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05 10:43

Behavioral adaptation; 기생충은 어떻게 우리 삶을 변화시켜 왔는가(7) Evolutionary theory

  Behavioral adaptation; 기생충은 어떻게 우리 삶을 변화시켜 왔는가(6)(byontae님)을 트랙백.


기생충은 아니지만
 
  제가 최고의 사례로 꼽는 것은 기생충이 아닙니다.
  Jared Diamond나 George C.Williams 같은 진화론 분야의 대가들이 입을 맞춰 '섬뜩하다'거나 '따라올 것이 없다'고 말하는 녀석은 < 광견병(rabies) 바이러스 > 이며 저도 거기에 동의합니다.
 
  다 아시다시피 광견병은 (공기 전염 가능성도 약간은 있다고 합니다만) 보통 개나 기타 포유동물들에게 물려서 전염되는 병입니다.  숙주로는 개가 가장 흔하지만 다람쥐도 가능성이 있으며 (다람쥐에게 맨손으로 먹이를 주지 맙시다) 일부 흡혈박쥐도 이 바이러스를 갖고 있습니다.  

  한 번 광견병 바이러스의 입장에서, 포유동물 사이에 다른 숙주로 옮겨가고 싶다고 생각해 봅시다.  여러분이라면 어떤 전략을 취할까요?

  현상을 보면;

 1. 현재 있는 숙주가 다른 포유동물을 물어야 한다.
 2. '물 때' 물린 쪽에는 상처가 나고, 현재 숙주의 침이 거기 남는다. [ '나(바이러스)'는 그 침에 붙어서 옮겨간다 ]

  이렇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뻔한 얘기지만 바이러스가 취한 방책을 주목해 봅시다.

 1. 현재 있는 숙주가 다른 포유동물을 물어야 한다.
   * 광견병의 한 가지 특징은 '발광'하여 다른 동물을 마구마구 물어대는 것입니다.  당연히
      많이 물면 물수록 전파 대상의 수가 늘어나겠죠.

 2. '물 때' 물린 쪽에는 상처가 나고, 현재 숙주의 침이 거기 남는다.
   * 상처가 커서 많이 혈관을 노출시킬수록 좋습니다.  발병한 숙주는 꽉꽉 물어대죠.
   * 숙주가 침을 많이 흘리나?  그렇습니다.
     - 발병한 숙주는 침을 제대로 삼키지 못합니다.  즉, 침이 입에 항상 넘칩니다.
     - 더군다나 숙주는 물을 마시지 못합니다.  물을 마시면 입 안의 침 농도(즉 바이러스 농도)
       가 낮아지는데, 광견병의 주요한 한 가지 증상이 물을 무서워하며 물을 보면 후두에 경련
       이 일어나 물을 마시지 못하는 것
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


  이런 광견병 바이러스의 지능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바이러스가 주로 돌아다니는 환경을 이해해야 합니다.  잘 알려져 있듯이 현대 의학을 써도 발병한 광견병 환자를 치료할 수는 없으며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발병 후 대체로 1개월 이내에) 100% 숙주는 사망합니다.  이런 높은 독성(virulence)은 두 가지 조건에서 나타날 수 있는데, 주변에 전염시킬 개체가 많아야 하고 전염성도 높아야 합니다.  광견병이 집단을 이루고 사는 개 사이에서 흔하다는 얘기는 이 조건을 만족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漁夫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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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구들장군 2009/03/05 12:42 # 삭제 답글

    글 잘 읽고 갑니다.
    그런데 독성을 약하게 해서 광견병이 만성질환으로 되면, 광견병 바이러스 입장에서는 더 좋지 않을까요? 숙주가 죽으면 광견병 바이러스도 좋은 일은 없을텐데...
  • 漁夫 2009/03/05 22:41 #

    말씀하신 것이 전염병에 대해 매우 중요한 측면을 지적하셨습니다. 이것은 짧게 따로 다뤄 보겠습니다.
  • organizer 2009/03/05 12:58 # 답글

    광견병이 '개'만 걸리는게 아니었군요...ㅠㅠ ;; 발병 이후 대체로 1 개월 이내에 100 % 죽는다면... 대체 광견병 바이러스는 아직까지 살아 남아 있는게 신기합니다... [아니면 주변에 물 대체 숙주가 넘쳐 났다거나...^^] // 이 글을 읽고 나서 나머지 다른 글도 읽어 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
  • 漁夫 2009/03/05 22:56 #

    위키신께 질문해 보니 살아남은 사람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가능성이 극도로 낮아서 사실상 100% 사망이라고 해도 되더군요.
  • 제갈교 2009/03/05 14:05 # 삭제 답글

    그나저나 광견병 바이러스하니 마스터 키튼이 생각나네요.
  • 漁夫 2009/03/05 22:57 #

    '붉은 달'이었죠? 사실 그 에피소드는 키튼의 장점이 크게 살아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
  • BigTrain 2009/03/05 17:13 # 답글

    강원도하고 경기도 동부/북부 지역에 광견병 위험지역으로 지정됐던 걸로 기억합니다.

