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29 00:04

범죄와 유전자 Evolutionary theory

  진화심리학; 신뢰도와 그 후속 포스팅의 리플에서 제가 몇 번 '범죄자 가문과 유전자' 얘기를 했습니다.  충분히 포스팅할 가치가 있는 내용입니다.

Commented by 전찬일 at 2009/03/26 12:36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어서 질문드립니다.
  진화심리학은 인간의 심리에 대한 설명을 진화적으로 해석하는건데요. 결국 어떤 종류의 진화심리학의 이론이 매우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려면 결국 분자생물학적인 증거, 그러니까 어떤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어떤 성향을 보이고, 어떤 유전자는 아니다, 뭐 이런 식으로 나와야하는 거잖아요. 남여의 심리 차이를 설명하는데도 물론 번식과 진화를 가지고 설명하면 매우 그럴듯하게 보이긴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분자생물학에서 나와야하는거잖습니까..... (크게 관계가 없어 생략)
Commented by 漁夫 at 2009/03/26 12:55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만 단일 유전자로 인간의 특정 행동을 바로 연관시킬 수 있는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연관성 높은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죠. 위의 다른 리플에 제가 언급했듯이, '범죄자 가문' 연구 등에서는 특정 유전자의 차이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정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가 특정 행동과 ('범죄자' 가문이 약간 오해의 소지가 있는데, 정확히 말하면 '규칙에 순종하지 않는 성향을 가진' 입니다. '범죄자' 가문이라고 한 얘기는 그 가계에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연관될 수 있다는 얘기죠.


연구를 상술하기로 하면
 
  이런 것이 있습니다.
 
 ... 그들은 모두 1972~73년에 뉴질랜드 남섬의 더니든 시에서 태어났다.  테리 모핏(Terrie E. Moffitt)과 아브샬롬 카스피(Avshalom Caspi)는 그 때 그 곳에서 태어난 1,037명의 아기 중 4대에 걸쳐 백인 조상을 가진 442명의 남자아기를 선정해 성년이 될 때까지 정기적으로 연구를 했다.  모두 백인이고 계층과 부에 편차가 거의 없는 아이들 중 8퍼센트는 3~11세 사이에 심한 학대를 당한 아이들이었고, 28퍼센트는 어떤 식으로든 학대를 받은 아이들이었다.  예상대로 학대받은 아이들은 대개 폭력적인 사람이나 범죄자로 성장했다.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거나 범법 행위를 했고, 반사회적/폭력적 성향을 보였다.  본성 대 양육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은 부모의 학대가 원인안가, 유전자가 원인인가의 문제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모핏과 카스피는 양육을 통한 본성이라는 접근법을 채택했다.  그들은 남자아기들을 검사해서 모노아민 산화효소 혹은 MAOA라는 유전자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확인한 다음 이것을 양육과 비교했다.
  MAOA 유전자의 상류 부위에는 30개 문자로 된 암호 배열이 3번, 3½번, 4번, 5번 반복되는 프로모터가 있다.  그 배열이 3번이나 5번 반복되는 유전자는 3½번이나 4번 반복되는 유전자보다 활성도가 훨씬 낮았다.  그래서 모핏과 카스피는 조사 대상을 각각 고활성도 MAOA와 저활성도 MAOA 유전자를 가진 두 집단으로 나누었다.  놀랍게도 고활성 MAOA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은 학대의 효과에 높은 면역력을 보였다.  그들은 어린 시절 학대를 받은 경우에도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저활성 유전자를 가진 아이들은 학대를 받았을 때 훨씬 더 반사회적인 젊은이가 되었고, 학대를 받지 않은 아이들도 반사회성이 평균보다 약간 낮았다[옮긴이 주; '반사회성'은 '사회성'의 잘못인 듯합니다].  저활성 유전자를 갖고 학대를 받은 사람들은 강간, 강도, 폭행 범죄율이 4배에 이르렀다.
  다시 말해, 반사회성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학대만으론 충분치 않고 반드시 저활성 유전자를 가져야 하거나, 저활성 유전자만으론 충분치 않고 반드시 학대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보인다.

- Matt Ridley, 'Nature via Nurture', 번역본 p. 371~72(김한영 역, 김영사 발간)

참고 ] 
 1. Role of Genotype in the Cycle of Violence in Maltreated Children, 모핏과 카스피의 논문 abstract
 2. Monoamine oxidase(Wikipedia) ; 이 유전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상당히 요약이 잘 돼 있습니다.

