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15 22:45

방명록 私談

[ Scientia Lux Mea ]

  지난 번 방명록이 댓글이 100개가 넘어서 update합니다. ^^ [ 지난 방명록 1. 2. 34. 5. 방명록 6 ]
  인사하고 싶으시면 여기에 리플을 달아 주십시오.  불펌에 대한 제 정책은 불펌주의 문제를 참고하시길.

  주의 ] 여기서는 이유가 무엇이건 리플에서 서로 욕에 가까운 언사를 허용하지 않습니다.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漁夫 올림 [ 맨 위 왼편 이미지 ; (c) RCA, Soria edition (Munch/BSO - Berlioz 'Romeo & Juliet') ]

 [ 다른 분들께서 보는 이 氷屋 풍경 묘사 ]
 1. 나무위키(舊 엔하위키)의 과학밸리 항목음악밸리 항목
 2. 물론 여기를 싫어하는 분도 있지요.  영광스럽게도 정치사회적 인식에서 '쓰레기 공돌이'란 소리도 들었습니다. 하하.

cf. 1. 제 옛 홈페이지를 http://trmsolutions.co.kr/music
으로 일원화했습니다.  많은 방문 바랍니다.
cf. 2. 홈페이지가 장점도 많지만, 바로바로 update 하기 힘들고 블로그처럼 상호 연결이 금방 되지
        않는 단점도 분명히 있죠.  사실 제가 블로그를 쓰는 이유가 빠른 update가 가능하다는 점 때
        문입니다.



cf.
My valley



     

 ]
  아래는 북아메리카의 포유류 중 하나인 fisher.


  식성은 

  Almost the only siginificant predator of porcupine (see the photo below)
  When it preys on porcupines, it attacks the porcupine's face repeatedly until the porcupine is weakened from trying to defend itself. It will eat the porcupine's organs first and save the rest of the kill to eat over the next couple of days. Fishers don't always win battles with porcupines and they are sometimes badly injured or killed by the porcupine's quills. The fisher also eats fruits, berries, plants and carrion. The fisher, despite its name, rarely eats fish. [ from http://www.nhptv.org/natureworks/fisher.htm . ]

  아래는 호저(porcupine), photo from http://www.nhptv.org/natureworks/porcupine.htm   



2020/10/15 22:47

천안함 관계 이것저것 개인 정리 Critics about news

  천안함 관계하여 참고가 될 만한 여러 사항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뭐, 제 글을 이미 대강 보신 분들께는 거의 필요 없을듯...
  처음 upload 시점이 2년 이상 전이기 때문에 최신 정보가 반영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2012년 7월에 다시 조금 수정했지만, 일부러 그간 이력의 대부분을 놓아 두었습니다.


이어지는 내용

2020/10/15 22:43

[ 진화심리학 ] posting, link 모음 Evolutionary theory

  이 포스팅을 만든 이유는 순전히 개인 보관용입니다.  제 포스팅 뿐 아니라 다른 분들의 관계 포스팅도 링크하려고 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확충해 나갈 예정이니, 특정 사항에 대한 다른 분의 포스팅에 대한 제보 항상 환영합니다.
  Disclaimer 하나 달자면, 해당 분야 전공자도 아닌 입장으로서 漁夫는 漁夫 자신의 포스팅에서 주장하는 내용이 항상 옳다고 보증하지 못합니다.  물론 대가들의 저서나 논문을 가져오고 그 내용을 전달하려고 하는 부분에서는 큰 오류는 별로 없겠지만, 개인적 의견을 말하는 부분에서는 당연히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것을 감안하시기 바랍니다.
 
 
내용

2020/06/17 10:30

북한의 남북 연락사무소 폭파 Views by Engineer

  
 


  이 동영상 리플은 딱 둘로 요약할 수 있다. 

  "여러분의 세금이 터졌습니다"
  "그 ㅅㅋ들 또 저런 쇼하네"

  나야 원래 개성공단 자체에 부정적이었기 때문에 최대통령(...) 시절에 한 몇 안 되는 잘 된 일이라 생각하고 있다(link).  그런데 내가 주목한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철거 솜씨다.  
  폭약으로 건물을 철거하는 기술은 이미 오래된, 잘 확립돼 있는 분야다.  상당히 잘 된 동영상을 하나 링크한다.
   


  내 세대의 사람들은 아마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파괴업으로 일어선 가족'으로 처음 폭파방식 철거를 안 분이 많을 것이다.  거기서는 "건물 잔해는 도로로 30cm 이상은 나오지 않을 겁니다"라 말할 정도의 정밀성도 갖추었으니까.

  이 관점으로 폭파 동영상을 다시 보면, 차이가 명확하다; 건물 철거는 폭파 순간에는 주변으로 파편이 튀지 않는다.  건물 철거의 기본 개념이 '건물의 중량을 받쳐 주는 구조물을 날려서 중력이 건물을 제거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반면, 흑백 동영상에서 28초 쯤 5층 정도의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장면을 보면 명확히 폭파 순간에 날아오른 파편이 보인다.
 

  
  그리고 36초 경엔 15층 높의 종합지원센터 전면이 붕괴된다.  이건 대체 뭔가?  이 정도 손상이면 건물 사용은 앞으로 불가능할 텐데, 이왕 이럴 바에야 깨끗하게 무너뜨리는 게 낫지....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도 짐작이 옳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from link).


  내가 보기에 이 폭파는 절대 기술적으로 아는 사람이 했다고 볼 수 없다.  5~6층은 이런 식으로 날릴 수 있어도 15층은 자신이 없기 때문에(주변에 피해를 심하게 확산시킬 수 있다.  그리고 발표 후 3일이니 시간도 부족했을 것이다[1]) 전면만 붕괴시키는 정도로 실무자가 윗대가리들과 타협했을 것이다.  아마 뚱뚱이는 쇼를 좋아하니 잘 된 건물 철거 광경처럼 극적인 장면을 더 좋아했겠지만 말이다.

  漁夫

[1] 내가 주워들은 바로는 '말끔하게' 주저앉히려면 건물 기초를 약간 '흠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니 건축 설계도나 도면을 갖고 화약 세기나 폭파 방향을 조절해야 하는데, 저 건물을 어디서 설계했는지 모르겠다만 아마 북한에서 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3일만에 될 리가.  예수의 안티테제를 노렸나? 

  

2020/05/10 02:15

코로나 2019 ] 5월 초 서울; 클럽발 집단 감염 Critics about news

  서울의 실시간 상황.

7. 코로나 2019 ] 검체 분석 방법과 고려 사항 
6. 코로나 2019 ] 전염병 병원체의 진화
5. 코로나 2019 ] 병원의 시스템
4. 코로나 2019 ] 검사 용량
3. 코로나 2019 ] 중국인 입국 금지 정책에 대해 II
2. 코로나 2019 ] 중국인 입국 금지 정책에 대해
1. 민감도(sensitivity)와 특이도(specificity), 위양성(false positive)과 위음성(false negative)

  ======================

  서울-경기 권역에 코로나19의 큰 불똥 하나가 튕겼다.  용인 66번 환자 건이다(link).

  이 건이 우려스러운 것은 클럽을 통한 접촉자 수가 매우 많다는 점이다.  서울 내 동선을 봐도...
   
○ 4. 30.(목) 서울 송파, 경기 가평, 강원 춘천·홍천
  - 10:55 송파구 장지동 송파파인타운 지하주차장에 도착 후 도보로 이동
  - 11:00~11:19 이디야 송파파인타운점
  - 11:20~ 차를 타고 이동해 경기 가평과 강원 춘천·홍천에서 시간
○ 5. 01.(금)
  - 16:22 송파 파인타운 지하주차장
  - 16:27~16:34 장지역 화장실을 이용
  - 16:37~ 송파파인타운 지하주차장으로 되돌아와 집으로 출발
  - 17:30 자택 귀가
  - 18:09~18:46 수지구 황재코다리냉면 : 접촉자 1명(종업원)
  - 19:00 기흥구 레스프리 드 분당(자차) : 접촉자 1명(사장)
  - 19:20~22:00 자택 귀가(자차)
  - 8100번 버스로 용산 이동
  - 22:57~00:19 용산 우사단로의 주점 '술판'
○ 5. 02.(토)
  - 00:20~00:23 인근 편의점
  - 00:24~01:00 '킹클럽'
  - 01:06~01:31 주점 '트렁크'
  - 01:40~ 10분간 또 다른 클럽에 갔으나 방역당국은 이 클럽의 이름을 즉각 공개하지 않고 접촉자 확인중.
    (후에 '소호', 'HIM' 클럽을 더 방문한 것으로 확인. link)
  - 02:00~03:10 킹클럽
  - 03:11~03:12 인근 편의점
  - 03:32~03:47 주점 '퀸'

  - 04:40 자택귀가(택시) : 접촉자 1명(택시기사)
  - 16:00~17:06 관외동선
  - 17:32~17:40 노브랜드 용인청덕점(친구차량) : 접촉자 1명
  - 17:50 자택 귀가(친구차량)
○ 5. 03.(일)
  - 12:15~12:32 관외동선
  - 12:50 자택귀가
○ 5. 04.(월) 자택 기거
○ 5. 05.(화)
  - 10:33 관외동선
  - 11:00 기흥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 채취(씨젠의뢰)(자차)
  - 11:30 차량접촉사고(기흥구보건소 앞) : 접촉자1명(보험사 직원)
  - 11:41 약국 방문 : 접촉자 없음
  - 11:43 자택귀가(동거인 차량)

 (from 동아사이언스 기사(link))

  아래 이미지는 출처를 모르겠는데, 위에서 빠진 가평/홍천 외 '관외동선'이 나와 있어서 추가.



  이 클럽 접촉자 수는 현재까지 무려 7222명이 확인됐고(link), 그 중 반 이상이 연락되지 않는다(link).  이 이유 중 하나로 짐작할 수 있는 것이, 클럽들 중 성 소수자들이 이용하던 곳이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시기에 열심히 움직이고 떠드는 클럽을 가?'란 주변 시선도 있었을 테지만 성 소수자를 보는 한국의 일반적 시선을 감안하면...
하나 더 이런 사례마저 나왔다(link).  이용자들의 특성상 카드 추적마저 어렵다는 것.  사실 이번 사례는 신천지 집단감염보다 더 나쁠 수도 있다.  신천지에서는 명단 관리가 철저해 추적이 용이했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우려할 만한 점은 하나 더 있다.  용인 66번 환자의 증세는 2일(아마 오후)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면 이 환자는 대체 어디서 감염됐는가?  전형적 잠복기가 3~5일임을 고려해야 한다.  그리고 바로 앞 링크에서 지적한 대로, 이 건과 관련해 확진된 환자들의 증상 발현일이 66번 환자에 감염됐다 보기엔 빠른 경우가 있고, 더군다나 일부 환자들이 66번 환자와 동선이 겹치지도 않는 모양이다.  공식 발표들도 이 점을 의식한다.  더 자세히는 이 링크도 참고(link).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이태원 클럽과 관련한 집단 감염이 초발 환자(용인 66번 환자)에 의한 단일한 전파나 확산이 아닌, 산발적인 전파의 연결고리들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태원을 중심으로 이미 ‘조용한 전파’가 진행 중이었을 수 있다는 추정인 것.
  그에 대한 근거로 권 부본부장은 “초발 환자의 증상 발현일이자 클럽 방문일인 2일에 증상이 나타난 다른 사례들도 있고, 초발 환자가 방문하지 않은 날에도 증상이 나타난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추적조사 과정에서 증상 발현일도 변할 수 있고, 추가로 발견되는 환자에 따라 발병 시기는 달라질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좀 전에 4월 26일(또는 말)부터 5월 6일(기간 2주일 전)까지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사람은 증상 여부에 상관 없이 코로나19 검사가 가능하니 신고해 달라는 메시지가 온 것도 이를 반영한다 볼 수 있다.

  객관적으로 보아도 대한민국의 중추라 볼 수 있는 서울이 대구처럼 준 통제 불능까지 간다면, 사회 분위기나 경제에 미칠 타격은 아마 비교가 안 될 것이다.  경기/서울에서 콜센터나 교회 건은 어찌저찌 막았는데, 이번은 문제가 더 심각할 수 있다.  제발 잘 넘겼으면 하는 생각밖에 안 든다[ps.3].

  漁夫

ps. 이번 건이 크게 퍼지면, 지난 번 신천지와 마찬가지로 사회의 양지에 드러내기 어려운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전염성 질병에 얼마나 취약할 수 있음을 알려 주는 시금석이라 할 수 있겠다. 신천지와는 달리 이들은 일부러 전염을 조장한다든지 의심을 살 법한 이유가 없으니 아직 특히 비난할 필요가 없다. (말을 약간 수정)
[추가] ps.2. 리플에서 신천지에 대한 언급을 지적하신 분이 있어서 내 입장을 밝힌다.  사태 초기부터 교주가 적극적으로 당국에 협조하라고 진정성 있게 신도들에게 호소했냐?  Perhaps NOT.  신도들은 어땠는가?  이유가 무엇이건 - '아우팅 우려'나 교주 탓이건 - 안 들은 사람들이 있으며, '편견'을 불식시키는 데 기여하지 못했음은 확실하다.
  첫 리플에 대부분 적어 놓았지만, 나는 교주가 이재명과 숨바꼭질한 것이 말로(만) 공언한 '협조'와 일치한다고 생각지 않는다.  대저 말보다 행동이 진짜 생각을 더 잘 드러내는 법이다.
[추가] ps.3. '조용한 전파' 진행이라면, 차라리 부근 요식업소 근무자에 한해 싹 다 검사 들어가는 편이 나을 수도 있겠다.  어차피 그 부근에 맘놓고 가기는 글렀으니까.

