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24 01:31

진화심리학 ; FAQ (1) Evolutionary theory

  진화심리학에 대해 이글루스에서 최근 패션 땜에 논쟁이 활발했습니다.  제가 이 중 몇 포스팅을 보면서 느낀 점이, 아직도 사람의 심리를 진화론적으로 설명한다는 데 대해서는 반감이 심하다는 것입니다.  진화론을 받아들이는 데 별 무리가 없어 보이는 분이라도 진화심리학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드러내 보이는 경우도 봤습니다. 
  일단 제가 아는 바를 정리하여 FAQ 식으로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저같은 비전문가가 아니라 더 적임자도 있겠지만(물론 있습니다.  이글루스 내에서도 최소한 세 분은 압니다.  이글루스는 만만하지 않습니다), 일단 만들기 시작한 후에는 여러 분께서 도움을 주시리라 믿습니다(전혀 안 그런가.. -.-).  의견은 언제든지 환영인데, 저는 진화심리학을 정식으로 전공한 일이 없기 때문에 얼마든지 틀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 좋은 질문이나 사실, 의견을 (사려깊은 언어로) 제공해 주신다면 물론 대환영입니다.


1. 진화심리학의 전제가 무엇인가요?
 
  여기서 진화론 자체에 대해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겠죠[이 포스팅을 읽는 분께서 진화론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면 이하의 모든 문장은 의미가 없습니다].  현대의 진화론에서는 '생물의 행동'도 모두 적응주의적인 관점에서 - 그 생물이 살아가는 환경에 적합한 행동을 진화적으로 얻었다는 관점에서 - 얘기하는데, 이 '적응' 관점에서는 생명체의 기관과 행동을 다르게 취급하지 않습니다.  동물의 위장이나 식물의 잎이 각 생물의 생존(=유전자 보존)에 기여한다는 데는 전혀 이의가 없을 줄 믿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기관을 갖추었더라도 수십 미터 높이의 벼랑에서 뛰어내리는 행동을 좋아하는 인간이라면 당연히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즉, 생물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적절한 기관' 외에도 '적절한 행동'도 중요합니다.  한 예를 들어, 인간이 배가 고프면 먹을 것을 찾는 행동도 살아가야 한다는 목적을 유지하기 위한 적응적 행동입니다.  물론 그 근저에는 '살아 남아서 유전자를 보존해야 한다'는 유전자의 '목적'이 있지요. 
  이 지점에서, 제가 '목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데 대해 조금 설명이 필요합니다.  다 아시다시피 진화에는 장기적인 시각이나 목적 따위는 없습니다.  하지만 보통 진화로 나타난 결과를 설명할 때는 '위장은 음식물을 소화할 목적으로 존재한다'거나, '광견병 바이러스는 다른 숙주로 옮겨가기 위해 몇 가지 전략을 쓴다'고 얘기하죠.  이것은 순전히 편의주의적인 기술 방식입니다.  'Why sex is fun'에서 제리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나는 그와 같은 (여러 가지 진화적) 가능성 중 하나를 택하는 것을 '선택'이라고 불렀다.  선택이라는 단어는 마치 동물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의식적으로 평가해 보고 그 중 자신의 이익에 가장 크게 부합하는 가능성을 고르는 인간의 의사 결정과 비슷한 과정을 거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물론 실제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 생존과 생식의 성공을 유도하는 해부학적 구조와 본능은 자연선택을 통해 확립되는 (유전적으로 프로그램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 길고 복잡한 문장은 진화생물학의 논의에서 너무나 자주 등장하게 되므로 생물학자들은 이 문장을 의인화된 표현으로 짧게 축약해서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서 어떤 동물이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을 '선택'했다거나 어떤 전략을 추구한다든가 하는 표현 말이다.  이러한 축약된 표현을 쓴다고 해서 그 동물이 정말로 의식적으로 계산해서 행동한다고 오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 '섹스의 진화', 임지원 역, 사이언스북스 刊. p.46 & 48

