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26 22:53

뜻을 이해하기 곤란한 리플 私談

  진화심리학; 신뢰도에 툴차님께서 달아 주신 리플 및 제 답플;


Commented by 툴차 at 2009/03/26 13:05
엥; 수정할 것이 있어서 내용을 복사하고 댓글을 삭제했는데 복사가 안되는군요. ㅠ 길게 썼는데... 간단히 말해서 자연주의가 고대로부터 이어진 불변하는 언어세계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데 언어철학의 연구결과 (과학을 포함한 모든 학문이 기초로 하는) 언어가 변하더라 이겁니다. 그래서 자연주의를 포함한 과학관이 몰락하고 과학이 미신하고 별반 다를바 없다는 상대주의자나, 그래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조금은 미신보다 낫지 않느냐는 현대 본질주의자들이 등장하는겁니다.
Commented by 漁夫 at 2009/03/26 17:12
이 포스팅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Commented by 툴차 at 2009/03/26 19:52
위에 무슨 말이냐고 물어서 대답한 겁니당; '자연주의가 꼭 오류인가요?'에 대한 대답이죠.
Commented by 漁夫 at 2009/03/26 20:15
첫 리플; 자연주의 덕택에 근대문명 전체가 삽질망상에 빠져 있었잖습니까. MB 200년 집권 ㅠ
이 리플; 자연주의가 고대로부터 이어진 불변하는 언어세계를 바탕... (과학을 포함한 모든 학문이 기초로 하는) 언어의 변동,,,
===============

어떻게 연결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군요. 저같은 초보자에게는 너무 도약이 심하니 연결을 좀 해 주시기 바랍니다.
Commented by 툴차 at 2009/03/26 21:25
거칠게 하면
고전적 언어관-근대문명-자연주의
고전적 언어관 박살-고전적 언어관에 근거한 근대문명 전면적 재검토 요청-근대 문명의 가장 큰 전제였던 자연주의도 오류투성이가 되어버림.

  漁夫는 철학 관계에선 일자무식이라 다른 분들의 의견을 부탁드립니다.  툴차님의 답변 방식으로는 도저히 연결 고리가 잡히지를 않네요.  
  툴차님의 리플을 어부가 이해할 만한 문장으로 상술해 주실 분 계신지요.

  漁夫 올림
   
  새 글을 쓸 만한 내용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펼치는 방식으로 추가.

  부분 인용이 많으니 원문은 http://tulzscha.textcube.com/18 을 참고하시길(트랙백을 걸려고 했으나 트랙백 주소를 알 수가 없습니다).
 
  모든 학문은 언어에 종속되어 있습니다. 학문이 언어에서 벗어나 있다고 주장하신다면 우리는 언어 없이도 세계를 알 수 있고 따라서 언어 없이 학문을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원자'란 단어 없이는 원자를 가르키기가 무척 힘듭니다. '인간'이란 단어 없이 인간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하여

  수학이나 물리학의 내용이 언어가 변한다고 바뀌어야 합니까?  전자가 따르는 양자역학의 내용이 언어가 변한다고 달라지나요?

  정황은 약간 다릅니다만 이런 말이 생각나는군요.  
 
  표기법으로 파이(원주율)가 바뀐다고 말하는 것은 프랑스에서는 3을 '트루와(trois)'라 부르기 때문에 다른 값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 Martin Gardner, '아담과 이브에게는 배꼽이 있었을까', 바다출판사, 185p

  물론, 언어가 없으면 우리가 과학의 내용을 공부하는 데 좀 힘들 수는 있겠죠.  그러나 이 말은 "모든 학문은 언어에 종속되어 있습니다"란 언명하고는 완전히 다릅니다.  'A는 B에 종속되어 있다'라면 아마 99%는 'A가 바뀌면 B도 바뀐다'로 이해할 텐데요.

  툴차님의 글 중 다른 말은

  자연주의는 자연 뿐만 아니라 인간 사회마저도 과학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믿는 운동입니다. 즉, 과학적 방법을 통해서만 모든 세계를 분석할 수 있다고 믿는 것이죠.