2020/04/11 15:52

코로나 2019 ] 사생활 통제 권력 Views by Engineer

  곁가지로 다루는 번외편. 

7. 코로나 2019 ] 검체 분석 방법과 고려 사항 
6. 코로나 2019 ] 전염병 병원체의 진화
5. 코로나 2019 ] 병원의 시스템
4. 코로나 2019 ] 검사 용량
3. 코로나 2019 ] 중국인 입국 금지 정책에 대해 II
2. 코로나 2019 ] 중국인 입국 금지 정책에 대해
1. 민감도(sensitivity)와 특이도(specificity), 위양성(false positive)과 위음성(false negative)

  ======================

  유럽에 계신 페친들께서 이미 (사생활 침해를 내세워) 공적 업무를 고리타분한 방식으로만 다루는 유럽 정부들에 대해 분노를 표하셨다[1]. 가령 발병 신고를 fax로만 받아서 의사를 빡치게 만들었던 독일 당국이나.... [2]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대규모로 번진 (상당히 치명률 높은) 감염병 대처에 이런 현황이 몹시 비효율적임이 입증되자 심각한 사회적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르 피가로 紙의 도쿄 특파원도 빡치셨는지 일갈을 날렸다.  영어 번역을 봐도 분노가 곳곳에 묻어나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다.

  요지는 '사생활 침해 운운하며 늑장 부리다가, 전국민 이동 금지라는 사상 초유의 대규모 자유 침해 조치를 유발했다'는 것. 
  독일도 이 논란에 자유롭지 못하다.  거긴 나치의 망령 때문에 특히 이런 논란이 심했다.  가령 이 기사를 보자.
  • 코로나19 한국 따라하기 애먹는 독일…"서울 비하면 제3세계"(연합뉴스; 3월 26일)
  <한국식 휴대전화 정보활용 추적관리안, '기본권 침해' 반대로 좌초>
  하지만 옌스 슈판 보건부 장관이 앞장서서 추진했던 법 개정안은 반대에 부딪혀 좌초됐다. 23일 내각회의에 상정되지도 못했다.  개정안 초안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를 통해 비판 여론이 쏟아졌다. 자유민주당과 녹색당, 좌파당 등의 유력 정치인도 잇따라 '개인 기본권 침해'라는 이유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슈판 장관은 당일 기자회견에선 한국과 같은 국가가 이동 경로 파악을 통해 감염확산을 늦출 수 있었다고 항변하면서 관련 논의를 계속하겠다며 개정의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태도를 한국 입장에서 '만 명 단위로 죽는데 뭐 저런 걸로 논란ㅋㅋㅋ '이라 백안시하기만 할 수는 없다.  지금 한국의 동선 추적 알림은 정말 문제가 없을까?  예를 들어 강남구의 제주도를 다녀 온 모녀 동선 보도에 대해서는 "누군지 개인을 특정할 수도 있겠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돌았다[3].  그리고 해당 동선에 들어간 식당은 완전 방역 등을 거쳐 문을 다시 열어도 사람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4].  식당이 무슨 죄가 있나?
  지금 한국을 통제 불능에 가깝던 위기에서 구해 준 것을 나열하자면 아래 사항들이 생각난다.

  1. 메르스 교훈에 따라 빨리 준비한 질본(포스팅 7)
  2. 민간에 이미 많이 깔려 있었던 검사 장비
  3. 법적 제도; 감염병예방법의 상당 부분은 메르스 때문에 바뀌었음.  검사 키트 신속승인제도가 결정적
  4. 추적 기술; 주민등록번호, 핸드폰, CCTV 등으로 알아낸 동선 공개 등
  5. 검사 방법론; drive/walk-through 같은 아이디어들
  6. 운; 황사 때문에 마스크 생산 공장도 있었고, 국민들이 마스크 착용에 익숙.  적어도 마스크 썼다고 얼굴을 가리려는 범죄자 취급을 걱정하지 않아도 됨
  위 기사에서 독일 보건부 장관이 지적하듯이 추적 기술은 한국의 코로나 방역 정책인 3T(test, trace, treatment)의 세 다리 중 하나다.  가령 주민등록번호 같은 제도가 있는 나라가 지구상에 몇이나 되겠나[5]?  의외로 적다.  핸드폰 ip 추적에다 CCTV를 동원하면 제이슨 본 추적 정도는 기술적으로 100% 가능하다 싶다.  사실 영화를 보면서 전혀 비현실적이라는 느낌이 없었다[6],[7].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정부가 우리를 이렇게 추적할 수단을 손에 쥐고 있을 때 적절한 통제 수단이 국민의 대표들 손에 있어야만 한다는 점이다[8].  나는 코로나19 유행이 좀 수그러들면 반드시 통제 수단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漁夫

[1] 전자정부를 거부하는 이런 anti-tech적 태도는 사실 미국도 별반 다르지 않음.  한국 행정 사무의 전자/인터넷화 정도는 구미 각국에서도 깜짝 놀랄 수준이다.  미국에서는 연말 정산 절차가 한국의 10년 이상 전 수준이다. 국세청 site에서 두 시간이면 웬만한 거 다 된다?  대부분의 유럽과 미국 사람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2] 독일 의사가 교사를 확진했으나 당국이 접수를 '한 회선 뿐인' Fax로만 받았음.  당연히 회선이 터져나갈 상황이라 접수 안 됨.  의사가 빡쳐서 다른 수단을 다 동원했으나 실패.  그 동안 교사는 학교에서 다른 사람들을 감염시키고 말았음 (...)
[3] 이 모녀가 방역에 대해 취한 태도를 옹호하는 게 아니다.  비판받아 마땅하다.
[4] 코로나바이러스는 인체 밖에서 어차피 오래 살지 못하기 때문에, 방역 후 2일 정도 닫은 다음이라면 확진자 방문 때문에 감염될 확률은 0에 아주아주 가깝다.
[5] 미국에서는 사회보장번호(social security number)가 그나마 좀 비슷하다고 안다.  그러나 이걸 거의 아무 데서나 다 요구하지 않는다.  반면 주민등록번호(혹은 외국인에겐 외국인 등록 번호)가 없으면 현금거래 아니라면 인터넷 혹은 큰 규모의 상업 거래를 아예 할 수 조차 없는 것이 한국이다.  외국 사람은 "이러면 중국하고 비슷하지 않냐"고 생각할 만 하다.
[6] 현재 한국의 CCTV만 해도 맘 먹고 동원하면 위력이 엄청나다.  맨헌트에서 주인공이 제주도에 도착한 후 5분도 안 돼서 포착되었다.  어떻게 잡혔는지 보면....  그리고 애플과 구글이 코로나19 감염자 앱을 만든다는 뉴스가 나왔다(link).  이 두 회사가 핸드폰에 미치는 영향이란...
[7] 나는 DNA 지문 등록에 대한 포스팅을 올린 적이 있었다(link).  만약 전 국민이 다 DNA 지문을 등록하자고 주장하면 아마 미친 놈 소리를 듣기 좋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이미 쓰는 추적 수단들에 비하면 DNA 지문은 대량 실시간 추적이 훨씬 더 힘들다.  지금 쓰는 동선 추적 방법은 하루에도 수천 명 이상 가능하다는 것을 이미 입증했다.
[8] 2017년 탄핵 사태 때 계엄 계획에 국회의원들 감금 등의 언급이 있었다는 뉴스가 떴다.  정말 민주 사회의 적이다 싶었던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2020/04/10 00:26

코로나 2019 ] 약, 백신; 특히 약에 필요한 정도 Views by Engineer

  코로나 시리즈의 9편.  1~8편은 아래와 같다.

7. 코로나 2019 ] 검체 분석 방법과 고려 사항 
6. 코로나 2019 ] 전염병 병원체의 진화
5. 코로나 2019 ] 병원의 시스템
4. 코로나 2019 ] 검사 용량
3. 코로나 2019 ] 중국인 입국 금지 정책에 대해 II
2. 코로나 2019 ] 중국인 입국 금지 정책에 대해
1. 민감도(sensitivity)와 특이도(specificity), 위양성(false positive)과 위음성(false negative)

  8편을 쓴 뒤 딱 20일 지났다.  5편을 '코로나19의 현황 진전은 매우 빠르다'라 맺었는데, 그간 현황이 전개된 속도는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나는 국처럼 총력을 기울여 막더라도 큰 집단 하나의 감염만으로도[1] 거의 통제 불능에 다가갔을 만큼 감염성이 대단히 강한 코로나19의 특성상 국제적으로 통제가 가능할지 의문이었지만, 다른 대륙에서도 크게 번지는 시점은 좀 더 뒤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4월 9일 현재... 아시다시피 국제적으로 완전히 통제 불능으로 번졌다[2]. 


[3]

  그리고 덤으로 놀란 점은 한국에서 영원히 선진국으로 우러러봐야 할 것 같던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너무나 맥없이 무너지고, 일부는 심지어 '국민들이 집단 면역(herd immunity) 상태가 될 때까지 기다리자'는 정책을 초기에 쓴 것이었다[4].  더 이상 한국이 '잘했다 아니다'로 논란할 상황이 아닌 것이다.  한국이 설사 한심한 점이 있더라도 외국은 더, 어쩌면 훨씬 더 한심  한국의 방역 정책과 수단에 대해 수많은 외신이나 한국어 번역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니, 여기서 포스팅 7편 외에 굳이 더 논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5].  
  좀 아슬아슬해도 한국은 이제 하루 100명 이하 정도로 계속 감염자를 통제 중이고 신규 감염자의 대부분은 해외 유입인 이상, 이번 포스팅은 다음 단계의 중요한 무기인 약 및 백신에 대해 간단히 적겠다.

  내가 꼬꼬마 때는 바이러스 감염병에는 아예 약이 없다고 했으나, 지금은 상당히 많은 종류의 약이 나와 있다.  이는 이전에 비해 바이러스에 대한 인간의 이해가 크게 증가하면서, 바이러스가 세포로 침투하고 자신을 복제하는 기전(mechanism)을 거의 완벽히 파악한 덕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의 세포에 붙고 침투하며 복제하는 기전은 아래와 같다고 알려져 있다.[6] [7] [8]
  

  1) 인간 세포의 ACE2 수용체(receptor)에 바이러스의 소위 'spike'가 붙음
  2) TMPRSS2 단백질이 ACE2-spike 복합체에 작용하여 세포로 바이러스가 들어오도록 함
  3) 흡착 및 세포 침투
  4) 바이러스 외피가 없어져, 바이러스 RNA가 세포 내로 침입
  5) 바이러스 RNA가 세포 리보솜으로 들어가 여러 단백질을 만드는데, PLPro, 3CDPro란 두 
     protease가 중요.  이 외에 RdRp(RNA-dependent RNA replicase)가 다음 과정의 핵심.
  6) RdRp가 리보솜에서 (-) form(주형)이 된 것을 복제하여 (+) form, 즉 바이러스 RNA를
     여러 개 다시 만들어 냄.
  7) 리보솜에서 만들어진 바이러스 단백질들이 외피를 제조하여, 바이러스 RNA를 둘러쌈

  이 중 어느 하나만 저해시켜도 바이러스의 복제 과정을 막기엔 충분하다.  여러 후보 물질들이 나와 있으며, AIDS(HIV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 용으로 개발된 칼레트라나 Ebola 바이러스 용으로 나왔던 렘데시비르 등의 이름을 들어 본 분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말라리아 약의 변형인 히드록시퀴놀린은 리보솜에 작용한다고 한다[7], [9].  지금은 통상의 절차를 거쳐 새로 약을 개발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존에 비슷한 작용을 한다고 알려진 약들을 가져와 시험하는 것이다.  제발 빨리 적절한 물건이 나타나기만 바랄 뿐이다.
  백신은 지금 코로나19의 구조 및 단백질의 기능 등이 거의 다 알려졌기 때문에 [10], 코로나19의 구조에서 돌연변이가 가장 작은 부분을 찾아서 목표를 만드는 방법과 병원성을 약화시킨 바이러스를 이용하는 방법[11] 등이 있다.  그러나 이렇게 시급한 상황에서 총력을 기울여도 적어도 1~2년 이상은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

  백신이 어려운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약이 빨리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이전의 페니실린 같은 '특효약' 성능이 되지 않더라도, 지금 한국의 상황에서는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환자들에게서 병이 악화되는 것을 막는 효력 정도만 되어도 대성공이라 생각한다.
  코로나19의 가장 심각한 특성이 엄청난 전염성으로, 한 명이 다른 사람을 전파시키는 전파 계수(basic reproductive number; R0)가 통상 2~3부터 높게는 4~9까지 나온다[12].  앞 포스팅들에서 몇 번 한 얘기를 또 하면, 코로나19는 증상이 처음 나타나는 시기부터 바이러스 배출량이 높고, 병이 진전되면서 오히려 배출이 줄어든다.  이 링크(link)에 소개된 논문(link)에서 보여 준 그래프(및 암시하는 특성)를 잠복기 부분을 추가해 거칠게 단순화하면 이렇다.  (논문의 그림은 당연히 잠복기 부분이 빠져 있음에 유의) [13]


  보통의 호흡기 전염병들에서는 증상과 전염력이 같이 가는데, 기침과 재채기 등이 병원체를 몸 밖으로 내보내는 원동력이니 당연하다.  병원체가 호흡기 표면의 세포들을 공격하면서 그에 대한 방어 작용으로 인체는 열(fever), 기침과 재채기 등의 증상을 나타내기 때문이다[14].  코로나19가 대단한 점은 초기 인체의 대응이 미미한 시점에 매우 많이 증가할 수 있고, 보통 생활에서 호흡하는 정도(+기침 증상)의 비말로도 전염에 충분한 농도로 퍼질 수 있다는 것이다[15].  위 그림을 보면, 무증상 전염이 가능한 시기가 ⓑ고, 증세가 처음 나타나 비교적 가벼우며 확증까지 걸리는 시간이 대략 ⓒ다[16].  따라서 붉은 색 shade 부분이 감염 위험이 가장 높은 시기다.  R0 평가에 의하면 이 사이에 적어도 2명, 많으면 7~9명까지 감염시킨다고 하니, 그 뒤에 감염자가 어떻게 되건 바이러스가 주변으로 퍼지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상당히 높은 치사율을 보이는 데는 이런 이유가 크다고 생각한다.
  ⓑ와 ⓒ 부분에서 전염을 가급적 줄이는 방법이 소위 '사회적 거리두기'다.  그게 마스크건, 자발 격리건 손씻기건 이 때가 가장 중요하며, 한국처럼 빨리 추적하여 가능한 한 일찍 격리시키는 전략이 중요한 이유다.  그러면 내가 위에서 적었듯이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환자들에게서 병이 악화되는 것을 막는 효력 정도만 되어도 대성공"일 이유가 있을까?  그렇다.  접촉이 확인되어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 약으로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면, 아래 그림처럼 곡선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투약 개시 시점 이후 바이러스의 증식이 억제되기 때문에, 좀 더 빠른 시점에 투약을 개시한 ①과 ②의 바이러스 농도 곡선이 달라질 것이다. ①은 아예 전염이 완전히 차단될 것이고, ②는 전염이 가능하더라도 매우 확률이 줄어들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주변에 주는 부담이 엄청나게 줄 것이 확실하다.  굳이 확실히 낫는 효력 강한 약이 아니더라도 이것으로 충분하며, AIDS의 사례를 보더라도 그렇다[17].  더군다나 완치 판정 후에 재확진되는 경우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18].

