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5월 24일
크대협; 'The conscience of a liberal'
'크대협'이 쓴 'The conscience of a liberal'(번역본은 '미래를 말하다'란 엉뚱한 제목)을 근자에 보았습니다(물론 번역본으로 읽었죠). 근자에 노벨 상까지 탄 크대협의 뽀스에다 설득력이 철철 넘치니 제가 그리 익숙하지 않은 경제학 내용을 읽으면서도 크게 지루할 일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뭔가 마뜩치 않은 점이 있었으니
어부에게, 이 책에서 크대협은 외팔이 경제학자1)로 보이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그의 책에서 미국의 의료 제도에 대해서 말한 단락을 인용하면
.. 그러나 미국의 현재 의료체계에서는 수 백 만의 사람들이 보험을 거부당하거나 터무니 없는 보험료를 부담해야 한다. 동시에 보험사들은 신청자들을 가리고 의료비를 지급하지 않기 위해 싸우는 데 어마어마한 액수의 비용을 들이고 있다. 그리고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사들과 병원들은 의료비를 받기 위해 보험사를 상대로 싸우는 데 어마어마한 규모의 돈을 쓰고 있다. '지불거부 경영(denial management)'이라는 산업이 있을 정도다. 이는 보험사가 지불을 거부할 때 의사들이 맞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업체들로 구성되어 있다.
정부가 국민의료보험제도를 운영한다면 이런 비용이 발생할 리 없다. 만약 모든 국민들이 의료보험을 받을 권리가 있다면 고위험 고객을 제거하는 과정이 필요 없을 것이다. 만약 정부 공무원이 보험을 관리한다면 누가 치료비를 내야 할지 싸울 일도 없을 것이다. 만약 치료가 보험약관에서 보장하는 항목에 해당한다면 정부는 그 비용을 지급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의료보험제도는 민간의료보험보다 불필요한 행정절차가 훨씬 줄어들고 관리비도 훨씬 적게 들 것이다. 예를 들어 메디케어(medicare)는 재원의 약 2%만을 관리비 명목으로 지출한다. 민간 보험사의 경우에는 관리비용이 15%에 이른다....
- 번역본, 280~81p
정부가 국민의료보험제도를 운영한다면 이런 비용이 발생할 리 없다. 만약 모든 국민들이 의료보험을 받을 권리가 있다면 고위험 고객을 제거하는 과정이 필요 없을 것이다. 만약 정부 공무원이 보험을 관리한다면 누가 치료비를 내야 할지 싸울 일도 없을 것이다. 만약 치료가 보험약관에서 보장하는 항목에 해당한다면 정부는 그 비용을 지급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의료보험제도는 민간의료보험보다 불필요한 행정절차가 훨씬 줄어들고 관리비도 훨씬 적게 들 것이다. 예를 들어 메디케어(medicare)는 재원의 약 2%만을 관리비 명목으로 지출한다. 민간 보험사의 경우에는 관리비용이 15%에 이른다....
- 번역본, 280~81p
상당 부분을 오로지 정부 운용 제도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데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서술을 '경제학 콘서트(Undercover economy)'에서 팀 하포드(Tim Harford)의 논리 전개와 비교해 봅시다.
경제학 콘서트의 5장은 제목이 '좋은 중고차는 중고 시장에서 팔지 않는다'로, 시장에서 거래될 재화에 대해 판매자와 구매자 중 어느 한 편이 정보를 더 많이 알 경우에 생기는 문제를 경제학에서 다루는 '레몬 이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전반부에서는 미국 의료보험의 문제점에 대해 논하고 있으며(177~181p) 이 분석은 크대협의 책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음은 약간 다르죠.
민영보험에 기반을 둔 의료보험 시스템은 앞서 살펴보았듯이 뒤죽박죽에다 고비용이고 관료주의적이다. 그렇다면 정부가 운영하는 시스템은 더 나을까?