  다른 누군가가 이런 비슷한 표현을 사용할 때 너무 뭐라고 하지 맙시다 ^^;;  물론, 비전문가를 대상으로 할 때는 다이아몬드처럼 이 점에 대해 얘기를 해야겠지요.  하지만 이런 표현을 쓴다고 '진화에 뭔 목적성, 뭔 전략?  너 진화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군!'이라고 비판한다면 역시 오해이기는 마찬가지란 얘깁니다.
  각설하고, 진화심리학의 기본 논리는 '현재의 인간이 형성된 시점과 장소에서 - 대략 수십 만 년에서 수 만 년 전의 아프리카 사바나라고 보는 학자가 많습니다 - 인간은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이 가장 생존(번식이란 단어가 더 타당하지만)에 유리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바로 이 '현재의 인간이 형성된 시점과 장소'를 '진화적 적응의 환경(Environment of evolutionary adaptedness; 보통 EEA라 함)'이라고 합니다.  EEA가 정확히 어떤 모습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논란이 많습니다만, 대체로(또는 현존하는 대다수 인구의 조상이 지낸 환경의 대부분이 통계적으로) 아래와 같았다는 데는 상당 수준까지 합의가 있는 모양입니다.  [ Badcock, 2000 ]

  • 수렵/채집 사회(hunter-gatherer society)
  • 정착 가능한 환경은 매우 드물었고, 대체로 유랑 생활(nomadic life)
  • 소규모의 사회(대체로 200명 부근이 한계로 추정됨)며, 그 중 상당수는 친척임
  • 높은 유아 사망률 및 현재에 비해 매우 짧은 평균 수명
  • 대체로 일부일처제였음(실제로는 간통이 흔했지만)
  인간이 과거에 아주 오랜 동안 이런 환경에서 살았다면, 농업이 기원전 약 8500년 쯤 '비옥한 초승달 지대'에서 발명된 후에 일어난 일들은 진화적으로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농업이 발명된 후에도 지구 전체로 퍼져 나가는 데는 시간이 수 천 년 단위로 걸렸기도 합니다).  실제 인간의 행동(및 실제적인 능력)을 분석해 보더라도, 현대 사회의 환경보다는 제가 위에 말한 EEA에 더 부합하는 모습을 보여 줍니다.
  세 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현대의 도시 생활에는 좁은 지역에 매우 많은 사람이 밀집해서 살죠.  하지만 인간의 기억력은 이 사람들을 다 기억할 만큼 뛰어나지 못합니다.  대체로 평균적인 현대인이 얼굴과 이름을 연결시킬 수 있는 사람 수의 실제적인 한도는 수백 명 정도입니다.  인간의 기억력은 대단히 뛰어납니다만 - 수 만 종의 사물에 이름을 붙인다는 점을 보아도 말입니다 - 왜 다른 사람을 기억할 때 이 정도로 제한이 있을까요?  현대 생활에서 다른 사람들을 잘 기억한다는 점은 강력한 성공 요소 중 하나인데도 말입니다.  또 하나, 남녀의 식성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대체로 여자들에 비해 남자들은 군것질을 좋아하지 않으며 한 번에 많이 먹고 육식을 더 좋아합니다.  그리고, 남자 쪽이 범죄를 저지르는 일이 - 특히 살인의 경우 -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인간 심리(심리가 그렇다면 공통적인 행동이라고 합시다)에 나타나는 이러한 현상들은 EEA 중심으로 분석하면 통일적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현대 사회를 기준으로 보면 이해하기 힘듭니다.  이 정도면 진화심리학의 기본 논리 전개 방식이 어떤지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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닫아 주셔요 ^^



2. 그러면 우리의 행동이나 의지도 모두 진화에 의해 조종되고 있단 말인가요?
 
  잠깐, 좀 차분하게 생각합시다.  우선, 제가 앞에서 말한 내용 하나를 가져오겠습니다.

  "인간이 배가 고프면 먹을 것을 찾는 행동도 살아가야 한다는 목적을 유지하기 위한 적응적 행동입니다.  물론 그 근저에는 '살아 남아서 유전자를 보존해야 한다'는 유전자의 '목적'이 있지요."

  사람이 즐기는 '먹는 활동'도 유전자에서 나옵니다!  먹고, 자고, 배설하는 기본적 행동이 전부 유전자 탓... 이런 행동을 하시면서 진화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던 분 계신가요?  보통 결혼하면 성생활을 하고 아이를 낳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목적?  뻔하지 않습니까.  정말로 '조종당하십니까?' 
  진화는 이런 일들을 사람이 의식하건 의식하지 않건 '하도록 만들어 놓았습니다'.  어떤 것은 '하면 즐겁도록'(성행위 같은 것), 어떤 것은 '괴로와도 하도록'(통증이나 입덧이 그 좋은 예입니다), 어떤 것은 양편 어느 쪽에도 들어가지 않기도 합니다(잠드는 것 자체는 즐겁거나 괴롭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해야 합니다).  어쨌건 '하도록 해 놓았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유전자가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 남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말입니다

