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라얀의 1960년대는 베를린 필을 조련하여 문자 그대로 승승장구하던 시대였습니다. 베를린 필은 푸르트뱅글러 시대에 비해 카라얀 때 좀 더 국제화되었다고 할까, 이런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바로 '통속'이 되는) 러시아 레파토리에서도 놀라운 합주력과 품위, 융통성을 보여 줄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카라얀의 덕이겠죠.
제가 카라얀을 (가끔 '카라짠'이라고 농담합니다만. ^^ 음악가에게, 그 정도의 자기 현시 욕구는 봐 줄 만 하지 않습니까) 싸구려 지휘자로 절대로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이런 레파토리에서도 감탄할 정도로 진지하고 잘 연마한 솜씨를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재미'까지 잃지는 않죠. 특히 '슬라브 행진곡'은 제가 가끔 '뽕짝 듣는다'고 친구들에게 농담하는데, 카라얀의 이 녹음은 정말 흥분시키는 마력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로미오는 요즘 뮌시/BSO(RCA) 때문에 약간 덜 듣습니다만. ^^
DG 139 029, 1966년 녹음. 후기의 No tulip label.
漁夫
덧글
전 텔락의 에리히 쿤첼 지휘 LP가 궁금하기도 합니다만 - audiophile로 이름이 높아서 말이죠 - 그 LP를 사 봐야 제 턴테이블에서는 주행 못 시킬 게 뻔하니만큼 차라리 같은 오디오파일이라면 Mercury의 도라티 지휘 런던 심포니 음반을 사 보고 싶습니다. LP로는 꽤 비싸니 CD로 사야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