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16 13:07

진화심리학; FAQ (3) Evolutionary theory

  영어; 오스트리아 여자와 남자에서 달린 리플

Commented by 남편 at 2009/07/11 05:19
언어와 성별문제는 뇌작용이라는 측면도 있고, 말대로 역사문화적 배경하에서 적응적 진화를 해 온 것을 수 있지만, 개인 차이도 무시할 수 없고요. 어느 한가지만으로 풀 수 없다고 봅니다.
문명 개화기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가 발전하면서 경제적 요인이 더 추가되거나 강한 요인이 되었다는 것 일 뿐이죠
 
  개인적 측면 및 성격의 다양성 존재를 근거로 이의를 제기하는 분이 상당히 많기 때문에 아예 FAQ로 만드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선택 압력과 진화
 
  진화에서 어느 정도의 특정 선택 압력이 있더라도, 행동이 반드시 한 가지 형태로만 수렴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선택 압력이 충분히 강력하면 물론 하나로 수렴할 수도 있습니다 - 동물이 음식을 먹는 것이나 배설을 하는 등의 행동은 동물 전반에 공통됩니다.  궁극 목적인 '번식'을 위해선 '(최소한 다음 번식 때까지는) 생존해야 한다'가 대전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로 수렴하지 않는 경우도 많죠.

  대표적으로 빈도의존 선택을 들 수 있습니다.  빈도의존 선택은, 여러 형태가 안정하게 공존하는 평형 다형(polymorphic equilibrium)을 설명할 때 빠뜨릴 수 없습니다.  전형적인 경우는 성비(sex ratio)입니다.  포유류의 수컷과 암컷의 번식 생리학에서 보면, 대체로 수컷은 집단 전체에 얼마 없더라도 상관이 별로 없습니다(이 점은
이 포스팅에서 분명히 했던 일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연 상태에서 성비는 대체로 1:1이죠.  이것은 만약 한 쪽의 성비가 많아지면 적은 쪽의 성이 유리해지기 때문에 시계추가 반대로 기울기 때문입니다.  [ 성비는 유전자로 결정되지 않냐는 분이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꼭 1:1로 성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성염색체처럼 추첨으로 성을 결정하는 경우래도, 암컷이 임신 후에 특정 성을 선택적으로 유산하는 등의 방식으로 성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됩니다 ]  행동 측면에서 어떻게 다형이 일어날 수 있는지는 진화적으로 안정된 전략(ESS)에서 제가 이미 설명해 놓았으니 그 편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어느 행동의 이익이 얼마나 되는가에 따라 '매'와 '비둘기'의 평형 비율이 달라지게 됩니다. 
  게다가 이 ESS는 한 개체가 끝까지 매와 비둘기의 행동을 고수할 필요조차 없습니다.  한 개체가 대결 상황마다 특정 비율로 매와 비둘기의 행동을 하더라도 충분히 성립할 수 있죠.  실제로는 이럴 가능성이 더 높은데, 상대방의 행동을 보고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는 개체가 유리할 것이라는 추론은 쉽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알듯이, 많은 행동 전략은 조건부입니다.  '만약... 라면, ... 이렇게 행동하라'는 'If... then' 구문을 사용하죠.  이 경우 상대방의 행동을 보고 조건적으로 다음 행동을 결정하면서 결과적으로 특정 비율로 행동 확률이 정착하게 될 수 있습니다.  

  또 하나, 사람의 행동에서도 하나 이상의 유전자가 조합을 이루어 행동 방향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장 잘 알려진 예는 중요한 신경 전달 물질인 세로토닌 운반체(SERT; serotonin transporter) 유전자와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뇌 파생 신경 영양 요인) 유전자의 조합입니다.  BDNF 유전자에는 아미노산이 발린(valine)으로 된 것과 메티오닌(methionine)으로 된 것이 있습니다.  이 SERT 유전자와 BDNF 유전자가 어떤 조합을 만드는지는
 