  위키백과의 자연주의 항목의 철학 부분을 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거칠게 말해서, 자연주의는 가설을 세우고, 예측하고, 실험하고, 그 과정을 다시 반복하는 식의 과학적 방법만이, 진실을 규명하는 효율적인 방식이라는 관점이다. 자연주의가 일반적으로 초자연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현상이나 가설들을 존재하지 않거나 혹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자연주의는 모든 현상이나 가설들이 같은 방법으로 연구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그러므로 초자연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것이 그 어떤 것이든 간에, 그것은 반드시 존재하고 자연적인 현상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이런 관점이라면 아마 대부분의 과학도들이 수긍할 얘기며, 이 포스팅에서 잠시 나왔던 도버 지역 학교 선거구 대 키츠밀러 재판에서

  ..2005년 11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도버의 시민들은 '지적 설계'를 교육 과정에 포함시킴으로써 시를 조롱의 대상, 더 나아가 악명의 대상으로 만든 근본주의자들을 지역 교육 위원 선거에서 모조리 낙선시켰다....  [ 참고 ; Case of Kitzmiller v. Dover Area School District ]
    
  담당 판사가 자연주의에 대해서는 과학의 기반이 되는 규칙이라고 했다고 전합니다(물론 판사래서 중요한 게 아니라 제대로 된 판단을 했기 때문에 인용할 만한 것이죠) ^^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글 흐름상 앞뒤가 안 맞는 겁니다.

  이쯤 되면 자연주의란 말이 애초에 왜 나왔냐, 무슨 의미로 나왔냐를 추적할 필요가.

Commented by 툴차 at 2009/03/26 00:19
자연주의적 오류가 가장 크게 나타날 수 있는 학문이기도 하지요. 남자가 여자를 졸졸 따라다니는게 경험적 사실이지만 졸졸 따라다니는 것이 옳은 것은 아니니까요. 또한 인간의 모든 삶이 남녀관계로 환원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올 수 있고요. 어딜가나 학문을 쓰는게 아니라 신봉하는 사람들이 문제.
Commented by 漁夫 at 2009/03/26 11:42
[ 저는 남자가 여자를 따라다니는 게 옳지 않다는 데 동의하지 않습니다만 ^^ ] 어떤 학문이건 '제대로 쓰는'게 문제죠.

  이 리플/답플에서는 분명히 '자연주의'는 아래에서 Stephen Pinker가 비꼬는 의미입니다;

   진화심리학이 도전하는 대상은 페미니즘의 이상과 목표가 아니라 페미니즘 이론이 채택해 온 현대의 정통적인 마음 이론이다.  한 이론에서는 사람은 그들 자신의 믿음과 욕구에 따라 행동하기보다는 자신의 계급과 성의 이익을 수행하도록 설계되었다고 본다.  다른 이론에서는 아이들의 마음은 부모에 의해 형성되고, 성인의 마음은 언어와 대중매체의 이미지에 의해 형성된다고 본다.  세 번째 이론은 우리의 선천적인 성향은 좋은 것이고 무시할 만한 동기들은 사회로부터 형성된다는 낭만적인 학설이다.
  인간의 성성(sexuality)에 대한 다윈주의 이론에 반대하는 많은 이론들 뒤에는 자연은 좋은 것이라는 무언의 전제가 깔려 있다.  "무사태평한 섹스는 자연적이고 좋다", 따라서 만일 누군가가 "남자는 여자보다 그런 섹스를 더 많이 원한다"고 주장하면 남자는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여자는 신경과민이고 억압되었다는 뜻이 된다.  이것은 [페미니즘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결론이므로 남자가 여자보다 무사태평한 섹스를 더 좋아한다는 주장은 올바를 수가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성욕은 좋은 것이다, 따라서 만일 남자들이 (여성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섹스를 위해 강간을 한다면 강간은 악한 행위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강간은 악한 행위이므로, 남자들이 섹스를 위해 강간을 한다는 주장은 올바를 수가 없다.  더 일반적인 차원에서,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좋아하는 것은 좋은 것이다, 따라서 만일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좋아한다면, 아름다움은 가치의 한 표시일 것이다.  그러나 아름다움은 가치의 표시가 아니고, 따라서 사람들이 아름다움을 좋아한다는 주장은 올바를 수가 없다.
  이런 종류의 주장에는 엉터리 생물학(자연은 좋은 것이다), 엉터리 심리학(마음은 사회에 의해 창조된다), 엉터리 윤리학(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은 좋은 것이다)이 결합되어 있다.  그것들을 포기해도 페미니즘은 전혀 손해를 보지 않는다.

