서 점점 없어지는지, 그리고 이과 계통에서 그리도 비율이 낮은지에 대해서는 'Blank slate'를 보시는 편이 빠른 이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근본적으로 지원 비율 자체가 낮은데(더군다나 여러 이유로 인해 직장을 도중에 그만두는 여성도 많은데) 일정 비율을 강제적으로 할당한다는 것이 타당한 정책인지 모르겠습니다.
후자의 결과는 진짜 '소수파'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상당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흑인이 이렇게 사회경제적 하층을 점하고 있는 것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경제학적으로는 흑인 인구가 미국에서 상대적으로 상당히 소수이기 때문에 흑인을 차별하더라도 경제적 손해가 크지 않다는 설명도 꽤 설득력이 있더군요.
그런데 '본질'은 교정이 되지 않거나 매우 어렵습니다. 짧은 시간 내에 인간의 유전자를 어찌 바꾸겠습니까. 단, 그렇더라도 인간은 외부 환경에 매우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더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은 바로 외부 환경입니다. 이전 한국처럼 여성의 교육을 백안시하는 환경이라면 여성이 고등 교육을 받기가 불가능할 테고 애초에 회사에 취직이 안 되겠죠.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지점입니다.
하나 첨언하자면, '여성이 교육을 받고 자유롭게 취업하기 때문에' 국가 내에서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었다고 분석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면에서 일리가 있는데, http://fischer.egloos.com/4205686 포스팅에 언급했듯이 여성은 자신보다 경제적 능력이 낮은 남성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남성은 대부분 반대라 알려져 있죠). 결국 여성의 자율권을 신장시킨 결과 불평등이란 (달갑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 것입니다. 물론 이는 충분히 치를 만한 대가라 생각합니다만, 안타깝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