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16 22:54

인간 본성과 현대 사회 Evolutionary theory

  모 사이트와 무제 님의 블로그에서 ㄱ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길래 아주 오래 돼 파리 날리는 포스팅 하나를 끄집어 내오기로.

  트랙백한
Rapeinside - 동물학적 관점에서 ㄱㄱ이란 행동이 어떤 진화적인 장점이 있는지를 설명했습니다.  [ '경주를 세계적인 ㄱㄱ 단지로 만들겠다'고 발언했다는 누군가는 진화적인 관점에 충실했을 뿐이었을까요? ^^ 그 분의 지적 능력으로 보아 그렇지는 않아 보입니다만 ]  그러면, 사람의 '자연스러운 행동'을 '현대 사회에서 봐 줄 수 있는가'에 대해 논해야 하겠죠.



글쎄, 과연.......
  
    진화심리학 및 고고학 기타 학문의 발전에 따라 '인간의 본성'이 무엇인지 점점 드러나고 있습니다.  'evolutionary lag'에 의해, 현대 사회처럼 '전 지구가 거의 교통과 교역으로 연결되고, 모르는 사람들끼리 좁은 지역에 대규모로 모여 살고, 게다가 그들과 사이좋게 지내야만 하는' 인류 역사상 아주 희한한 상황에 처해서도 인간의 마음은 '150명 정도의 친족에 가까운 집단이, 옆 집단과 비교적 격리된 채로 모여 살던' 수 만 년 전과 별반 다를 바가 없습니다.  그 당시에 이 정도 규모의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 '옆 사회'까지 포용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우리 사회'만 잘 되기 위한 목적의 - '고정 모듈'의 일부와, 현대 사회로 오는 중에 교육을 받은 것 일부가 바로 '도덕'인 것입니다.  '양심' 같은 것은 오래된 모듈이며, '남녀 평등'같은 생긴 지 얼마 안 되는 신참자도 있겠죠.  사회에 따라 금기/도덕이 조금씩 다른 것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상황에 맞춰 도덕을 조정하기 때문이겠죠.

  그러면, 인간의 모든 '자연스러운 것'을 다 봐 줄 수 있을까요?
  사람의 '자연스러운 성질(본성)' 중 현대 사회와 양립이 쉽지 않아 보이는 몇 가지를 나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투철한 '패거리' 정신 ; 우리 패거리와 남 패거리에 대한 이중 규범(double standard).  이게 심해지면 전쟁이죠.
2. 살인 ; 부족 사회에서는 보통 남자들이 제 명에 돌아가시지 못하는 경우가 1/3 정도 또는 그 이상이나 되죠(남자가 여자보다 왜 평균적으로 몇 년 수명이 짧다고 보십니까).  다른 남자를 죽이고 그 남자의 부인을 취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궁금하시면 구약 성서 시대 얘기를 보시길.
3. 영아 살해 ; 먹을 게 궁해지면 아이를 죽이는 경우가 흔했음.  아직도 부족 사회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는 ㅎㄷㄷ
4. 성적 비대칭성 ; 남자는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수에 거의 제한이 없지만 여자에게는 제한이 있음.  이것은 성적 적극성에 차이를 만들었고, 결국에는 일부다처제 및 매춘의 가능성으로 연결.
5. 다른 포유류에 대해 대단히 높은 모성 사망률

6. ㄱㄱ ; 왜 그런지 트랙백해 온 글
에서 이미 설명.

  유감스럽게도 이것은 대부분 남자들의 문제기도 합니다. (남자; 현대(농경) 사회의 부적응자 참고)

  1번 - 아직 해결이 안 된 문제입니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로 간단히 요약 가능.
         이 문제도 남자들에게 더 심각합니다.  (부분적으로는) 여성 족외혼이 사람에게 전통이기 때문일
         지도.

