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29 10:48

Rape ; '데이트 ㄱㄱ'의 해석 Evolutionary theory

  Rape ; 실제 사례 조사 및 해석(1)에서 인용한 사례의 해석입니다.


여자의 전략과 남자의 대응

 
  제 블로그에서 남자와 여자가 짝을 찾을 때(mating) 보는 기준이 다르다는 얘기는 너무 많이 했기 때문에 식상할 지경입니다(처음 여기 오시거나 익숙하지 않으시다면 mating; 여자의 전략 (1) 포스팅에 요약을 잘 해 놓았습니다).  거칠게 요약하여, 남자에게 필수적인 능력은 '자원의 지속적인 투자'며 여자에게는 '자식 생산 능력'이 핵심입니다.  그렇다면, 여자가 남자에게 필수적인 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test'를 할 것이라는 정도는 충분히 예측할 수 있죠.  뭐니뭐니해도 아이 하나를 만드는 데 들이는 비용(=에너지)은 여자가 압도적으로 더 많기 때문입니다.  일단 '짝을 짓겠다'고 결정하면 위험 부담은 여자가 크기 때문에 결정하기 전에 여자가 더 오래 생각해야 할 필요가 다분한 것입니다.

  이런 식의 선택을 하는 동물은 자연에서 아주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곳 저곳에서 사례로서 대단히 많이 등장하는 bowerbird를 비롯하여, 일단 짝짓기를 허용한 다음에도 '배란 기준'을 높게 설정하여 수컷의 능력을 시험(!)하는 동물은 사자, 고양이, 밍크 등 많습니다.  [ 참고로, 반면에 일처다부제처럼 수컷이 '잃을 것이 많은' 희한한 경우에는 거꾸로가 됩니다 ]


ㅎㄷㅋ, 당신의 능력을 보여 주셔요


  Robin Baker는 이 상황에 대해 다음처럼 서술합니다.

  엎치락뒤치락 성적 유희는 사람과 다른 많은 동물들이 상대를 유혹하면서 삽입 성교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할 때 사용하는 일상적인 요소다.  그런 행위는 다양한 측면을 지니는데, 이 장면(앞 포스팅에서 말한)에 그 대부분이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이 행위 전체는 여성(또는 암컷)의 배우자 선택과 남성(또는 수컷)의 능력 과시의 상화 작용과 관련이 있다.  여성(또는 암컷)은 남성의 육체적 힘과 성적 유능함을 시험하고, 그러면 남성(또는 수컷)은 통과하거나 실패한다.  종족보존 전략*의 추구에서 이 엎치락뒤치락 유희를 명민하게 사용한 여자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고, 만족스러운 전시를 이행한 남자 역시 같은 이득을 얻는다.
  이러한 엎치락뒤치락 유희의 대부분의 경우는 남자나 여자에게 고통스러운 손실 없이 전개된다.  아니, 오히려 남녀 모두에게 득이 된다.  여자는 원하는 정보를 얻고, 남자는 만족스럽게 행동했을 경우에 삽입 성교를 허락받을 수 있다.  그러나 때로는 위험할 수도 있다.  상방이 동의한 엎치락뒤치락 성교와 강간은 백지장 한 장 차이다.... 이론적으로는 엎치락뒤치락 성적 유희와 애인 강간을 구분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 없다.  여자가 안 된다고 말했는데도 남자가 어떻게든 억지로 성교를 했다면 그 성교는 강간이다.  그렇지만 전 세계의 모든 법 체제가 다 인정하듯이 상황이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문제가 되는 대목은, 인생의 다른 많은 측면처럼, 속뜻은 '어디 날 설득할 수 있는지 보자'이지만 겉으로 안 된다고 말하는 경우다.

  - R. Baker, 'Sperm War'; 번역판 279~280p

  * 원문 표현을 볼 수는 없습니다만, 번역판에는 이렇게 나와 있습니다.  이 표현의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는 독자 여러분께서 충분히 알고 계시리라 믿고 생략.