  한국은 다행스럽게도 감염 후 상당히 이른 시점에 감염자 포착이 가능하므로, 병의 후기 위중한 환자에 투여해도 바로 효력이 나타날 만큼 유력하지 않더라도 어느 정도만 효력이 있어도 상당히 효과적일 것이다.  다른 약이 실패해도, 위중한 환자에는 적어도 혈청을 써 볼 수 있지 않은가.

  漁夫

[1] 당연히 신천지.
[2] https://www.worldometers.info/coronavirus/ . 어쩌면 전세계 사람의 수십 % 수준으로 걸려서 1918년의 스페인 독감 이래 최대의 범유행(pandemic) 사례가 될지도 모르겠다.  이 포스팅을 읽으시는 분들이 이 정도 규모의 대유행을 다시 볼 수 있을지 전혀 확신할 수 없다.
[3] 서브프라임 사태 진행 중이던 2008년 9월 이코노미스트의 표지.
[4] 백신과 치료약이 없는 현재, 국민의 대다수가 노출되어 면역을 획득하는 집단 면역을 추구하겠다는 말은 "보건 당국이 더 이상 할 방도가 없으니, 국민 여러분 일단 한 번 걸리시고 나서 생각합시다.  병원에 자리가 있는 한은 돌봐 드리겠지만 없으면 우리도 어찌.. GG"와 똑같다.  무려 이게 국가 정책이라고 내놓다니(sigh)....
[5] 내 평생 실시간으로 한국이 이렇게 전세계에서 칭찬을 듣는 일을 본 적이 없다.  유일하게 비견할 것이라면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국제 대규모 경기 중 손꼽히는 1988년 서울 올림픽 정도?  이것도 나중 얘기지 진행되는 도중에 나온 말이 아니었다.
[6]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15797 (BRIC 바이오토픽; 양병찬 씨)
[9] 안타깝게도 프랑스에서 임상시험 중이던 히드록시퀴놀린과 다른 약의 혼합 사용은 부작용이 나타나 중단되었다고 한다.  https://www.nicematin.com/sante/coronavirus-nous-avons-deja-du-interrompre-le-traitement-de-hydroxychloroquine-azithromycine-au-chu-de-nice-489118#Echobox=1586243253(프랑스어)
[10] 서울대 김빛내리 교수 등의 팀이 최종 과정을 거의 완료했다(link).
[11] 포르말린 등의 여러 방법으로 죽인 바이러스를 쓰거나, 증식 기능을 약화시킨 살아 있는 바이러스를 쓰는 방법이 대표적.  소아마비(polio)에서는 두 가지 모두 등장했고, 요즘은 보통 후자(Sabin vaccine)가 쓰인다.  각주 [7] 참고.
[13] 원 논문의 'Ct'는 시리즈 포스팅 7편 참고.  7편에서 "Ct 35를 양성 기준으로 보통 판단한다"고 했기 때문에, 검출 시약에 따라 차이가 있어서 완전히 같은 숫자로 비교하긴 어렵지만 일단은 Ct 35를 전염 가능 기준으로 놓았다.  
  그리고 잠복기는 가장 빠르게는 1일, 길면 27일까지 보고되어 있다.  단 3~7일이 가장 많고, 늦어도 14일 안에 나타날 확률이 99%였기 때문에 현재 격리 기간은 14일이 표준이다.
[14] 콧물, 기침, 재채기 등은 호흡에서 병원체를 몰아 내려는 노력인데, 병원체는 이것을 이용해 다른 숙주로 옮겨간다.  추가하면 이 기사도 보기 바란다(link).
[15] 초기 증상 중 후각 감퇴가 꽤 높은 빈도로 나타난다고 한다.  나는 이것이 바이러스가 코 내부 표면의 세포를 공격해 나타나는 현상으로 설명하는 것이 가장 그럴듯하다 생각한다.  이 정도만 증상을 보이는 경증 환자에서도 그렇게 잘 퍼지니 정말 놀랠 노 자다.
[16] 한국은 확진까지 얼마 안 기다려도 되는 나라지만, 현실적으로 검체 채취 후 통보까지 최대 2일은 걸린다.  밀려 있는 나라들은 말할 것도 없이 더 길다.  ⓓ와 ⓔ 구간에서는 대개 격리되어 있으니 바이러스 배출 농도에 상관 없이 전염 가능성이 별로 없다 간주했다.
[17] AIDS는 전세계적으로 완치 사례가 둘밖에 없다.  그런데도 선진국에서는 '천형'이라 할 만큼 반드시 죽는 병에서 지금 '(약만 제대로 먹으면) 관리 가능한 만성병'이 된 이유는, 현재 사용하는 소위 '칵테일 요법'이 바이러스의 증식을 (즉 병의 진전을) 막아 잠복기를 십여 년 이상으로 매우 연장시켰기 때문이다.
[18] 대구에서 완치자 추적 조사를 하자 4700여명 중 6.6%가 증상이 남아 있다고 응답했다(link).

2020/03/20 09:22

코로나 2019 ] 어느 고교생의 죽음 Views by Engineer

  코로나 시리즈의 8편.  1~7편은 아래와 같다.

7. 코로나 2019 ] 검체 분석 방법과 고려 사항 
6. 코로나 2019 ] 전염병 병원체의 진화
5. 코로나 2019 ] 병원의 시스템
4. 코로나 2019 ] 검사 용량
3. 코로나 2019 ] 중국인 입국 금지 정책에 대해 II
2. 코로나 2019 ] 중국인 입국 금지 정책에 대해
1. 민감도(sensitivity)와 특이도(specificity), 위양성(false positive)과 위음성(false negative)

  이 주제에 대해서는 되도록 일반적인 것만 쓰려 했는데, 개별 사례지만 전염병 대유행 때 일어날 수 있는 전형적 문제를 하나 봐서 포스팅을 쓰겠다.  그간 의견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 "열이 41도 넘는데 집으로 보내... " 대구 17세 소년 부모 억울함 호소(link)

  현재 병원들은 적어도 호흡기 증세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코로나19 검사 결과 없이 입원을 받아들일 수 없는 형편이다.  받아 주었다가 코로나19라면 어떻게 됐겠는가?  자칫하면 병원이 문을 닫고 환자들까지 영향을 받을 테니까.
  결과를 다 아는 지금으로서는 열이 날 때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했지만, 열만으로는 불충분하므로 이틀 뒤에 병원으로 갔다 해서 크게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다.  코로나 유행 시기만 아니었어도, 이 소년이 목숨을 잃을 가능성은 크게 줄었을 것이다.  정말 안타깝다...

  이 소년의 검체가 계속 음성으로 나오다가, 일부 검체가 양성으로 나와서 사망진단서에 표기도 혼동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때문에 영남대 병원이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보내 확인을 요청했다.  결과는.... 음성 확정.

  환자를 치료했던 영남대병원으로부터 사망자의 호흡기 세척물, 혈청, 소변 등 잔여검체를 인계받아 분석했다. 검사의 신뢰성을 위해 서울대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도 같은 검사를 의뢰했고,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사망자는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13차례에 걸쳐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이 중 마지막 검사에서 소변, 가래 검체가 양성소견을 보여 병원은 방대본에 검사를 의뢰했다. 유천권 방대본 진단분석관리단장은 “검체 재판독 결과, 환자의 검체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대조군 검체에서도 PCR 반응이 나와 진단검사 실험실의 오염, 기술 오류가 의심됐다”고 말했다. (link)

  이 뿐이라면 그냥 끝났을 텐데, 영남대병원에서 불복했다(link).
  나는 원장님께서 취한 태도에 의문이 가는데, 병원과 그 근무자들을 위해 상당히 risk가 있기 때문이다.

  1. 여러 다른 기관에서도 음성이 나오고, 자체 검사에서도 여러 번 음성이 나오다가 한 번 양성이 나왔으면 그 결과를 의심하는 편이 옳다.  더군다나 질본에서 보낸 '음성 대조 시료(negative control sample)'마저 양성으로 나왔다면 내부 오염을 의심할 이유가 충분하다.  이건 '가열 살균한 물을 찍었는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2. 원장이 뭐라 언급을 굳이 하고 싶다면, 내부 오염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고 난 다음이어야 한다.  만약 내가 원장 위치였다면, 질본 전문가 감시 아래에서 가능한 한 protocol을 다 준수해 test하고, 결과를 보고 결정하겠다.  물론 내 나름대로 바이러스 절대 없는 '음성 대조 시료'와 바이러스가 확실히 있는 시료를 작업자 모르게 슬쩍 같이 돌릴 것이다.  Double blind test 방식은 신약 검사에서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3. 생물학 검체는 오염이 의외로 쉽다.  HeLa 세포의 오염 사례를 이 분들께서 몰랐다고 말하기는 좀.... [1]
  4. 검체 시료를 채취할 때 오염됐는지, 아니면 시험실 내에서 오염됐는지는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후자가 원인이 하나가 아니다.  측정자 때문에 오염됐을 수도 있고(가령 검체 뜨는 피펫에 묻어 옮겨졌거나, 만에 하나 장비 사용자가 감염됐을 수도), 장비 내에 올려놓은 시료간 오염인지도 중요하다(액체 시료가 이동하는 경로는 대부분 반드시 세척이 필요하다).  전자라면 실험실 문 닫고 점검해야 하고, 후자라면 장비를 점검해야 한다. 만약 위양성이라 감염 안 된 환자가 코로나19 병동에 들어가면 감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2].
  신뢰도 때문에 발칵...은 인간적으로 매우 자연스럽지만, 지금으로는 data가 우선이다.  근거 없이 뭐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3].

  =========================

  사실 여러 번 시험을 반복했는데도 음성과 양성이 왔다갔다하는 문제는 현재의 코로나19 검사 방법이 7편에서 적었듯이(link) 전적으로 RT-PCR이기 때문이란 이유도 있다.  여러 이유 때문에[4] 현재 이 방법만 사용하는데, 문제는

  1) 검체를 채취하기 생각보다 어렵다.  CNN reporter가 코에 채취용 면봉을 찌를 때를 보자(link).
     콧 속에 막대기를 이렇게 찌르면 누구라도 재채기를 하기 마련이다.  개인이 직접 검체 채취를 못
     하는 중요한 이유다[5].
  2) 코로나19는 증상이 가벼운 초기에 상기도로 바이러스를 많이 내보내며, 병이 진행함에 따라 오히려 
     상기도에서 바이러스 양이 줄어드는 특성이 있다.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에 와 검사를 
     받으면 오히려 감도가 낮아질 수 있다.
  3) PCR은 바이러스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구분 못 한다.  즉 죽은 상태의 바이러스 일부가 콧속 점막에
     붙어 있더라도 양성 판정을 받을 수 있다(link).
  4) 검사의 본질적인 문제로, 1편에서 언급했듯이 항상 양성과 음성 사이엔 '애매한 영역'이 있다.  한 가
     지 검사 방법만 쓰면 아무리 반복 측정을 해도 이 영역에서는 판단이 어렵다.  여기에 기본 가정이 다
     른 방법을 같이 사용하면 판단이 훨씬 나아진다.  가령 항체 방법은[4] PCR과 기본 근거가 다르기 때
     문에 보조 지표가 된다. 

  하기야 단점이 많기 때문에 실제 채택되지는 못했지만[6], 중국에서는 초기에 아예 CT를 진단에 사용하자는 말도 있었다.  여러 기사에서 보듯이 코로나19의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증상이 적은데도 심하게 나타나는 X-ray 폐렴 음영이고, 당시 중국은 환자가 폭주해 검사 결과를 오래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빨리 해결을 해야 하는 사항 중 하나다.