  2번 - 자고 이래 남성 살인 사망률을 1/3 이상에서 지금 정도로 낮춰 놓은 것은 정말 대성공(!) 이긴 합
         니다.  좀 더 자세히는
왜 개인이 폭력을 행사하지 못하게 되었는가가 참고가 될 겁니다.
          그런데, 이것은 공짜가 아니라 국가에서 대단히 큰 비용을 들여야 하는 사업입니다.  그 엄청난
         경찰력, 판결을 내려야 하는 법조계 인력, 범죄자를 수감해야 하는 교정 시설 등.... 하지만 이러
         지 않으면 국가란 것 자체가 돌아가지 않으니 어쩔 수 없죠.
 
  3번 - '영아 살해'가 안 되니까 대신 선택한 방법이 '유기' 또는 '입양'이라는...

  4번 - 논란이 많지만, 매춘은 괜찮다고 공공연히 인정하기가 참 애매하죠.
         일부다처제에 대해서는 여러 근대 선진국에서 법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일부다처제'는
         그래도 약간 은밀히 행하고 있는 모양이긴 합니다만.  일부다처제를 금지해서 이득을 본 것은
         사실 여자보다는 남자란 데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 [ 그래도 끈질기게 부활을 시도하는
         부류가 있기도.  모르몬 교도 측에서 슬금슬금 부활을 시도하는 모양입니다.  미국(!)은 역시 
         종교 천국... ]

  5번 - 현대 의학의 혁혁한 공적 덕에 유아/모성 사망률이 극적으로 저하.  모성 사망율을 보면 그래
         도 '자연
에 가까운 쪽이 낫다'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도 아직은 있는 모양입니다만.

  6번 - ㄱㄱ 발생률도 부족 사회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높았을 것이라는 것은 [제가 아는 범위에서는
         명확한 자료를 찾지 못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지지하는 가설입니다.  지금보다 공권력의 통
         제가 훨씬 약하던 사회에서 ㄱㄱ만 특히 잘 통제했으리라 볼 근거가 별로 없죠.

  이거, 1~6번을 '전부 다 그냥 놔 둬야 한다'고 생각할 분 계시는지요.  근본적으로는 오래된 모듈과 현대 사회의 요구 간 충돌이며, 결국 돈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개발국 developed country 에서는 상당수를 해결했습니다만, 몇 가지는 아직 풀리지 않는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1번은 '전쟁'하고도 연결되는데, 막으려고 그렇게 애써도 국가간의 전쟁을 못 막는 현실을 보면 당분간은 인간이 감수해야 할 모양입니다.  2,3,6번을 막는 데 '공권력'을 쓰고 있으며, 5번에는 과학과 의학에 엄청난 돈을 들여 개선했죠.  4번의 절반은 권력이 세어진 일반 대중 쪽에서 공권력을 빌어 해결했습니다.  전쟁을 억지하기 위해 필요한 군대나 - 양날의 칼입니다만 - 공권력, 과학/의학 모두 막대한 돈을 부어박고 현재 상황으로 개선하는 데 엄청난 세월의 사회적 토론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일부는 완전히 consensus가 생겼다고도 할 수 없고요.  '본성을 억제'하려면 사회의 수많은 사람을 통제해야 하니 돈으로도 여간 심하게 때려박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이렇게 몇 개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 본성과 대결하고는 있으며 충분히 정당화할 수 있습니다만, 사회나 국가 유지에 꼭 필요한 일이 아닌 한, 인간의 본성과 대결하는 '객기'는 되도록 저지르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근본적으로 경제적 관점에서 보아도 결코 비용 효율적이 아니기 때문이죠.  그렇더래도, 정도 이상으로 '본성 옹호주의'로 간다면 또 문제.  간단한 예로, ㄱㄱ이나 살인을 본성이라는 이유 때문에 옹호하시렵니까?

