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라이스터는 카라얀 전성기 베를린 필하모닉의 수석 클라리네티스트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당시에 유명한 멤버라면 콘서트마스터 미헬 슈발베, 플루트의 칼-하인츠 쵤러, 제임즈 골웨이(금방 솔로로 전환했습니다만), 오보의 로타르 코흐(정말 대단한 사람이었죠), 호른의 게르트 자이페르트 등의 이름을 기억합니다. 이 사람들은 카라얀이 계약하고 있던 DG 및 EMI에서 솔로로 이름을 많이 볼 수 있죠. 라이스터는 아마데우스 4중주단, 데무스, 에셴바흐 등과 연주한 브람스 실내악곡을 남긴 외에 베를린 필 졸리스텐 멤버로서 모차르트 5중주곡, 쿠벨릭과 이 협주곡 2곡이 기억납니다. 1970년대 이후로는 일본 Camerata에 녹음이 많으며, 작년에는 연주 활동 50년(70세) 기념 음반도 일본에서 발매되었습니다. 1980년대 초 카라얀/BPO가 한국에서 연주회를 열었을 때도 멤버로서 방한했습니다. 솔로로 한국에 온 적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 모차르트/베버 음반은 30세인 라이스터와 노련한 쿠벨릭의 협연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연주는 (나중에 소개할) 프린츠/뵘/VPO(DG) 음반이나 블라흐/로진스키/빈 국립 오페라 O.(Westminster) 음반처럼 부드러운 (빈 스타일?) '모차르트의 체념' 감촉은 아니고, 확고한 프레이징, 견고한 리듬에다가 생기가 있습니다. 저는 프린츠나 블라흐 스타일에 길이 들어서 그런지 모차르트보다는 베버 1번이 더 마음에 듭니다. 저는 베버 1번을 랑슬로/구슐바우어/밤베르크 so.(Erato) 음반으로도 갖고 있습니다만 그 연주보다는 베버의 스타일에는 라이스터 쪽이 더 좋네요.
1967년 11월 베를린-달렘의 예수 그리스도 교회 녹음. 프로듀서 한스 베버, 엔지니어 하인츠 빌트하겐. 초반은 위 성음 자켓과 똑같으며, DGG 136 550 SLPEM. 성음 번호는 RG 121 입니다.
아래처럼 베버 협주곡은 나와 있는데 모차르트 협주곡은 지금 보이지 않습니다. DG 마케터들도 저하고 똑같은 판단을 했을지도 모르죠.

▲ 453 902-2. ▲ POCG 6086 (HMV.co.jp). 커플링은 위와 같습니다.
漁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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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만화 at 2008/04/15 23:49

어부님! 건강하시죠. 오랜만이네요.
제가 아끼는 음반 중에 하나 입니다. 잘 보일듯 하면서도 잘 보이지 않는 음반이라고 할까요. 모짜르트의 관악협주곡들은 어찌보면 후대에 넘을테면 넘어봐라식의 도전의식을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아기자기하고 위트 넘치면서도 그 품위를 잃지 않는 것이... 그런데 이 음반은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저의 선입견을 깼지요. 아주 당당합니다. 베버 협주곡은 두말이 필요없는 One of the best 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Oskar Michallik와 Kurt Sanderling의 필립스 녹음과 함께요.
오래간만입니다! 잘 지내시나요.
잔덜링이 만년에 필립스에 녹음이 보이던데 베버 협주곡도 녹음을 했군요. 잔덜링에 대해서는 리히테르도 훌륭하다고 칭찬하던데, 아쉽게도 이 사람의 지휘는 리히테르 협연의 베토벤 협주곡 3번(DG; 저 이거 별로 안 좋아합니다) 등 모두 러시아 독주자를 뒷받침한 협주곡 4개 정도밖에 없군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를 지휘한 브람스 교향곡 전집은 나중에 기회 되면 반드시 사 보고 싶습니다.
Eurodisc에서 발매했던 1970년대초 잔덜링의 브람스 교향곡 전집을 말씀하신 건가요?
LP로 가지고 있는데 발터전집과 함께 제가 아껴듣는 음반 입니다. 다행히 CD로도 발매가 되어있더군요.
요즘 뒤늦게 브람스 교향곡에 완전 몰입해 있는데 즐겨 들으시는 브람스 교향곡 있으면 포스팅 좀 해주세요~
예. 그 SKD 전집(original은 Eurodisc 맞음) 얘깁니다.
브람스 교향곡도 너무 일반화된 레파토리라서 그런지 제가 특히 많이 듣는 음반이 바로 떠오르지가 않는군요 0-.-
말씀하신 Brahms의 교향곡 전집이나, Weber의 협주곡 모두 Eterna가 오리지날입니다.
Eurodisc와 Philips에서 Eterna의 녹음들을 라이선스로 많이 출반했는데, 아쉽게도 디테일이나 스케일 차이가 많이 납니다. 기회가 된다면 비교청취회도 마련할 계획입니다만... Sanderling의 Brahms 교향곡은 예전부터 많이 회자되었던 연주이나, 저로서는 그다지... 오히려 Konwitschny나 Suitner의 연주가 나름대로 설득력을 가진다는...
Original이 Eterna였군요. Eurodisc의 동구 연주자들이 original이 적다는 것을 깜박. -.-
제가 아끼는 음반 중에 하나 입니다. 잘 보일듯 하면서도 잘 보이지 않는 음반이라고 할까요. 모짜르트의 관악협주곡들은 어찌보면 후대에 넘을테면 넘어봐라식의 도전의식을 요구하는 것 같습니다. 아기자기하고 위트 넘치면서도 그 품위를 잃지 않는 것이... 그런데 이 음반은 말씀하신 것처럼 그런 저의 선입견을 깼지요. 아주 당당합니다. 베버 협주곡은 두말이 필요없는 One of the best 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Oskar Michallik와 Kurt Sanderling의 필립스 녹음과 함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