 - Stephen Pinker, 'How the mind works', 번역본 756~757pp

  같은 말이 조금 후에 sprinter님의 리플에 등장;

Commented by sprinter at 2009/03/26 09:43
그리고 저는 자연주의가 꼭 오류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연주의가 '논리적'으로 오류인건 맞는데, 비용-편익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자연주의는 '합 목적적'인 경우가 될 가망성도 높아서요. 이건 좀 더 논쟁이 필요하겠습니다만...
Commented by 漁夫 at 2009/03/26 11:39
말씀은 충분히 이해하겠습니다만 저는 '속고 싶지' 않아서요 ^^
Commented by 툴차 at 2009/03/26 12:28
자연주의 덕택에 근대문명 전체가 삽질망상에 빠져 있었잖습니까. MB 200년 집권 ㅠ
Commented by 漁夫 at 2009/03/26 12:36
툴차님/ 무슨 말씀이신지요?

  sprinter님이 쓰신 부분까지는 분명히 해당 포스팅의 맥락과 일치합니다만 툴차님의 답플에서는 툴차님의 트랙백 글에서 보듯이 전혀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잘 나가다가 왜 한국의 특정 도시행을 선택하셨는지


  게다가 난데없이 빗나간 부분에서는

  자연주의 덕택에 근대문명 전체가 삽질망상에 빠져 있었잖습니까. MB 200년 집권 ㅠ.  

  (다음 연계가 바로)
  고전적 언어관 박살-고전적 언어관에 근거한 근대문명 전면적 재검토 요청-근대 문명의 가장 큰 전제였던 자연주의도 오류투성이가 되어버림.

  먼저 근대문명 '삽질'에서 MB 200년 집권으로 연결?  MB가 네티즌이 흔히 쓰는 약어가 맞다면, 둘 사이의 논리적 고리는 '삽질'?

  근대문명 전체가 망상에 빠져 있어서 기초 재검토가 필요했다는 얘기에는 진짜 기분이 막막하군요.  게다가 그 이유가 '언어를 보는 언어관이 변했다'는 이유 때문에?

  이거 참, 뭐라고 말해야 할지....

  제 단일 포스팅 중 이런 유의 짤방 숫자에서는 정말 신기록을 세우고 있군요.

  漁夫

  ps. 다량의 짤방을 제공해 주신 아이추판다님과 oldman님께 심심한 감사를 표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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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날거북이 2009/03/26 23:30 # 답글

    Mission Impossible
  • 漁夫 2009/03/27 12:44 #

    MT (me too)
  • sprinter 2009/03/26 23:42 # 답글

    자연주의가 성립하려면 언어철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자연을 정확하게 기술할수 있어야 하는데 정확하게 기술할수가 없다는거 아닐까요. 언어는 계속 변하니까. 나머지 이슈들은 사족이라고 생각하면;;;;
  • 漁夫 2009/03/27 12:46 #

    그건 그렇다 치고, 기호논리학은 어케 다뤄야 하나 궁금합니다. 기호논리학자 Frege가 자기 저서 하나를 (p∩q)->r, (q∪f)↔d... 이런 기호논리 용어로 출판했는데 몇 년 후 스위스의 누군가가 '일상 언어로 번역'할 때까지 아무도 읽을 수 없었다는 황당한 일화도.
  • 위장효과 2009/03/26 23:50 # 답글

    MI-II (빰빰 빠라 빰빰 빠라~~~)
  • 漁夫 2009/03/27 12:49 #

    도라미~~ 도라미♭~~ 도라레~~~ 도레!
    도라라♭~~ 도라솔~~ 도라솔♭~~~ 파미!

    라 라 도레라 라 솔솔#라 라 도레라 라 솔솔#..

