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07 18:43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집 - 루빈슈타인/바렌보임/런던 필하모닉(RCA) 고전음악-CD






  루빈슈타인은 일차적으로 쇼팽 연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겠지만, 쇼팽 하나만으로 거장으로 널리 인정받을 수는 없습니다(만약 그랬다면 아담 하라셰비츠 같은 사람도 거장이라 불려야 하겠죠). 그는 바흐는 거의 연주하지 않았지만 모차르트부터 시작해서 20세기 음악까지 독주곡, 협주곡, 실내악을 불문하고 실로 레파토리가 광대했는데, 그 특유의 아름다운 음향과 해석을 들려 준 거장이었죠.
  그는 베토벤 소나타 전집을 녹음하지는 않았지만 협주곡 전집은 세 번이나 RCA에 스테레오로 남겼습니다. 처음 것이 크립스 지휘 Symphony of the Air 협연으로 1956년, 두 번째는 라인스도르프/Boston Symphony 협연으로 63~67년, 마지막 것이 지금 소개드리는 것으로 1975년 녹음입니다. 원래 '황제' 한 곡만 녹음하려다가 결과가 너무 좋아서, 루빈슈타인이 오래 연주 안 했던 1,2번을 좀 연습한 후에 다시 세션을 거쳐 5곡을 완성했다는 말이 전합니다. 전 이것만 갖고 있는데, 지금은 없어진 강남 신나라에서(2009년 현재는 다시 생겼더군요) 루빈슈타인 전집을 쪼개 팔 때 구했습니다. 다른 두 개의 전집은 CD를 구할 수 있었는데 이 녹음은 그렇지 않았거든요. [off-line 매장이 거의 시들어 가는 듯해 아쉽습니다.]
  어느 연주자건 만년에 가면 템포가 느려지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으로, 이 음반도 그래선지 템포가 상당히 느린 축에 들어갑니다. 신기한 것이, 아라우의 최만년 녹음(데이비스/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협연) 정도로 템포가 느리기는 마찬가지인데 그 정도로 지루하게(!) 들리지는 않는군요. 루빈슈타인은 일반적으로 기교파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거의 88세가 다 됐을 때의 녹음이 이 정도면 정말 오래 기술을 유지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자주 듣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지루하거나 답답하지는 않습니다. 보너스로 들어간, 은퇴 직전에 녹음한 소나타 18번은 특히 1악장에서 템포 운용이 아주 독특합니다. 협주곡 중에서는 '황제'가 가장 맘에 들고, 3번처럼 좀 치열하게 연주해 줬으면 하는 곡은 좀 제 정서에 맞지 않네요.
  레코드 번호 09026-63077~79-2. 이 시리즈는 CD를 case에서 빼내기가 영 힘들어서 문제. 빼다 보면 재생면에 가는 흠이 생기기 일쑤라 조심조심. -.-
  런던에서 녹음하고, 프로듀서는 RCA의 Max Wilcox가 맡았지만 엔지니어는 Decca의 고참 Kenneth Wilkinson입니다. RCA와 Decca의 협력 관계가 이 때까지 살아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漁夫




Commented by 목캔디 at 2007/06/09 01:06
전 이 시리즈는 표지는 좋은데 꺼낼때 기스 땜에 좀 그렇더군요. 그나저나 전 어찌된 영문으로 EMI나 DG에 머물던 바렌보임이 루빈스타인 피협의 지휘를 맡았는지 궁금하더군요.
Commented by 어부 at 2007/06/09 21:17
예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아뭏든 RCA에 바렌보임이 남긴 유일한 녹음일 겁니다. CBS에는 주커만이나 다른 사람 협주곡에 출연을 몇 번 했거든요.
Commented by 김규만 at 2007/07/06 02:04
Adam Harasiewicz 도 제가 좋아하던 연주자인데요. 흑흑. 그냥 쇼팽의 거장이라고 부르면 안될까요?
쇼팽콩쿨 실황 LP 하나밖엔 안사봤지만서도. 참 좋더라구요.
루빈스타인 아마존에서 뒤져보니 한질밖에 안남았다고 하는군요.
혹시 다른 Recommendation 이라도?
Commented by 어부 at 2007/07/07 10:35
안녕하셔요, 규만님. 혹시 싸이에서 출발하여 건너오셨습니까? ^^ 미국에서는 잘 지내시나요. 리플 자주 남겨 주셔요.
저도 하라셰비츠를 싫어하지는 않는데 그렇다고 루빈슈타인하고 동급이라면.... 좀 거시기하죠.
저 전집은 이제 좀 구하기 힘들 겁니다. 다른 타이틀로 다시 나온다고 아는데 제가 루빈슈타인 웬만한 유명한 음반은 대충 다 갖고 있는 탓에 어떤 재발매로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거하고 쇼팽 외에는 전 루빈슈타인의 실내악들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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