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렐스가 유명세를 타고 있는 녹음은 뭐니뭐니해도 베토벤과 브람스의 DG 음반이라는 데 별 이의가 없을 줄 압니다만, 쇼팽도 젊은 시절부터 꾸준히 연주해 왔는데 그에 비하면 별 평가를 못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 아시다시피 연주 수준과 인기도가 항상 비례하지만은 않죠. ^^
그는 1950년대 중반에 EMI에서 쇼팽 소나타 2번을 녹음한 일이 있고(쇼스타코비치 전주곡과 푸가 3곡과 붙어서 Columbia 33CX 1364로 발매) Melodiya에서는 발라드 1번, 협주곡 1번의 실황 녹음(5장 세트 발매 리뷰) 등도 남아 있습니다만 전반적으로 쇼팽 녹음을 체계적으로 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점에서는 적어도 스케르초 4곡을 한 번에 녹음한 리히테르보다도(쇼팽을 대단히 많이 연주했지만 녹음은 의외로 제대로 구해 보기 쉽지 않습니다) 쇼팽 녹음이 적은 편이라 할 수 있죠.
쇼팽 소나타 3번은 2번보다는 훨씬 구성적으로 탄탄하며 각 악장 사이가 정서적으로 연관성이 있습니다. 길렐스의 연주는 베토벤에서 잘 보이는 탄탄한 구성에서야 더 말할 것도 없고, 게다가 음색이 아름답기 때문에 귀에 들리는 느낌도 좋습니다. 길렐스가 좀 더 녹음을 했더라면 아르헤리치나 폴리니보다는 제 개인 취향에는 헐 더 추천할 만할 텐데 말이죠. 20세기 초까지 태어난 거장들은 뭘 연주해도 '듣는 사람을 마취시키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러니 거장 소리를 듣겠지만 말입니다.
DG 2531 099. 1978년 9월 15~20일 베를린 필의 녹음 장소로 유명한 베를린-달렘의 예수 그리스도 교회 녹음. 기획은 귄터 브레스트, 프로듀서는 코르드 가르벤(Cord Garben), 엔지니어는 클라우스 샤이베(Klaus Scheibe)입니다.
漁夫
Commented by 첼로소리 at 2008/12/03 06:59


궁극적으론 그렇더라도 징검다리가 필요한 것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