    (지금 심심합니다)
  • 휘연 2009/03/26 23:59 # 삭제 답글

    전제1: 자연주의는 언어세계가 불변한다는 가정에 기초한다.
    전제2: 언어철학의 연구 결과 언어는 변한다.
    결론: 자연주의는 틀렸다, 우왕!
    그래서 다음과 같은 주장들이 나왔다.
    자연주의에 대한 대안 1: 과학이랑 미신이랑 뭔 차이? -> 상대주의
    자연주의에 대한 대안 2: 과학이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미신보다는 낫지 -> 현대본질주의

    일단 제가 이해한 저 댓글의 논리적 흐름은 다음과 같고요...(파악하는데 15분 걸렸습니다)

    숨겨진 전제: 자연주의의 주장에 따르면 자연적인 것(즉, status quo)이 바람직한 것이기 때문에 그것이 곧 도덕적이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자연주의의 오류)

    따라서 자연주의 때문에 현 사회 구조가 바람직하고 도덕적이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 있고, 또한 이러한 생각이 이명박 정권(혹은 그 근대성)에 일조했다. -> 첫번째 리플

    이상이 제가 20분 동안 머리 굴려서 생각해낸 툴차님의 논리구조입니다.
    (...물론 맞았는지는 툴차님만 아실 것이고)

    일단 제가 저 댓글에 대해 궁금한 것.

    1. 자연주의가 언어세계는 불변한다는 가정에 기초한다는 근거는?
    2. 불변이라는 것이 역사적인 불변을 말하는 것인지? 그렇다면 그건 언어철학까지 언급하지 않아도 개소리라는 것이 자명할텐데요.
    3. 자연주의의 주장에서 저 숨겨진 전제를 이끌어내는 것이 건전한지요? (논리적으로 타당한지를 묻는 게 아닙니다.) 저는 저걸 "자연주의의 오류"라고 해서 과학에 대한 무비판적인 맹신이 자연주의와 결합해서 도출해낸 대표적인 오류라고 배웠는데요.
    4. 그리고, 자연주의의 오류를 근거로 자연주의를 비판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타당한지요? 이 경우 비판받아야하는 건 과학에 대한 무비판적인 맹신 아닌가요?
    5. 진화심리학에 대한 거부감은 진화심리학의 주장을 도덕적인 주장으로 착각하고 있는데서 온다고 생각합니다만, 그것이 자연주의와(자연주의적 오류가 아닌) 어떻게 연결되는지요?
  • 漁夫 2009/03/27 12:50 #

    스토리가 이렇게 나가는 거였나요.... -.-
  • 툴차 2009/03/28 01:07 # 삭제

    대단하십니다. 저런 빈약한 ---에서 알아내시다니. 숨겨진 전제부분부터는 저와 어긋난거 같긴 합니다. 1번 답변은 트랙백으로 해드렸습니다. 2,3,4,5는 머... 시간되는 대로 올릴 기회가 있겠지요.
  • 2009/03/27 00:0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漁夫 2009/03/27 12:50 #

    정말 궁금하니까요. 그래서.... ^^
  • muse 2009/03/27 09:14 # 답글

    저...저도 몰라요! 이건 과학철학 공부하는 분들께 물어봐야 할 문제이군요.

    GG.
  • 漁夫 2009/03/27 12:50 #

    소녀시대? ^^

    GEE~ (ㅎㄷㄷ~ )
  • sunlight 2009/03/27 20:30 # 삭제 답글

    자연주의는 "자연이란 원칙적으로 완전히 인식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있지만, 그러한 전제 때문에 지금은 별 쓸모없는 철학의 한 경향에 불과합니다.

    툴차 님의 경우는, "자연적이다"를 곧 "과학"이라고 인식하고 있군요. 문학이론적으로 좀 우습게 이야기하면 '유사성 장애'(야콥슨)를 겪고 있는 듯합니다.
  • 漁夫 2009/03/28 10:55 #

    툴차 님께서 트랙백을 다셨습니다. 여기도 저하고 의견은 (심각할 정도로) 다릅니다만.
  • Alias 2009/03/27 22:50 # 답글

    언어로 학문이 서술되어 있다고 해서 학문이 언어의 종속변수라고 할 수 있는 건 아니죠..-_-;
  • 漁夫 2009/03/28 10:55 #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툴차 님의 의견은 많이 다르네요.
  • 위장효과 2009/03/28 16:18 # 답글

    그렇다고 한다면...집을 짓는데-큰 장비는 논외!-망치와 도끼, 톱, 못등의 목공공구가 필요하니 집은 공구에 종속된다? 이렇게 되는 건가요?