  기억개선 능력을 갖춘 이중 발린 BDNF 대립유전자는 여러분의 뇌기능을 시속 200마일로 달리는 경주용 자동차처럼 만든다.  이런 화끈한 자동차를 가지게 된다면, 여러분은 빠르지만 변덕이 심한 자동차를 다룰 줄 아는 훌륭한 운전자라야 할 것이다.  긴 SERT 대립유전자 한 쌍(L/L)은 운전자가 조심성 없이 도저히 제어할 수 없는 상태로 차를 방치하는 것과 같다.  이것이 중요하다.  여러분이 차를 너무 자주 벽에 부딪히면 차는 더 이상 잘 달릴 수 없을 테니 말이다.  마찬가지로 실제 생활에서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여러분은 결국 의기소침하게 될 것이다. 
  반대로 여러분이 짧은 SERT 대립유전자 한 쌍(S/S)을 물려받아, 갈등, 정신적 외상, 상실감과 같은 근심 걱정을 만들어내는 상황을 잘 처리할 수 없게 된다면, 여러분은 더 신중하나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으며 겁이 많은 운전자가 될 것이다.  이런 경우 여러분은 느리긴 하지만 충격에 강한 자동차, 즉 여러분이 몇 번 벽에 부딪혀도(얼마나 많이 부딪히든 상관없이)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바꾸는 게 좋을 것이다.  BDNF 유전자 중 메티오닌 대립유전자 한 쌍(M/M)이 그렇다.
  아마도 '더 느린' 메티오닌 대립유전자는 짧은 대립유전자 한 쌍을 가진 사람이 인생을 더 잘 살아갈 수 있게 도와주려고(진화론으로 말해) 선택되었다고 할 수 있다.  만약 짧은 대립유전자 한 쌍이 여러분을 더 신중하게 만들고 메티오닌 대립유전자 한 쌍이 여러분으로 하여금 만사에 덜 걱정하게 한다면, 일부 사람들에게 그것은 위험한 시기에 고성능이지만 '수리 빈도가 높은' 발린 대립유전자 한 쌍(V/V)과 긴 대립유전자 한 쌍(L/L)의 결합보다 훨씬 좋은 영구적이고 믿음직한 결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현 시점에서 그것은 거의 추측일 뿐이지만 인간의 유전적 다양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모델을 처음으로 제시하고 있다.

- 'Evil Genes', Barbara Oakley, 이종삼 역, 살림 刊, p.100~101 [ 정신과 의사 Jim Phelps의 말을 인용 ]

  이 설명에서 보듯이, '한 가지 행동 특성이 어떤 환경에서는 유리하나 다른 상황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에 단점을 보완해 주는 다른 유전자가 선택될 것이라는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다소 다른 환경에서는 또 다른 조합이 나타날 수가 있고요.  이것도 또 다른 평형 다형 현상입니다.  [ 참고로, 사람에서 조사한 바로는 유전자는 신경 화학 물질에 영향을 미쳐 행동을 조절하는 수가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  특정 환경 쪽으로 환경이 바뀌면(그 방향으로 선택 압력이 나타나면) 그 환경에 유리한 유전자 조합을 가진 사람의 수가 늘어나겠지만, 일반적으로 다형 상태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이는 특정 환경의 - 예를 들어 위에서는 'S/S - M/M' 조합이 유리한 환경 - 압력이 아주 철저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인간에게는 매우 다양한 사회/환경적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죠.  이 경우에 나타나는 다양한 성격마저 이제는 유전자로 설명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말해서, '선택 압력이 있는데 왜 행동이 거의 비슷하게 수렴하지 않나?  행동을 유발하는 인간 심리의 다양함을 진화론은 설명할 수 없다'는 주장은 잘못이라는 것입니다.

  개인적인 측면을 강조하는 시각이 왜 잘못일 가능성이 높은가는 다음 편에서 다루겠습니다.

  漁夫

  ps. 전문가가 아닌지라 이런 글을 논리 정연하게 작성하기가 상당히 힘들군요.  의견은 (정중하게만 제시하시면) 항상 환영입니다.

.


닫아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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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이동욱 2009/07/16 13:18 # 답글


    음....안좋은 경제상황이라는 동일한 선택압력을 두고도 2메가를 지지하는 분들이 있다는게 이 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하군요 (믿으면 골룸)
  • 漁夫 2009/07/17 12:21 #

    음....북한 핵실험이라는 동일한 선택압력을 두고도 노통을 지지하는 분들이 있다는게 이 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하군요 (믿으면 골룸)

    ^^;; 장난입니다...
    아무튼 '경제 상황'은 2MB 잘못만은 아닙니다만, 북핵에 대한 대처 방식에 대해서는 지난 정부의 대처에 대해 좀 논란이 많을 수밖에요.
  • byontae 2009/07/16 13:45 # 답글

    본능이라는 것을 '모두 동일한 행동 양식을 보인다'로 잘못 해석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더군요. 행동을 이루는 구조가 동일하다고 모든 개체가 그것을 동일하게 활용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바이오매니아님의 글 중에(http://biotechnology.tistory.com/481)

