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14 21:27

3색 색각(full-color or tricolor vision) (1) Evolutionary theory

  제 포스팅 두 개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낳는 바람에, 지난 두어 주 동안 이들 글 주변에서 방문자 수가 평소의 2~3배로 폭증했습니다.  저도 thread를 따라가 보고 어쩌고 하는 바람에 ... 아무튼 일상에서 의도하지 않게 벗어난 수준을 즐길(!) 내공이 부족한지라 아익후.  얼마 전에야 간신히 일상으로 돌아와서요 ^^ 漁夫莊에서 정상적인 진화론 포스팅을 해 보고 싶습니다.

  공수표만 남발하지 않기 위해, 침팬지 및 인간 조상의 시력에서 날거북이 님께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포스팅입니다.
 

Commented by 날거북이 at 2008/05/05 23:26
인간의 눈이 왜 색에 대한 구분을 심화시켰는지에 대해서 얘기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 그런게 궁금한데 그 점에 대해 쉽게 접할 수 있는 자료는 거의 없더군요.
 Commented by 어부 at 2008/05/06 05:42
제가 전에 찾아 놓은 논문이 하나 있는데 시간 되면 반드시 언급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쓰다 보니 좀 양이 커져서 몇 개로 나눠 올리겠습니다.  공수표(!) 후 자그마치 3개월 이상 경과했군요. -.-



  원래, 포유류를 제외한 척추동물의 색채 시각은 포유류에 비하면 아주 뛰어납니다.  어류부터 파충류까지는 대부분 tricolor vision(사람의 시각과 동일하게, 망막에 색을 감지하는 세포가 세 종류)은 기본이고, 새들은 자외선까지 합해 tetracolor vision인 무서운 넘들(닭둘기처럼 pentacolor vision인 괴상한 넘도 포함)도 있죠.  하지만 포유류의 색채 감각은 결코 뛰어나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일부 영장류(primate)와 유대류(marsupial)를 빼면 모든 포유류는 사실상 전부 monochromatic(흑백 영상) 또는 dichromatic vision이죠(대부분 후자입니다).  이 이유는 공룡과 공존하면서 밤 생활을 택한 포유류의 조상에게는 tricolor vision이 사실상 필요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이 이유 때문에 원숭이류를 제외한 거의 모든 (길들여진) 포유류는 모두 '색맹'이라서 사람이 보는 '빨, 주, 노, 초, 파, 남, 보' 중 어느 부분이 하얗게 보입니다.

  조금 설명을 더 하면, 사람 망막에 있는 네 종류의 시각 세포들이 - color를 보는 원추 세포 세 종, 명암을 보는 간상 세포 - 주로 느끼는 빛의 파장 곡선은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 source ; Wikipedia

  상당수의 포유류는 녹색 원추 세포가 없습니다.  따라서 파랑과 빨강의 어느 중간 파장은 두 원추 세포를 같은 강도로 자극하므로, 흰색으로 보입니다.  즉, 이 경우, 녹색에 가까운 영역의 파장을 흰색과 구별하지 못합니다.

  참고로 유전자와 색각 얘기를 좀 덧붙이겠습니다.  색을 느끼는 세 종류의 원추 세포 중 파란색(for Short wavelength; S)용을 만드는 유전자는 상염색체(사람의 경우 7번 염색체)에, 그리고 녹색과(for middle wavelength; M) 빨강색(for long wavelength; L) 용을 만드는 유전자는 성염색체 중 X 염색체에 있습니다.  제가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마 왼편의 X 염색체 지도 중 제일 끄트머리 부분인 q28 부분으로 보입니다(
관련 link; 전문 볼 수 있습니다).  왼편 X 염색체 모습 중 붉게 표시해 놓은 부분입니다.  

  















  X 염색체에 녹색과 빨강색 감지 유전자가 있는 셈이므로, 남자(XY)와 여자(XX)의 성염색체 상태를 색 감지 유전자를 표시하여 그리면 오른편 윗 그림처럼 됩니다.   남자에게는 X 유전자가 하나 뿐이고 여자에게는 두 개기 때문에, 색 감지 유전자는 여자들에게 '여분이 하나 더' 있는 셈입니다.
  여담입니다만, 왜 '적/녹 색맹'이 가장 보편적인 색맹인지 이 그림에서 명확합니다.  이 부분의 유전자 하나가 고장나면 적색과 녹색을 구별하기 어렵게 되겠죠.  그리고 여자들에게 여분이 하나 더 있으므로, 실제로 남자(수컷)와 여자(암컷)은 색을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사람은 정상적인 경우 똑같습니다만, 색맹 유전자가 하나 있더라도 남자는 색맹인 반면 여자는 완전히 정상일 수 있죠(보인자).  이 현상은 다른 글에서 좀 더 다루겠습니다.