    비트겐 본좌의 책을 다시 한 번 훑어봐야...-라지만 아무리 읽어도 이해 못하겠던데-
  • 漁夫 2009/03/28 22:51 #

    제 리플이 sunlight님, 휘연님 등 몇 분의 의견과는 약간 차이가 있습니다만, 아무튼 글을 보충했습니다....
  • hama 2009/03/29 09:21 # 삭제 답글

    > 그런데, '원자'란 단어 없이는 원자를 가르키기가 무척 힘듭니다.

    언어의 부족함 정도가 아니라, 양자역학의 경우에는 물질에 대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직관적인 개념 틀 자체가 충분하지 않다는 (예를 들어, 파동/입자) 사실이 알려져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리학자들은 양자역학을 별 문제 없이 사용해서 엄청난 정밀도의 예측을 하죠. 그런 걸 보면 '원자'란 단어 자체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 漁夫 2009/03/29 11:11 #

    생물의 의사 소통과 자연 세계에서 당연히 의사 소통 쪽이 자연에 종속되는데 그 반대라고 툴차님이 말하는 것처럼 들리니 좀 뭣하죠.
  • 위장효과 2009/03/29 12:22 # 답글

    밤에 수술하다가 이 글이 생각나서 곰곰히 고민-물론 수술끝내고!-해봤는데

    학문이 언어에 종속될 수는 있겠습니다. 학문의 내용을 표현하는 게 언어니까요. 그리고 툴차님 글대로 DNA란 것은 우리가 DNA라고 불러줘야 DNA인 것이죠.

    그런데? 우리가 그 DNA라고 부르는 그게 과연 우리가 언어를 실체에다가 매칭시켜줘야 그 존재가 생기는 건가요? 이건 태초에 말씀으로 창조하시나니를 인간이 하는 꼴이네요. 우리가 그걸 DNA라고 부르던 아니면 동문회라 부르던 그 생물의 유전적 정보를 담고 있는 그 물질! 이건 분명히 존재하는 겁니다. 그걸 우리가 서로 의사소통하는데 쓰려는데 이걸 "우리의 생물학적 특성을 담고 있는 그 분자수준의 물질!"="DNA"라고 부르자는 거죠. 그걸 처음에 왓슨과 크릭이 동문회!라 부르자라고 했으면 그게 용어로서 올라오는 겁니다. 그런데 그걸 동문회라 부르든 디옥시리보핵산이라 부르든 물질 자체는 존재하는 거죠.

    인간이 손가락질하면서 DNA혹은 원자라고 부르는데 그게 그 물질을 뜻하는 건지 아니면 손가락을 뜻하는 건지...라...고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인간들끼리의 문제죠. DNA나 원자의 입장에서는 "쟤들 나한테 삿대질하면서 뭔 꿍꿍이들이냐?" 혹은 "도대체 요즘들어 삿대질하면서 뭐라고 하는데 니들 내가 우습게 보여?"라고 비웃는 거 아닙니까? 난 여기 있는데 왜 지들이 날 가지고 난리야?

    툴차님에게 이런 비판은 무척이나 익숙하실 것이고 그걸 깨는데도 아주 익숙하실 것이라 예측해 봅니다. 그런데 말이죠. 저로서는 제 논지가 마구 깨어진다고 해도 단 한 마디는 해야겠습니다. 그 과학철학이야말로 인간이 자연을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철저한 인간 위주의 학문이라고요. 생물학이나 진화심리학은 반대로 인간까지도 객체화시키는 학문이란 겁니다. 그런데, 그러한 객체화과정이 오히려 정말 자연계-아니면 우주라고 해두죠 뭐!-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는 겁니다.

