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데티 미켈란젤리는 녹음에 극히 까다롭고 레파토리도 제한되어 있긴 했지만, 젊은 시절 자신이 직접 녹음 회사에 관여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Decca 음반 뒷면을 잘 보면, 'Recorded by B.D.M. in 1965'라고 되어 있는데 이게 바로 그 증명입니다. 왜 Decca에서 나왔냐? 그 이유인즉 이 녹음 회사가 망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소송에 걸린 미켈란젤리는 이탈리아에서 다시 연주 안 하겠다고 말했다고는 합니다만...)
각설하고, 이 음반의 연주는 무서울 정도로 투명합니다. 베토벤 소나타 32번도 개성이 있지만, 그것보다는 스카를라티나 갈루피 소나타 편이 제 귀에는 훨씬 낫게 들립니다. 그가 다듬은 음색을 DG의 '영상'이나 '어린이 차지'에서 선명하게 들을 수 있는데, 스카를라티와 갈루피도 마찬가지며, 갈루피에서 터치의 아름다움은 특히 대단합니다. 호로비츠처럼 빛나는 화려함은 없지만 맑고 깨끗한 아름다움에서는 거의 극한에 가깝습니다. 베토벤 32번은 의외로 녹음이 다른 곡들보다 좀 못하고,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기 때문에 저는 그리 추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레코드 번호 Decca 417 772-2(CD), 417 772-2(LP). LP도 동일 자켓과 동일 커플링(417 772-1)입니다. 진짜 초반은 SXL 6181.
漁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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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멜링 at 2004/05/07 14:59

저도 어부님의 의견에 100% 동의합니다. 베토벤 32번은 괜찮은 연주가 꽤 되죠.
제가 알기론 갈루피 소나타도 버젼이 몇가지 있다던데 자세한 내역은 모르겠군요.
아 그리고 어부님 의견을 여쭤 보겠습니다.
최실장이 모 사이트에 조만간 수입될 일본 음반 리스트를 올려놨는데 그 사이 구할 수
없었던 박하우스 cd가 왕창 들어오더군요. 그 중에서
박하우스 54년 카네기홀 실황, 마지막 리사이틀, 그리고 반트, 슈리히트와 함께한
협연들이 궁금합니다. 연주가 어떤지 혹시 들어보셨는지?
저는 푸르니에와 협연한 브람스 소나타를 몹시 기다리고 있습니다만....
박하우스 애호가이시니 촌평 부탁드립니다.
그 음반들 다 갖고 있습니다. ^^
54 카네기홀 실황은 괜찮습니다. 실황에서 박하우스가 보여 주는 완벽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단빵에 녹음했는데도 레코드와 거의 차가 없는 시절의 그의 모습이죠. 단 이번 일본 발매보다는 필립스 피아니스트 시리즈 발매(카네기 홀 실황+슈리히트의 브람스 2번 협주곡)가 훨씬 더 경제적이죠. 지금 구할 수 있을라나 모르겠습니다만.
슈리히트와 협연한 2번은 슈리히트 Decca original masters시리즈에도 들어 있습니다. 전 그거나 사 볼까 생각 중입니다.
슈만 협주곡은 너무 경쟁자가 많아서 좀... ^^ 슈리히트 협연은 꽉 짜인 튼튼한 독주란 측면에서는 뵘 협연보다 나은데, 음악이 풍성하고 무르익게 들린다는 점에서는 뵘 협연 쪽이 더 좋습니다. 물론 다소 드러난 기교 쇠퇴를 아주 싫어하는 제 친구 같은 사람도 있습니다.
브람스 소나타는 로스트로포비치/제르킨을 갖고 계시다면 대안으로 추천 가능합니다. 제가 아주 좋아하긴 해도 판이 의외로 많지 않아서 적극 추천은 좀 머쓱하네요.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웨스트민스터와 뱅가드에서 같은 녹음을 출시하는 경우가 있습니까? 본 것 같아서요.
전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가물거립니다.
있었다면, 아마 Westminster에 있다가 Vanguard로 옮긴 프로듀서 Karl Wolleitner 덕이 아닐까 추측도 가능하겠죠.
보석같은 갈루피 소나타.
얼마 전에 EMI Debut series로 Serdar도 이 곡을 냈는데 너무 사탕바른 느낌이라 영 좋지 않더군요.
제가 알기론 갈루피 소나타도 버젼이 몇가지 있다던데 자세한 내역은 모르겠군요.
아 그리고 어부님 의견을 여쭤 보겠습니다.
최실장이 모 사이트에 조만간 수입될 일본 음반 리스트를 올려놨는데 그 사이 구할 수
없었던 박하우스 cd가 왕창 들어오더군요. 그 중에서
박하우스 54년 카네기홀 실황, 마지막 리사이틀, 그리고 반트, 슈리히트와 함께한
협연들이 궁금합니다. 연주가 어떤지 혹시 들어보셨는지?
저는 푸르니에와 협연한 브람스 소나타를 몹시 기다리고 있습니다만....
박하우스 애호가이시니 촌평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