  그런데, 위에서 말했듯이, 사람의 tricolor vision은 포유류 중에서는 예외입니다.  그러면, dichromatic vision이었을 포유류의 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사람(과 영장류)가 왜 tricolor vision이 되었을까요?  이것은 다음 글에서 다루겠습니다.

漁夫

  ps. 눈에 대한 관련 포스팅들은 이렇습니다; 제 블로그에서 가장 단일 주제에 대해 포스팅이 많은 것 중 하나가 척추동물의 눈 얘기였죠.  사실 많아진 이유도 의도적은 아니었습니다만 ^^ - The last material; 눈 얘기전체와 부분, 최소와 최적화생명체; 사고의 관점 세 개가 (제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 없이 좀 제대로 적은 것입니다.  색각 외에, 눈의 구조적 얘기는 여기서 볼 수 있습니다.

 ps. 2. 다시 적습니다만, 저기 G/R 유전자의 위치는 아주 정확하지는 않을 수 있습니다.  누구 때문에 이런 쓸데없는 문장을 집어넣어야 하는지는, 여기 가끔 오시는 분들이라면 대충 아시겠죠? ^.^



핑백

  • 漁夫의 'Questo e quella'; Juvenile delinquency : 시각과 짝짓기용 체색 2011-11-26 22:50:03 #

    ... p; 여기서 빠뜨린 것이 무엇인지는 아래에 암시한다). 이 문제에 대한 앞 포스팅에서 다루지 않았던 다른 관점을 여기서 다룬다. 이 포스팅에서 대부분의 포유류와 다른 척추동물의 시각 차이에 대해 적었다. 역사적인 이유로 인해 포유류는 2색 시각(dichromatic vision)이 되었기 때 ... more

덧글

  • 늑대별 2008/09/14 22:19 # 답글

    재미있는 포스팅의 연재가 될 것 같습니다. 후속편을 기대합니다..^^
  • 어부 2008/09/15 22:54 #

    감사합니다 ^^
  • 아케르나르 2008/09/14 23:43 # 답글

    얼마전에 사이언스TV에서 경이로운 지구 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데, 거기서 인간 눈의 발달에 대한 내용을 해주더군요. 거기서는 인간 시력의 발달에 관해서 수상(樹上) 생활과 안와내벽의 출현, 빙하기의 도래로 인한 먹이의 변화 등으로 설명을 해줬습니다. 참 재미있게 봤는데, 거기서 나온 것들이 현재의 연구 결과와도 일치하는 건지 모르겠군요.
  • 어부 2008/09/15 23:03 #

    먹이의 변화나 수상 생활은 관계가 확실하다고들 얘기합니다. 하지만 아주 명확한 편은 아니라고들 합니다. ^^
  • LEEURAE 2008/09/15 17:28 # 답글

    안녕하세요. 공감타고 들렀습니다. 인간이 지닌 시각모듈과 받아들인 정보를 해석하는 뇌에서 일어나는 처리방식(?)에 대해 고찰해보고 있는 요즘인지라. 상당히 반가운 주제의 포스팅입니다.
    개인적으로 진화론에 대한 글들도 참 좋아하는데 그런 글이 잔뜩 있군요.
    덤으로 링크도 해가겠습니다.

    그러고보니 비둘기의 펜타컬러비전;; 이라는 것이 시각적으로 어떻게 보일런지 참으로 궁금하기 이를데 없군요.
    사람이 보는 풍경보다 3배는 더 휘황찬란한 것일려나요;;
  • 어부 2008/09/15 23:05 #

    음 '뇌에서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냐'는 제가 취급할 수 있는 것과는 좀 벗어난 테마라 (-.-) 링크 감사합니다.

    dichromatic vision인 말이나 개가 사람의 색채 시각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처럼, 저도 비둘기처럼 자외선이나 편광을 볼 수 있는 시각이 어떨지는 도대체 상상하기가 힘들군요.
  • 가고일 2008/09/17 15:55 #