    언어에 학문이 종속될 수는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언어에 과학이 표현하고자 하는 이 세상까지 종속될까요? 코끼리와 돌고래의 비웃음이 제 귀에는 들려옵니다. "인간 지까짓것들이 뭐길래 지들만의 의사소통 방법에다가 이 세상을 묶어버려?"
  • 툴차 2009/03/29 14:00 # 삭제

    모... 끝이 나려면 한참 걸리겠네요.

    이런데 익숙하지 않은 분들과 이야기하려면 아무래도 너무 많은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직 누구에게나 쉽게 그런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제가 안타깝네요. 언젠가 쉬운 글로 트랙백 드리겠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에 대해서 당황스러우시다면 '직접 실재론'에 대해서 한번 보시는게 어떨까 합니다.
  • 개미먹이 2009/03/29 14:38 # 삭제

    재밌는 지적입니다. 그러나 인간은 언어를 떠나서는 사고 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언어로 대상을 지시 하지 않아도 대상은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시하지 않을때, 인간은 이를 인식할 수 없으므로 그것이 존재하는지 않하는지는 판단 할 수 없습니다. 철학이 인간 중심적인 학문이라고 한다면, 충분히 수긍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이 세상을 보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이죠. 어쨌거나 인간의 몸을 통해서 세상을 보니, 인간이라는 '도구' 혹은 '렌즈'를 분석할 수 밖에요.

    예를 들어 영어에는 '고소하다'라는 표현이 없고 단지 tasty만 있을 뿐입니다. 그들이 '인식'하는 고소한 맛을 언어로 표현할 수 없다니 과연 우리가 '고소하다'라고 느끼는 맛과 같은 느낌일지는 모르겠습니다. 또한 독일어에는 '피곤하다'란 말이 없고 단지 '졸리다'란 말만 있다고 하느군요.

    요새 들어서는 과학과 철학을 이분화 시키는 것은 의미가 없고 철학이 '언어'라는 렌즈를 잘 가다듬어, 과학을 support한다는 인식이 대세지만 말이죠. (Quine 등)
  • 위장효과 2009/03/29 14:53 #

    물론 맞는 말입니다. 아마도 언어가 없었다면 인류는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로 진화하지 못하고 호모 에렉투스 혹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상태로 아직도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열매따면서 종족을 이어나가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인간이 사유하는데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도구이기 때문에 말씀대로 언어없이 학문이 이루어질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개미먹이님 말씀대로 그건 어디까지나 렌즈일 뿐입니다. 유일한 방법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방법"일 뿐이지 그 자체가 연구의 객체는 아니지 않습니까? 그 객체는 우리가 뭐라고 하든 인식하든 말든 존재하고 있는 것이고요. 게다가 그 렌즈는 너무나도 관찰자의 주관에 좌우되는 것이죠. 그런데 자연현상-특히나 인간의 심리같은 것-을 관찰할 때는 최대한 객체화해서 보는 법을 연마해야죠.

    그것이 존재하는지 안하는지는 인간이 판단할 수 없을 따름입니다. 어쨌든 대상은 존재하기 마련입니다.
  • 툴차 2009/03/29 14:18 # 삭제 답글

    제가 확실히 여기저기 들쑤셨다는 느낌이 강하네요. 다른 쉬운 글로 하나 더 덧붙이든가 해야겠습니다. 링크는 추가했으니 자주 놀러올께요~
  • reske 2009/03/29 20:21 # 답글

    아 어부님 트랙백 신고합니다. 덧글로 달기 다소 긴 듯하여...
  • 漁夫 2009/03/29 20:28 #

    보았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하면 일반적이고 가장 수용 가능하다고 보았는데, 툴차님은 그렇지 않으신 모양입니다.
  • reske 2009/03/29 20:22 # 답글

    흠... 툴차님의 논지는 언어가 불확실한 것이기 때문에 언어를 통해 이뤄지는 학문 연구가 불확실하다는 이야기 같은데.. 언어가 불확실하고 그걸 통한 연구도 불확실하다면 학문 연구도 불확실한 것을 좇는 것에 불과하고.. 마치 허깨비를 좇는 그런 겁니까? 그럼 학문이라는 것 자체가 연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인지? 그럼 만약 학문이 그렇게 불확실하다면, 언어철학에서 말하는 "언어는 불확실하다"라는 말도 불확실하게 되는 것 아닌지.. 살짝 거부감을 느낍니다.
  • 漁夫 2009/03/29 20:29 #

