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MR 이 없던 시절을 보면서 느낀 생각.
어부는 아직도 분석 장비와 인연이 깊습니다. 전 회사 시절이나 옮긴 다음에나 분석 자체를 연구해야 한다는 면에서는 마찬가지죠.
어부가 회사에 처음 다니기 시작할 무렵만 해도 DSC에 autosampler(밑으로 내려가다 보면 설명 나옵니다) 같은 게 어디 있었습니까. 대학원에서야 저렴한 노동력이라고 쓰고 따까리 또는 半 노예라고 읽는다이 많으니까 '야, 밤새 다 돌려놔'라는 해결책이 통하지만 회사에서는 그렇게까지는 웬만해선 하지 않죠. NMR도 100MHz 시절이다가 입사 때나 300MHz가 등장했고 (지금은 500~600MHz가 주력) GC-MS , FT-IR등은 있는 곳이 드물 지경이었던 원시 시대였죠. PCR없는 bio lab이 별로 없겠지만, 어부 초짜 때는 국내에 아직 일반화 안 됐다고 기억합니다.
아 그 원시 시대에도 data는 냈고 GC peak 면적 integration을 chart 잘라 태워서 건조 질량비로 측정하던(종이의 흡습성 땜에 그냥 잘라 달면 재현성 없습니다) 석기시대~~~~ 학부 시절구석기 시대에는 전자 저울조차 없이 실험하기도 했었다는.... 분동 달고 양팔저울 평형 될 때까지 과자까까 먹으면서 기다렸던 추억(dog's horn. 지겨워 죽을 뻔)....
그러나 이런원시 시대에도 근본적으로 과학을 하는 방법 자체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byontae님이나 모기불 님의 말씀처럼 탐정들이 쓰는 방식. 가설을 세우고, 이용 가능한 방법을 동원하여 발견한 사실이 그 가설과 잘 일치하는가를 검증. 아무리 사소한 주변 상황이래도 놓치지 않는 세심함이 필요. 요즘에야 장비가 훨씬 좋아졌으니 같은 일이래도 더 빨리 끝나긴 하지만, 그래도 인간의 두뇌와 세심한 사전 조사, 실험 설계의 중요성이 떨어졌던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장비만 좋은 실험실이 좋은 결과를 낸다고는 누구도 말하지 않습니다. 근본적으로 모르는 분야는 누구나 처음에 다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기부터 시작하죠.
개인적으로, 기업 연구소에 있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던 일은, 동료이자 선배 한 분(업무에 유능하며 아직도 존중합니다)이 안 될 거라고 단언했던 일을 성공시켜서 정규 공장 QC(quality control) 업무로 정착시킨 것입니다. 분석에 필요한 시간도 3일에서 하루로 줄였으니 누구에게라도 어부가 자랑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漁夫
어부는 아직도 분석 장비와 인연이 깊습니다. 전 회사 시절이나 옮긴 다음에나 분석 자체를 연구해야 한다는 면에서는 마찬가지죠.
어부가 회사에 처음 다니기 시작할 무렵만 해도 DSC에 autosampler(밑으로 내려가다 보면 설명 나옵니다) 같은 게 어디 있었습니까. 대학원에서야 저렴한 노동력
아 그 원시 시대에도 data는 냈고 GC peak 면적 integration을 chart 잘라 태워서 건조 질량비로 측정하던(종이의 흡습성 땜에 그냥 잘라 달면 재현성 없습니다) 석기시대~~~~ 학부 시절
그러나 이런
개인적으로, 기업 연구소에 있을 때 가장 보람을 느꼈던 일은, 동료이자 선배 한 분(업무에 유능하며 아직도 존중합니다)이 안 될 거라고 단언했던 일을 성공시켜서 정규 공장 QC(quality control) 업무로 정착시킨 것입니다. 분석에 필요한 시간도 3일에서 하루로 줄였으니 누구에게라도 어부가 자랑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漁夫
덧글
그래도 과학 하는 방법은 똑같아요. 영길리에서도 원생이 더 쌉니까? 크....
제가 한 DSC 분석은 sample 하나에 2시간짜리, 1시간짜리가 섞여 있어서 밤새 돌려도 몇 개밖에 안 되는지라 매주 50개는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GPC야 one pass로 가능하니 좀 상황이 나았겠군요. 제가 그거 검토한 적이 있는데 요즘 sampler 쪽에도 온도를 높여 놓아 침전을 줄일 수 있으니 정말 좋긴 합니다.
몇 분께서는 '비표준화'가 의사 분들에게 (수입 면에서) 유리한 환경이라고 말씀하시니(이거 참 난감하지만, 진실과 전혀 다르다고는 말 못하죠) 말입니다 ^^ 의사 분들이 갖는 자부심에 대해서는 저는 절대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그럴 생각도 없죠.
좀 자세하게는 Matt Ridley의 'Nature via Nurture'에 소개되어 있으니만큼 다음 포스팅에 간략히 올려 보겠습니다.
위장효과님께 그런 말 하는 사람이 있으면 두개골 내 MRI 사진 하나 던져주고 '네가 알아서 해석해' 하시면 만사 OK일듯. 전에 리더스 다이제스트에서 기사 하나를 읽었는데, 수술 불가능 폐암으로 '내 부고기사를 보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흉곽외과의에게 들게 만든 X선 사진도 제가 보기엔 '이게 뭐가 이상해'였지 말입니다. ...
온갖 검사방법은 엉청난 속도로 발전하지만 과학하는 방법, 그 기본이야 항상 같겠지요. 그래서 기초교육이 중요하구요. 가끔 기본이 안되었는데 설치는 사람들이 있어서 문제지만요..
가끔 '가만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평범한 진리를 망각하는 인간들 땜에 영 골치가 아픕니다.
정말 좋은 구조해석과 시뮬레이션 툴들이 많이 있지만, Nodal Point마다 응력과 모멘트를 '손으로' 계산해보는 훈련을 했느냐의 차이는 역시 넘사벽....
어쨋건 우리는 선배들의 수많은 삽질 덕에 '납이 (화학적 방법으로) 금이 되지 않는다 꿈 깨라' 등등을 알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라고 생각 합니다
아무리 시뮬레이션 장비가 많아 봐야, 시뮬레이션의 한계와 작동 논리를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돌리면 'garbage in, garbage out'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