  이 MAOA 유전자가 활성이 낮을 경우 폭력적 성향에 기여한다는 연구는 이뿐이 아닙니다.  제가 '범죄자 가문'을 언급한 이유는 바로 다음 때문입니다.
 
  .. 그 유전자를 손상시킨 쥐는 폭력적 행동을 하고, 유전자를 회복시키면 공격성이 줄어든다.  범죄의 역사가 깊은 네덜란드의 어느 가계에서는 몇 세대에 걸쳐 MAOA 유전자가 완전히 손상된 채로 발견되었고, 법을 잘 지키는 친척들에게는 온전한 채로 발견되었다.  그러나 그렇게 완전히 손상된 돌연변이는 매우 드물고, 그래서 범죄의 큰 부분을 설명하지 못한다.  저활성의 양육 의존성 돌연변이는 남성의 약 37퍼센트로 훨씬 흔하다.

- Ibid., p. 372

  왜 남자의 37퍼센트라고 썼을까요?

  제게 사실 더 놀라운 것은 이 다음 얘기였습니다.
 
  MAOA 유전자는 X 염색체상에 있기 대문에 남성에게는 사본이 하나뿐이다.  두 개의 사본을 가진 여성은 따라서 저활성 유전자의 영향에 둔감하다.  그들 대부분은 고활성 유전자 판형을 최소한 하나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뉴질랜드의 조사 대상에 포함된 여성 중 12퍼센트는 두 개의 저활성 유전자를 갖고 있었다.  그들 중 어렸을 때 학대를 받은 아이는 사춘기에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았다.

- Ibid., p. 372~73

  이것은 왜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더 폭력적인 사람이 많은가 하는 의문과 바로 연결됩니다.  남자; 현대(농경) 사회의 부적응자 등에서 적었듯이 남자의 폭력적 성향은 여성과 비할 바가 아닙니다.  그 원인 중 하나가, 색맹처럼 반성 유전하게 되는 MAOA 유전자의 활성 때문일 수 있다는 얘기죠.  그리고 범죄자가 아닌 일반인들에게서 MAOA 유전자의 영향이 어떤지는 MAOA Gene Linked To Violent Behavior에서 짧게 볼 수 있습니다.

  이 연구들이 시사하는 것은 이렇습니다.

  1. 저활성 MAOA 유전자가 폭력 성향에서 중요하기는 하지만 색맹 유전자처럼 갖고 있
     으면 100% 결과가 나타나지는 않는다.  완전히 손상되지만 않는다면 적절한, 정상
     적인 양육으로 그 영향을 억제할 수 있다.
  2. 폭력이나 범죄가 단순한 행동이라고 말할 사람은 적을 것이다.  이런 복잡한 행동조
     차도 단일 유전자의 변화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유전자가 행동을 어떻게 유발하는지 모르는 점이 산더미 같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  '유전자가 어떻게 행동을 좌우하냐'는 말은, 현대 진화심리학을 비판하기에는 좀 너무 순진해 보이지 않는가 합니다.

  漁夫

  ps. 바로 아래 글 약간 보충했습니다.  보면 볼수록 허망한...

.


닫아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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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번동아제 2009/03/29 00:20 # 답글

    잘 읽었습니다. 흥미로운 연구이고 꼭 해야할 연구같긴 하지만...내용이 좀 무섭긴 하군요.

    애를 키우면서 과연 유전자가 좌우하는 영역이 어디까지인지 놀랍다는 느낌을 받을 때도 많습니다.
  • 漁夫 2009/03/29 11:00 #

    사실 인용한 부분 바로 다음에서는 "학대받았고 MAOA 유전자 활성이 낮은 청년을 앞으로 어떻게 대우해야 할 것인가?"라는 윤리적 딜레마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난감하죠.

    번동아제님이나 제가 학창 시절에 배운 것보다 유전자의 위력은 훨씬 광범위한데, 재미있는 점이라면 양육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유전자의 영향이 나타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너는 저주받은 유전자를 타고나서~'는 절반만 맞다고 봐야 합니다.
  • 초록불 2009/03/29 00:45 # 답글

    재밌는데요. 잘 모르는 용어가 섞여있긴 하지만...

    이런 결과는 어쩌면, 학교에서 체벌을 받고 정신차렸다는 이야기가 왜 나오는지 설명할 수 있겠군요.
  • 漁夫 2009/03/29 11:02 #

    한줄요약; 좋은 양육은 유전자의 영향을 억제할 수 있다.