    거의 모든 사람들이 라고 하면 95% 이상,
    많은 사람들이 라고 하면 80% 이상
    대다수 사람들이 라고 하면 70%
    상당수 사람들이 라고 하면 40%
    적지 않은(꽤) 사람들이 라고 하면 30%
    일부 사람들이 라고 하면 20%
    적은(소수의) 사람들이 라고 하면 10%
    극소수 사람들이 라고 하면 1%

    이라고 일반인들을 위한 과학적 언어의 표를 만들면 어떻겠냐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나름 괜찮을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D
  • organizer™ 2009/07/16 13:51 #

    표(?) 마음에 듭니다.

    "모든"은 100 %라는 단서 조항이 없군요..^^ ;;

    0 %라면, '전무'일까요?
  • 위장효과 2009/07/16 17:56 #

    의학교과서에 나오는 일반적인, 내지 표준 수치...이게 사실 바이오매니아님 글 중에서 "상당수"에 해당하는 경우 이런 용어를 쓰니까 말입니다. 딱 좋은데요.

    (이런 거야 말로 중학교 과학 교과서에 실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 몰라요)
  • 漁夫 2009/07/17 12:23 #

    행동을 이루는 구조가 동일하다고 모든 개체가 그것을 동일하게 활용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 역시 변본좌님의 설명은 간단명료!!!!

    바이오매니아님 글은 정말 타당합니다. 저 비슷한 얘기를 회사 내의 의사소통 표준 지침으로 정해 놓은 곳(꽤 유명합니다)이 있는데 어딘지 기억이 안 나네요.
  • 漁夫 2009/07/17 12:24 #

    organizer님 / 실제적으로 '모든'이 나올 상황이 많지가 않아서...

    위장효과님 / 저도 동의합니다. 표준적인 용어 사용이 의외로 중요하죠.
  • Ha-1 2009/07/16 14:36 # 답글

    개인차 하면 '개인이 노력하면 다 돼' 하는 가카가 떠오른 (거기까지)
  • 漁夫 2009/07/17 12:42 #

    어느 수준까지는 개인별로 필요 노력양에 큰 격차가 있긴 해도 따라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최고 수준은 '다 돼'하고는 거리가 멀다능.

    29세에 Nobel상 딴 P.A.M. Dirac 정도 되면 거의 인간이 아니죠.
  • dhunter 2009/07/16 17:10 # 삭제 답글

    사실 진화심리학 자체가 일반인에 의해 오남용 되는 경우도 많고, 논리 구조 자체가 상당히 도덕적인 판단을 무시해야만 전개가 가능한 부분이 많다보니 '일반인에게' '오해없이' '완벽하게' 전달하는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지요... 물론 세상 어느 일이 안 그렇겠습니까만.
    하다못해 어부께서 어동이나 어부인에게 말을 하셔도 반드시 의도대로 전달 할 수는 없듯이요.

    그런 점에서 이 FAQ가 '소통의 노력' 으로서 가치를 발하는것이 아닐까요 :)
  • 漁夫 2009/07/17 12:43 #

    "어부께서 어동이나 어부인에게 말을 하셔도 반드시 의도대로 전달 할 수는 없듯이요."

    누군들 안 그렇겠습니까. -.-

    사실 '소통의 노력'보다는 단지 제 개인의 생각을 명료하게 하려는 목적이 더 크죠. 쓰면 정리가 되니까요.
  • 남편 2009/08/04 07:47 # 삭제 답글

    이 문제는 좀 낯선 용어가 있어 정독을 요하는지라-- 솔직히 모릅니다;;

    천천히 보면서 다음기회에 논하기로 하고 패스합니다.;;
  • 漁夫 2009/08/04 19:55 #

    한줄요약; 환경의 압력이 어느 방향으로 작용해도, 행동 양상이 반드시 하나로 통일되어야 할 이유는 없고 현실에서도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 남편 2009/08/05 02:23 # 삭제 답글

    그럼 제 생각이 어느정도 맞는다믄 말씀인가요.
  • 漁夫 2009/08/05 12:41 #

    "개인 차이도 무시할 수 없고요. 어느 한가지만으로 풀 수 없다고 봅니다."

    이 말은 '개인 별 차이가 나는 행동이 이렇게 많은데, 어떻게 진화적 압력이 이것을 설명하냐'란 리플 아니셨나요?
  • 남편 2009/08/05 14:46 # 삭제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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