  漁夫
  
  ps. 이 비슷한 주제에 대해 거의 1년 전에 쓴 글은 여기에.
  ps. I. ㄱㄱ 문제에 대해 제가 여성 분들에게 말해야 한다면 '현실적으로 ㄱㄱ 표적이 될 만한 행동은
   피해라.  하지만 이유가 무엇이었건 당했다면 철저히 잡아서 콩밥 멕이도록 애써라.  콩밥 멕이는 기
   간은 그 이유와는 상관 없어야 한다' 정도로 하겠습니다.  어쨌건 강제력으로 줄이도록 애쓰고 있는
   만큼 저지른 쪽은 댓가를 똑같이 치러야 합니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사회의 consensus가 있
   었으므로 상황 참작을 하면 곤란하죠.

  ps. II. 4번의 나머지 절반이 왜 지금까지 통제가 안 되고 있는지 아시겠습니까?

  1) 의외로, (적어도 개발국 developed country 에서는) 국가/사회에 별 해악을 끼치지 않는다. 
  2) 이 행동의 양편 중 어느 한 편만 '일방적인 피해자'가 아니다(유아 살해나 ㄱㄱ과는 이 점이 다릅니
      다).
  3) 여기서 나열한 다른 다섯 가지만큼 정의를 명확히 하기가 매우 곤란하다.  '돈 받고 性的 서비스를
     제공한다'로 정의한다면, '보통의 결혼 관계와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에 답하기가 상당히 난감하다.
  4) 통제한다면 어느 수준으로 통제해야 할지 사회적인 합의가 매우 어렵다.

  위에 나열한 어느 '본성'이나, 통제에 들이는 막대한 돈을 정당화할 수 있는 이유가 '사회/국가에 심대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매춘이 사회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고 단정하기는 쉽지 않군요.  그런 즉슨, 아마 앞으로도 섣부른 매춘 통제 대책에 대해서는 漁夫는 계속 반대 입장을 취할 듯합니다.  큰 이유는 '필요한 비용에 비해 그만큼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입니다.
.


닫아 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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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늑대별 2008/11/16 23:35 # 답글

    본능과 사회규범..역시 어렵고 특히나 비용이 많이 드는 문제임은 분명합니다. 4번문제에 대한 한계도 어부님의 견해를 지지합니다.
  • 어부 2008/11/17 09:33 #

    어떤 '정책'을 쓰려고 할 때 '이게 얼마의 비용으로 가능한가'에 대해서 '인간의 본래 성질이 어떤가'를 고려해야 하는데, 카이사르처럼 진화적 고찰 없이 바로 깨달은 천재들 아닌 다음에야 공부해서 '습득'해야죠. 전반적으로 통치자들은 이런 연구를 잘 안 해서 문젭니다.
  • muse 2008/11/16 23:48 # 답글

    ㄱㄱ이 뭔지 몰라 트랙백 클릭했다가 흠칫...제가 지금 정신적으로 컨디션이 좀 안 좋아서 길게 댓글도 못 달겠네요 에고. 그런데 경주ㄱㄱ단지...크하하하하하하, 어부님 센스 죽이십니다 >3<b

    현대 사회는 규범과 본성의 투쟁의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본성의 통제에 들어가는 막대한 돈이 사회/국가에 심대한 피해를 줄 수 있다라는 문장에 저라면 사회/국가 뒤에 '개인'도 추가했겠습니다만...간접적인 방법으로 말이죠.

    ps I. '철저히 잡아서 콩밥 멕이기' (혹은 그에 상당하는 처벌) 부분이 만만치 않(거나 특정한 경우에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서 ㄱㄱ이 사회의 최대 위협 중 하나 아니겠습니까...orz
  • 어부 2008/11/17 09:39 #