  이 문제가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전개되었는지는 제 트랙백 포스팅에서 간단히 요약해 놓았으니 다시 인용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다시 R. Baker의 서술로 돌아가면

  남자는 해당 여자에게 나중에 혹은 다른 남자에게서가 아니라 지금 당장 자신의 사정을 실제로 원하도록 설득할 수 있어야만 자신의 절박감을 (옮긴이 덧붙임; 남자는 '사정만 해 놓으면' 기본적인 자식 생산의 조건을 만족하는 셈이니까요) 충족시킬 수 있다.  이러한 설득에 실패한 남자의 유일한 대안은 여자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간에 강제로라도 사정을 시도하는 것이다.  얼핏 보기에 장면 28(옮긴이 주; 제가 트랙백 포스팅에서 소개한 에피소드입니다)의 두 소년은 모두가 이 2단계의 행동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황은 여전히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복잡함을 더하는 요인은 여성의 저항에 부딪힌 남성의 집요한 행동이 정상적이고 유혹과 전희 단계에서 상호 용인되는 일면이라는 점이다.  공격성이나 일정 수준의 육체적 상해도 마찬가지다...
  평균적으로 여성의 최후 방어를 무너뜨리고 사정을 행할 육체적 역량이 되는 남자가 그렇지 못한 남자보다 많은 후손을 남긴다... 여자의 육체적 저항을 극복하는 남자의 능력은 여자가 상대 선택 기준에 추가할 수 있는 사항 중 하나다.  그러나 여자는 이 능력을 어떻게 테스트할 것인가?
  우선은 다른 남자들 간의 경쟁을 지켜보기만 해도 알 수 있다.  장면 28의 소년들은 서로 추격하고 레슬링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요했는데, 이는 힘을 과시하고 약점을 숨기기 위한 노력이었다.  그러나 여자가 시행할 수 있는 유일한 정식 테스트는 남자가 자신의 방어를 설득하고 극복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를 테스트하기 위해서 여자는 우선은 말로써, 다음에는 육체로써 저항해야 한다.  저항이 강하고 실감 날수록 훌륭한 테스트다.

  - ibid., 284~86p

  한줄씩 요약하면

  1. '엎치락뒤치락'은 여자가 남자에게 부과하는 '반 양식화(半 樣式化)한 능력 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
  2. 이 시험을 통과해야 관계를 지속할 가능성이 올라간다.

  결론적으로

이왕 시험을 치는 경우에는, 잘 보는 편이.. (퍽푹팍)


  물론 제가 앞 포스팅에서 인용한 다음 조사 수치에서 볼 때
 
  1982년의 미국 학생들의 한 연구에서는 애인 ㄱㄱ에 노출된 여자가 그 상대와 관계를 지속할 확률은 ㄱㄱ 시도에 실패한 경우보다 성공한 경우에 세 배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추정컨대, 이 여자들이 하나같이 상대가 ㄱ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사실은 당시에 이들의 안 된다는 말이 진심이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남자가 강제 삽입에 성공했을 경우에 절반(40%)에 달하는 여자가 해당 남자와 관계를 지속했다... 남자가 실패했을 경우에는 열 명 중 아홉 명에 달하는 여자(87%)가 해당 남자와 더 이상의 그 무엇도 거부했다...