    음 체벌하고는 직관적으로 연결이 안 돼서 (아시다시피 제가 좀 둔하잖습니까 -.-)
  • muse 2009/03/29 01:17 # 답글

    역시 matt ridley 저서가 있으면 포스팅 사골이 무한대로 우려나네요 헤헤헤
    어부님 그래도 단일 유전자나 확실한 패턴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고 좀더 강조는 해놓으시는 것이 좋으실듯^^ 행동학에는 '환경'이 끼치는 영향도 분명히 인지가 되고 있으니까요.
  • 漁夫 2009/03/29 11:03 #

    헤헤헤 포스팅 사골 면에서는 지존의 교양서 저자들(J.Diamond, S.Pinker, M.Ridley... )이 우왕 김왕장~~~

    그 정도는 여기 자주 오시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이해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독자를 믿어야죠 ^^
  • 양몽구 2009/03/29 04:49 # 답글

    잘 보았습니다.범죄학의 패러다임도 nature/nurture의 단순한 시각에서 현대 생물학과 사회과학의 복합적인 설명으로 전환되었지요.언급하신 맷리들리의 연구가 범죄심리학과 일탈사회학 영역의 저사에서 자주 인용되는 걸 보았습니다.단순한 후천적 영향의 시각을 벗어나는 걸 힘들어하는,유전자의 영향을 인정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아직 남아있는 분위기가 있지만요. 그러한 편견과 달리 다른 각도에서 생각하면 일탈적 행동의 선천적 후천적 추동 요인을 함께 언급하는 것이 더 인간적이고 인권향상에 도움이 되는 시각이 될 수 있지요.
  • 漁夫 2009/03/29 11:08 #

    연구 자체는 리들리가 하지는 않았습니다 ^^

    제가 100% 후천적이라는 말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이미 경험한 세월을 어쩔 건데?'라는 질문에 답이 애매하기 때문이죠. -.-
    일단 인간의 몸을 구축하는 유전자가 없이는 인간은 '우리가 아는 인간'이 될 수도 없습니다. 말씀처럼 본성/양육의 두 면을 다 고려해야 타당하죠.

    필연적으로 이 측면은 딜레마를 부르게 마련인데 그 점은 맨 위 번동아제님 리플에 제가 단 답플에서 볼 수 있습니다.
  • haeya48 2009/03/29 06:05 # 삭제 답글

    그래서 규칙에 순종하지 않는사람들은 백수가 많자나요
    백수들 다 어떻게좀 해주세요 저도 그렇구 ㅠㅠ 직업을 갖지도 못하고 범죄자됬어요 ㅠㅠ
  • 漁夫 2009/03/29 11:09 #

    ???

    저도 부분적으로는 가난은 나라에서도 (크게) 어쩌기 힘들다는 생각이라서... -.-
  • 새벽안개 2009/03/29 06:26 # 답글

    카테콜아민 신경전달 물질을 분해하는 효소이군요. 도파민, 세로토닌은 보상, 행복에 관여되는 물질이니 분해속도가 늦어지면 심리적으로도 영향이 있겠네요.
  • 漁夫 2009/03/29 11:10 #

    그런 방면으로 단일 유전자가 행동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니 참 놀라운 일이긴 합니다.

    하기야 '특정 색을 구분하여 행동하지 못한다'는 것도 X염색체상의 단일 유전자에 기인하니 어떻게 따지면 이상한 일이 아닐지도요.
  • 새벽안개 2009/03/30 09:15 #

    漁夫 님, 아마도 성격형성에도 이런 단일 유전자들의 영향이 크리티컬 할 것입니다. 제가 궁금해 하는 부분이고요.
  • 漁夫 2009/03/30 12:42 #

    범죄(규범 불복종)라는 특정 측면에서는 저도 수긍할 수 있는데, 저도 좀 옛날에 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바로 유전자의 영향을 인정하는 데는 조심스러워지네요. 이 점에서는 아직까지 판단을 유보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일반 지능(보통 g라고 쓰는)에서는 유전자의 영향이 꽤 크다고 하더군요.
  • 위장효과 2009/03/29 12:09 # 답글

    카테콜아민의 활성도는 정동장애-그러니까 조울병에서도 발병인자로서 중요하죠. 조증 상태에서는 활성도가 증가하고 우울증 상태에서는 활성도가 증가한다는 게 밝혀져서 조증 상태에서는 MAO Inhibitor하고 Antipsychotics가 치료약제로 선택되니 말입니다.
  • 漁夫 2009/03/29 17:57 #