    그게 1992년 대선 선거 때 '땡삼옹(=03씨)'가 한 얘길 겁니다. ㅎㅎㅎ

    전 개인적으로 본성의 통제에 들어가는 돈을 일종의 '보험'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남자들 1/3이 살인으로 죽는 일을 상상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제 기억으로는 선진국에서는 그럴 확률은 0.2% 이하로 압니다). 물론 '본성의 통제'에 막대한 사회적(즉 개인 세금) 비용이 들어가는 줄은 잘 압니다만, 그건 현대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필요악'이죠. 그러니만큼 본성에 관계되어 있는 일을 통제하려고 시도한다면 더더욱 신중하게 비용 계산을 해야 하죠. 이 process 없이 '매춘 몰아내라'고 주장한다면, 진짜 돈만 낭비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요.

    ps. I. 피해자의 인권을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에 한국에서 전자 발찌 한 넘이 또 범죄 저지른 거 봐요.
  • 위장효과 2008/11/17 07:53 # 답글

    ㄱㄱ에는 질병통제의 문제도 있고요.(어부님 예전 포스팅을 읽어보니 하나 더 추가하고 싶은 게..."성매개질환에 감염된 경우가 많더라."라는 거)

    그런데 경주가 아니라 마산...아니었습니까? (바로 지네 고향 코앞의 이웃사촌동네가서 그랬으니...)

    제가 보기에 경제적 효율이란 거 따지려면 정말 대갈빡 엄청 굴려서 사회의 특성-선사사회 vs 고대사회vs 중세사회 vs현대사회-다 비교해보고 다른 본성들, 그리고 그로 인해 필요로 하는 사회적 장치의 운용등등을 다 따져보고-어부님처럼 말이죠-결론을 내야하는데 대략 보면 적당히 결혼비용이나 가족제도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정도 계산하고(아님 성매매 이용하는 비용 정도나 따져보고) 결론 내리는 사람들도 제법 있었습니다.
  • 어부 2008/11/17 09:47 #

    질병 통제 문제를 제가 전혀 고려하지 않지는 않았습니다(근데 증거가 없군요 이럴루가 -.-).
    석기 시대에는 현재처럼 심각한 감염성 및 치명도가 있는 성관계 전염 양식의 전염병이 - 예를 들어 임질, 매독, AIDS -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것이 인간의 진화에 중대한 고려 사항이었다고 보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전염병은 어디까지나 농경 사회가 되어 사람들이 좁은 공간에 밀집하여 많이 산 후에 중요해졌습니다.

    마산을 세계적인 관광 단지로 만들기는... 좀 밑천이 부족하지 않겠습니까? ㅎㅎㅎㅎ 아무리 자기 텃밭이래도 파먹을 건 있어야... ㅋㅋㅋ

    경제적 효율은 어디까지나 '사람의 반응'이 결정하기 때문에 겉보기로만 보고 '단속하기만 하면 해결될 거다'라고 말하면 대단히 안이한 발상이죠. 성매매 현상은 몇 명의 얼치기 공무원이 (여성가족부의 말도 안 되는 정책들을 좀 보셔요. 세금이 아까움) 간단히 처리해 버릴 수 있을 정도로 쉽게 '뿌리뽑을' 수 있는 문제가 결코 아닌데 말입니다.
  • 위장효과 2008/11/17 12:18 #

    ㅍ석기시대에도 존재했겠지만 그 때는 다른 치명적인 질환이나 사고들이 워낙 많았으니까 드러날 틈이 없었다고 봅니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를 거치면서 특히 매독을 중심으로 성매개질환의 심각성과 위해성이 대두되었으니까요. 진화라기보단 사회심리학적인 문제로 접근해봐야 할 거 같습니다만-하긴 유럽에서는 성병이래봐야 임질정도밖에 없었는데, 듣도보도 못한 코가 뚝! 떨어지는 병을 보고 사람들이 공포에 사로잡혔을 수도 있겠죠. 치료법이 나오기 전까지 매독은 서구 유럽 상류 사회에서는 무슨 유행도 아니었으니.-