- ibid. p. 281~82

  꼬마지리학자님의 리플처럼 '40%만이 관계 지속에 동의하지 않았습니까.  시도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성공률 비교를 해야죠'란 질문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그리고 제 표현이 'date ㄱㄱ을 해야 관계가 지속된다'고 생각할 소지가 있었다는 것도 수긍합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제가 단 답플에서 대략 언급했습니다만) -  첫째, 저자 R. Baker가 이에 대해서 아무 언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제가 뭐라 더 말하기가 곤란했습니다.  'Sperm War'의 서문에서 학문적인 논의를 위해서는 'Human Sperm Competition'을 보라고 저자가 권장하는 만큼 이 책을 보기 전에는 제가 더 이상의 언급을 삼가는 편이 좋을 것 같군요[단 값이 OzTL이라 제가 살 수 있을지는 지극히 의문입니다만].  둘째, 지극히 개인적인 주장입니다만, 엎치락뒤치락을 하지 않은 경우에도 관계 지속률이 50%가 될는지 저는 자신할 수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여자든 남자든 결혼 전에 평균 두 명 이상 진지하게 교제한 경험이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은가요?  세째, 이 '시험'은 여자 쪽에서 남자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한 가지 전술일 뿐입니다.  여자가 상대하는 남자의 가치가 이런 시험까지는 필요 없겠다고 생각하면 시도하지 않을 수도 있죠.  그리고 남자 쪽에서도 여자의 '시험'을 점잖게 거절하고 더 좋은 기회를 기다리는 전술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R. Baker가 그 책에서 직접 이에 대한 에피소드를 적고 있습니다).
  이런 점들로 보아서, 저는 남자의 입장에서 'date ㄱㄱ을 해야 관계가 지속된다'는 데는 동의하지 않지만, '현실적으로는 여자가 시험을 해 오는 상황이라고 판단된다면(이게 굉장히 오해의 소지가 큽니다만) 시도해서 크게 손해볼 것이 없다'라고 누가 말하는 경우 실제 data와 비교해 볼 때 이를 반박하기는 대단히 어렵다고 봅니다.  제 주장이 정확하게 전달됐음 좋겠습니다만, 이런 문제에서는 그것도 그리 쉽지 않군요.

漁夫

  ps. Charlie님 말씀처럼 '이런 논리가 통하려면 어느 정도의 호감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문제에 대해서는 저는 그렇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漁夫가 도대체 무슨 삘소리 하냐고 분명히 의견을 주실 분이 있을 줄 압니다 ^^ . 이 점에 대해서는 이 문제에 대한 다음 포스팅에서 적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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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낭만여객 2009/04/29 10:53 # 답글

    음...일단은 상황파악을 잘 하고 볼 일이네요.
  • 漁夫 2009/04/30 08:44 #

    문제는 여자 자신도 자신의 의지와 합치하는 방향으로 행동하지는 않는다는... 즉 '여자 자신도 몰라'란 것이죠.
  • organizer™ 2009/04/29 11:13 # 답글

    뭔가 이율 배반적인 면이 있는 듯 합니다. "당신의 능력을 보여 주셔요"

    한편으로는 흥미있기도 하군요.. 잘 배워서 잘 써 먹어야 할텐데.. [ㅎ] ;;
  • 漁夫 2009/04/30 08:45 #

    아익후 써먹으시는 것은 비권장.... -.-
  • 오돌또기 2009/04/29 11:17 # 삭제 답글

    옛 조상님들 말슴이 남자가 칼을 뽑았으면 호박이라도 찔러야 사내지.

    (근데 바위를 찔르면 낭팬데...음)
  • 漁夫 2009/04/30 08:45 #

    호박인지 바윈지 여자 자신도 모른다는 문제가...
  • 오돌또기 2009/04/30 17:23 # 삭제

    에 또 그래서 옛님들 말씀이

    용자만이 미인을 얻는다고

    (여기서 용자란 감방갈 리스크를 이겨냈다는 의미로 이해해도 되겠군요).
  • 漁夫 2009/04/30 19:25 #

    아하하하! 그게 바로 핵심을 찔렀습니다. 그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에서 논하도록 하죠.
  • reske 2009/04/29 13:34 # 답글

    헐 저도 Charlie님처럼 생각했는데, 막판의 반전이.. 다음편을 또 기다려야겠군영 ^^;; 추측입니다만, 유전적인 행동의 경우 의식적인 결정과 다르다는 것이 힌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유전자의 명령 자체가 처음에는 거절하다가 나중에는 순응하는 그런식으로 되어있다던가.. 말이죠..

