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ja vu(10) ; 떠넘기기

  Trackback; 의사와 괴수의 공통점; 문제 해결 방법
  link ; 모기지 사태를 비난하는 여섯 손가락

  경제학 분야 식견이 저보다는 헐 낫다고 생각하는 sonnet님의 포스팅을 보고.
  부분 인용 [ 글자 강조는 여기 옮기면서 삽입 ]

 또한 규제자들은 심각한 인센티브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옛날 식 금융에서는 모기지 대출을 해준 은행이 그것을 여러 해 동안 쥐고 있었고(지미 스튜어트가 나오는 영화 "It's Wonderful Life"를 생각해 보라.), 그렇기 때문에 대출심사를 주의 깊게 할 명백한 동기가 있었다. 그러나 신식 금융에서는 은행과 모기지 브로커들이 모기지 대출을 해준 다음, 그것을 “증권화”, 바꿔 말하면 수천 건의 모기지 대출을 모아 그 전체 집합의 일정 지분을 나타내는 유가증권을 발행하는 대형 금융기관에 바로 팔아치운다. 이러한 “모기지 기반 증권”은 곧 전 세계의 투자자들, 즉 처음에 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도대체 누군지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 팔려나가게 된다.

저자; Alan Blinder
* 출처:
New York Times 


  어째 조금 전에 보았다는 느낌 안 드십니까?
  차이점이라고는 '의도적인 떠넘기기'와 '비의도적인 떠넘기기'라는 것 뿐이고, 위험을 초래한다는 점에서는 완전히 마찬가집니다. '자신이 직접 관여하지 않는 일'에서는 위험(이나 비용 증가)에 둔감해지는 것은 사람의 속성 중 하나로 보입니다.  '다른 사람이 위험을 겪건 돈을 더 많이 내야 하건 나는 알 바 아니다' - '강 건너 불구경'이 정확한 표현일까요?  이 점에서, 이런 '구멍'의 예방책에 어떻게 신경을 써야 하는가가 차후 대책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

  또 하나 언급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론을 다룬 현행 금융 제도가 이번처럼 문제를 심각하게 야기했다고 해도, 저자 Alan Blinder가 '이 방식을 금지하자'고 주장하지는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Why?  많은 사람에게 집을 마련해 줄 수 있었다는 긍정적인 측면.   이런 입장을 좀 더 자세히 보시려면
여기를 꾹.
  다시 말해, 어떤 제도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경우, '그러면 어떤 득이 있나'도 동시에 검토하여 문제와 이익을 비교해야 한다는 점은 꼭 강조하고 싶습니다.  어떤 문제를 검토할 때, 이 점을 간과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음을 보면서 저는 상당히 놀라곤 합니다.  최근에만 해도 이런 경우 많았습니다.

  광우병 사례 ; 미국 쇠고기를 수입해서 생기는 (무려) 이득이 무엇인가 
  아질산나트륨 사례 ; 잠재적 발암 물질을 왜 햄 및 소시지에 사용하는가 [ 참고;
여기

  또 다른 예로, 신용 대출 자체가 떼일 위험을 내포하고 있죠.  맨날 씹히는 고리대금은 또 어떤가요?  개인적으로 저는 우시지마를 지지합니다. ㅎㅎ (반농담)  그리고 '경제적으로 이롭다'는 점은 항상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더군요 - 특히 광우병 사례 때 심했다고 봅니다(단순히 쇠고기 싸게 먹는다는 것 외에 다른 득도 충분히 많았을 법한데 말입니다).  저는 경제적 이익을 과소평가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만큼의 경제적 부담을 네가 떠맡을 용의가 있냐?"라 질문하고는 했습니다.  [ 솔직이, 이 질문에 대해 경제적 관점에서 제대로 답하는 사람을 만나 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씁쓸하죠 ]

  특정 이슈를 논할 때, '이득과 손실'을 냉정하게 비교하여야 한다는 기본적인 자세를 반드시 지켰으면 좋겠습니다.

  漁夫

by 어부 | 2008/09/20 16:36 | Critics about news | 트랙백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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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Charlie at 2008/09/20 16:59
하지만 현실은 감정에 호소(...선동?)하고 거기에 동의하지 않으면...;
Commented by 어부 at 2008/09/20 17:06
정치가면 자신의 정책을 추진할 때 표가 필요할 수 있으니, 필요하다면 과감히 감정에 호소할 필요가 있죠. 하지만 정치가가 아니라면 굳이 저런 식으로 '선동'할 필요는 없는 겁니다. 원래 제가 약간 삐딱해서 일반인이나 매스컴에서 선동에 가까운 말을 하면 삐딱선 타걸랑요..........
Commented by reske at 2008/09/21 20:31
어부/ 그런 태도가 참 필요한 것 같아요. 저는 황우석 사태의 충격(?) 이후로 그런 태도를 기르려고 노력중입니다. 당시에도 저는 서울대가 공식조사에 나서기 전까지만 해도 황우석을 비판한 피디수첩을 "나쁜놈"들이라고 생각했었으니까요.