    그러고보니 성매매특별법인가 발효될 때 다른 사이트에서 "이 법이 과연 효과있으리라 생각하느냐?"라고 실효성에 대해서 의문을 제시했다가 ...거의..."넌 거기 가서 에이즈나 옮아와서 죽어라!"수준의 악플받은 적도 있습니다. 맨날 집창촌 들락거리는 볍진 마초 대접...(그래서 정나미 떨어져서 탈퇴해버렸지만^^) 뭐...다른 분 이글루에서도 그런 식으로 트랙백한 글 보고 "현상의 본질은 이해못하고 겉만 수박겉핥기로 대충 자기 멋대로 해석한 다음 쏴대는 인간들이 너무도 많구나."하고 또 배웠습니다만^^;;;
  • 어부 2008/11/17 12:32 #

    구석기 시대에 이런 'highly virulent epidemics by sexual contact(!)'가 존재했는지는 다른 포스팅에서 다시 얘기하는 편이 낫겠습니다. 별 건 없지만 그 때 상세히 쓰기로 하고요..

    전 성매매특별법인가 뭔가에 대해 아~~~~~주 회의적인데, 그 사이트에 저도 글을 썼다면 틀림없이 저도 악플 맞고 gg쳤을지도요. 아니 근성은 다분(좋은 건가)하니 끈질기게 좀 버텼을라나요.
    인간 본성이 좋은가 나쁜가에 상관없이 좀 객관적으로 '심층을 파 봐야' 할 텐데 그냥 '정책으로 다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심각한 문제입니다. '현대 사회 유지'에 얼마나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가를 모른다는 얘기니 말입니다.
  • 구들장군 2008/11/17 13:05 # 삭제 답글

    자다가 남이 다리 긁는 소리긴 합니다만..
    [ㄱㄱ 문제에 대해 제가 여성 분들에게 말해야 한다면 '현실적으로 ㄱㄱ 표적이 될 만한 행동은
    피해라.]이걸 보니까 생각나네요.
    저도 이와 비슷하게, 조심하는게 좋지 않겠느냐고 했었다가, '강간이 여자의 잘못이란 말이냐!'란 말을 들었습니다. 예. 양성평등 부르짖는 그분들에게서요.
  • 어부 2008/11/17 14:57 #

    그런 분들에게는 '자동차 문을 안 닫아 놓아서 도둑맞은 차 주인이나, 집 문을 안 잠가서 강도 맞은 집 주인이 잘 했다고 생각하냐'고 반문하시면 됩니다. ^^
  • sprinter 2008/11/17 21:37 #

    어부 / 그게 결국은 여성들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행위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니까요. 왜 여자들이 미니스커트 입어도 안전하게 비용을 더 붓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얼마든지 논리적으로 성립이 가능합니다.
  • 어부 2008/11/17 21:50 #

    sprinter님 / '충분한 대비를 한다'와 '대비 안 해서 당한다'는 가능성의 문제지만, 그게 저지른 쪽을 옹호해 주자는 말과 같지는 않죠. 엄연히 별개 문제입니다. 지금 현재도 문이 열려 있는 집을 털었다고 절도죄의 형량이 더 낮아지지는 않지 않습니까?
  • sprinter 2008/11/18 09:30 #

    어부 / 저지른 쪽을 옹호해 주지는 않지만 예방비용은 이쪽이 지불한다면, 저쪽을 옹호하는 것이나 매 한가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비용을 내가 지불한다면 도덕이 지니는 가치는 무엇이 되겠습니까?
  • 구들장군 2008/11/18 13:07 # 삭제

    저는 그냥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조심하는게 좋다는 생각입니다.
    잘잘못이야 뭐, 당연히 강간범이 잘못한 거죠.

    그런데 당하고 나서 그런거 따져봐야 뭐하겠냐는 말일 뿐입니다. 그냥 안 당하는게 낫죠.
  • 어부 2008/11/18 14:44 #

    sprinter님 / 리플로 쓰기에는 좀 길어지는 듯합니다. 트랙백으로..

