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8월 06일
셀룰로스와 녹말
바이오디젤을 까는 기사에서, 셀룰로오스를 bio 연료 source로 사용하는 문제에 대해 Ya펭귄님의 리플에 대한 보충설명.

셀룰로스(cellulose)와 녹말(starch)은 둘 다 포도당(glucose)이 길게 붙어서 만들어진 고분자입니다. 그런데도 생체 이용성(bioavailability)은 그야말로 무지하게 차이가 많이 납니다. 한 마디로, 전자는 동물이 거의 먹지 못하는(이용할 수 없는) 반면에 후자는 소화에 별 지장이 없죠.
같은 포도당에서 만들어졌으나 이런 차를 보이는 원인은
1. 셀룰로스는 분자 입체 구조가 녹말과는 달리 일직선이다.
2. 셀룰로스는 분자 내부에서, 그리고 옆 분자와도 수소 결합을 형성할 수 있다.
(아래 그림 참고; source는 wikipedia. 점선이 분자 내 또는 분자간 수소 결합)
Nylon이 튼튼한 것하고 이유가 똑같은 셈입니다.
이렇게 생긴 셀룰로스 분자를 포도당까지 분해하려면 분자내, 분자간 수소 결합(intramolecular & intermolecular hydrogen bonding)을 일일이 절단내 줘야만 하죠. 쉽게 말해서, 사람 또는 동물이 하건 세균이 하건 간에 셀룰로스를 포도당으로 분해하기가 - 즉 소화하기가 - 힘듭니다.
이유는 진화적으로 볼 때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식물은 광합성으로 포도당을 만들어내는데, 식물 자체가 모양을 만들고 서 있기 위한 '지지 조직'으로는 단단한 섬유질을 만들고 잘 분해되지 않는 셀룰로스를 선택한 반면에, 영양을 저장할 목적으로는 쉽게 분해되는 녹말을 선택했습니다. 만약에 식물이 줄기의 주성분으로 형체를 유지하는 주성분인 셀룰로스가 녹말처럼 쉽게 동물이나 세균에게 소화된다면 식물은 '서 있을 수도' 없을 것이고, 영양을 저장해야 하는 곳인 씨앗 또는 덩이줄기에 셀룰로스처럼 바로 이용할 수 없는 형태로 포도당을 저장한다면 싹을 내거나 가뭄 등의 비상시처럼 자원이 많이 필요할 때 감당을 할 수 없을 겁니다. 식물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인 포도당에서 두 가지 중합체를 만들어서, 이 둘의 다른 성질을 이용하여 필요한 곳에 사용했다는 사실은 식물의 생태를 볼 때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물론 녹말 못지 않게 셀룰로스도 사용만 잘 한다면 포도당을 동물에게 충분히 공급해 줄 수 있는 영양 물질이죠. 하지만 위에서 말한 이유로, 셀룰로스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동물은 극히 적습니다. 순전히 자기 힘만으로 셀룰로스를 소화 가능한 척추동물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종이 무지하게 많은 곤충 중에도 그런 종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셀룰로스를 먹는 동물은 하나같이 몸 속에 '먹이 저장/발효 탱크'를 만들고 셀룰로스를 분해할 수 있는 세균을 '아웃소싱하여' 탱크에서 살게 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나무 먹는 동물의 대명사인 흰개미마저도 소화관에 미생물을 키워서 분해시키지(몇 종류는 잎을 잘라서 소화관 밖에서 균류를 아웃소싱하긴 합니다 ^^) 자기가 직접 셀룰로스를 분해하지는 못합니다.
똑같은 논리가 식물을 사용하여 연료용 에탄올을 만들 때도 적용되는 겁니다. 조직이 연하고 오래 전부터 익숙한 '술 만드는' 과정으로 바로 에탄올을 얻을 수 있는 옥수수나 기타 곡물의 녹말을 쓰는 방법과, 원래 딱딱하고(나무 줄기하고 곡물 조직 중 뭐가 단단한지는 애들도 알죠) 잘 분해되지 않는 셀룰로스를 모아다가 적당한 크기로 분쇄하여 - 딱딱한 물질의 분쇄는 의외로 돈 많이 듭니다 - 이전에 배양 경험이 별로 없는 미생물 데려다 키우는 셀룰로스 분해 공정. 어느 편이 돈 많이 들고 어려운지는 자명하지 않습니까? [ 개략은 여기 참고 ]
쉬운 것부터 먼저 시행해 보는 것은 저 같은 공돌이의 관점에서는 당연한데, '먹어야 하는 곡물을 그 외의 딴 용도로 감히 써?'는 이유만으로 물어뜯을 생각만 한다면 진짜 골룸...
漁夫

셀룰로스(cellulose)와 녹말(starch)은 둘 다 포도당(glucose)이 길게 붙어서 만들어진 고분자입니다. 그런데도 생체 이용성(bioavailability)은 그야말로 무지하게 차이가 많이 납니다. 한 마디로, 전자는 동물이 거의 먹지 못하는(이용할 수 없는) 반면에 후자는 소화에 별 지장이 없죠.
같은 포도당에서 만들어졌으나 이런 차를 보이는 원인은
1. 셀룰로스는 분자 입체 구조가 녹말과는 달리 일직선이다.
2. 셀룰로스는 분자 내부에서, 그리고 옆 분자와도 수소 결합을 형성할 수 있다.
(아래 그림 참고; source는 wikipedia. 점선이 분자 내 또는 분자간 수소 결합)