  漁夫

[1] HeLa 세포 얘기는 한 번 포스팅 했었다(link).  이 세포는 실험실에서 널리 쓰이지만, 심지어 넣어 놓은 flask의 마개를 따기만 해도 물방울에 섞여 밖으로 퍼지기 때문에 이로 인한 오염 문제가 심각하다.
[2] 들은 얘긴데, 실제 지금 영남대 병원 검사실 관계자들이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고 한다.  원인이 뭔지 모르니 당연한 조치다.
[3] 이 소년은 과연 코로나19 감염자일까?  검시로 폐조직을 검사했으면 가장 확실했겠지만, 그러지 않기로 했으니 알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지금까지 우리가 진단 방법으로 얻어낸 정보로는 아마 아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진단이란 것이 원래 그렇다.
[4] 바이러스로 인해 몸에서 생성하는 항체(면역글로불린)를 검출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감염 후 생성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빨리 검사하고 격리시켜야 하는 코로나19의 특성상 최선의 방법은 아니라고 한다.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의 다른 바이러스들(대표적으로 MERS와 SARS)과 구분이 안 될 수 있어서 아직은 주요 검사 방식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따라서 현재의 RT-PCR을 대체하기는 어렵고 보조적으로 사용해야 할 것이다(link; 기사를 보면 아마 민감도와 특이도도 PCR보다 좋지 않다고 추정된다).  반면 항체는 한 번 생기면 상당히 오래 존재하기 때문에 치료되거나 증상이 아예 없었지만 몸에서 반응한 불현성 감염자를 찾아낼 수도 있고, 반응이 빨라 몇 시간씩 안 기다려도 되며(이미 좀 아픈 환자를 즉각 격리 판단할 때 유익함), 집에서 개인이 직접 해 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따라서 계속 탐구해 볼 값어치가 충분하다.  동아사이언스에 좋은 기사가 떴다(link).
[5] 가능했다면 훨씬 빠르고 편했겠지만, 부득불 감염 예방 대책을 취한 검체 채취소를 만들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멀쩡한 사람도 저렇게 놀라니, 대상자가 어느 정도 대비하고 도와 주지 않으면 제대로 시료를 얻기 어렵다.  영아 같은 경우 쉽지 않을 수 있다.  
[6] CT는 원래 방사능 노출이 큰 장비다.  그리고 조작하는 사람이 감염될 경우 생길 문제를 고려하면....

2020/03/11 00:32

코로나 2019 ] 검체 분석 방법과 고려 사항 Views by Engineer

  코로나 시리즈의 7편.  1~6편은 아래와 같다.
  이번 편은 현재 검사 방법 및 정확성 등을 보자.

  전염병 방역에서 빠른 진단 후 격리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면 코로나19의 확진은 어떤 방식으로 하는가?
  대충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나는 이 편 전문하고 거리가 머니 혹시 틀린 점 있다면 독자께서 보완 부탁드린다. 

   (0) 검체는 코, 그리고 가래처럼 좀 더 깊은 곳에서 채취; 기도 상부와 인두 부근에서 바이러스 농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2 sample 기본.
   (1) 채취 검체에는 바이러스 외에 대상자의 세포 등도 섞여 있다.
   (2) kit로 RNA를 분리해낸다.  (코로나바이러스는 RNA가 유전 물질인 RNA virus기 때문임)
   (3) RNA에서 DNA를 얻는 역전사 효소(reverse transcription enzyme)를 써서 상보적인 DNA(cDNA)
       를 얻는다.
   (4) 적절한 kit(진단 시약)를 사용해 바이러스 유래 DNA를 PCR(link)로 증폭[1]. 
   
  보통의 PCR 기술은 표적 DNA를 매우 잘 증폭하는데, 이래서는 검체 내부의 바이러스 유래 RNA의 양을 제대로 알 수 없다[2].  감염자가 바이러스 유래 RNA의 양이 많다는 것을 이용하여 진단을 하는데, 정량이 제대로 안 되면 곤란하다.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농도를 파악할 수 있게 만든 방법이 정량 PCR(quantitative PCR; qPCR) 혹은 실시간 PCR(Real-time PCR; RT-PCR)다. 가장 간단한 방식은, DNA에 붙는 형광 물질을 이용해 증폭되는 DNA의 양을 형광 세기의 증가로 실시간으로 추적하는 것이다.  (실제 지금 검사실에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는 이 link 참고)
  여기서 핵심은 바이러스의 RNA에서 온 DNA임을 확인하게 해 주는 kit로, 정확한 확인을 위해서는 돌연변이가 거의 안 일어난 구역이어야 한다.  kit에 대해선 여러 고려 사항이 많은데, 우리 나라는 여기에 빨리 대응했던 것.

그 kit는 이렇게 생겼습니다[3]


  국내에서 세계 최대량의 검사를 매끄럽게 해내는 원동력을 직접 들어 보자.  좀 길기 때문에 중요 부분만 남기고 상당히 생략했다.
   
[기획] 메르스 때 못했던 민간기관 검사, 코로나19에는 달랐다(link)

[전략]  ... 중국이 코로나19(SARS-CoV-2) 유전자 염기서열을 공개하기 전까지 전 세계 어느 누구도 분자진단법을 개발하지 못했다. 그리고 중국이 코로나19 유전자 정보를 공개하자 우후죽순처럼 검사법이 쏟아져 나왔다.
우리도 대응해야 했다. 그동안 마련한 일련의 제도를 통해서 분자진단법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국내에서 1월 20일 첫 번째 코로나19 환자가 확진됐다. 그날 바로 진단검사의학회는 코로나19대응TF를 구성하고 질병관리본부 감염병진단관리과와 기존 분자진단법을 검토하고 평가해 최적의 검사법을 선정했다....

... 코로나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여서 변이가 심하다. 분자진단법을 개발할 때 가장 중요한 게 표적 부위 돌연변이(target site mutation)에 의한 위험성이 생기면 안된다... 그런데 많은 검사법이 변이가 심한 엔진 쪽을 표적으로 삼고 있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분자진단법이 대표적이다... [CDC의 초기 실수에 대해] 미국은 진단시약 여러 개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반면 중국은 초기 진단시약업체가 난립하면서 문제가 많았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진단시약을 쓰다 보니 코로나19 검사 민감도가 50%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 지난 1월 27일 진단검사의학회와 질병관리본부 감염병분석센터, 국내 진단시약제조업체들이 모여서 회의를 했다. 그 자리에서 코로나19를 진단할 수 있는 분자진단시약(옮긴이 주; 이것이 kit임)을 만들어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 자리에 모인 업체들 중 일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4개 업체가 진단시약을 만들어서 제출했지만 1개 제품만 통과했다[3].

... - 검사기관도 빠르게 확보했다. 지난 [2월] 7일부터 46개 민간기관에서 코로나19 rRT(real time Reverse Transcription)-PCR 검사를 시작했으며 현재는 총 77개소가 하고 있다.
... 이처럼 진단검사의학회가 검사기관 정도관리를 위해 노력한 지 20년이 넘었다. 우리나라 진단검사 수준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처럼 MD(Medical Doctor)가 진단검사를 전문으로 하는 나라도 많지 않다.
... [일본과 비교해] 지난 2009년 신종플루 때 한일 양국 대처가 완전히 달랐다. 우리나라는 당시 PCR을 할 수 있는 장비를 보급 받은 기관이 엄청 많다. 반면 일본은 간이키트로 대응했다. PCR 검사 역량을 갖춘 기관이 많지 않다. 일본보다 우리가 검사 기반이 잘 돼 있다. 일본은 민간기관의 역량 확보도 안 돼 있고 긴급사용승인제도도 없다. [4]


이럴 때는 국뽕이 해롭지 않습니다


  1월 20일과 2월 7일이면 우리 나라의 유행에서 정말 이른 시점이다.  이 분들이 미리 애써 주신 덕에 검사 속도가 세계 최고를 찍고, 힘들기는 하더라도 이환 가능성이 높은 신천지 신도 등을 거의 전수검사하여 전염을 막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리도 급하게 대응했으니, 1편에서 언급했던 민감도(sensitivity)와 정확도[5] 등에 문제가 있지 않냐 의심할 수 있다.  앞 기사 뒷 부분을 보자.
 
[ 옮긴이 주 ] 여기서 'Ct값'은 '(number of) cycle threshold'의 약어다. 앞에서 설명한 형광 방법에서, DNA에 결합해 증폭된 형광 물질의 농도가 일정 수준(threshold)을 넘어야 검출이 된다.  Ct값은 이 기준을 만족시키는 데 필요한 증폭 과정(cycle)의 횟수로 정의한다.  따라서 Ct 값이 크면 원래 검체의 바이러스 농도가 낮았다는 말이다.

[전략] ...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진단검사법의 ... 민감도는 최소 95% 이상이다.[6] 진단검사의학회에서 중앙판정단을 운영해 일부 애매한 결과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100% 완벽한 검사는 없기 때문에 Ct값을 봐도 애매한 경우에 대해서는 여러 전문의가 모여서 논의해서 정할 예정이다.

- 코로나19 환자 중에는 rRT-PCR Ct 값이 양성과 음성 경계선을 오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양성이어도 전염력이 없는 기준을 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구도 나온다.

  코로나바이러스 진단검사에 가장 앞서 있는 독일 그룹이 코로나19의 경우 Ct값 31 이상이면 세포 배양했을 때 감염력이 없었다고 발표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임상적 민감도도 감염력으로 평가해서 Ct값 31을 기준으로 끊어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를 한다.  하지만 조금 위험할 수 있다. 세포와 인체 감염력을 동등하게 비교할 수 있겠는가. 또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다. 
  또 Ct값이 비교적 정확한 값이긴 하지만 검사에 따라 1~2 정도는 왔다 갔다 할 수 있다. 31이 32가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어쩔 수 없는 검사의 한계다. 버퍼 존(buffer zone) 없이 Ct값 31 기준으로 감염력을 평가하기 애매하다. 진단시약마다 차이는 있지만 보통 Ct값 35를 기준으로 양성을 판단한다....

  1편에서 설명한 '애매한 기준' 등의 얘기가 나오는 것을 주목해 주시라.  여기서 '버퍼 존'은 한 번에 양성과 음성을 판단하기 곤란한 영역으로, 보통 다시 측정(재검)을 하고 여기서도 어려우면 전문의들이 논의한다고 나와 있다.  다 위양성과 위음성을 피하기 위한 노력이다.  물론 감염 초기에는 바이러스 배출이 적기 때문에 여러 번 음성으로 나타났던 사람이 양성으로 바뀌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고, 어느 고정된 시점에서 채취한 검체의 분석만으로 잡아낼 수 있는 사항이 아니다.

  진단 검사 방면에서 메르스 사태를 교훈삼아 현재의 실적을 일궈 낸 의사 선생님들, 진단 kit 제조업체, 공무원 분들께 다시 감사드리고 싶다.  이 분들 덕에 방역 정책에 매우 큰 유연성을 갖고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이다[7].  이를 기반으로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으니, 전세계적인 찬사를 받아 마땅하지 않은가.

  漁夫

[1] PCR(중합효소연쇄반응)은 소량의 DNA를 크게 증폭하여 늘리는 기법이다.  위에서 링크한 나무위키 페이지를 참고하라.
[2] 감도(sensitivity)가 지나치게 좋은 분석 방법으로는 정량이 잘 안 된다.  가령 대상이 0.0001만큼 있건 0.1만큼 있건 모두 신호(signal)가 100으로 빵빵하게 포화되는 분석 방법으로는 둘을 구분할 수가 없다(즉 정량 분석이 불가능하다).  PCR은 소량의 DNA를 매우 양을 늘리는 데는 좋으나, 이것이 해당 검체 정량엔 오히려 좋지 못하다.
[3] "24시간이 모자라"…韓 진단키트 해외서 '러브콜'(link).  Kit 제조 업체는 3월 10일 현재는 더 늘어났다.
[4] 민간에 검사장비가 깔려 있다는 것이 이런 비상 시점에서 큰 차이를 낳을 수 있다.  일본에서도 알 사람은 다 아는 모양이다.  이 링크(link)에서는 오사카 대학에 재직하는 일본 면역학 1인자라는 분의 인터뷰를 볼 수 있는데, 같은 점을 지적한다.
[5] 시리즈 1편에서 적지 않았는데, 정확도(accuracy)는 '검사가 참말을 할 확률'이다.  즉 거짓말을 하는 경우는 위양성과 위음성 두 경우니까, 전체(1.00)에서 위양성과 위음성 확률을 빼면 된다.
[6] 아직 코로나19에 대해서는 민감도와 특이도가 정확히 공개된 수치를 보지 못했다.  하지만 비슷한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메르스에 대해선 값이 알려져 있다. 이 링크(link)를 보면 메르스에 대해 민감도 93.6%, 특이도 99.6%라 한다.  코로나19에서는 위 기사에서 최소 95% 이상이라 했으니 더 나은 셈.
[7] 검사를 충분히 할 수 없으면, 정책 수행에 큰 불확실성이 온다.  당장 의심 환자를 제대로 진단해야 격리하든 말든 할 것 아닌가?  이게 갑자기 수백 명 쌓이면 무슨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가?
  

2020/03/07 14:27

코로나 2019 ] 전염병 병원체의 진화 Evolutionary theory

  코로나 시리즈의 6편.  1~5편은 아래와 같다.


  이번 편은 '바이러스의 진화'에 촛점을 맞추겠다.

  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전염 특성(link; 원 논문 링크는 여기)을 꽤 우려했는데, 전염력이 높아 심지어 무증상 시기에도 전염시킨 경우가 나왔다는 것은 상당히 불길하기 때문이다.