  .. 행복과 미덕은 우리가 결정할 문제다.  이 점에서 나는 관습적이고, 이성애자이고, 백인이고, 남성이지만 결코 위선자는 아니다.  나는 자식을 볼 나이가 한참 지났지만 아직까지 자발적으로 아이를 낳지 않고 있으며, 나의 모든 생물학적 자원을 독서하고, 글을 쓰고, 연구를 하고, 친구들과 학생들을 돕고, 운동장 트랙을 도는 데 탕진하면서 유전자를 퍼뜨리라는 엄숙한 명령을 무시하고 있다.  다윈주의의 기준에서 보면 나는 한심한 패배자여서 퀴어 네이션(queer nation)에서 포커를 치는 회원보다 조금도 나을 게 없다.  그러나 나는 더없이 행복하며, 나의 유전자들이 내 삶을 싫어하여 호수로 뛰어든다고 해도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How the mind works)', Steven Pinker, 김한영 역, 동녁사이언스 刊. p.95

  이 포스팅을 보시는 여러분도 원하면 언제든지 유전자의 명령을 무시할 수 있습니다.  밥을 덜 먹을 수도 있고, 잠도 덜 잘 수 있고, 성행위도 안 하거나 아이도 덜 낳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그렇게 행동하신다면 여러분의 유전자는 다음 대로 전해질 가능성이 아마도 낮아질 것입니다.  식욕이나 생리 현상을 거역하면 거의 당장 그 효과가 나타나겠지만, '일반적인 심리 경향(e.g. 남자는 미녀를 좋아한다)'에 거스른다면 아마 자손 수가 적어질 것입니다.  스티븐 핑커가 '다윈주의의 기준에서 보면 나는 한심한 패배자'라고 말한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또 한 가지, 사람이 유전자의 명령을 무시할 수 있는 이유는 '유전자가 생명체의 행동에 지시하는 것은 과거에 효과적이었던 일반적인 지침'이기 때문입니다.  스티븐 핑커는 이를 'if... then 구문'이라 간결하게 표현합니다.  예를 들자면 '배고프면 먹어라'나 '형제가 위험에 처하면 구해라', '엉덩이 둘레에 비해 허리 둘레가 적당한 (젊은) 여자라면 관심을 가져라'는 식입니다.  이것은 모두 이 포스팅을 읽는 여러분의 조상 시대에 유용한 지침이었지요(물론, 아마 현재에도 유용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겠지만요).  앞으로 차근차근 논하겠지만, 현대 사회는 인간이 형성된 EEA와 매우 다릅니다.  따라서 EEA 시절에 효과적인 지름길을 인간에게 제시해 주었던 유전자들이 21세기에서도 유용하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게다가 유전자가 개개의 개체가 직면할 수 있는 모든 상황에 대해 모든 지침을 마련해 두지도 못합니다.  그랬다가는 인간 유전자를 전부 다 사용해도 모자랄 것입니다.  그 간극은 모든 동물이 주로 학습으로 메꾸죠.  사람은 수명이 길어 학습에도 오랜 시간을 들이며, 주변 상황에 따른 행동의 유연성도 매우 높다는 것을 알아 두어야 합니다.  한 예로, 농업 시대 이전 인간의 생활 모습에 가깝다고 추정하는 현대의 수렵-채집 부족 사회와 현대 서구 사회의 살인률을 비교하면 놀랄 만큼 현대 서구 사회가 더 낮습니다(참고자료).  현대 사회에서 '살인하지 말라'는 교육과 살인자에게 가하는 징벌이 효율적으로 살인 행동을 억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지요.

