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1/03 22:39

차이코프스키; 1812년 서곡, 슬라브 행진곡, 로미오와 줄리엣 - 카라얀/베를린 필하모닉(DG) 고전음악-LP

  漁婦는 제가 가끔 이런 레파토리도 듣는다는 점이 꽤 놀랍다고 합니다. 바흐, 베토벤, 브람스 등 진지한 음악을 주로 듣는(모차르트도 잘 안 듣습니다) 사람이 어째 이런 '청승' 분위기를 상당히 자주 들을까 의문이라네요.

  카라얀의 1960년대는 베를린 필을 조련하여 문자 그대로 승승장구하던 시대였습니다. 베를린 필은 푸르트뱅글러 시대에 비해 카라얀 때 좀 더 국제화되었다고 할까, 이런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바로 '통속'이 되는) 러시아 레파토리에서도 놀라운 합주력과 품위, 융통성을 보여 줄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카라얀의 덕이겠죠.
  제가 카라얀을 (가끔 '카라'이라고 농담합니다만. ^^ 음악가에게, 그 정도의 자기 현시 욕구는 봐 줄 만 하지 않습니까) 싸구려 지휘자로 절대로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이런 레파토리에서도 감탄할 정도로 진지하고 잘 연마한 솜씨를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재미'까지 잃지는 않죠. 특히 '슬라브 행진곡'은 제가 가끔 '뽕짝 듣는다'고 친구들에게 농담하는데, 카라얀의 이 녹음은 정말 흥분시키는 마력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로미오는 요즘 뮌시/BSO(RCA) 때문에 약간 덜 듣습니다만. ^^

  DG 139 029, 1966년 녹음. 후기의 No tulip label.

漁夫

덧글

  • rumic71 2009/01/14 23:12 # 답글

    1812년은 돈 코삭의 합창은 매우 뛰어났지만 어째 연주와 따로 논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효과음과 보컬을 떼어 놓고 연주만 놓고 보면 웬지 무덤덤하고 특유의 희열 같은 게 전혀 안 느껴졌더랬었죠.
  • 어부 2009/01/15 00:55 #

    오먼디 음반이나 다른 판도 좀 더 듣고 싶지만(프레빈이나 스토코프스키를 자세히 비교해 들어 볼 기회가 안 나는군요) 카라얀이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의 솜씨 하나는 정말 누구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 랜디 2009/01/14 23:16 # 답글

    이보다 더 좋은 연주는 많이 있을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텔락의 1812 서곡을 비롯한 음질만 좋은 음반들보다는 훨씬 훌륭하다고 봤습니다..
  • 어부 2009/01/15 00:59 #

    그렇습니까?
    전 텔락의 에리히 쿤첼 지휘 LP가 궁금하기도 합니다만 - audiophile로 이름이 높아서 말이죠 - 그 LP를 사 봐야 제 턴테이블에서는 주행 못 시킬 게 뻔하니만큼 차라리 같은 오디오파일이라면 Mercury의 도라티 지휘 런던 심포니 음반을 사 보고 싶습니다. LP로는 꽤 비싸니 CD로 사야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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