  사람 쪽에서야 병원체가 당연히 죽일 대상이지만, 전염병의 병원체는 일부러 사람을 죽이려고 하지는 않는다.  걔네들에게 그럴 '의지'가 있을 리가 없다.  병원체의 1차적 목적은 '번식'이고, 사람은 그 단계에서 만나는 숙주 중 하나일 뿐이다.  다만 병원체가 번식을 위해서 노력하다 보면 많은 경우 사람의 신체를 착취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그 부산물로서 사람은 심하면 앓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죽는 것이다.
  전염병의 병원체가 한 사람에서 다른 사람으로 옮겨가는 방법은 실로 다양하다.  사람에게 설사를 시켜 물 속으로 퍼지고 다른 사람이 물을 마시기를 기다리는 콜레라 등의 '수인성 전염병', 모기/파리/벼룩/이 등 사람 부근에 사는 작은 매개성 생물(vector)에 의존하는 방식이 있는가 하면, 감염된 사람이 성관계로 다른 사람에게 체액을 옮기기를 기다리는 '성병'(sexually transmitted disease; STD), 결핵처럼 기침 등으로 사람이 호흡기에서 내뿜는 작은 물방울(비말)을 타고 전파되는 방식 등이다.  그리고 단순하게 한 자리에서 오래 버티면서[1] 여러 이유로 인간에게 들어가기까지 기다리는 방식도 가능하다[2].
  이들 중 직접 사람끼리 근접 접촉이 있어야 옮겨가는 방식을 사용하는 병들은 대개 증세가 심하지 않은 반면 - 성병이나 결핵 등이 그렇다 - 원격 전염이 가능한 것들은 증세가 심하고 치명률이 높은 편이다.  간단히 말해서 근접 접촉이 있으려면 사람들이 돌아다녀야 하므로 증세가 심하면 불리한데, 원격 전염에서는 증세가 심하건 말건 상관 없고 오히려 심해야 유리한 수가 많기 때문이다[3].  

  아마 사람에게 가장 성공적으로 정착한 전염병 중 하나일 감기는, 이번에 잘 알려졌듯이, 주로 접촉으로 감염된다[4].  감에 걸린 사람들은 상기도(코와 목, 입)을 통해 바이러스를 내보내고, 사람이 얼굴을 만질 때 손에 묻은 후, 이 손으로 물건을 만지면 거기에 바이러스가 묻는다.  다른 사람이 이 물건을 만지고 그 손으로 얼굴을 만져 상기도에 바이러스가 달라붙으면 전염되는 것이다.  '우리는 문자 그대로 손으로 감기를 집어온다'.
  이번 코로나19에서 좀 신기한 것은
  • 증상이 별로 없는 초기에 전염력이 강하다.  대개 감기나 독감, 최근 유행인 MERS 등에서는 증세가 심해지면서 전염력이 강해지는데, 바이러스가 체외로 나가는 수단이 상기도에서 숫자를 늘린 후 콧물,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비말을 퍼뜨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연하면 상기도/하기도 표면에서 번식하며 세포에 상처를 내기 때문에 인체는 자연적 방어 반응로 콧물, 기침/재채기를 사용하며, 분비물에 섞어 바이러스를 내보내게 된다.  즉 상처를 일정 수준 이상 내지 않으면 (증상이 없으면) 바이러스 배출이 적은 것이다.  코로나19는 그렇지 않았다.
  • '불길하다'고 언급한 이유는, 이미 다른 사람에게 전염이 일어났다면[5] 그 뒤는 환자가 더 심한 증세를 보이더라도 바이러스 입장에서는 별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내 추측으로는 코로나19가 기존의 독감보다 폐렴으로 진전되는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것은 이 때문 아닌가 한다[6].
  이것을 방치해 두었다면, 1918년 스페인 독감과 같은 경로를 걷지 않을 것이라 누가 장담하겠는가? [7]

  장기간으로 보면 인간 쪽에 유리한 싸움이다.  짧은 시간 내에 사람이 이 녀석의 특성을 이해한 속도를 보자.  첫 발병 시점이 대략 3개월 전 부근임을 감안하면, 그 동안 인간이 취한 조치는 엄청나다.  이 중 병원체의 독성에서 중요한 것은 전파력인데, 특히 전염을 막으려고 지금 어떻게들 노력하는지 보자.  실제 전염 방지 조치가 병원체의 독성 자체를 줄이는 사례는 대규모로 많이 관찰되었고[8], 어쩌면 코로나19에서도 지금 이미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9]코로나19에 대해 개개인이 수행할 수 있는 조치인 손을 더 씻고, 문 손잡이를 소독하며, 마스크로 비말을 억제하고 하는 자체가 병을 경증으로 바꾼다.  

손씻기는 아주 좋은 일입니다

같은 방법으로 전염되는 다른 넘들까지 죽이거든요



  link ]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의 코로나19 report 소개(페북 포스팅)
     이 분이 무증상 전파자의 비율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점도 주목하자.

  아직은 좀 더 두고 볼 일이나, 중국 평가는 치사율(fatality) 0.7%정도라는 것.  미국에서 일반적 계절 독감의 최근 통계에서 사망률은 0.2%보다 작으니[10], 보통의 독감보다는 몇 배 정도 치명률이 높다.  어느 정도 더 무서워할 이유는 있는 셈.  현대 의학과 개인 위생 덕에 아마 치사율이 더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골치아픈 녀석이 '일반 독감' 수준으로 약해지게 만들려면 전염 억제가 최고므로, 개인 위생에 신경 쓰면서 당분간 버티는 수밖에... 포스팅 보시는 모든 분들 건강하셔요[11].

  漁夫

[1] 세균의 경우 포자(endospore)를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이 때 각종 화학 물질이나 고온에 대한 저항력이 매우 높아져서, 적당한 환경이 될 때까지 아주 오래 버틴다.  탄저균(bacillus anthracis)이 전형적이며 파상풍균도 가능하다.
[2] http://fischer.egloos.com/7328342 (천연두 바이러스)
[3] http://fischer.egloos.com/4202435 (전파와 독성).  그냥 제 자리에서 오래 버틸수록 독성이 강해진다.
[4] 감기도 비말 감염 경로를 이용한다.  그러나 접촉 감염이 훨씬 더 중요하다.  특히 통상적 감기 환자의 침에는 보통 바이러스들의 농도가 그다지 높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5] 초기 data들을 검토한 결과는 기본 전염 계수(감염자 한 명이 감염시키는 다른 사람 수) R0가 2 이상이라고 한다.  MERS나 독감 등보다 현저히 높으며, 대구 신천지 집단 전염에서는 이 두 배 이상이 나왔다고 한다.
[6] 겉으로 보이는 증상이 가벼워도 X-ray나 CT에서는 폐렴이 꽤 심하게 번진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심지어 CT를 확진 방법으로 삼자는 말도 있었다(비현실적이지만 오죽 답답했겠나.  아직도 확진에는 수 시간 걸리는데, 전염력을 생각하면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7] 이 독감의 발원지는 미국인데, 초기 치사율은 독감치곤 쎈 편이긴 했으나 확실하게 일반 독감을 훨씬 능가할 정도는 아니었다.  정말 무서워진 것은 1차 대전 서부 전선에 이환되면서부터로, 특히 젊은 층의 사망률이 높았다.
[8] 콜레라는 이전 도시의 한심한 수질 관리 조치를 타고 대규모로 번질 수 있었으나, 지금은 수도물을 살균하면서 급속도로 줄었을 뿐 아니라 독성마저 감소했다.  자세한 조사 결과는 독성 감소는 수도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한 지역부터 일어났다.
[9] ''주의 : 신종코로나 입원 환자의 임상 특징 변화''(소개 기사; https://news.v.daum.net/v/20200306112410071)
[10] CDC 'Disease burden of influenza'(link)
[11] 일부러 전염시키려는 듯한 행태를 보이는 일부 사람들이 소름끼치게 싫은 이유가 이것이다.


2020/03/04 10:22

코로나 2019 ] 병원의 시스템 Views by Engineer

  코로나 시리즈의 5편.  1~4편은 아래와 같다.


  이번 편은 '병원' 자체에 촛점을 맞추겠다.
  
  병원에서 특성이 다음과 같은 병을 다룬다 가정하자.  일정 시간 내에
  • 발생; 1,000명
  • 경증 단계; 발생한 환자 중 20%는 입원을 필요로 할 정도로 진전.
  • 심각 상태; 경증에서 20%가 심각한 상태로 이행
  • 위중(가장 중환자); 심각 상태에서 12.5%(1/8)가 위중하게 됨.  이 중 40%는 사망
  이런 병이 시간이 좀 지나면 병원 내에 있을 사람의 숫자와 상태는 아래 그림과 같다.  보통 '심각'과 '위중'에서는 단계를 내려가면서 입원 상태를 유지하지, 갑자기 완치되어 퇴원은 거의 못 할 테니까.  결국 사망률은 0.2%(2/1000)며, 독감(influenza)과 비슷하다.  사실 독감 정도가 되도록 가정했다 ㅎㅎ [1]  그리고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은 대개 '완치'가 가능하다[2].


 
  내가 이해하는 병원의 '수요'와 '공급' 체계를 대략 나타낸 그림이다[3].  사실 연속 생산(continuous process) 공장의 개념을 아시는 분이라면 바로 이해가 되실 것인데, 하나 차이가 있다; 공장은 들어오는 원료를 가급적 많이 최종 생산품으로 전환하려고 하지만, 병원은 반대로 '최종 생산품'을 가급적 줄이고 가능하면 단계별 숫자를 줄이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4]  
  병원이 일정 기간 내에 200명씩 입원하는 상황에서도 원활하게 돌아가려면

  • 일정 숫자의 병상; 경증, 심각, 위중의 각 상태에서는 최소한으로 필요한 장비가 다를 수 있다.  그리고 이 경우는 200명이 들어와도 경증 병상은 최소 238석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더 위급한 상태에서 나아져서 내려오니까.
  • 당연한 얘기지만, 근무 인원이 각 상태 모두에 신경을 잘 쓸 만큼 충분해야 한다.  그리고 대개 근무자의 주의는 증상이 무거운 환자에 더 가며 실제 필요한 처치 수요도 그 편이 더 많을 것이다. 
  • 병원에서 필요로 하는 '보급품'이 끊기지 않고 들어가며, 폐기물은 잘 수거되어 병원에서 나가야 한다.
  
  이번 코로나19가 이 조건들을 얼마나 어렵게 만드는지는 많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1. 강한 전염성; 사회에서 전염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경증 환자도 통원치료를 선택시켜 병원의 부담을 덜기 어렵다.  더군다나 병원 내부에서도 전염 차단 목적으로 독립된 설비를 갖춘 병상('음압병상')을 요구하는데, 비싸기 때문에 많이 만들기 어렵다.[5]
  2. 병원 근무자 감염; 가장 심각한 문제다.  병상이 있어도 환자를 돌보고 설비를 돌릴 사람들이 감염으로 격리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3. 숫자 폭증; 대구처럼 며칠 안에 1,000명 넘게 늘어나면 병원에 다 수용할 수가 없다.  기본적으로 병상이 모자란다.[6]  통원치료가 가능한 사람 수도 입원보단 훨씬 많긴 해도 무한하진 않다.
  4. 근무자들의 피로 누적; 사람은 로봇이나 자판기, AI가 아니다제대로 휴식하지 못하면 일상적인 판단에서도 사고가 날 확률이 매우 증가한다[7].

  사실상 병원이 정규적으로 돌아가는 방식의 모든 것을 망가뜨린다.  이번에 특히 대구 근처에서 일어난 일들은 평상시에 준비해 놓은 용량을 넘어설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들의 견본이라 할 정도다.  사실상 위의 1~4가 전부 다 일어났다.  공장에서도 한 번에 원료 투입량이 일정 수준 이상 증가하면 최종 품질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 점이 꽤 비슷하다[8].  그리고 어느 한 군데서만 문제가 생겨도 전체의 output을 심각하게 떨어뜨릴 수 있다[9].

  2편에서 링크한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의 페북 포스팅(link)은 이 문제를 줄이는 방식을 알려 준다.  현업에 계신 분들은 당연하지만 이런 병원의 '흐름'을 잘 이해하고 계신다.  이 포스팅이 2월 20일에 작성됐음도 감안하자.

  2단계로 지역사회 감염으로 그 전선이 전면적으로 확산되면 완화전략(Mitigation Strategy)으로 그 방향을 바꾸게 되어 있다. 이 단계에서는 감염된 사람이 너무 많아지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1단계 처럼 모든 사람을 다 격리 수용할 수도 없고 필요도 없어진다.  따라서 경증환자는 자가격리를 원칙으로 하고 중중횐자(sic.)만을 선별하여 병원에 입원치료를 해야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게 확진검사의 검체채취 과정이다... 격리공간에서 최소 보호 5종 장비를 하고 검체채취를 하는 과정에서 최대의 병목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따라서 보건소 중심으로 screening center룰 구축해서 검체체취를 다량으로 소화해낼수 있게 하고 안심병원 지정으로 선별진료소와 별도의 호흡기전용외래를 지정해서 triage center(wikipedia; 증상도 선별 센터)를 다수 운영해야 한다. 나아가 안심병원 중 지역거점병원은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면서 중증환자를 관리시켜야 한다. 대형병원이나 거점병원으로 코로나19 환자가 쏠리지 않게 해야하고 병원과 의료인을 감염으로 부터 보호해야 이번 사태의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보시다시피 지금은 정책이 바로 이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늘 그렇듯이 조금만 일찍 공식 전환해 줬으면 좋았겠지만, [다 아시듯이] 그게 공표할 정도로 준비되려면 항상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코로나19의 현황 진전은 매우 빠르다.

  지금 내가 할 만한 정책을 떠올리자면, 대구 지역에서 확진자 격리용 임시 음압병상을 만들면 어떨까 한다.  누가 확진되면 초기에 가장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은 바로 가족이다.  증상이 안 나타난 가족까지 다 격리하기 어렵다면 집으로 자발 격리하고, 증상 없는 확진자는 기존 병원 에서 해결해야 병원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어차피 음압병상이 비용 문제 때문에 곤란하다면 임시로 만들고 해체하면 된다.  증상이 나타난 환자도 증세별로 분류하고, 손이 많이 안 가는 경증(중기) 환자의 상당수를 임시병상에서 처리하면 된다.  한국은 건설 경험이 많으니 샌드위치 패널 등 해체 가능한 재료로 자원을 투입하면 이 정도야...[10,11]  얼마 전 중국도 우한에서 사용했으며, 전염병 대처에서 딱히 별난 대응이 아니다.
   