    구들장군님 / 현실적으로 전쟁 억지를 위해 군대를 유지하는 이유와 거의 똑같다고 보고 있습니다.
  • 알렙 2008/11/17 15:06 # 답글

    프로이트도 처음에는 억압된 본능을 해방시키는 것을 분석 치료의 목표로 삼았다가 차츰 문명의 본성에 대한 억제 기능을 강조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죠...이게 아마 topographical theory를 structural theory 로 수정 보완했던 이유로 기억합니다.

    본성에 반하는 사회를 구성하고 사는 것 역시 진화의 산물이라고 생각해 보면, 본성을 '통제'한다는 개념 자체가 약간 의아하게 생각되기도 합니다. 사실 구석기 시대에도 생존을 위해서는 기본적은 욕구 정도는 통제하는 능력이 있어야 했을 걸요.

    (근데 글 내용과는 좀 빗나가는 뜬금 없는 댓글이 된 듯한...;;;;)
  • 어부 2008/11/17 22:02 #

    개인적으로 현대 사회의 '본성에 반하는 속성'은 저는 '강제된 것'이지 '(내재적으로) 진화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본성'에는 대략 200명 정도까지가 평균적인 한계며 이 이상 커지는 경우는 자연스럽게 주변으로 이동했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기록된 수렵 채집민의 부락을 보더라도, 수렵 채집으로 지탱할 수 있는 인구 규모에는 한도가 있기 때문에 어느 이상 부락이 팽창하기가 곤란한 경우가 많습니다. 수천 명 이상의 큰 규모의 부락이 좁은 지역에 몰려 나타나는 경우는 예외적으로 자원이 풍부한 경우를 뺀다면 대부분 농경을 시작한 사회에서 나타나죠.

    구석기 시대에서도 생존을 위해서 기본적 욕구를 통제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은 대단히 정확하십니다. ^^ 어느 정도나 확실한지는 자신이 없습니다만, 중석기 시대부터 지금까지 인간의 뇌 크기는 오히려 감소를 겪었다는데, 이 점에 대해 "지나치게 공격적인 통제 곤란한 사람들을 사회에서 격리시켜 왔기 때문이다"라 해석하는 사람도 있는 모양입니다.
  • 알렙 2008/11/18 03:27 # 답글

    한 가지 더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제가 이 분야에 과문해서 일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어부님의 포스팅들에서는 농경사회 모듈 vs 전 농경사회 모듈 쪽으로 분석이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물론 농경 사회를 벗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데이터 수집이나 분석이 아직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농경 사회 모듈 중에서 현대 사회에서는 이미 낡은 것으로 폐기되어 마땅한 것들이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 즉 농경 사회 vs 탈농경사회 (현대) 에 대한 진화심리학적 연구도 마땅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라고 써놓고 보니 당연히 상당히 많이들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몰라서 그렇지)

    ㄱㄱ 에 대해서 좀 더 이야기해 보자면, 심리학 연구들 중에 재미있는 것들이 많은데, 가령 (제 기억이 다소 부정확할 수도 있습니다만) 모호한 상황의 네러티브를 주고 해석을 시켜봤을 때, 남성 대다수가 '합의에 의한 성관계'라고 판단을 내리는 상황을 여성 대다수는 'ㄱㄱ'이라고 간주하는 경우가 꽤 있다는 연구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런 경우는 완전 낯선 사람에 의해 길에서 우발적으로 벌어지는 경우와는 완전 다릅니다만, 통계적으로 대부분의 ㄱㄱ이 이미 서로 알고 있는 사이에서 벌어진다는 사실과 함께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라고 써 놓고 보니 뭔가 논란을 불러일으킬지도 몰라서 좀 걱정이 되긴 합니다만...)
  • 어부 2008/11/18 14:59 #