  요약해 보겠습니다;

  • 인간의 모든 행동을 - 즉 어느 순간에 이거 다른 순간에 저거 하겠다는 것까지 포함하는 시시콜콜한 모든 행동 말입니다 - 유전자가 통제 및 제어하지 않으며 그러기란 불가능하다.
  • (EEA에서 습득한) 유전자가 정해 놓는 '지침'이 현대 사회에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많은 경우 그렇게 행동하지 않도록 교육을 받는다.  단적인 예로, 살인이나 강간 경향은 남자가 여자보다 훨씬 높지만 교육과 사회적 압력으로 현대 서구 사회에서는 상당히 극복하는 데 성공했다.  즉, 사람이 유전자의 지침을 꼭 따라야 할 이유가 없고, 현대의 도덕은 유전자와는 별개 문제다.
  다시 강조하건대, 어느 개체가 갖고 있는 유전자는 '과거에 성공한 전략'을 그 개체에게 프로그램해 놓습니다.  그러고 현재에 그 전략대로 움직이도록 합니다.  하지만 사람이 그것을 따르냐 마냐는 바로 그 개인에게 달려 있으며 무조건 따라야 할 필요도 전혀 없습니다.  거부하기 쉬운 것들은 보통 시간적 선택 압력이 약한 것이고, 어려운 것들은 압력이 크다는 차이는 있습니다만, 보통 '생리현상' 외에 인간의 '심리'에 관계된 것들은 단시간 압력이 크지 않습니다.  따라서 스티븐 핑커처럼 행동하더라도 개체의 생존에는 전혀 지장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만, 댓가는 다음 대에서 나타나겠죠.  
  즉, 여러분의 다음 세대만 신경쓰지 않는다면, 생명 유지에 지장 없는 한도 안에서(그런 행동 하시는 분은 아마 많지 않으시겠죠) 얼마든지 유전자의 독재에 반기를 들 수 있습니다.

  Rebellers to the genes of all the nations, unite!

 漁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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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Frey 2009/06/24 07:13 # 답글

    인간도 결국 생물이라는 점을 납득하기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많지요. 뭐, 이건 다윈 시대부터 내려온 유구한 역사를 가진 전통이긴 합니다만 -_-; 자신이 인간이기에 다른 동물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하는 건 수천 년 전부터 내려온 전통이고요 -_-;;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그 책은 읽어보지 않았습니다만, 언제 한 번 봐야겠네요. 말씀하신대로 과학자들은 길게 적자니 번거로워서 '생물이 특정한 행동을 선택'한다고 말하지만, 그게 개체가 의식적으로 하는 선택은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에게 유념하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 자신도 너무나 당연한 듯이 특정한 행동을 선택한다고 말하고 있었군요.

    '학습'이 생존에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죠. 개인적으로는 생물이 '학습'을 통해 어디까지 적응할 수 있는지 참 궁금합니다. 물론 인간도 앞으로 수천 세대가 지나면 지금은 '학습'을 통해 습득해야 하던 걸 유전적으로 획득할 가능성이 있겠지만요.
  • 漁夫 2009/06/24 12:38 #

    Matt Ridley는 "E.O.Wilson은 그런('이기적 유전자'의 마지막 문장에서 리처드 도킨스가 사용한 말, '이기적 유전자의 독재에 반기를 들어야 한다') 가책을 아예 무시했는데... 그 결과로 (인간의) 상처받은 자존심에 부딪혔다"라고 말합니다 ^^;; 오죽하면 세미나에 참석했다가 얼음물 세례 받았던 일은 정말 유명하죠. 강의실이 인간띠로 막히기도 하고요. 도킨스조차 '극우 정치인을 지지했다'는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합니다. ^^;;

    사람의 성적인 진화 결과와 그 현황에 대해서는 '붉은 여왕'이 아니라면 'Why sex is fun'이 적당하고, 실제 인간이 침실에서 벌이는 성적 행동 전략에 대해서라면 '정자 전쟁'이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뭐 편의적인 기술이고 그것을 다 아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업계 언어'인데 그거갖고 뭐라기에는 곤란하죠? 스티븐 핑커가 말한 것처럼 '컴퓨터가 프린터를 인식 못해서 지금 인쇄가 안됩니다'와 똑같은 방식이 아니겠습니까.

    생물의 학습 유연성은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안 나오고,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본능을 거의 완전히 억제할 수 있을 정도로 학습이 가능하죠. 말씀처럼 수천 세대 뒤까지 현대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면 거기 맞춘 진화 과정은 필연적이라고 봅니다.
  • 닝구 2009/06/24 09:56 # 답글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漁夫 2009/06/24 12:39 #

    감사합니다. ^.^
  • 2009/06/24 10:1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漁夫 2009/06/24 12:41 #

    과학은 결코 '상식'이 아니죠. 도킨스의 말처럼 '인간의 두뇌는 진화적인 시간 간격은 고려할 필요가 없게 배선되어 있습니다'. 10년 뒤만 해도 유구한 세월 같은데 10억년 단위 정도 되면 도대체 상상이 불가능하죠.

