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 듣는 것이 개인 취향이다 보니 이런 연주도 전 잘 듣습니다. 이 '편곡 문제'에서는 저는 리히테르의 관점을 따르지 않는 편이거든요. 그는 원래 편곡을 거의 인정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라벨 오케스트라 편곡에 대해 ".... 곡을 망쳐 놓은 형편없는 졸작이다. 이 곡은 러시아 최고의 피아노곡이다. 아멘"이라 했으니 뭐... :^D
이 CD는 호로비츠 두 번째 녹음인 1951년 카네기 홀 실황입니다. 첫째 연주는 1947년 스튜디오였는데, 제가 들어 본 RCA 초기 LM 시리얼 LP가 소리가 그닥 좋지 못해서 - 어쩌면 78회전을 복각할 때 생긴 문제인지도 모르죠. 오히려 위 사진과 같은 시리즈의 CD가 호로비츠의 소리가 훨 잘 살아 있었습니다(단 78회전 잡음은 꽤나 크더군요) - 몇 번 듣지 않는 바람에 제게 아직 큰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소 실수는 있긴 하지만 - 이 곡 기교적으로 상당히 난해합니다. 솔직이 어법(idiom)이 피아노에 잘 안 맞습니다 - 기교적으로도 선명할 뿐더러 찬란한 소노리티, 강렬한 음색의 효과는 어디다 비길 데가 없을 지경입니다. 이런 사람이 스카를라티 소나타를 그리도 고요하고 아름답게 연주한다는 점을 믿기가 어려울 정도죠. 1951년 실황치고는 음질도 의외로 괜찮습니다.
차이코프스키 협주곡은 1941년 스튜디오 녹음입니다. 역시 소리는 아무래도 별로입니다만 젊은 시절의 호로비츠의 격렬한 기질과 토스카니니의 장렬함이 어울린, 불꽃 튀는 연주가 들을 만 합니다. 소리만 좀 더 좋았다면 정말 더 추천할 만했을 텐데... 그 점은 1943년의 실황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역시 문제는 음질이죠.
아래는 1947년 스튜디오 녹음인 LM 1017. 보통 크기의 LP(12")입니다만 덜렁 이 곡 하나만 들어간 비경제적인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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