    정확히 말하면 '농경사회 이후의 환경' vs '인간이 형성된 시대인 4~10만년 전' 정도입니다.
    진화심리학에서 대부분의 기준 논의는 '아프리카 사바나 지역 석기 시대'로 놓습니다. 그 근본 이유가 그 시대 이후 사람의 기본적인 특성이 거의 변하지 않은 채로 전세계로 방산되었기 때문이죠. 말씀하신 것처럼 농경 사회 vs 탈농경 사회에 각각에 걸쳐 사람이 두드러지게 변해 왔다면 말씀이 의미가 있습니다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따라서 '인간 형성 시대(석기 시대)'의 인간 적응 모형을 기반으로 현대의 인간이 하는 행동을 거기에 비춰 해석하려는 시도가 mainstream이죠.

    만약에 여성이 좀 더 ㄱㄱ 쪽으로 해석한다면, 아마 David Buss가 말했듯이 '남성 쪽이 여성에 비해 상대방 성의 행동을 좀 더 폭넓게 性的 유혹 신호로 받아들인다'는 것 때문일 것입니다. 남자 쪽으로는 설사 아니었다 해도 손해볼 것이 없으므로 이런 행동은 충분히 타당하죠.
  • 알렙 2008/11/19 00:00 #

    음....제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사람이 변했다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변했다는 것이었죠. 석기 시대 인간이 농경사회에 적응하고자 하면서 발생하는 문제나 비용을 연구하기에는, 현대 사회가 이미 농경 사회적 특징을 너무 많이 벗어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현대 산업 사회의 어떤 특징들은 석기시대적 특징을 가진 사람들이 농경 사회보다 더 잘 적응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 반대의 경우도 있겠고)

  • 어부 2008/11/19 09:00 #

    아 그러셨습니까? ^^ 근본적으로 '훨씬 많은 (서로 잘 모르는) 사람이 좁은 지역에 몰려 산다. 자급자족은 불가능하다'가 현대 사회(와 농업 사회)의 특징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독창적으로 생각할 능력이 없어서 주로 책만 보다 보니 그 뒤의 구분은 별로 안 하는 학자들의 사고 방식에 세뇌가 되 버렸군요 ^.*

  • reske 2008/11/19 19:45 # 답글

    아 잘읽었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내용이네요. 대략 오늘 논술 수업을 듣다가 성에 대해 보수적인 행동을 강요하는 전통사회의 관습이, 저러한 무분별한 성적 욕구가 가져올 사회에 대한 파괴적 영향력을 제한하기 위한 방법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아마 중세의 신학자들은 성욕을 자유롭게 풀어주면 사회가 개판이 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번 장안동의 대대적인 단속 사건은... 사실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통쾌하기도 했지만(신문따위에서 매춘이 갈수록 는다는 우울한 기사를 너무 많이 봐서),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수요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공급만 잡는다고 해결될 리가 없으니.. 차라리 남자들의 의식을 바꾸는편이 더 싸게 먹힐지도 모르겠지만... 이것도 거의 불가능할정도로 어렵겠죠. 매춘의 가장 큰 딜레마는 도덕적으로는 잘못인데, 경제적으로만 보면 남자가 돈을 제공하고 여자가 서비스를 공급하는 교환관계여서.. 통제가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젊은 여자들이 매춘으로 몸버리는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만, 인간이라는 동물의 속성상 예방하기는 어렵지 않을런지;;;
  • 어부 2008/11/19 22:11 #

    어헉 이 딱딱한 글이 재미있으셨습니까! -(_ _)-

    전통 사회의 관습도 다 이면이 있기 때문에, 저는 '문자 그대로 신뢰'는 하지 않습니다. 인류학자 마거릿 미드가 속아넘어간 서사모아 섬 사례가 그 큰 경우죠. 여러 가지 점으로 추론하건대, 인간의 성적 행동이나 신체 구조는 '간통으로 얼룩진 일부일처제에 알맞게 설계되었다'(by Matt Ridley, "The Red Queen").

