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5/29 17:35

제럴드 무어; The unashamed accompanist (EMI) 고전음악-LP

  보통 연주자들에게는 자신이 왜 특정 곡을 이렇게 해석했는지 설명할 기회는 잘 돌아가지 않습니다.  굳이 그런 기회를 찾자면 인터뷰가 가장 적절하겠죠.  하지만, 세기의 연주자 중 하나였던 제럴드 무어는 그런 기회가 음반으로까지 남았습니다.  더군다나 음악까지 곁들여서!
  무어는 이 LP에서 거의 슈베르트의 곡들을 중심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반주의 모습을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자신의 은퇴 연주에서 청중에게 'Am I too loud?'라 질문하자 청중이 와~ 하고 웃는 모습이 있는데, 유머를 곁들여 재미있게 설명하면서도 반주가 얼마나 다채로울 수 있는가를 놓치지 않습니다.  이 LP를 돌려 놓으면, 레코드 초창기에 반주자의 이름조차 없이 레코드가 발매되었으며 알렉산더 키프니스(Alexander Kipnis)가 자신의 레코드에 무어의 이름이 병기되자 자신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하여 얼굴이 파랗게 질렸다는 일화 등 무어가 극복해 왔던 "The ashamed accompanist"의 상황이 떠올라 그에게 재삼 존경심이 떠오릅니다.  결국은 '반주계의 파블로 카잘스'의 위치에 올랐으며, 세계 최고의 가수들이 다투어 그와 공연하려 애썼고, 데 로스 앙헬레스의 "그는 내 최고의 파트너였습니다. 그는 내가 좀 처져 있을 때에도 절대로 그 상태로 내버려 두지 않았습니다.."라는 말처럼 동료의 기분도 북돋아 주던 好人.  그와 레코드에서 공연한 스타들의 이름만 열거해도 이 페이지에서 몇 줄은 될 것입니다.  매기 테이트, 엘레나 게르하르트, 알렉산더 키프니스, 엘리자베트 슈만, 에마누엘 포이어만, 메뉴힌, 키르스텐 플라그슈타트 등 78회전 시대부터 캐슬린 페리어, 한스 호터, 이름가르트 제프리트등 모노랄 시대, 슈바르츠코프, 피셔-디스카우, 데 로스 앙헬레스, 크리스타 루드비히, 헤르만 프라이, 자네트 베이커.....
  LP 레코드 번호 Seraphim 60017.

  아래 CD는 Testament SBT 1176으로, 브람스 첼로 소나타 1번 1악장 등 몇 곡이 더 들어가 있습니다.  특히 재미있는 섹터가 무어가 노래하고 데 로스 앙헬레스가 반주한 '시인의 사랑'중 'Ich grolle nicht'입니다. 기술진이 뒤에서 킬킬거리는 모습까지 잡혔다고 하는데, 무어의 노래 솜씨는 확실히 그냥저냥이었던 모양이죠.  몇 곡이 더 들어 있다니 이거 사고 싶어지는 유혹이. 쩝.  이미지는 아마존에서 가져왔습니다...

  漁夫



Commented by dellacasa at 2004/05/28 09:19
저는 사야겠습니다.
역사적 명인들의 별난 음반은 꼭 다 사보는 묘한 버릇이 있어서...
Commented by 어부 at 2004/05/28 12:35
다 괜찮은데, Testament의 그 엄청난 가격이 문제죠.... ^^
Commented by 푸른솔 at 2004/05/28 13:11
제가 이 CD를 가지고 있는데 제랄드 무어의 노래는 말 그대로 돼지 멱따는 소리입니다^^
Commented by 어부 at 2004/05/28 18:40
술 한잔 걸치고 노래한 동네 아저씨 같다고 하더니 정말 그런 모양이군요. ^^
Commented by at 2004/05/28 16:54
스트레오 시대에 무어가 기악곡을 반주한 음반들이 있는지 궁금하군요~~
그리고 예상외(?)로 독주앨범도 있을까요? 슈베르트의 마지막 소나타(겨울나그네 반주로 미루어봐서~)나 D664(이건 물레방앗간)를 의욕만 있었다면 정말 멋드러지게 했을꺼 같음~
Commented by 어부 at 2004/05/28 18:41
독주 앨범은 없고, 독주곡은 딱 하나 있습니다. 은퇴 리사이틀의 가장 마지막 연주로 'An die Musik'을 독주로 편곡한 것을 솔로로 연주했습니다.

아직 스테레오 시대의 기악곡 반주는 못 봤습니다. 모노랄 시대에는 포이어만, 메뉴힌을 반주한 앨범이 있습니다.
Commented by inboklee at 2004/05/28 21:58
Igor Kipnis가 아니고, 아버지인 Alexander Kipnis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으음 저같은 하수가 이런 의심을....-_-)
Commented by 어부 at 2004/05/28 22:04
음.. 슬쩍 맛이 가려 하네요. 쳄발리스트와 베이스 가수를 혼동하다니... (근데, 부자 관계입니까? 둘의 음반이 한 장도 없어서 그건 솔직이 몰랐습니다)
Commented by inboklee at 2004/05/28 22:09
부자관계 맞습니다. Sony Masterworks Heritage로 나온 Alexander Kipnis의 판에 보면 Igor가 자기 아버지에 대해서 여러 이야기를 하는게 해설에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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