불행히도 시장이 실패할 수 있듯이 정부도 실패할 수 있다... 정부가 운영하거나 규제하는 경제에서도 희소성, 외부효과, 불완전 정보는 마술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이에 관한 흥미로운 사례로 모든 영국 시민들에게 보건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국 국립보건청을 들 수 있다. 직업이 있는 사람은 약 처방전에 대해서는 소액의 돈을 내긴 하지만, 이 서비스는 대부분 무료다. 또한 이 기관은 완전한 의료보장을 제공한다. 영국의 어떤 병원에서든 시민들은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예상하겠지만 이 시스템은 초만원이어서, 환자들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뿐 아니라 선택의 여지도 없다. 의사가 권하는 시스템을 받아들이지 않을 도리가 없다. 다른 치료는 받을 수가 없다. 전체적으로 치료 결과는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치료를 받기 위해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문제는 수년간 불만의 대상이 되어왔다.
- 'Undercover Economy', Tim Harford, 번역 김명철, 웅진지식하우스, p.185
불행히도 시장이 실패할 수 있듯이 정부도 실패할 수 있다... 정부가 운영하거나 규제하는 경제에서도 희소성, 외부효과, 불완전 정보는 마술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이에 관한 흥미로운 사례로 모든 영국 시민들에게 보건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국 국립보건청을 들 수 있다. 직업이 있는 사람은 약 처방전에 대해서는 소액의 돈을 내긴 하지만, 이 서비스는 대부분 무료다. 또한 이 기관은 완전한 의료보장을 제공한다. 영국의 어떤 병원에서든 시민들은 무료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예상하겠지만 이 시스템은 초만원이어서, 환자들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뿐 아니라 선택의 여지도 없다. 의사가 권하는 시스템을 받아들이지 않을 도리가 없다. 다른 치료는 받을 수가 없다. 전체적으로 치료 결과는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치료를 받기 위해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는 문제는 수년간 불만의 대상이 되어왔다.
- 'Undercover Economy', Tim Harford, 번역 김명철, 웅진지식하우스, p.185
국가가 강제로 특정 의료 행위에 대해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한정된 자원을 배당해야 하기 때문에 엉뚱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의료보험을 정부가 운영하는 우리 나라에서도 외국에서 효과를 인정받는 새료운 치료법을 들여오는 데 보험 적용을 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 논란이 많죠. 우리 나라에서 어떤 문제가 있을 수 있는지는 글리벡 사태 외에 이 포스팅을 보시면 대충 짐작이 가실 것입니다2). 영국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서, 당연히 팀 하포드는 몇 페이지를 할애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의 문제점을 알아보기 위해 최근에 부각된 영국 시각 장애인의 사례를 살펴보기로 하자. 시각 장애인들을 대표하는 왕립시각장애인협회는 치료 방법을 평가하고 국립보건청의 치료비 지급 여부를 판단하는 국립임상연구소(NICE)의 결정에 반대하는 격렬한 캠페인을 벌였다...
논란은 광역학요법이라는 새로운 치료법의 승인에 NICE가 보인 무관심에서 나왔다... 2002년에 NICE는 양쪽 눈 모두 영향을 받았을 때에 한해서 덜 손상을 입은 눈에만 광역학요법 치료를 받게 하는 극단적인 내용의 지침을 마련했다. 이는 한쪽 눈의 시력을 잃게 되더라도 양쪽 눈의 치료는 거부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NICE를 비난하기에 앞서 NICE의 상황을 먼저 알아보자. NICE가 직면한 근본적인 문제는 재원은 제한되어 있는 반면 이를 사용해야 할 치료 방법의 수는 무제한으로 많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NICE는 누가 어떤 종류의 보건 서비스를 받을 것인지 (옮긴이 주; 정확히 말하면 '누가 어떤 의료 서비스를 받을 때 그에 대해 지원을 할지 말지' 겠죠) 결정해야 하는 딜레마를 해결해야 한다...
... 그리하여 한쪽 눈에는 치료를 적용하고 다른 쪽 눈은 실명하도록 그냥 두는 냉혹하게 보이는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QUALY(질보정 생존 연수) 분석 결과 나온 냉정한 판단은 두 눈이 건강한 것과 한쪽 눈만 건강한 것의 차이는 한쪽 눈만 건강한 것과 아예 보지 못하는 것의 차이보다 덜 심각하다는 논리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결과로 인해 병원은 당황스러운 권유를 받게 되었다.