    매춘이 사회에 그리 큰 해를 입히지 않고, 남자의 사고 방식이 앞으로 적어도 1만년은 지금과 똑같을테니, 적어도 그 동안에는 매춘 제도는 지금처럼 존재할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 종사하는 분들이 '단속에 항의 시위' 비슷한 것을 한 일도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자신들은 자유롭게 이 일을 선택했으며 우리는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주장이었다고 합니다. [반박이 참으로 어렵죠]
  • reske 2008/11/20 22:15 #

    "간통으로 얼룩진 일부일처제...." 정말 정곡을 찌르는 표현이군요..........;;
  • 어부 2008/11/20 22:35 #

    일부일처제는 어디까지나 대다수 남성과 여성 사이의 (적당한) 타협의 결과라는 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 실제로 여성의 선택을 그냥 방치해 두면 결과가 좀 달라집니다.
  • reske 2008/11/19 20:21 # 답글

    음 본문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내용이기는 합니다만, 오늘 어떤 글을 보다가 "일부일처제는 인간의 자유로운 성적 결정을 억압하고, 남성이 여성을 계급적으로 억압하는 부조리를 제도화하는 문제가 있다." 는 글을 읽고 지적으로 상당한 긴장을 느꼈는데요.

    어부님 블로그를 드나들면서 얻은 진화생물학적 사고방식을 토대로 생각해본 결과, 일부일처제도 어쩌면 진화적 적응의 일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압력: 인간의 새끼(?)는 자립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적응: 남녀 파트너가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진화
    가 제 가설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일부일처제라는 제도가 복잡한 짝짓기 상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분란을 해결하고자 적은 수의 파트너와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려는 경향이 있지 않아 하고 생각해보기도 합니다. 음 어디까지나 저의 가설이라 별다른 근거는 없습니다만...

    혹시 인간의 결혼제도를 진화생물학적 관점에서 설명한 책 아시면 좀 소개 해주십사 하고 부탁드립니다... ^^;;
  • 어부 2008/11/19 21:47 #

    일부일처제가 인간의 본성에 크게 어긋나는 제도는 아닙니다. 실제로 (명목상) 일부일처제는 인간의 해부학적 측면에서도 사실에 가까운데, 이건 나중에 얘기하죠. 제 블로그 옛 포스팅에도 일부일처제 얘기가 꽤 많은데 http://fischer.egloos.com/3054908 부터 시작해서 차근히 트랙백을 거슬러가다 보면 몇 개 나옵니다. 저런 '페미니스트적 사고방식'에는 진화론적 근거로 반박을 하면 가장 강력하다고 봅니다.

    mating behavior(짝짓기 행동)도 다 진화의 결과입니다. 같은 조류 내에서 보더라도 실로 여러 가지로 짝짓기 행동이 갈라지고, 영장류 내에서도 마찬가지죠. 추측하신 것은 정답입니다! 제 블로그 글 정도로 그만큼 추론을 하셨다니, 진화심리학 연구를 하셔도 되겠습니다. ^^ 사실 이 정도까지는 어느 정도 추론이 가능하기는 한데, 그 밑에 깔린 심층은 논란이 분분합니다.

    음... 인간의 성적 행동에 대해 집중적으로 소개한 책이라면 Jared Diamond의 'Why sex is fun'을 추천합니다. 번역본 있는데, 책 부피 치고는 비싸지만 '총,균,쇠'나 '붕괴'처럼 방대하지 않아서 가격은 비싸지는 않죠. '제 3의 침팬지'에서 한 장으로 다루었던 내용을 아예 한 권으로 확충한 녀석입니다.
  • reske 2008/11/20 22:14 #

    으, 저의 추론이 맞았다니 기쁘군요... 답변으로 인해 궁금증이 많이 해소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시간나는대로 어부님 글도 한 번 찾아봐야겠습니다..
  • 어부 2008/11/20 22:34 #

    지금 있는 것 말고도 아직 쓸 것은 좀 더 남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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