    J. Diamond의 말처럼 '종(species)차별주의'는 정말 극복하기 힘들어요. 이 분야에서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납득시키키 힘든 문제 중 하납니다.
  • 슈타인호프 2009/06/24 11:06 # 답글

    진화심리학적인 분석을 거부하는 분들의 심리는 요약하면 이건 것 같더군요.

    "내가 조종당하고 있다니!! 내가 그럴 리가 없어!! 난 내 자신의 의지로 내 삶을 이어가고 있다고!!!"

    그러나 이 쥐가 지금 누르고 있는 것은 스키너의 먹이통 안이라거나...(웃음)
  • 초록불 2009/06/24 12:45 #

    정답입니다...ㅠ.ㅠ
  • 漁夫 2009/06/24 12:51 #

    아하하하!

    말씀처럼 '먹이통 누르는 행동'은 다들 하고 있는데도 '조종된다'는 생각은 절대로들 안 한다니까요. ㅋㅋㅋ

    제가 저 포스팅의 설명에서 생략한 점이 '인간이라는 종에서, 상당한 빈도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행동 양식은 진화로 얻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란 서술인데 그거 집어넣어야 겠습니다. 가령 전 인구의 1% 정도는 (증세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정신분열증을 겪는데, 지역별로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 뉴기니건 미국이건요. 이렇다면 뭔가 진화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하죠. 미소짓는 방식 등 표정의 양식도 전 인류가 공통적이니 분명히 전 인류가 공통 조상에서 물려받았죠.
  • 모모 2009/06/24 12:06 # 답글

    진화심리학의 문제는, 연구 대상이 H.sapiens라는 점에서, 또 '심리' 라는 게 표면적이지 않고 정량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대조군을 포함한 큰 집단에서의 체계적이고 동시적인 분석'이 불가능하다는 데 있고, 그래서 '설득력 있는 가설' 수준에 멈춰 있다는 거죠.

    그래서 생물학자 중에서도 진화심리학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이 꽤 있습니다. "내 의지" 니 뭐니 하는 이유가 아니라, '저거 그냥 가설이잖아. 저기에 "진화심리학" 이라는 이름을 붙이다니' 정도의 거부감 쯤 되겠네요 =_=
  • 漁夫 2009/06/24 13:00 #

    조금 거칠게 요약하자면, '오해' 십니다.

    1. '심리' 라는 게 표면적이지 않고 정량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 사람들의 행동을 조사하고 설문 조사와 맞춰 보는 방식이 가장 자주 쓰는 방법입니다. 그런 면에서 사람들은 '생각'도 말해주기 때문에 동물보다는 조사하는 데 시간이 덜 걸리죠. 전형적인 조사 방식이 궁금하면 http://fischer.egloos.com/4098114 포스팅에 나와 있는 David Buss의 연구 결과를 보시기 바랍니다.

    2. '대조군을 포함한 큰 집단에서의 체계적이고 동시적인 분석'이 불가능하다 ; 위에 언급한 포스팅의 D. Buss 연구를 참고하십시오. 물론 사람이 인위적으로 대조군을 만들 수 있는 경우는 제한되어 있습니다만(경우에 따라선 대조군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연구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면 진화론이나 기상학 같은 학문도 학문이 아닌 셈입니다.

    3. '저거 그냥 가설이잖아. 저기에 "진화심리학"이름을 붙여? ; 실제로 이것 갖고 말이 많은데, 일반적인 '가설'이라 하는 신뢰도 수준보다는 훨~~~씬 신뢰도가 높습니다. 저는 '진화심리학이 가설이라면 진화론도 가설이고 그 역도 성립한다'고 말하고 싶군요.
  • 모모 2009/06/24 13:35 #

    아니죠. 진화론은 이론입니다. 가설 -> 이론 으로 진화한 거죠. 물론 처음에는(아마 다윈이 <종의 기원>을 출판했을 당시에는) '가설' 취급 받았겠지만, 오랜 연구와 수정과 관찰이 이루어지고 수많은 근거가 보태져서 '이론'이 된 겁니다. 그리고 진화론 연구는 사람 대상으로 하는 거보다 대조군을 만들기도 쉽고, 인위적인 변화를 일으키기도 쉬우며, 훨씬 많은 수를 가지고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라는 한 종만 관찰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매우 다양한 종을 관찰할 수 있고, 초파리의 돌연변이 실험 같은 경우는 인위적인 조작이나 변인 통제를 할 수도 있죠)

    저는 진화심리학이 아직까지 '가설'을 벗어날 정도로, 혹은 진화론과 같은 정도로 취급될 정도로 많은 연구와 관찰이 이루어지고 근거가 쌓였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실 '진화심리학이 가설이라면 진화론도 가설이다'라는 말은 매우 불쾌하군요. 쌓인 근거의 수만 봐도 그 둘은 비교 대상이 될 게 못됩니다.