특히 요즘처럼 미디어에 의한 집단히스테리가 난무하는 세상에서는 더더욱 삐딱선이 필요한건지도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어부 at 2008/09/22 09:05
'회의주의적인 사고'는 말은 쉽지만, 냉정한 회의주의적 사고가 그리 만만하게 얻을 수 있는 사고방식은 아니더라고요.
Commented by Alias at 2008/09/20 17:05
경제적 이익 때문에 위험도 증가를 감수하는 건 경차 판매고의 급증만 봐도 뻔한 건데...-_-

항상 그렇지만 문제는 이중성이죠. 많은 사람들은 손해를 따지는 건 정당한 행동이지만 이익을 따지는 건 돈밖에 모르는 씨박새퀴라는 희한한 기준을 암암리에 적용하려 듭니다. 둘 다 경제적 판단임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Commented by 어부 at 2008/09/21 11:13
그래서 광고의 기본이 '당신이 당할 수 있는 손해를 부각시켜라'더군요. 어차피 똑같은 경제적 판단인데 말입니다. ^^
Commented by Ya펭귄 at 2008/09/20 18:10
개인적으로야 하이리스크-하이리턴의 고리대는 별로 씹을 맘이 없지만 '하이리스크 로우리턴' 이라는 한계를 지니신 분들에게 '하이리스크-하이리턴'으로 대출을 할 경우에 돌아오는 결과는 '하이뱅커럽트, 노우리턴' 일 공산이 큰지라...
Commented by 어부 at 2008/09/21 11:14
사실 하이리스크 로우리턴에게 대출을 하려면 수를 제한하든지 심사를 엄격히 해야 할 텐데, '떠넘기기'를 하면서 책임 소재가 애매해져서 제한이 풀려 버렸다는 것이 문제였죠.... -.-
Commented by Ya펭귄 at 2008/09/21 13:58
심사가 엄격해져 버리면 혜택을 보는 사람들 수가 폭락하는 것이 문제...

서브프라임의 타겟이 평균적인 채무자집단이 아니라 기존 대출체계에서 이미 몇 번 걸러진 채무자집단이기 때문에 대출심사가 엄격해지는 순간 혜택을 입을 자격이 있는 대출자들이 남아나지를 않지요...

'폭탄' 면상을 화장빨로 숨기다가 발각되어서 폭사당한 다음 그 대책으로 화장을 지운다고 해도 '폭탄' 면상이 어디로 가는 건 아니거든요.... 다만 화장빨을 지운 순간 숨어있는 진주를 찾을 가능성 정도 밖에는 기대할 게 없다는...

심사강화는 폭탄돌리기를 막는 효과는 분명히 있겠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존속시킬만한 기제로 작용하기는 힘들 듯 합니다...
Commented by 어부 at 2008/09/22 08:57
'서브'프라임 대상 자체가 물론 '우선이 되지 못하는 대상'이니까 위험도는 더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이거야 기본적인 사실이지만...
제 의견은 이 대상 그룹 내에서도 위험도는 가지가지고, 위험도 분산 방법을 적절하게 고려하는 경우 해당 위험도에 지금보다 더 적절한 제도를 찾아낼 수는 있을 것이라는 정도로 보면 되겠습니다. sprinter님(이나 sonnet님)의 의견과 마찬가지로, 저도 '이점'을 너무 무시하는 것은 지나치게 편향적인 태도 아닌가 싶을 뿐이죠.
Commented by 길 잃은 어린양 at 2008/09/20 19:57
저는 어부님이 말씀하신 '이득과 손실'을 냉정하게 비교하지 않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자주 접하는지라 조금 괴롭습니다.
Commented by 어부 at 2008/09/21 11:14
뭐 저야 항상 접하고 있어서... 그래도 아직 제대로 적응은 못 하겠어요. 열통터져서 ^^ -.-
Commented by reske at 2008/09/21 20:32
음 제가 인터넷을 많이 안해서 잘 모르겠지만, 역시 이번에도 이 모든 문제는 XXX때문이다.. 라는식의 책임론이 유행하는것 같네요.. 안타깝습니다.
Commented by 어부 at 2008/09/22 08:58
욕하는 것도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제도가 어떤 이점이 있었는가를 간과하면 곤란하겠죠.
Commented by 칼슷 at 2008/09/22 11:14
합리주의자의 도(http://www.rathinker.co.kr/)

-> http://www.skeptic.co.kr/
로 옮겨져 있는 듯합니다.
Commented by 어부 at 2008/09/22 13:43
감사합니다.

천리안 쪽 계정에서 mirror site(http://user.chol.com/~jeank/)도 찾았습니다(여기는 알려 주신 곳보다 좀 older version입니다). 사실 없어졌으면 인터넷에 남은 조각들을 찾아 제가 직접 복원할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정도로 좋은 곳이니까요.

하나 안타까운 점이라면 2002년 이후 거의 update가 없다는 것이겠죠. 최근 이슈 등에 대해서도 좀 올라왔으면 좋겠는데, 아쉽습니다.
Commented by phice at 2008/09/22 12:49
일이 바빠서 신문 안 읽은지 열흘째인데 워가가 터졌군요? 'ㅅ' 신문 좀 제대로 읽으라는 계시인가봅니다 ;;; [태연자약;]
Commented by 어부 at 2008/09/22 13:05
하마터면 '배고픈 10년대'가 될 뻔 했던 대위기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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