    업계인이 아니라 Antipsychotics의 뜻이.... -.-
  • 알렙 2009/03/29 12:47 # 답글

    음 업자로서 위의 댓글에 대해서 잠깐 첨언을 하자면, MAO inhibitor는 조증 치료제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항우울제죠. 오히려 조울증 환자에 사용할 경우에는 조증 삽화를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antipsychotics가 왜 조증에도 효과적인가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이론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수면을 유도하기 때문에 mood cycle을 정상화시킨다는 이론에 배팅하고 싶습니다.

    세로토닌 관련 유전자와 충동성/자살 시도의 관계도 잘 알려져 있죠. 이런 연구의 장점은 인간 행동과 성향의 유전적/생물학적 근거를 제공한다는 데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여기에 너무 집착하는 것은 지나치게 환원론적이라 생각해서 지향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기에 이 분야에서 우리가 아는 것은 너무 적고, 가까운 미래에 많은 것이 밝혀지리라 기대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위의 딜레마에 대해서 주인장님도 잠깐 언급하셨지만, 이런 연구는 사실 좀 위험한 쪽으로 갈 수도 있습니다. 유전자가 문제가 있는 사람을 정부에서 등록해서 관리한다거나, 자살 성향이 있으니까 보험 회사에서 가입을 거부한다거나 운전 면허를 발급해 주지 않는다거나 뭐 이런 식으로 가게 되는 게 시간 문제일 수도 있으니 말이죠.
  • 漁夫 2009/03/29 17:56 #

    저야 '업계인'이 아니니까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유전자와 행동에 대한 상관 관계를 어찌해야 할지 좀 난감한 경우가 있죠. 하지만 현재 남자에게 자동차 보험료를 더 물리는 정책이 보편화되어 있듯이, 그냥 스리슬쩍 넘어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예 가입 불가'는 좀 그렇지만 어느 정도 가중치를 두는 정도라면 저도 어쩌면 OK할지도... 하지만 강제 검사 및 강제 등록이라면 좀 찜찜한 것은 어쩔 수 없네요.
  • 위장효과 2009/03/29 20:16 #

    헉! 이런 실수를... 삼환계하고 SSRI만 생각하다보니 10몇년전에 배운 거라 두개를 혼동하고 말았습니다.
  • 길 잃은 어린양 2009/03/29 22:14 # 삭제 답글

    인용하신 Matt Ridley의 주장을 보니 SF소설에서 자주 써먹는 설정이 생각납니다. 예를 들어 히틀러의 복제인간을 만든 뒤 히틀러와 유사한 가정환경을 만들어 키우게 한다던가^^;;;;
  • 漁夫 2009/03/29 22:44 #

    어, 말씀대로라면 히틀러하고 비슷한 인성을 가진 사람이 나올 가능성이 높긴 합니다...만, 주변 환경(사회에서 겪는 일)만은 어쩔 수 없으니 히틀러 같은 사람이 다시 나올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죠 ^^
  • 위장효과 2009/03/30 08:42 #

    그레고리 펙에 로렌스 올리비에 두 영감님이 나오신 영화 "브라질에서 온 아이들"이 대표적이죠^^.
    유사한 가정환경을 만든다고 히틀러의 클론을 임신한 여자들을 딱 24살연상(히틀러의 부모 나이차...)남편에게 결혼시키고나서 그 아이들이 15세 되는 해에 아버지들을 죽이기 위해 킬러를 보낸다는 설정자체가 상당히 깹니다. 여기서 이 모든 일을 꾸미는 게 바로 남미로 도망간 멩겔레 박사-그레고리 펙이 연기^^-라는 설정도 흥미롭고요^^.
  • 漁夫 2009/03/30 12:43 #

    위장효과님 / killer까지...
    하지만 전쟁까지 일으키기는 좀 어렵지 않았을까요 ^^
  • sprinter 2009/03/30 13:06 # 답글

    실제 제가 다니는 모 회사(...가 아니잖아!) 에서도 쥐를 가지고 비슷한 연구를 하시는 박사님이 계시지요. 공격성이나 고통에 대한 것으루요. 그리고 그 작용 기작도 마찬가지고...