    필름 중에 자외선이나 적외선에 감도를 가지는 특수 필름이 있습니다.
    이걸로 풍경을 찍으면 가시광선으로는 빛이 닿지 않는 곳이 밝아진다든지 해서
    명암도 약간 뒤집히고 색상이 바뀌는 현상 등이 일어나지요. 시각적으로는 꽤 재미있는 그림이 만들어집니다.
    이걸 이용해서 적절히 처리를 거치면 팬타컬러비전이 어떤건지는 짐작할 수 있겠지요.
  • 어부 2008/09/17 18:33 #

    가고일님 / 그런 필름으로 찍은 꽃의 사진을 본 적이 있는데(벌의 시각으로 본 꽃... 이렇게요), 말이(말은 B-R 시각입니다) 녹색을 상상할 수가 없는 것처럼 벌이나 비둘기가 보는 꽃이 그 사진과 같다고 할 수는 없겠죠. '사람이 모르는 색'을 첨가해야 정확하니 말입니다. 뭔가 다르고 짐작은 할 수 있겠지만 정확한 재현은 원리적으로는 가능하지 않습니다.
  • 프랑켄 2008/09/16 09:30 # 답글

    저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는데요? 전의 글에선 ' 한 번 사라진 인자는 다시 부활하지 않는다'라고 하시지 않으셨나요? 척추동물의 눈이나 포유류의 이빨을 예로 드셨는데, 그럼 사람의 눈은 어떻게 다시 색을 인식 할 수 있게 된 거죠? 전 조상은 색맹이었는데 말입니다.
    아니면 눈의 인자는 몇 개 되지 않아서 금방 복원시킬 수 있는 겁니까? 참 궁금하네요
  • 어부 2008/09/16 10:42 #

    중요한 문제는, '사라진 후에 얼마나 많이 변했는가'입니다. 한두 단계만 변했으면 다시 되돌아가기는 어렵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제가 새의 뼈 구조를 언급하면서 파골 세포의 활동성만 바꾼다면 뼈 강도를 다시 올리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 언급한 경우가 여기 들어가겠군요). 하지만 여러 단계에 걸쳐 변화가 일어난 후에는 다시 돌아가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진화의 비가역성을 강조하는 경우는 거의 이런 사례라고 알고 있습니다.

    영장류에서 다시 tricolor vision이 부활할 수 있었던 과정이 다음 포스팅의 주제가 될 겁니다. ^^

    (사실은 포유류의 이빨 문제에서 제가 포스팅을 하면서 좀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기회 보아 꼭 수정해 놓겠습니다. 또 공수표 안 되도록 노력할게요 -.-)
  • BigTrain 2008/09/16 10:48 # 답글

    제가 적녹색약인데, 이게 별 불편 없다가도 의외로 또 생각도 못한데서 압박이 생기곤 하더군요.

    빨간색 볼펜을 사러갔는데 녹색 - 빨간색 볼펜이 섞여있어서 한참 찾다가 볼펜을 골랐는데 그게 녹색 볼펜이라던가...

    핸드폰 충전할 때 광량 구분이 잘 안가서 옆사람들한테 "지금 충전되고 있는 거 맞아?"라고 꼬박꼬박 물어보거나 ^^;
  • 어부 2008/09/16 12:33 #

    하... 그런 뜻밖의 불편한 점이 있군요. 그래도 신호등 같은 데서는 걷고 서는 모습의 픽토그램이 있으니까 괜찮은데, 모양이 똑같은 경우 뜻밖의 압박이 생길 수 있군요.
  • 날거북이 2008/09/16 12:51 # 답글

    뒤늦게 관련포스팅에 리플 남깁니다. 기대됩니다. ^^
  • 어부 2008/09/17 12:27 #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도 크셔요 -.-
  • Alias 2008/09/17 11:42 # 답글

    여자들 중 일부가 3색각이 아닌 4색각일 수도 있다는 주장을 얼마 전에 본 거 같은데 얼마나 근거가 있는 이야기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어부 2008/09/17 12:28 #

    아직까지는 확증은 전혀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 꼬깔 2008/09/17 17:05 # 답글

    우와~ 재밌어요. :) 기대 만빵입니다. :)
  • 어부 2008/09/17 18:30 #

    앗 나중에 쓴 글을 먼저 보셨군요.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내부 포스팅 검색(by Google)

Loading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833

통계 위젯 (화이트)

1763
407
12923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