  漁夫

[1] 물론 대개의 독감이 걸린 사람의 20%나 입원시킬 정도는 아니지만, 가상적 사례니까.
[2] 고혈압 등 만성 성인병은 대개 그렇지 않다.  통원치료 단계가 최종이라 생각해야 한다.
[3] 이왕 공장에 비유했으니, 'mass balance'는 사람 수, 'energy balance'는 각 단계마다 투입되는 인원, 노력, 시간, 보급품 등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반응 조건'은 적정 병상 환경(e.g. 음압, 온도) 등으로 비유 가능할까.
[4] 자체의 존재 이유를 줄이려 노력하는 집단은 더 있다.  모든 종류의 사고에 대비하는 집단이 다 그렇다; 보안이나 안전 팀들.
[5] 한국 전체에 천여 개밖에 없다.
[6] 다른 병원으로 옮기지 못하면, 실제 우한에서 일어난 일처럼 병원 복도에서 누운 채 기다리다가 죽는 환자가 나올 수 있다.  대구에서도 병원 순번을 기다리다가 사망한 사례가 나왔다.
[7] '사람만 바꿔도' 효과가 날 수 있다.  첫 근무 팀이 문제를 못 찾다가 다음 팀이 문제를 찾아낸 스리마일 원자로 사고 사례(link; 포스팅 후반)를 보자.  그렇다고 첫 근무 팀이 두드러지게 업무 능력이 뒤졌을까?  아마 그렇지 않을 것이다.
[8] 엄밀히는 차이가 있다. 병원에선 '원료 투입량'이 일정 수준 이하래도 '질'만 보면 크게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비용 낭비는 크고, '경험'의 차이가 생겨서 효율에 반영되긴 하지만).  하지만 연속 생산 공장에서는 이 때도 '품질'이 문제가 되는 수가 많다.  비용 낭비로 끝나지 않는 것이다.
[9] 한 사례로, 페북에서 "대구 지역에서 의료진 작업 복장을 급히 많은 양 찾는다"는 말을 보았다. 그 이유가 안철수 사진에서 보듯이 감염 방지 복장을 입고 일하면 땀이 차기 때문에, 소모량이 급격히 늘어서라고 한다.  방호복 관련 기사 하나를 보자(link).
[10] 음압병상의 구조는 이 기사를 보자(link).  지금은 긴급 상황이니 엄밀하게 다 만들 필요 없이 최소 필요한 시설만 갖추면 된다.
[11] 조금 신랄하게 말하자면 마스크 공급/수요/수출 통제 등에 자원을 쏟기보다는 이게 훨씬 효과적일 게다.

2020/02/25 20:43

코로나 2019 ] 검사 용량 Views by Engineer


  지금까지는 어떻게라도 의심 주요 대상들을 어느 정도 추적하고, 주변인들을 검사하여 의심 환자를 재빨리 격리시킬 수 있었다.  하지만 당연히 이것도 한도가 있다.  중요한 것은 검체 검사 처리량이다.  일단 빨리 결과가 나와야 치료든 뭐든 가능하니까.

 * 검사물량 포화 우려(link); 중요하니까 인용해 보자.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탁기관에서 진단 검사 쪽으로 인력을 중점배치하면 1일 최대 2만건까지 검사할 역량이 된다"고 밝혔다.  권계철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이사장은 "현재 국내 77개 진단기관이 있고, 10여개 기관이 승인 대기 중"이라며 "검사 수요를 맞추기 위해 검사 가능 의료기관을 추가로 지정해 검사 물량을 늘릴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회 관계자는 "진단 능력을 하루 2만건으로 늘리더라도 모든 여력을 신천지 신도 검사에만 할애할 수 없다"며 "검사 물량 중 20∼50%를 신천지 신도에 배정한다고 보면 전수 조사에 약 한 달가량이 소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기사 앞에서 신천지 교인 수는 21만 5천 정도로 파악)

  전수검사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대구 및 아래 경기도 건 같은 잠재 대량 감염 가능성 때문이다.

  대구 신천지 교인 수는 9335명 정도라 하며, 2/20 기준 4475명 중 의심 증상자가 551명 정도였다(2/20 질본 브리핑; link. 추가; 22일에 8626명 중 증상자 1261명으로, 비율은 14.6%였음).  물론 증상자가 다 감염자는 아니지만, 좀 높게 10% 정도를 잡으면 930명 정도 추측된다.  지금은 하루에 7500건 정도를 처리하기 때문에, 그 중 20~50%라면 신천지 신도 검체를 처리하는 능력은 1500~3750건.  2월 20일 이후 지금 5일 지났으니 내일 정도는 이로 인한 일차 감염자는 거의 완료할 수 있을 것이다.  2/25 오후 4시 기준 대구/경북 확진이 791명이니 대충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link).
  즉, 수요일 아니면 목요일부터(아마도 목) 나올 결과가 중요하다.  대구/경북 쪽 trend가 줄지 않고 계속 올라가면 신천지 신도를 통해 접촉한 사람들이 확진을 받는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대구뿐 아니라 폭탄이 한 군데 더 있다.  경기도다.

  * 이재명, 경기도 신천지 신도 3만 3천여명 명단 확보(link)
  지난 16일 신천지 과천 총회본부 옆 건물의 신천지 교회 예배에 참석했던 서울과 안양의 신도 2명이 각각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특히 9천여명이 참석했던 예배에는 신천지 대구교회와 유사한 대규모 집체행사로, 수도권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예배 참석자의 역학조사가 절대로 필요한 상태다.

  종교 단체에 이렇게 강제 진입을 해도 되는지 논란일 수 있다.  그런데 신천지 예배에 참석하곤 안 갔다고 거짓말을 하거나(link), 직무상 신천지 예배 참석자가 문제라는 것을 몰랐을 리가 없는데 확진 후에야 밝히는 사례(link) 때문에 논란이 훨씬 덜 될 것이다.  아무리 교주가 외관상 정부 정책에 따르라 지시했어도 말단에서 말을 안 듣는 사례가 속출하니, 지시 외에 확인이 어려운 경로로 무시하라고 했는지 알 수가 있겠나?

  ===============

  여기는 어쩔 수 없었다 치고, 과연 지역 확산을 지금이라도 잡을 수 있을까?  나는 솔직히 잘 안 된다는 데 돈을 걸어야 될 듯해 걱정이다.  당장...

  * 대한항공 승무원 코로나 확진(link); 이스라엘 텔아비브행 비행기에서 접촉했다고 함
  * 나한테 온 메시지; [서울시청] 2.1(토)부터 은평성모병원을 방문하셨거나 퇴원, 간병을 하셨던 분 중 열,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있으시면, 마스크착용 후 선별진료소를 방문해주기 바랍니다.
  * 명성교회 부목사 확진(link); 이 때 예배에 참석한 신도는 2000명 가량.  예배에 참석해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목사와 일반 신도들 사이의 거리는 많은 경우 제법 떨어져 있다.  그래도 잠재 감염 대상이 저 정도니 심각.

  이것만 해도 현재보다 더 커질 경우 접촉자를 다 확인하는 데 명백히 한도가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이런 식으로 잠재 접촉자가 늘어나 검사 용량을 초과하면 좋든 싫든 대책이 완화(mitigation)쪽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독감 같지만, 사망률이 좀 높은 유형'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말이다(이전에 링크한 인터뷰).  일본에서 코로나 19를 치료해 본 의사도 이 쪽을 지지한다(link).

  漁夫

  ps. 앞 포스팅에서도 말했지만 한국의 검체 처리 능력은 거의 믿을 수 없는 수준이다.  
    일본의 걱정스런 현황과 비교해 보자(link; original twitter link).  이 때문에 내가 일본 현황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며, 트윗한 사람은 FDA 경력이 있는 박사님이다. (아래 그림은 클릭하면 커짐)


  '일본은 그렇게 많이 검사하지 않고, 전체 확진 수에 비해 (감염 경로가) 연결 안 된 사례가 많다. 
   일본은 아마 열점(hot spot; 감염자가 매우 많다는 의미)일 것이다'

   다음에 사람들이 평한 것도 대략 비슷하다.  미국이나 일본이나 비슷하다는 등.
   인상적인 것은 japan_coco id의 말이다. '일본에서는 많은 경우 검사를 할 수 없다.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는 병원 여러 곳을 가야 한다.  의학적 절차를 위한 기준(guideline)이 아직 결정이 안 됐고, 설비(equipment)가 모자라기 때문에 이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내가 지금 질병관리본부에 불만이 없는 이유 중 하나다.  실수가 다소 있다고 해도, 다른 데에서는 어쩌고 있나?  적어도 중국과 일본보단 나을 게다.

2020/02/24 22:33

코로나 2019 ] 중국인 입국 금지 정책에 대해 II Views by Engineer

  코로나 2019 ] 중국인 입국 금지 정책에 대해에 여러 분이 리플을 주셨다.

  논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앞 포스팅의 주장을 요약하면

  1.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단순 검역 등으로 막기가 매우 힘든 특성을 갖고 있다.
  2. 중국인과 중국 거주 한국인이나 동등한 대우를 할 것인가?  아니면 한국인은 허용하되 2주 격리?
  3. 중대한 분기점인 신천지의 전염 근원을 막으려면 1월 27일(아마 30일은 늦을 것이다)에 조치를 
     발효했어야 한다.  그러나 당시 상황상 아마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3번에 대해 (이글루스는 아니었지만) "지금 그것을 되돌이켜 본다고 해서 무슨 의미가 있는가?  주식 A가 한 주일 전보다 100% 올랐는데 '아 그거 사야 했다'와 뭐가 다른가"란 식의 언급도 봤다.  ㅎㅎ  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015년의 메르스가 지금 방역에 교훈을 주고 있듯이[1] 개별 의사 결정 단계에서 최선의 가능한 결정이 무엇이었나 되돌이켜 보는 것은 다음 번 비슷한 일에 대해 일종의 지침을 줄 수 있다[2].  다시 질병 outbreak가 생기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이 포스팅에서는 크게 네 가지를 검토하겠다.

  1. 위의 3번의 보론
    1) 국내 코로나 전파에 중요한 구실을 한 것이 한국인인가 중국인인가
    2) 위에서 볼 때 적절한 조치는 무엇이며, 발효 시점은 언제여야 했나
    3) 외국에서 중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언제 내렸는가
  2. 현재 코로나 감염자 상황; 중국과 한국

 ====================

  1-1) 및 2)
   
  사실 질병관리본부 가서 캐낸 뒤 연결 node를 보면 된다(노가다다).  이걸 이미 해 주신 분이 있다(link).
  
  * 가장 중요한 전염 node는 누가 뭐래도 31번을 포함한 신천지 건이다.  앞 포스팅에서도 말했지만, 
    31번이 문제가 아니며, 이 근원 전염원은 아직 누군지 모른다.  단지 중국 신천지 지부에서 문상을
    하러 올 정도로 중요한 사람이란 것만 짐작할 수 있을 따름이다[3].  한국인이었으면 입국 금지는 
    무리였을 게고, 2주 격리를 같이 조치했어야 막을 수 있다.
  * 나머지 node들에서 중국인(황색)과 한국인(청색)중 어느 편이 더 중요해 보이는가?
  * 이 링크의 결론은 "신천지의 근원 전염원을 빼면 1월 26일[4]에 전면통제를 했어도 영향이 없거나,
     홍콩/마카오/대만도 같이 통제했어야 하나 또는 둘 더 막는 정도가 전부"다[5].

  1-3) 대 중국인 전면통제 시점은 뉴스만 보면 되니 그리 어렵지 않다.  
    * 북한(1/22), 몽골(1/28)(link)
    * 필리핀; 2월 2일(link)
    * 대만; 1/26.  관광 전면 연기로 나온다(link).  
    * 미국; 2/2 오후 5시(동부 기준)
    * 베트남; 애매한데 1/31 항공편 중단으로 볼 수 있을 듯(link)
    
   여기서 중국하고 어차피 각을 세우는 대만과 베트남을 빼고, 나머지는 '덩치'가 별로 크지 않은 데가 전부임.  
   아 미국이 있나?  얘네야 뭘 하건 중국이 바로 개기기 힘든 데 아닙니까

   매우 많은 한국인이 중국에 생계를 의존한다.  한국이 딱히 막을 명분이 없었던 THAAD 건으로도 저렇게 나오는 중국이라고 쓰고 깡패라고 읽는다한테 주요 국가 중 앞장서서 금지 때렸을 때 뭐가 돌아올지는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다[6].  신천지 집단 감염을 막으려면 바람직하게는 1월 27일이 마지노선에 가까왔음을 다시 강조한다.  그런데 이 때는 미국이란 큰형 뒤에 숨어서 은근슬쩍 넘길 수 있는 시점도 아니었다.  이 때 결정의 결과를 책임져야 할 만한 위치의 사람 중 [중국 거주 한국인의 입국을 포함해] 다 막자고 적극적으로 주장하거나 동의할 수 있을 만한 사람이 얼마나 되었을까?  난 많았다고 생각할 수가 없다. [7]

  2) 현재(2월 24일 기준) 중국인 입국 금지 정책을 쓸 만한가

  최소한 이것이 실제 득이려면, 당연하지만 중국인 유병률이 한국인보다 상당히 더 높아야 의미가 있다.  
  답답하게도 중국의 통계 수치는 한국보다 여러 면에서 못하지만(그리고 뒤에서 보듯이 도중에 통계 기준이 바뀌어서 며칠 이상 비교가 어렵다), 쓸 수 있는 것이 이것밖에 없다.  그나마 없는 것보다는 낫기도 하고.  
  중국 전도를 보자. (source는 그림에 표시.  한국은 내가 추가)


졸라 크다


  다 알지만 중요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인구도 엄청나다.  따라서 '중국인 한 명을 골랐을 때 한국인보다 코로나19에 걸렸을 확률이 어떤가'는 인구도 봐야 한다.
  아래는 중국 행정 구역별로 인구(만 단위로 표시), 어제 기준 새 확진자, 의심 case, 사망자, 그리고 그간의 누적 기록이 있는 표다[8].  WHO가 source니 당연히 오른쪽은 내가 덧붙였으며, '인구비'는 1천만 명 당 비율이다.
 