    이쪽 연구를 보다 확실히 특정 물질 또는 채널이 특정한 행동 패턴과 연결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당연히 그것은 특정 유전자와 관련이 있기 마련이지요. 그런 걸 볼때마다 사람이 근본 기계에 가깝다는 것을 더 확실히 느끼고는 합니다만^^
  • 漁夫 2009/03/30 17:36 #

    말씀하신 것을 '마음'과 연결시키는 데 저항감이 드냐 아니냐가, 현대의 '계산주의 마음 이론'을 받아들이냐 아니냐하고 연결됩니다. ^^;;
  • sprinter 2009/03/30 22:59 #

    마음과 연결한다는 표현이 애매한 것 같기도 합니다만^^ 무슨 의미인지는 알겠습니다.^^
  • 구들장군 2009/03/31 12:40 # 삭제 답글

    형사정책에서 다루는 이야기군요. 다만 형사정책은 법대교수들이 하다 보니, 자연과학쪽의 성과를 받아들이는게 아주 느립니다. 가끔보면 받아들일 생각이 있긴 한 것인지 의심스러울 때도 있죠.

    그런데..저런 류의 연구들의 약점이 있긴 합니다. 형사정책 제대로 공부한 것도 아니고, 그나마도 안본지 꽤 되서 생각이 잘 안납니다만..

    먼저, 무엇이 범죄인가?를 먼저 밝혀야 할텐데, 그게 쉽지 않을 겁니다. 이에 대해 대강 상해/폭행/살인등이라고 범위를 줄여서 연구를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또다른 문제가 나타납니다. 저런 연구를 하려면 먼저 누가 범죄자고 누가 아닌지를 가려야 하는데, '누가 범죄자냐'를 답할 수 없다는 게 문제죠. 전과있는 사람이 범죄자라고 보는 것은 당연하지만, 범죄로 체포된 적 없는 사람도 범죄자가 아니란 보장은 전혀 없거든요. 이른바 암수범죄 또는 숨은 범죄[한마디로 안걸린 범죄]를 생각하면 말이죠.

    그리고 저런 연구로 어떤 결과가 나왔다고 할 때, 그 다음이 문제입니다. 그럼 범죄유전자를 가진 자를 특별하게 처우해야 하는데[그게 치료든 뭐든], 그게 '낙인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것이 문제죠. 난 아무짓도 안했는데 '넌 범죄를 저지를 거야'라며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차별한다면 그 다음엔 볼만한 사태가 벌어질 겁니다.

    어떤 유전자를 가진 경우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필연적이라면 몰라도, 개연적이라면 그에 대해 어떤 처우를 하는 게 거의불가능할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형사정책 하는 사람들이 저런 연구에 별로 열의가 없는게 이해가 되죠.
  • sprinter 2009/03/31 13:10 #

    범죄의 예방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또 달라질수도 있죠. 어떻게 보느냐의 문제이기는 합니다만. 실제 우리는 범죄의 예방을 위해서 다양한 비용을 투자하지 않습니까? 경찰력을 늘리는 것 보다 저런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에게 감시 인력을 하나씩 더 붙이는데 비용이 더 싸다고 한다면, 그 와중에도 인간의 권리를 위해서 세금을 더 내겠다는 사람이 많을지요. 더군다나 예방된 범죄와 이미 터진 범죄에 벌을 주는 것 사이에는 꽤 큰 간격이 있으니까요.
  • 漁夫 2009/03/31 18:26 #

    예방은 항상 티가 안 나서 문제라는 ... (편작이 자기 형을 칭찬한 말이 생각나는군요)

    사실 남자 운전자가 처음에 보험료를 많이 내는 것처럼 가입자의 상황에 상관없이 평균적인 다른 집단에 맞춰 강제로 '사고율 높을 것임'이라는 대접을 받긴 합니다. 하지만 이것에 별로 이의 제기는 하지 않고들 지내죠. 교통 사고 같은 것은 나면 찾아내기가 쉬운 편이니 그건 그래도 괜찮습니다. 범죄도 마찬가지죠.

    또 한 가지, '양육형 유전자 저활성 변이'는 남성의 37%나 되었다고 합니다. 너무 많기 때문에 오히려 특별히 차별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 물론 범죄자 가문처럼 완전히 손상된 경우는 좀 심각한 경우가 될 수 있겠습니다.
  • 구들장군 2009/03/31 19:52 # 삭제

    제가 설명을 좀 잘못한 것인지...