    그럼 만약 학문이 그렇게 불확실하다면, 언어철학에서 말하는 "언어는 불확실하다"라는 말도 불확실하게 되는 것 아닌지..
    ===========

    이거, '나는 거짓말장이다!'라 말했다는 그리스 철학자 얘기 같습니다 ^.^
  • reske 2009/03/29 20:36 #

    간혹 현대 철학이 그런 문제로 비판받는 모양이더군요. 모든게 다 불확실하면 불확실하다는 이야기 자체도 불확실한것 아니냐... 라는 것이죠.
  • 漁夫 2009/03/29 20:39 #

    사실 철학이나 사회과학이 일반 자연과학에서 쓰는 수단이 미치지 못하는 부분을 다뤄 온 부분도 큰데, 실험 수단이 진보하면서 그런 면의 역할은 줄어드는 점이 있긴 합니다. 뭐, 적응 못한다면 쫓겨나는 세상이니 학문 분야도 어쩔 수 없죠.
  • 툴차 2009/03/29 21:01 # 삭제

    진리가 변한다고 해서 진리가 없다고는 말하지는 않습니다. 진리는 변화하는 그 속에서 의미를 가지는 거지요. 제가 하는 말이 무슨 충격적인 이야기로 들리시나 본데, 거의 정론에 가깝습니다. 실재론에 그렇게 집착 안해도 과학 연구를 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데, 과학의 위기처럼 받아들이시면 제가 당황스럽죠. 과학만이 유일한 길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학이 폐지되어야 한다는 소리는 한 적이 없는데요?
  • reske 2009/03/29 21:59 #

    툴차님/ 헐 과학이 실제 세계를 다루는게 아닐 수도 있다고 하시면 듣는 사람은 과학 자체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받아 들일수 밖에 없습니다. 과학이라는게 상식적으로 실제 세계를 다루는 것인데..
  • 개미먹이 2009/03/30 01:17 # 삭제 답글

    진리가 '실재' 한다고 믿는 것도 하나의 형이상학입니다. 그렇게 가정하고서 연구를 하는 거죠. 그것을 실재로 발견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그런데 언어만이 그것을 보는 렌즈입니다 (언어란게 영어 한국어 뿐만 아니라 숫자, 공식 등을 포함합니다). 따라서 언어가 정교하지 않다면 진리를 왜곡해서 보게 되겠지요. 불확실성은 계속 개선되어 가는 것이고 학문은 이것을 가다듬는 과정입니다.
  • 漁夫 2009/03/30 13:00 #

    실재하지 않거나 최소한 간접 검증이 불가능한 것은 과학에서 다루지를 않습니다.

    과학의 가장 중요한 특성 중 하나는 검증 가능성(또는 반박 가능성)입니다. 실재하지 않는 것에 대해 과학이 다룰 수 없는데, 검증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죠. 대부분의 과학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아마 '나는 그런 가정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라는 취지로 대답할 것입니다. 그것을 기술하는 언어가 무엇이건 상관 없는 얘깁니다.
  • 愛天 2009/03/30 11:52 # 답글

    요즘 에른스트 마이어의 '이것이 생물학이다.'를 읽는데 생물학 관련되서 철학적인 고찰이 많이 나오더군요. 한번 툴차님도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에른스트 마이어는 상식적 실재론이 과학자의 기본적인 자세라고 주장하더군요, 이분에게는 상식적 실재론에 기반한 예측이 틀리지 않는 이상
    이것을 의심할 필요는 없다라고 합니다. 뭐, 아무래도 과학자의 입장이니 반감은 있으실지 모르지만 1세기 가까이 살아오신 분이니
    생물과학자의 철학을 알고 싶으시면 한번 보시길 ^^
  • 漁夫 2009/03/30 13:01 #

    마이어 양반은 진짜 1세기 동안 살아오셨죠. ^^
  • bokOv21mhW 2009/11/24 17:04 # 삭제 답글

    가바가이!
  • 漁夫 2009/11/25 07:09 #

    2MB가 소통 못 한다고 나무라기만 할 일이 아닌 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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