 
아 보기 귀찮아 -.-
 
  여기서 누적 기록(cumulated)과 일일 발생자 통계 중 어느 편이 더 중요한가?  나는 후자라고 본다.  첫째 이미 병자로 분류된(혹은 죽은) 사람은 격리되기 때문에 주변에 병을 전파시키지 못한다.  둘째 매일 확진되는 비율이 사회에서 돌아다니는 감염원의 비율을, 즉 '감염 위험률'을 더 정직하게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진행되는 전염병 통계에서 신규 발병 수가 기록되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발원지인 후베이(湖北) 성의 수치가 매우 높은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 외에 특히 높은 곳이라면 베이징과 상하이, 베이징의 관문인 텐진이 새로 발병하는 신환과 의심 환자의 합이 10명(/천만)을 넘고, Chongqing(충칭)이 7.1로 좀 높다[9].  대도시야 전염에 좋은 환경이니 당연하고, 충칭은 특히 후베이에 인접해 있으니 인적 교류가 많아서 그럴 것이다.  다른 행정 구역들은 대체로 3 이하다.  중국의 어마어마한 크기를 생각하면 놀랄 일도 아니다.
  중요한 점은 앞을 예상할 수 있는 지표인 일일 신환+의심 환자가 점차 줄고 있다는 것이다[10].
 


  2월 13일 데이터가 잘린 이유는, 보다시피 통계 기준이 바뀌기 때문이다.  어쨌건 2월 14일 이후 줄어드는 것은 분명히 알 수 있다[11].

  그럼 한국 상황은?  (source)

  최근 3일간 신규 발병이 평균 200 이상이기 때문에 최소 38.6(...)  현재 한국 인구로 5185만을 사용하면 그렇다[12]...
 
  물론 나도 적극적으로 검사 대상을 넓히며 안정적으로 하루 검사 건수 수천씩을 소화하는 한국과, 통계 수준 오락가락에다 (비의도적이지만) 온갖 시행 착오를 다 치르는 중국 및 크루즈선 처리에 엄청난 난맥상을 보인 일본의 통계를 같은 수준으로는 볼 수 없다고 생각한다[13].  그렇더라도, 아무튼 건조하게 숫자만 갖고 현재 인구당 신환 발생(상황을 엄밀히 살펴보자면, 발생보단 '발견'이겠지만)률로 비교하면 현재 한국이 중국의 한 주일 전 정도와 비슷하다.  그 동안 중국은 계속 줄어서 그 1/3 이하며, (한국이 입국 금지를 유지하는) 후베이 성을 제외하면 더욱 작다.  

  ===================== 

  그러면 "중국 상황이 지금은 한국보다 나으니까 (후베이 성만 아니면) 중국에서 지내는 게 낫지 않냐는 말씀이셔요?"

  ...  말도 안 된다.  한국은 문제를 자진해서 파내고 있기 때문에, 또 신천지 같은 '재수 없는' 암수가 터지지 않는 한은 신천지에서 감염된 사람들 및 거기서 2차 감염된 사람들의 병세 경과가 지나면 지금의 급증 경향이 급속히 멈출 것이다[14].  위에서 보았듯이 수많은 환자가 한국보다 훨씬 넓은 데서 발생했고 전반적으로 폐쇄적 사회인 중국과, 문제를 적극적으로 하나씩 관리하면서 일관된 기준으로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는 한국이 비교가 되는가?  중국하고 한국 중 "코로나19 유행이 종료되었다"고 자신 있게 선언한 후, 한두 주일 후 다시 발견 안 됐던 집단 감염자들이 튀어나올 가능성을 따지면 어느 편이 높겠는가?
  단, 이렇게 투명하게 문제를 다룰 경우 올라가는 신뢰도는 아쉽게도 당장 안전함을 비교할 기준인 건조한 '숫자'에는 반영시키기 어렵다.  그래서 이 링크에서 보듯이 “한국 일본 이란 이탈리아의 방역 통제 조치가 부족하며 이들 국가 모두 중국이 최근 전염병 상황이 중간 정도 수준인 성(省)이 취한 방역 통제 조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일본을 뺀) 한국 등은 인구 규모가 중국의 성 하나 정도 된다. 이들 국가의 코로나19 상황 악화는 후베이성 이외 중국 다른 성들에 비해 가볍지 않다.”라 말하는 꼴을 딱히 반박하기 쉽지 않은 것이다. ㅆㅂ[15]

  다시 강조하는데, '명분'은 국제 관계에서 매우 중요하다.  지금 ('숫자'로 따지면) 뭘 갖고 정당화를 하겠는가?  
 
  漁夫

[1] 메르스 없이 코로나 19가 터졌으면 어떻게 됐을 것 같은가?
[2] 복기 안 하는 프로 바둑 기사도 있나?
[3] 우한 지부인지 아닌지 아직은 모른다.  중국 지부를 만든지 아주 오래지는 않았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아마도 한국 사람일 가능성이 조금은 더 높을 것이다.  중국인이 아주 중요한 자리에 있지 않다면, 이런 문상은 보통 높으신 분이 가니까 말이다.
[4] 앞 포스팅에서도 말했듯이 의협(의사협회)이 최초로 중국 전면통제를 주장한 날이다.
[5] 질병관리본부의 2월 24일 발표(link).  31번 환자 이후 확정된 해외유입 없다고 확인.
[6] 중국의 관광 금지조치 때문에 실물 경기가 상당 기간 불황이었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중국 관광객이 뿌리고 다니는 돈은 그 정도로 크다.  경제적 관계 때문에 단호한 조치를 내리기 어려운 데 대해선 이 기사(link)도 참고하기 바란다.
[7] 2/26 오후 5:35에 아일턴 님의 지적으로 표현을 수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8] source; WHO의 2월 23일 통계(link)
[9] 신환과 의심 환자의 합을 선택한 것은, 중국의 통계가 의도적이건 아니건(가령 진단 kit의 부족이라든가) 과소평가라는 의심을 받기 때문이다.
[10] source; WHO의 위 통계.  1월 20일부터 나와 있는 페이지(link)에서 일별 data를 가져왔다.
[11] 잠복기가 대부분은 3일 부근이라기 때문에, 이 data는 3일 전의 전염 상황을 보여 준다고 볼 수 있다.  원래는 14일은 보려 했는데 통계 기준이 달라서(...) 비교가 잘 안 된다. ㅆㅂ...
[12] 올해 초 주민등록자 수라 함.  나무위키에서 봤는데 크게 문제는 안 되겄지 ㅋㅋ 
[13] 일본의 검체 처리 능력 때문에 크루즈선 검사가 미적거렸을 가능성도 있다.  2월 18일 기사(link)인데 여기엔 하루 3,800명까지 늘린다고 한다.  우리 나라는 2월 16일 폐렴 환자 대상의 코로나 검사를 크게 늘렸는데(link), 미리 검사 가능 숫자를 늘려 놓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은 하루에 3500 이상도 거뜬히 처리한다(명당 2회 찍으니 1회면 7000이 넘는다).  나는 전체적으로 질병관리본부의 대처에 (거의) 전혀 불만 없다.
[14] 여기서 마무리 안 되고 3-4차 감염까지 확대되면, 정말로 통제는 물 건너간 것이다.  '좀 센 독감'처럼 일반적으로 처리하는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국민들이 신천지를 가만 놓아 둘 리가 없다고 보이는데, 아예 말을 말자...)
[15] 인권 따위 생각 안 하는 독재 국가가 쓸 수 있는 수단하고 같은가.  그리고 애시당초 이 넘들이 초동 대처를 잘못해서 한국이 이 난리치는 건데, 저따위 신문이 말하는 꼬라지를 보면 울화가 치민다.  정말 ㄳ들 같으니라고...
  하지만 한 번 생각을 해 보자.  지금 한국과 중국의 상황이 바뀌었다 해 보자; 한국에서 발원한 전염병이 중국에 퍼졌는데, 한국은 외견상 가라앉고 있는데 중국 감염 비율이 갑자기 뛰어 한국보다 더 커졌다.  그 와중에 중국에서 첨엔 병이 밀집된 지역(어디건 상관없이)만 막다가 신규 감염 비율이 올라간 다음에야 '한국 전체에서 입국자를 막아야 한다'고 여론이 나온다.
  한국에서 중국 사정을 이해해 주고 이 상황에서 '중국인 입국금지는 곤란하다'고 말해 줄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매우 의심스럽다.  아마 나래도 비논리적이라 할 듯한데...

2020/02/23 13:37

코로나 2019 ] 중국인 입국 금지 정책에 대해 Views by Engineer


  나는 '중국인 입국 금지' 정책에 지금은 반대다; 더 정확히는 현 시점에선 효과가 별로 없을 것이라 본다.  이유가 몇 가지 있다[1].
  이 바이러스의 전염 특성은 인간 통제 조치가 효과가 있을지 판단하는 데 중요하다.

  1. 최대 잠복기가 14일(더 긴 경우도 관찰되었다. 최장 24일이라는 의견도 있음)로 상당히 길다.  평균 3일이라지만, 공식 인정이 14일이란 것은 감염자가 아무 증상 없이 입국할 가능성이 꽤 높다는 것이다.  물론 감염 중국인뿐 아니라, 한국인이 입국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즉 공항이나 항구에서 잡아내기 어렵다.
  2. 우한에 병이 국한되어 있었다면 모르지만, 지금은 중국 전역에 환자가 있다.  춘절 연휴도 끝났으니 잠재 감염자가 더 널리 퍼졌을 것이다.  그만큼 중국 거주 한국 사람도 완전히 신뢰하기 어렵단 것이다.
  3. 매우 난감한 이야기인데, 이 바이러스는 감염자와 접촉 후 빨리 바이러스 배출량이 증가하는 특성이 있는 듯하다(link; 원 논문 링크는 여기).  요약하여, 발병 안 한 사람의 바이러스 배출량이 환자나 별반 차가 없는 경우가 있었다.  통제가 불가능한 '무증상 전염원'이다.  증상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자발적으로 외출을 자제하자는 요구의 목적을 처음부터 아예 지킬 수도 없다.  
  물론 중국이 우리 나라보다는 감염자가 더 널리 퍼졌으니, 중국인을 다 막으면 신규 유입은 약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중국 거주 한국인도 그에 준한다고 전제하면 말이다[2].  하지만 이제는 지역사회 감염 경로가 너무 많다[3].  직접 병원에서 환자를 치료한 의사도 그렇게 말하고, 발생한 환자 위주로 치료하도록 의료 지침을 바꾸기를 권장한다[4].  그리고 변수가 하나 더 있다; 일본인은 어떻게 하려는가? [5]
  내 생각엔 지금 중국인 입국 금지를 내려 봐야, 명분이나 실리 모두 부족하다.  

  그렇다면, 조치를 언제 발동했어야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었을까?  연합뉴스의 2월 20일까지 코로나 주요 일지를 보자.
  

  지역 사회 감염의 주요한 변곡점은 누가 뭐래도 신천지 내부 감염이라고 현 시점에서는 동의할 수밖에 없다.  이 잠정적 결론을 옳다 가정하고, 31번 환자의 동선을 보면 아래와 같다(source).  대남병원에 가지 않았다고 확인되었기 때문에, 해당 동선을 수정했다[6]. 


  대남병원에 중국 거주 신도들이 - 국적이 중국이건 한국이건 - 조문을 왔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link).  중요한 점은 이 링크에서 보듯이 질병관리본부에서도 31번 환자가 최초의 전파 발원지가 아마 아닐 것이라 본다는 것이다[7].  그러면 31번 환자의 발병(7일 아니면 10일)보다 더 이른 시기(1/31~2/2)에 한국에 있었던 병원 조문객들 중 이 대형 전파를 일으킨 근원 감염원[8]이 있었다고 봐야 합리적이다.  만약 이들이 한국 국적이었으면, 1월 31일보다도 더 먼저 한국에 입국했을 가능성도 크다.  굳이 31번 환자가 신천지 대구교회 집회 참석자들을 감염시켰다고 가정할 필요가 없으니, '찜질방이냐 장례식이냐'가 크게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이 추론을 연합뉴스의 시간표와 맞춰 볼 때, '중국인 입국 금지 [및 한국인 입국시 14일간 격리]' 조치가 적절했을 시점은 두 군데 있다.

  1) 1월 27일 감염병 위기 경보 '경계' 상향
  2) 1월 30일 WHO의 보건 비상사태 선포

  이 때는 한국 내 감염자 수도 적었고, 1월 30일에는 국제적 명분도 있었다.  30일은 사실 늦었을 가능성이 크지만, 그래도 뭔가 해 볼 마지막 찬스였다.  문제는 이렇게 이른 시점에 '전면적 금지가 타당하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하거나 타당하다고 인정했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는 점이지만[9].

  결론; 1월 말보다 늦은 시점의 금지조치는 현재의 대형 확산을 아마 못 막았을 것이다.  지금은 효과가 의심스럽다.