    기사를 검색해보니 "너구리, 오소리, 흰족제비, 여우, 박쥐" 등이 중간숙주라고 하는군요. 여우야 사라졌지만 박쥐까지... -_- ( http://blog.daum.net/guj114/7846735 )
  • 漁夫 2009/03/05 22:58 #

    고양이 등 많은 포유류가 될 수 있는데, 의외로 설치류는 드문 편이라고 합니다. 박쥐에게는 의외로 상당히 흔하다는군요.
  • byontae 2009/03/05 18:41 # 답글

    저번에 EID에 올라온 논문 중에서 광견병의 잠복기가 수년 이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는걸 보았는데, 이런 급성감염성 질환 치고는 잠복기가 매우 긴 편이라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 Frey 2009/03/05 22:34 #

    잠복기가 길어야 발병했을 때 널리 퍼질 수 있지 않을까요^^; 전염성이 높은데다가 급성질환이고 사망률까지 높으면 자멸하는 경우도 많으니; 광견병 바이러스를 보니 섬뜩하긴 합니다;
  • 漁夫 2009/03/05 23:01 #

    byontae님 / 2년 정도까지는 가끔 보인다고 위키에 나와 있는데 6년은 좀 길긴 하군요.

    Frey님 / 광견병의 경우는 잠복기가 길다고 전염에 어떤 이익이 있는지가 분명하지 않습니다. 사람의 경우 대부분 aerosol이 아니라 '물려서' 감염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죠. 대다수는 잠복기가 길지 않고 빨리 발병하여 사망한다는 점은 이를 뒷받침해 줍니다.
  • Mizar 2009/03/06 14:03 # 답글

    이놈들.. 고의성이 너무 짙은 녀석들이로군요..OTL

    그나저나 저런 지능적인 녀석들하고는 가급적 인연(?)을 맺고 싶지 않습니다..;ㅅ;
  • 漁夫 2009/03/06 17:57 #

    지능적인 넘들 많습니다 ^^ 슬슬 소개해 드릴게요. ㅎㅎ
  • Mizar 2009/03/06 18:01 #

    아니 소개라니.. 소개팅도 아니고 말이죠..;ㅅ;
    저런 넘들이랑 소개팅하는건 봐주세요;;
  • 漁夫 2009/03/06 21:31 #

    어허 얘기뿐인데 말입죠 ㅎㅎㅎ
  • 알렙 2009/03/06 14:07 # 답글

    여기서 보고되는 사례도 대부분 박쥐한테 물리는 경우라고 합니다. 개는 의외로 드물고, 그 밖에는 너구리와 스컹크;;;가 꽤 자주 있는 듯 했습니다. 근데 사실 좀 이해가 안 가기도 해요. 바이러스같이 단순한 존재가 어떻게 그렇게 복잡한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건지 업자;;; 임에도 불구하고 잘 개념이 잡히질 않는다니까요.

    바이러스에 노출된 후 Vaccination이나 prophylaxis 없이 생존한 사례는 2004년에 처음 보고되었군요. 다량의 중추신경 억제제를 이용한 coma 치료를 실험적으로 행한 모양인데, 좀 논란이 있는 사례인 듯 합니다.

    그 밖에도 장기 이식이나 각막 이식등에 의한 감염 사례도 가끔 있군요. -_-



  • 漁夫 2009/03/06 17:57 #

    위키신에서 2004년 얘기 읽어봤습니다. 그런데 재현이 쉽지 않은 모양이더군요.

    장기이식이나 각막이식이라면 좀 난감하군요.... 컥.
  • 한우 2009/03/07 14:15 # 답글

    확실히 바이러스는 요상한 놈입니다..(요즘 생물 시간에 바이러스의 아주 기본적인 것을 배웁니다.. 상식 수준에서요)
    어부님 설명보니 참 광견병 바이러스는 "똑똑한" 바이러스라는 생각이.. 물론 걸린 사람에게서는 "지구상에서 없애버리고 싶은" 바이러스 이겠지만요.
  • 漁夫 2009/03/07 20:04 #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가는데 참 자연 선택의 결과는 대단합니다.
  • reske 2009/03/08 15:48 # 답글

    "자연선택은 역시 대단해!" 의 사례가 되겠군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라는 소설에도 숙주인 개미를 다른 짐승에게 잡아먹히기 쉽게 하도록 넓은곳(풀잎이었던걸로 기억을..)으로 움직이게 하는 바이러스 이야기가 나오는걸로 기억하는데요..
  • 漁夫 2009/03/08 17:53 #

    아 그 넘은 바이러스가 아니고 기생충이었어요. byontae님 포스팅 중에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 reske 2009/03/08 22:09 #

    아 그렇군요! 제가 byontae님의 원 포스팅을 읽지 못해서 ;;
  • 漁夫 2009/03/09 12:40 #

    기생충의 대단함과 압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일견 대단히 비효율적으로 보이는 성(sex)이란 번식 체제를 유지하는 원동력일 정도라면 말이죠.
  • 2009/04/14 17:2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漁夫 2009/04/14 18:01 #

    물론입니다! 사실 제 생각도 아닌데 그렇게 해 주시겠다니 영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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