- ibid, p.185~89
논란은 광역학요법이라는 새로운 치료법의 승인에 NICE가 보인 무관심에서 나왔다... 2002년에 NICE는 양쪽 눈 모두 영향을 받았을 때에 한해서 덜 손상을 입은 눈에만 광역학요법 치료를 받게 하는 극단적인 내용의 지침을 마련했다. 이는 한쪽 눈의 시력을 잃게 되더라도 양쪽 눈의 치료는 거부하라는 것을 의미한다.
NICE를 비난하기에 앞서 NICE의 상황을 먼저 알아보자. NICE가 직면한 근본적인 문제는 재원은 제한되어 있는 반면 이를 사용해야 할 치료 방법의 수는 무제한으로 많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NICE는 누가 어떤 종류의 보건 서비스를 받을 것인지 (옮긴이 주; 정확히 말하면 '누가 어떤 의료 서비스를 받을 때 그에 대해 지원을 할지 말지' 겠죠) 결정해야 하는 딜레마를 해결해야 한다...
... 그리하여 한쪽 눈에는 치료를 적용하고 다른 쪽 눈은 실명하도록 그냥 두는 냉혹하게 보이는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QUALY(질보정 생존 연수) 분석 결과 나온 냉정한 판단은 두 눈이 건강한 것과 한쪽 눈만 건강한 것의 차이는 한쪽 눈만 건강한 것과 아예 보지 못하는 것의 차이보다 덜 심각하다는 논리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결과로 인해 병원은 당황스러운 권유를 받게 되었다.
- ibid, p.185~89
물론 크대협이 미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쓴 이 책에서 국민 보험 제도의 필요성을 요청한 이유는 분명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번역을 통해 교양서 수준으로 읽는 한국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는, 아무런 '반대팔' 없이 한쪽 방향만 듣는 것은 약간 꺼림직하군요. 아무리 미국 국민들을 위한 '리버럴의 선언'이라고 하더라도, 반대 방향을 취할 경우 부작용의 개요 정도만이래도 각주로 달아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漁夫
각주 ]
1) 외팔이 경제학자; 경제학자들이 'on the other hand~ '로 경제 정책의 양면성을 정치가들에게 설명하는 수가 많기 때문에 붙은 말입니다. http://sonnet.egloos.com/4134568 등을 참고하시길.
2) 요즘에는 현직 의사분들께서 이용하고 계신 블로그를 통해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습니다. 올바른 의료보험 및 의료 현장에서 부딪히는 문제에 대한 지식을 얻기 위해서 매우 다행스럽다고 봅니다.
한정호님 ; http://blog.hani.co.kr/medicine/ . 특히 http://blog.hani.co.kr/medicine/6300는 한 번 읽어보시길.
늑대별님 ; http://cheilpkh.egloos.com/1407987, http://cheilpkh.egloos.com/701282,
http://cheilpkh.egloos.com/1233367 (일반적으로 의사들을 많이 욕하고 실제로 나쁜 의사도 있습니다만, 의사들에게만 moral hazard가 있는 건 아니죠. '의사들은 다 나쁘다'고 생각하는 순간 이성적인 문제 해결은 물 건너 가는 겁니다)
.
닫아 주셔요 ^^
# by | 2009/05/24 12:03 | Views by Engineer | 트랙백(1) | 덧글(28)







![[수입] 바흐 :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1권](http://image.aladdin.co.kr/coveretc/music/coveroff/2982436736_1.jpg)
![[수입] 바흐 : 브란덴부르크 협주곡](http://image.aladdin.co.kr/coveretc/music/coveroff/2342436152_1.jpg)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제목 : No Free Lunch
크대협; 'The conscience of a liberal'1. 수요공급의 문제2. 현대 의료기술의 발전 양식이 "미국에서 개발하고 세계가 의지하는" 형태라는 것.이 2가지를 고려하지 않은 그 어떠한 '대안'뭐시깽은 전부 쓰레기통에 쳐 넣는 것이 바람직하다.특히 한국 먹물들.....more
저는 "건강의 의무" 도 납세나 병역처럼 국민의 기본 의무에 속해야 한다고 보는 관점입니다. 그냥 개인 소관으로 내버려 두기에는 손해가 너무 커서 말이죠.