이렇게 생긴 셀룰로스 분자를 포도당까지 분해하려면 분자내, 분자간 수소 결합(intramolecular & intermolecular hydrogen bonding)을 일일이 절단내 줘야만 하죠. 쉽게 말해서, 사람 또는 동물이 하건 세균이 하건 간에 셀룰로스를 포도당으로 분해하기가 - 즉 소화하기가 - 힘듭니다.
이유는 진화적으로 볼 때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식물은 광합성으로 포도당을 만들어내는데, 식물 자체가 모양을 만들고 서 있기 위한 '지지 조직'으로는 단단한 섬유질을 만들고 잘 분해되지 않는 셀룰로스를 선택한 반면에, 영양을 저장할 목적으로는 쉽게 분해되는 녹말을 선택했습니다. 만약에 식물이 줄기의 주성분으로 형체를 유지하는 주성분인 셀룰로스가 녹말처럼 쉽게 동물이나 세균에게 소화된다면 식물은 '서 있을 수도' 없을 것이고, 영양을 저장해야 하는 곳인 씨앗 또는 덩이줄기에 셀룰로스처럼 바로 이용할 수 없는 형태로 포도당을 저장한다면 싹을 내거나 가뭄 등의 비상시처럼 자원이 많이 필요할 때 감당을 할 수 없을 겁니다. 식물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인 포도당에서 두 가지 중합체를 만들어서, 이 둘의 다른 성질을 이용하여 필요한 곳에 사용했다는 사실은 식물의 생태를 볼 때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물론 녹말 못지 않게 셀룰로스도 사용만 잘 한다면 포도당을 동물에게 충분히 공급해 줄 수 있는 영양 물질이죠. 하지만 위에서 말한 이유로, 셀룰로스를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 동물은 극히 적습니다. 순전히 자기 힘만으로 셀룰로스를 소화 가능한 척추동물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종이 무지하게 많은 곤충 중에도 그런 종은 발견되지 않았으며, 셀룰로스를 먹는 동물은 하나같이 몸 속에 '먹이 저장/발효 탱크'를 만들고 셀룰로스를 분해할 수 있는 세균을 '아웃소싱하여' 탱크에서 살게 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나무 먹는 동물의 대명사인 흰개미마저도 소화관에 미생물을 키워서 분해시키지(몇 종류는 잎을 잘라서 소화관 밖에서 균류를 아웃소싱하긴 합니다 ^^) 자기가 직접 셀룰로스를 분해하지는 못합니다.
똑같은 논리가 식물을 사용하여 연료용 에탄올을 만들 때도 적용되는 겁니다. 조직이 연하고 오래 전부터 익숙한 '술 만드는' 과정으로 바로 에탄올을 얻을 수 있는 옥수수나 기타 곡물의 녹말을 쓰는 방법과, 원래 딱딱하고(나무 줄기하고 곡물 조직 중 뭐가 단단한지는 애들도 알죠) 잘 분해되지 않는 셀룰로스를 모아다가 적당한 크기로 분쇄하여 - 딱딱한 물질의 분쇄는 의외로 돈 많이 듭니다 - 이전에 배양 경험이 별로 없는 미생물 데려다 키우는 셀룰로스 분해 공정. 어느 편이 돈 많이 들고 어려운지는 자명하지 않습니까? [ 개략은 여기 참고 ]
쉬운 것부터 먼저 시행해 보는 것은 저 같은 공돌이의 관점에서는 당연한데, '먹어야 하는 곡물을 그 외의 딴 용도로 감히 써?'는 이유만으로 물어뜯을 생각만 한다면 진짜 골룸...
漁夫
# by | 2008/08/06 13:57 | Views by Engineer | 트랙백 | 덧글(14)





![[수입] 바흐 :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1권](http://image.aladdin.co.kr/coveretc/music/coveroff/2982436736_1.jpg)
![[수입] 바흐 : 브란덴부르크 협주곡](http://image.aladdin.co.kr/coveretc/music/coveroff/2342436152_1.jpg)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역시 ... 저 'bulk' 얘기는 나중에 posting할 게 있는데 시간 나면 간략히 올려 볼게요. (사전 검열이 필요할 듯한 불길한 예감이)
그들이 또 낚아대나 보군요.
이젠 그냥 '그쪽' 냄새가 난다 싶으면 읽지 않고 제껴버립니다. 어쩔 수가 없는 것 같아요.
변환비용은 아직 곡물에 비해 떨어지는 게 사실이기는 한데 '탄소순환' 측면에서는 옥수수대 등을 같이 사용하는 게 유리하고(곡물만으로는 그게 쉽지 않다고 하죠), 먹는것 가지고 장난치는 것에 대해서는 선진국도 마찬가지로 민감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