    특히나 여성의 허리둘레-엉덩이둘레 비율에 관한 건 더더욱 그렇습니다. 남성이 가냘픈 여성을 좋아하는가 풍만한 여성을 좋아하는가(특히 허리둘레 문제에서)는 시대에 따라, 또 같은 시대에서도 지역에 따라 매우 다양하게 변화해 왔습니다. 이걸 'H.sapiens라는 종의 공통적 특징'으로 잡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걸 '진화의 산물'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아프리카의 특정 부족은 어렸을 때부터 여성의 목을 길게 하기 위해 링을 끼우고, 점점 그 수를 늘려 성인이 되면 목이 매우 길어집니다. 그리고 그 부족의 남성들은 '목이 긴 여자'를 예쁘다고 생각하지요. 중국의 전족도 비슷한 경우고요. 다른 나라나 부족도, 이것과는 다르지만 다들 약간씩 다른 미의 기준을 가지고 있습니다. 허리둘레 문제에서도 그렇구요. 도대체 허리둘레-엉덩이둘레 문제가 어떤 진화적 메커니즘을 가졌길래 '진화를 통해 형성된 H.sapiens 종의 공통된 특징'이 되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허리둘레-엉덩이둘레 비율에 따른 선호는 학습에 의한 결과라고 봐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만? 그래서 각 문화권마다, 또 시대마다 선호하는 허리둘레-엉덩이둘레 비율이 달라지는 것이겠죠.

    ex. 그리스 시대의 '간다라 미술'은 우리나라 교과서에서는 매우 성행한 듯이 나오지만(신라까지 영향을 미쳤다니=_=), 사실 인도에서는 별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커피잔 속의 바람으로 끝나버렸습니다. 그 이유는 그리스의 '풍만한 조각상'을 '허리 가늘고 가슴큰(!) 여자가 미녀'로 생각하는 인도인들이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같은 시대에서도 다른 문화권 간에는 허리둘레-엉덩이둘레 비율 선호에는 꽤나 차이가 있었습니다.
  • 漁夫 2009/06/24 14:46 #

    그러시다면

    1. 인간 행동이 유전자에 의해 조종될 수 있다; 동의하신다고 말씀하셨으니 넘어가겠습니다.
    2. '심리'가 '어떤 행동을 주로 하게 만드는 경향'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개개인의 마음 속에만 있는 생각 외에, 실제로 현실로 나타나는 행동을 유발하는 요인으로서 말입니다. 만약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는 생각이라고 하면 그건 과학적으로 조사할 방법 없습니다(개별 대상에게 직접 물어볼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얘기만 듣는 것은 실제 행동을 조사하는 것보다 신뢰도가 좀 떨어집니다. '거짓말'이 항상 개입할 수 있어서요). 하지만 '행동으로 연결되는' 경우는 대부분은 조사가 가능합니다. 인간 행동을 유발하는 '생각'이 심리라는 데 동의하신다면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3. 위에서 말한 심리가 EEA 환경에서 자연 선택될 수 있다는 데 동의하시는지요?

    진화론은 이론이고 진화 '심리'학은 가설이라고 하시는데, 제가 말한 것 중 진화론의 기본 전제에서 어긋난 것이 무엇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 모모 2009/06/24 15:53 #

    2. 심리를 행동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걸 부정한 적 없습니다.
    3. '될 수 있지'만 '안될 수도 있'지요. 그리고 다른 근거들이 '허리둘레-엉덩이둘레 비율에 따른 선호'가 '진화의 산물'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있지 않습니까? EEA(과거)에서 선택된 어떤 형질이 있다면 그리고 그게 정말 형질(trait)이라면, 그건 현재까지 계속 한결같은 영향을 H.sapiens라는 종 전체에 걸쳐 일관되게 보여야--종이나 무리 전체에 해당하는 일관적인 특성이야말로 진화론에서 'trait'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지요-- 합니다. 하지만 심지어 '같은 혈열을 가진 인간 집단'에서도 세대에 따라 여성의 허리-엉덩이 둘레 선호 비율은 달라집니다. 삼국시대 - 고려 - 조선시대 - 현대의 복식과 '미녀도' 들, 기녀들의 그림들, 사진들을 비교하면 그 체형 차이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는 금방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간단히 말해 '겨우' 몇백년 단위로 변하는(게다가 일관적인 방향으로 변하지도 않는) 인간 남성의 허리둘레-엉덩이둘레 비율 선호를 자연선택으로 결정된 H.sapiens의 trait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겁니다.