결국 저는 일정 부분은 국가에서 봐 주고 나머지 부분은 개인이 좋건 싫건 분담해야 한다는 생각에 찬성하며 저도 실제 지금 그러고 있습니다. 국민 세금으로 전부 다 떠받쳐 주기에는 너무 moral hazard가 많아서 말이죠.
실제 우리는 '세금'으로 서비스의 대가를 항상 치르고 있지만 마치 가격이 싸진듯한 착시를 잃으켜서 수요공급에서 수요량을 폭증시키는;;
유시민의 경우 장관 그만두고 나서 딴 소리를 했다는 말이 있습니다만(한정호님 블로그에 가 보면 그런 얘기가 있습니다) 어찌됐건 의료보호에 의존하는 경우 다른 사람에게 비용을 전담시키는 문제가 심각합니다. 그 사람들이야 자기 주머니에서 아무것도 나가지 않으니까요.
저도 사실 업무 중 하나가 서비스 제공인데, 이래 저래 고려해 봤습니다만 완전 무료로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은 무료로 하면 어떠냐고 합니다만 저는 그것은 옳은 선택이 아닌 듯합니다. 이유는 바로 '심리적 부담'을 주지 않으면 제한 없이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어서요.
다만 이런 부작용 때문에 그렇다고 있는 돈 다 내게 할려니 양극화 소리 빠질 수도 없고.
정책담당자 입장에선 뭐 답이 없죠. 뭐 이해집단, 시민사회 할 것 없이 죄다 목소리는 자기 맘대로고. 의료보험 필요없다 내 돈 내놔라, 왜 우린 유럽처럼 공짜 아니냐, 왜 이놈의 의사들은 돈번다고 과잉진료 하냐 etc..
-_-
한국 의료체계가 좀...좋죠. (?)
그런데 문제는 저 '관리'를 민간에 위임할 경우 몸소 moral hazard를 실천 안 하더라도 당장 비용이 확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굳이 제게 대안을 내놓으라고 하면
1.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에 대해서는 개인이 알아서 해라. (좀 돈 들어도 사보험 쓰든가)
2. 일반 서민이 기초 진단 받을 수 있는 정도의 범위는 보장을 해 주겠다.
3. moral hazard 사례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하여 회수를 하겠다.
이런 어정쩡한 자세죠..
사실 한국처럼 (소비자에게만) 좋은 의료 제도도 없는 것이, 미국 가 있는 제 친구 녀석도 미국에서 병원 갈 걸 여기 와서 해결합니다(물론 비보험으로요). 싸고 빠르고 의료 수준이 높기 때문이죠. 하지만 한 쪽에만 일방적으로 득이 되는 제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전례가 없는데, 제가 늙을 정도 돼서는 수술 같은 거 외국 가 받아야 할라나 적이 걱정이 됩니다.
숫자가 떠오르네요 .. 뭐든지 적당해야 하는데 그게 어려운 거 같다는 ;; ??
이 의료 문제는 양극단이 정답이 아닌 경우라서(세상살이 대부분이 그렇습니다만) 원칙 한두 개만으로 딱 답이 나올 사안이 아닌데, 현재 돌아가는 상황은 별로 유쾌하지가 못하죠.
법으로 강제해서 모두가 국민건강보험에 들게 하는 것과, 영국처럼 세금을 걷어서 공공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별개의 얘기입니다. 크대협이 외팔이로 보이시면 모든 경제학자가 외팔이가 되어 버립니다 -_-;
어부에게, "이 책에서" 크대협은 외팔이 경제학자1)로 보이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따옴표는 이 리플에 옮기면서 추가)
물론 크대협이 미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쓴 이 책에서 국민 보험 제도의 필요성을 요청한 이유는 분명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번역을 통해 교양서 수준으로 읽는 한국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는, 아무런 '반대팔' 없이 한쪽 방향만 듣는 것은 약간 꺼림직하군요. 아무리 미국 국민들을 위한 '리버럴의 선언'이라고 하더라도, 반대 방향을 취할 경우 부작용의 개요 정도만이래도 각주로 달아 주었으면 좋았을 텐데 말입니다.