    저런 범죄자와 비범죄자를 비교하는 연구를 행하려면, 무엇보다도 누가 범죄자고 누가 비범죄자인가를 가려놔야 합니다.
    그런데 범죄자는 전과자로 가려낸다고 해도[전과자도 책임이 조각되지 않은 법률의 착오나 상대방의 도발에 의한 범죄 같은 경우처럼 유전자탓할 수 없는 경우는 빼야 겠죠], 비범죄자는 구별할 수 없습니다. 멀쩡한 사람이라고 뽑아놓긴 합니다만, 그 사람이 '정말로' 멀쩡한 사람인지는 그 사람밖에는 모른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모든 범죄가다 파악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한마디로 범죄자와 범죄자를 가지고 비교연구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어찌어찌해서 신뢰할만한 연구를 이끌어낸다해도, 그 다음이 문제입니다.
    이른바 낙인효과란 말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개인적으로 낙인이론에 그다지 공감하지는 않습니다만, 합법과 비합법사이에서 표류하는 경우에는 그게 의미가 있을 겁니다. 어떤 사람에게 범죄자의 씨를 받아 태어났다고[엄밀히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런 조치가 취해질 경우 일반인들은 대개 저런 식으로 받아들여지겠죠?] 해서 감시인력을 하나씩 더 붙인다든지 하는 특별한 조치를 취한다면, 그런 조치 자체가 그 사람에게 범죄자라는 낙인을 찍는 결과가 되어, 오히려 역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범죄예방조치가 오히려 범죄를 조장하게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범죄예방의 중요성은 저도 깊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저도 살아오면서 피는 못 속이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자주 합니다. 그런데 저런 연구결과에 따른 조치가 이루어지려면, 몇가지 중대한 문제점들이 먼저 해결되어야 할 겁니다.
  • 구들장군 2009/03/31 20:49 # 삭제

    다시 책을 훑어봤는데, 제가 생각했던 내용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냥 뇌내망상 폭주한 것밖에 안되겠군요.

    제 덧글을 지울 수는 없고, 취소합니다. 어부님과 스프린터님께 죄송합니다.
  • mooni 2009/04/30 20:33 # 삭제 답글

    유전자가 범죄요인을 좌지우지하는 게 웃기는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지만...
    결과적으로 유전자가 프로그램의 변수값을 나타내게 된다면, 그리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닐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번 선을 넘으면, 돌아오기 힘들죠.
  • 漁夫 2009/04/30 21:18 #

    더 재미있는 조사 결과들도 있는데 기회 되면 나중에 언급하기로 하겠습니다.
  • Yacamoz 2013/01/17 01:40 # 삭제 답글

    이 MAOA연구로 매트리들리는 양육을 통한 본성을 말합니다.
    근데 제가 스티븐 핑커의 빈서판을 읽었을때 핑커는 단독환경에 '학대' 를 포함시킨것으로 기억합니다.

    핑커의 기준대로 한다면 저 학대라는 것이 '양육'의 범위에 들어간다라기 보다는 '단독환경' 으로 개인이 격을 수 있는 특수한 사례중 하나가 되는것인데. 이게 정말 애매해서 어떻게 판단해야 될지 잘 모르겠네요;;
  • 漁夫 2013/01/17 09:26 #

    참고로, 이 포스팅의 논지 전개 자체가 이미 낡았을 수 있습니다; 양육과 본성 쪽에서 둘째 간다면 서러워할 혁신자인 Judith Harris는 저 결과를 해석한 방식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가정 내) 학대'와 '(학대받는 사람들의) 또래 집단 영향'을 분리하지 않았다는 이유 때문이지요.

    이 문제를 잘 이해할 만한 사람들의 말에서도 가끔 이런 불일치가 나타납니다. '괴짜경제학(1편)'에서도 양육과 본성 파트가 Harris의 논의를 소개하며 길게 등장합니다. 그 장 말미에 IQ가 낮지만 (아마도 더 여유있는 가정으로) 입양된 아이들을 추적 연구한 사람이 Bruce Sacerdote 등입니다. comment가 "그들은 IQ만으로 예정된 운명을 급격히 벗어났다. B. Sacerdote는 '이들이 이럴 수 있었던 것은 양부모의 영향이다'라 말한다"고 되어 있는데, 잘 보면 여기서도 양부모의 양육과 바뀐 또래 집단이 구분이 안 되어 있지요. 물론 맹모삼천지교처럼 부모가 옮겨 줘야 또래 집단도 바뀌긴 합니다. 하지만 엄밀히 보면 불명확한 기술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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