    흠..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설령 여성에게 낮은 점수를 받는다 할지라도, 여성의 의견에 반하는 행동은 하고싶지 않네요..;; 이게 너무 나이브하게 생각하는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 漁夫 2009/04/30 08:46 #

    네 의식적 결정보다 '어쩌다 보니 그렇다 됐다'는 말이 사실을 더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봐야 하더군요.
  • 닥슈나이더 2009/04/29 16:03 # 답글

    일단 데이트를 한다는게
    기본적인 호감이상은 있다는 전제가.....
  • 漁夫 2009/04/30 08:47 #

    데이트 ㄱㄱ만으로 보면 그렇습니다만, 전혀 아무 상관 없는 사람에게 당한 ㄱㄱ을 검토하면 또 생각이 달라집니다.
  • dhunter 2009/04/29 16:38 # 삭제 답글

    아무튼 정자전쟁은 흥미있게 잘 읽었습니다만, 마지막 scene은 "끝에 와서 훈훈한척 하기는" 이라는 인터넷 짤방이 생각나더군요... =_=
  • 漁夫 2009/04/30 08:48 #

    그래도 그것이 'OECD 국가 인간 생활의 대다수를 반영'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 현재 OECD 국가들은 부족 사회 당시보다 더 일부일처적이라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죠.
  • dhunter 2009/04/30 20:15 # 삭제

    그 '숫자'는 OECD 국가 인간 생활의 대다수를 반영하지는 않겠습니다만... ^^;;
  • 漁夫 2009/04/30 21:17 #

    하하 그럴 수도 있겠군요.
    그렇더라도 현재 OECD 국가에서는 실제 '사생아'의 비율은 대체로 5~20% 남짓, 전체 평균은 대략 10% 부근이라고 합니다. 정자 전쟁의 중요성은 최소한 OECD 국가에서는 석기 시대에 비해 좀 줄었다고 봐야 할 듯합니다.
  • dhunter 2009/05/01 13:51 # 삭제

    아, 음... '마지막 scene'에서 depth 로는 고손자까지 보는데다 손자 레벨에서 이미 20명이 넘는게 OECD 국가 인간 생활의 대다수를 반영하는것은 아니지 않나... ^^; 란 부분을 말한것이었습니다. ^^; 너무 많아요!
  • 漁夫 2009/05/01 17:23 #

    유럽은 확실히 아니겠군요. ^6^

    하지만 미국은 약간 다르더군요(20명은 좀 지나치긴 합니다 하하). 제가 업무상 만나는 사람들도 애가 둘 뿐이라는 경우는 거의 못 봤습니다. 물론 업무상 보는 사람들은 '어느 정도 사는' 경우긴 합니다만...
  • aeon 2010/04/18 16:35 # 답글

    A.1982년의 미국 학생들의 한 연구에서는 애인 ㄱㄱ에 노출된 여자가 그 상대와 관계를 지속할 확률은 ㄱㄱ 시도에 실패한 경우보다 성공한 경우에 세 배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B.추정컨대, 이 여자들이 하나같이 상대가 ㄱ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사실은 당시에 이들의 안 된다는 말이 진심이었다는 뜻이다.

    에 제가 난독증인지 두 문장 사이의 논리적인 연관관계가 잘 안 보입니다.. -.- 전혀 다른 사실들인 것 같은데 뭔가 생략된 건가요?
  • 漁夫 2010/04/18 17:20 #

    간단합니다. '데이트 상대에게 ㄱㄱ 당했다'고 진심으로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관계를 더 지속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러니 골때리지요.
  • aeon 2010/04/18 19:14 #

    그런데 B의 근거가 A가 되기엔 좀 이상하다고 생각해서요 -.-...
  • 漁夫 2010/04/18 19:49 #

    아닙니다. '강제적으로라도 관계를 가져야 지속 확률이 올라간다'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ㄱㄱ이라고 생각한다'는 진술을 적은 것이지요.
  • aeon 2010/04/18 19:58 # 답글

    아하! 이제 이해했습니다. '추정컨데' 때문에 B가 A를 근거 삼고 있었다는 착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
  • 漁夫 2010/04/18 20:46 #

    O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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