    '진화심리학적 추측(가설 설정)'이 있으면, 그걸 뒷받침해줄' 다른 근거'들이 필요한데, 현재 어부님이 써 놓으신 주장들은 '그 다른 근거'들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허리둘레-엉덩이둘레 문제처럼 다른 근거에 의해 반박되는 경우도 있구요. 이러니, 진화심리학의 주장들을(진화심리학 자체가 아니라) '가설' 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에 비해 진화론은 다른 분야의 연구에서도(ex. 지질학)그 근거가 발견되고, 진화론 연구 자체뿐 아니라 다른 연구에서도 증거들이 진화론을 뒷받침하고 있으며, 오랜 시간 연구되면서 진화론 자체가 논파되거나 더 나은 이론이 제시된 적이 없었기에, 충분히 '이론'이라고(아니, 어떻게 보면 '과학적 사실'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 모모 2009/06/24 16:05 #

    그리고, '심리'는 개인차가 상대적으로 큰 분야지요. WHR의 경우도 그렇지만, 로리콘도 있을 수 있고 갸냘픈 여자를 좋아하는 사람, 풍만한 여자를 좋아하는 사람, 몸매 안 보고 얼굴만 보는 사람 등등 다양합니다. 여러모로 그렇습니다. 그래서 그걸 과연 'H.sapiens라는 종의 공통적인 특성'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 의심이 듭니다. 기린의 긴 목이라든지, 사람의 퇴화한 꼬리뼈라든지, Archaea들의 고온에 저항할 수 있는 특이한 세포막 구조 같은 것들은 겉으로 쉽게 파악할 수 있기도 하지만 일단 그 종에 속한 모든 개체에서 그 특성이 관찰되고, 그 특성을 통해 분류를 합니다. (꼬리가 있으면 인간이라는 종에서 제외됩니다. 분류학도 특정 '특성'들을 가지고 계-문-강-목-과-속-종으로 내려가면서 분류하죠. 척추가 있는가? Yes or No 이런 식으로요)

    하지만 심리는 그렇지가 못합니다. 특정 범위의 WHR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 개체를 인간이 아니라고 분류할 수 없잖습니까. '그 심리특성이 H.sapiens라는 종의 공통되고 일관적인 특성이다'를보여야 하는데, 심리는 그 조건을 만족하기 힘든 측면이 많습니다. 설사 만족한다고 해도 보이기도 힘들구요.
  • 모모 2009/06/24 12:07 # 답글

    사실, '인간은 유전자에 지배당한다'는 건 리처드 도킨스 이후로 생물학계에서 이미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지는 관점이지요. 딱히 진화심리학을 들고 나오지 않아도 말입니다.
  • 漁夫 2009/06/24 13:01 #

    이거야 제가 뭐라고 언급할 구석이 남아 있지 않아서요. ^^;;
  • dhunter 2009/06/24 15:44 # 삭제 답글

    늘 헷갈리는건데.

    어떤 특성 'A'가 있습니다. 이 특성의 'Begin'은 유전자의 돌연변이등 정말 '우연치 않은' 경우에 의해 발생하는건가요?
    그리고 이 특성 'A'가 환경에 맞고 유전자 보존에 유리하면 그 특성 'A' 를 가진 개체가 다수가 되는... 그런거죠?
  • 漁夫 2009/06/24 15:46 #

    완벽하십니다. '우연치 않은'보다는 '우연하게'가 더 좋지 않을까요 :)

    항상 그렇게 말하기는 너무 번거로우니까 보통 '전략'이나 '목적'이라는 말을 사용하죠.
  • dhunter 2009/06/24 16:22 # 삭제

    원래 쓰려고 했던건 '의도치 않은' 이었던것 같습니다 =_=);;;;
  • 漁夫 2009/06/25 12:46 #

    (씨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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