=============
이 부분을 보시면 제가 크대협을 외팔이로 밀어붙인 게 아니라, 미국하고 한국의 상황이 같지 않은 분야인데 이 책에서 사용한 기술 방법은 한국에서는 오해를 부를 수 있지 않냐고 주장한 것임을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무슨 실력으로 '크대협이 항상 외팔이다'라 주장하겠습니까 ^^;;
누렁별님, 제가 잘 모르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전국민이 강제로 가입하는 건강보험제도'에 문맥상 원래 촛점이 있다는 말씀에는 공감합니다. 그런데 그 제도를 실제적으로 정부가 운영하지 않을 방법이 있는지요? 바로 위에서 크루그만도 설명을 '정부가 운영하는 경우~ '로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저는 이 둘 사이의 관련성이 아주 크다고 생각하고 팀 하포드의 설명을 같이 비교할 수 있다고 가정했습니다. 이 가정이 옳지 않다면 제 비교가 근거가 없어집니다. [ 그런데 그 경우, 크루그만이 왜 정부가 운영할 경우를 사례로 바로 다음에 전개했는지 좀 의아하기는 합니다 ]
그리고, '전국민이 강제로 가입하는 건강보험제도는 정치성향이나 각국의 특수한 상황과는 별 관련이 없는 중립적인 경제학적 해결책'이라고 하셨는데(저도 동의합니다), 미국에서 현재의 상황이 그렇지 않기 때문에 크루그만이 '그 제도가 이러저러한 이점이 있다(즉 이 제도를 채택하면 미국의 현 상황보다는 훨씬 나아질 것이다)'고 주장한 것이 아닙니까? 저는 크루그만이 '반대편 팔을 무시하면서' 적극적으로 주장을 한 이유가 그 때문으로 생각한다고 본문 중에서도 언급했으며(물론 반대 팔도 언급해 주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포스팅에서 주장한 것이 바로 그겁니다), '특히 어느 편'을 강조했다고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 책의 주변 문맥을 다시 확인해 보고는 싶습니다만 아쉽게도 도서관에 반납해 버렸기 때문에 바로 확인할 수 없어서 아쉽습니다. 더 세부 토론이 되면 제가 아무래도 만족스러운 논의를 진행하기 쉽지 않을 듯합니다. 죄송합니다 ]
http://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4/13/2008041300907.html
크루그만 선생이 어찌 보면 오해의 소지가 있게 썼을 수도 있는데, 분명히 "우리도 전국민 국민건강보험 도입합시다"라고 했지 "우리도 영국식으로 합시다" 한 건 아니죠. 그랬다간 "이 사회주의자!" 소리를 들을텐데요. 그보다는 팀 하포드 본인이 영국인이라 자기에게 친숙한 예라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정보경제학의 토픽을 가지고 갑자기 시장실패-정부실패 얘기로 빠진 게 더 이상합니다. 전국민 건강보험 가입은 "이러면 됩니다. 끝" 이라서 '반대팔'을 내 놓을 수가 없습니다 -_-;
그런데 크루그만이 다음 사례를 정부 쪽으로 인용한 것을 보고 꼼짝없이 '정부가 전부 맡는'으로 생각해 버렸지 말입니다. 이런 경우가 있다면, 하포드의 비교 서술에 '구멍이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겠군요. 그런데 하포드의 책 맥락으로 보면 '의료보험 제도를 미국처럼 민간이 운용할 때 정보 비대칭이 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 그러면 전부 국가가 운용할 때는 정보 비대칭이나 그에 따른 문제점이 없어지냐? 그렇지 않다'기 때문에, 그 중간점에 대해서는 논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중간의 내용들을 많이 생략했기 때문에 이 포스팅에 가져온 내용만으로는 전체 흐름 파악에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밑천이 딸려서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