  漁夫

[1] 나 개인의 정치적 견해와는 당연히 무관하다.  그리고 이 블로그 이전 포스팅들을 보셨으면 주인장이 전혀 친중파가 아님을 알 수 있으실 것이다.
[2] 한국인의 경우 우한 교민을 데려올 때처럼 최소 2주 동안 격리하는 식의 타협책을 쓸 수는 있을 것이다.  
[3] 증평의 군부대 장교나, 대도시 청주의 택시운전사라든가(link).  후자의 경우 하루에 대략 30명 승객을 태운다는데, 3일 기준으로 거의 100명인 셈.  한 시간 전의 따끈한 뉴스(link)를 보면 신천지 관련 추가 감염자(의료진 포함)까지 있다.
[4] CBS 인터뷰.  대화 녹취가 늘 그렇듯이 약간의 문제가 있으므로, 인터뷰에 출연한 이왕준 명지병원 이사장의 페북 링크나, 요즘 자주 TV에서 볼 수 있는 이재갑 박사의 의견(link)도 참고.  이 분들이 모두 치사율을 그렇게 높게 보지는 않는다는 데도 유의하자. 
[5] 일본이 한국처럼 빨리 확진 kit를 적극적으로 배포했다면, 확진자 수가 지금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이 높다.  나는 솔직히 크루즈선에 대한 조치를 전반적으로 이해하지 못하겠다.  누가 그렇지 않겠는가?  그런데 일본이 이렇게 미적거려서 생긴 문제라면, 외관상 확진자 수가 적기 때문에 한국이 일본에 입국 금지를 내릴 명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ㅅㅂ ...).  한국이 [크루즈 환자를 제외하면] 전세계 2위인 판에 무슨 수로?  
[6] 장례식장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2월 1일 찜질방은 갔으며(link), 물론 여기서 장례식에 참석했던 사람들을 통해 감염되었을 수 있다.  조사에 비협조적이라 확인에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link).
[7] 한겨레 기사 안에서 정 본부장은 “31번째 환자의 발병일을 7일 아니면 10일로 보고 있는데, 전체 신천지 관련 환자의 발병일을 분석해보니 이 환자가 초반 (감염된) 환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유사 시기에 발병한 몇 명의 환자들이 더 있기 때문에 이 사람들도 어딘가에서 공동 노출됐고, 이 사람들이 또 9, 16일 예배를 통해 2차 감염이 일어났다고 가정하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8] '슈퍼 전파자'하고는 약간 다를 수도 있다.
[9] 한국 의사협회(의협)의 동영상은 1월 26일 이미 촉구했다고 한다(youtube).  하지만 '최악의 경우에는'이라 단서를 달았다.  당연한데, 당시에 지금 정도로 커지리라 알 수가 있었겠는가.   

2020/02/23 00:13

민감도(sensitivity)와 특이도(specificity), 위양성(false positive)과 위음성(false negative) Views by Engineer


  요즘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전국이 흉흉하니, 그에 관해 언론에 가끔 등장하는 민감도(sensitivity)와 특이도(specificity)에 대해 (매우 간만에) 포스팅하죠.  (4/10 추가; 정확도는 맨 밑 ps.2. 부분에 있습니다)

  ==============

  어떤 질병 A에 대해, 특정한 검사법 a을 개발했다고 해 봅시다.  병 A는 검사 대상에 대해 유병률(병이 있는 비율)이 5%입니다.  즉 1000명을 기준할 때 950명은 병이 없고, 50명은 환자입니다.
  검사법 a를 이들 대상으로 실험했더니, 병 A에 대해 다음 결과가 나왔습니다.  사람 수는 마찬가지로 1000명 기준입니다.

    * 질병 없음; 90%(900명), 질병 있음; 10%(100)
    * 질병이 있는 사람 중 검사에서 병이 있다고 나온 사람; 0.5%(5)
    * 질병이 없는 사람 중 검사에서 병이 있다고 나온 사람; 9.5%(95)
    * 질병이 있는 사람 중 검사에서 병이 없다고 나온 사람; 4.5%(45)
    * 질병이 없는 사람 중 검사에서 병이 없다고 나온 사람; 85.5%(855)

  이 상황을 그림으로 정리하면, 아래 그림 1처럼 됩니다.
  

  질문 ] 이 새 검사법 a가 유효할까요, 아닐까요?














  정답 ] (이미 다 짐작하셨겠지만) 아닙니다.
     그 이유는, 이 검사법 a가 병 A를 갖고 있는 사람 50명 중 5명, 즉 10%만 잡아냈기 때문입니다.  이는 
    전체적으로 병이 있다고 판단한 비율이 10%인 데 비해 조금도 더 낫지 않기 때문입니다.  즉 눈 감고
    찍으나 마찬가지 결과니 검사법으로서 가치가 없죠.  

 즉 검사법이 가치가 있으려면, 전체에서 병으로 판단한 비율(이 사례에서는 10%, c+d)에 비해, 이 중 실제 병을 가진 사람의 비율(이 사례에서는 d/[b+d]=0.5/5=10%)이 훨씬 높아야 합니다.
  이제 민감도와 특이도를 정의할 수 있습니다.
 
  민감도(sensitivity); 위 중 후자, '전체 병자 중 검사에서 병이 있다고 나온 비율'로 정의합니다.  즉 s=d/(d+b)
  특이도(specificity); 반대로, '병이 없는 사람 중 검사에서 병이 없다고 나온 비율'로 정의합니다.  즉 p=a/(a+c)

  위 검사에서 민감도 s=0.5/5=10%, 특이도 p=85.5/95=90% 입니다.  설명했듯이 민감도가 너무 낮은 것만으로도 검사 방법으로는 가치가 거의 없죠.

  위의 식 s=d/(d+b), p=a/(a+c) 및 a+b+c+d=1, b+d=r(유병률)에서 계산하면, a~d를 s,p,r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a (병도 없고 검사에서도 정상 판정) = p(1-r)
  b (병 있는데 검사에선 정상) = (1-s)r
  c (정상인데 검사에선 병 있음) = (1-p)(1-r)
  d (병 있고 검사에서도 병으로 판정) = sr

  여기서 민감도를 올리려면 b, 특이도를 올리려면 c가 작아야 합니다.  이들은 모두 '판단이 잘못된' 영역이며, 각각 다음처럼 부릅니다.

    b; 질병이 있는 사람 중 검사에서 병이 없다고 나온 사람의 비율 - 위음성(僞陰性; false negative; type II error)
    c; 질병이 없는 사람 중 검사에서 병이 있다고 나온 사람의 비율 - 위양성(僞陽性; false positive; type I error)

  전에도 썼는데, 아래 그림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ㅎㅎ 


  당연하지만, 의학적 검사는 사람의 목숨이 달려 있기 때문에 1종 오류보다는 2종 오류(병이 있는데 없다고 나오는 문제)를 줄일 필요가 있습니다.  1종 오류는 검사에 들어간 시간 및 돈의 낭비로 그치지만, 2종 오류는 병이 깊어져도 대책 없이 방치하게 만들기 때문이죠.  즉 대개의 의학적 검사는 2종 오류를 가능한 한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합니다.

  물론 위에서 설명했듯이 위양성과 위음성 가능성을 가능한 한 줄이면 되지 않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만, 현실은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어느 종류의 단일 검사든지, 분석에서 나오는 주요한 한 가지(많아야 셋 정도) 특성을 이용하여 판단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영향을 주는 요소(noise)가 있게 마련입니다.
  의학적 검사를 예를 들면, 어느 병에서 특정 단백질이 혈액 중 농도가 더 올라간다고 해 봅시다.  이 단백질[1]의 농도를 올리는 원인은 여럿이 있을 수 있으며, 이들을 가려내야 합니다.  대개 문진이나 다른 정보를 이용해 다양한 원인 중 상당 부분을 배제할 수 있지만, 항상 전부 다 배제할 수는 없죠.  그래서 농도가 정상보다 눈에 띄게 높더라도, 해당 병이 원인이라고 100%라 단정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사람 같은 생물들은 예외적인 개체도 많아서, 분명히 정상인데 해당 단백질의 농도가 병이 있다고 볼 정도로 높을 수 있죠. 

  이것을 그림으로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정상 개체들의 단백질([1]처럼 '표지자'라 적습니다) 농도가 파란색, 병이 있는 개체들의 표지자 농도가 붉은색이라면, 정규 분포(normal distribution)를 가정하고 그리면 둘 사이에 겹치는 구간이 있을 것입니다.  검사에서 '병이 있다'고 판단할 경계를 I과 II 중 어디로 잡아야 할까요?

  당연히 100% 맞는 정답은 없습니다.  I로 끊으면, 정상 개체들이 너무 많이 포함됩니다(즉 1종 오류가 증가).  반대로 II로 끊으면 병이 있는 개체들이 잘려나가기 때문입니다(2종 오류의 증가).  즉, 위양성을 줄이려 시도하면 많은 경우 위음성이 증가합니다.

  이 딜레마를 해결하는 방법은, 다른 방법으로도 분석하여 해당 질병에 대한 표지자를 늘려 정확성을 증가시키는 것입니다.  따라서 1차 검사에서는 1종 오류가 크더라도 병이 있는 개체를 가능한 한 많이 포함시키는 방법을 선택하고, 2차 검사에서 병이 없는 (많은) 개체를 제거하는 방법을 쓰는 것이지요.  다시 말해 민감도가 높은 (병이 있는 전체 개체 중 검사에서 병이 있다고 선택된 비율이 높은) 방법을 1차 검사로 쓰고, 2차 검사에서는 특이도가 높은 (병이 없는 개체 중 병이 없다고 나오는 비율이 높은) 방법을 병용합니다.
  1차와 2차 검사가 각각 가져야 할 바람직한 특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 1차; 민감도 s가 높음
    - 많은 개체를 분석해야 하므로, 비용이 싸야 한다.  
    - 다음에 2차 검사를 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결과를 얻는 데 필요한 시간이 짧아야 한다.  
  * 2차; 특이도 p가 높음
    - 1차에서 분석 대상 개체를 줄였으므로, 비용은 다소 비싸도 된다.
    - 최종 검사에 가까우므로,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정확해야 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1차 검사에서는 정상 개체가 많이 포함됩니다(1종 오류).  즉 1차 검사에서 병 가능성(양성)이 나오더라도 그 중 상당 개체는 실제 병이 없죠(음성).  이 위양성 개체를 2차 검사에서 걸러냅니다.

===========

  아무렇게나 적당한 예를 들어서 한 번 계산해 봅시다.  위처럼, 병 A는 검사 대상에 대해 유병률(병이 있는 비율)이 5%입니다.  즉 1000명을 기준할 때 950명은 병이 없고, 50명은 환자입니다.

  * 검사 a; 민감도 s=0.98, 특이도 p=0.90, 비용은 개체당 35,000원, 분석 시간 0.2hr
  * 검사 b; s 0.99, p 0.995, 비용 150,000원, 시간 16hr.  s와 p가 다 좋으므로 '더 좋은 검사'입니다.  
      대체로 더 좋은 쪽이 당연히 더 비싸게 마련이죠.

  먼저 1차 검사로 a, 2차 검사로 다른 장비에서 b를 시행하면, 결과는

  * 1차 검사에서 50명 중 한 명이 음성으로 나타남.  이 사람은 다시 검사를 안 받으므로 끝까지 위음성.  
     비용은 3500만원, 시간 총 200hr
  * 2차 검사는 144명만 진행.  최종 양성은 48.51명(1명은 음성 혹은 양성)이고, 비용 2160만원, 시간 2304hr.
  * 두 장비가 다르므로, 검사를 다 마치는 데는 2304hr면 됨 (why?)

  순서를 반대로 해 볼 수도 있죠.

  * 1차 검사에서 양성은 49.5명.  즉 위음성은 한 명이든지 없든지.  비용은 1.5억, 16000hr(=667 days).
  * 2차 검사는 54.25명만 진행.  최종 양성은 48.51명(1명은 음성 혹은 양성)으로 결과는 똑같음. (!!!!)

  즉 2차 검사는 아무 의미도 없고, 오히려 1차 검사에 비해 위음성을 한 명 더 늘린 구실밖에 못 했습니다.  이렇게 어이없는 결과가 나온 이유는, 검사 a가 종합적으로 성능이 더 떨어지기 때문에(s,p 값이 다 낮죠) 더 좋은 성능의 b보다 뒤에 하면 위음성을 추가하는 역할밖에 못 하죠. 게다가 분석 시간과 추가 비용....
  여기서 명확하듯이, 1차 검사는 민감도와 분석 시간, 비용이 생명입니다.  분석 기준을 바꿔서라도 민감도를 최대한 올려야 모든 병이 있는 개체를 잡아낼 수 있습니다.  반면 1차 검사에서 걸린 개체들에는 위양성이 꽤 많기 때문에, 이들을 잘 가려낼 정확한 도구가 필요하죠.

  漁夫

  ps. 현재 유행인 코로나바이러스처럼 시급하게 분석 방법을 setup할 경우, 민감도와 특이도를 정확히 알기란 꽤 어려울 수 있습니다.  부득이하게 검사에서 빠져나가는 개체도 있게 마련이죠... -.-
  ps.2. (4/10 추가) 처음 올릴 때는 '정확도(accuracy)'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 용어는 '검사가 참말을 할 확률'입니다.  즉 거짓말을 하는 경우는 위양성과 위음성 두 경우니까, 전체(1.00)에서 위양성과 위음성 확률을 빼면 되죠.
  아쉽게도 어떤 보도 자료들의 문맥을 보면 민감도, 특이도, 정확도 셋을 엄밀하게 구분하지 않더군요.  읽는 사람이 알아서 해석해야 합니다 -.-

[1] 이 단백질처럼, 병의 가능성을 알려 주는 물질을 표지자(marker)라 부릅니다.

1 2 3 4 5 6 7 8 9 10 다음


내부 포스팅 검색(by Google)

Loading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833

통계 위젯 (화이트)

2452
379
125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