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7/04 22:41

설사; 과연 나쁘기만 할까요 Evolutionary theory

  구인 광고를 보고.

  그래도 모기 동지(!)들에게 뜯기는 정도는 [ 아니 한 마리로도 질겁하는 漁夫에게는 기절할 노릇이긴 하다만 ] 감수해 줄 수 있지만 .... 이 실험의 자원자들에게는 도대체 얼마를 희사했을까요.


  George Williams와 Randolph Nesse의 'Why we get sick' 번역판 68페이지에서 인용했습니다.

  ... (구토와 구역질이 인체의 자연 방어 작용임을 설명하고) 소화관의 반대편 끝에도 나름대로 고유한 방어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설사다.  사람들은 당연히 설사가 멈추기를 원한다.  그러나 단순히 편안함을 얻기 위해 방어를 차단한다면, 거기에는 어떤 응분의 대가가 있기 마련이다.  텍사스 대학에 재직하는 전염병 권위자인 듀판트(H. L. Dupont)와 호닉(R. Hornick)이 실제로 그런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은 25명의 자원자들에게 심한 설사를 일으키는 세균인 이질균(Shigella)을 감염시켰다.  그런데 설사를 멈추게 하는 약을 복용한 이들은 그렇게 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두 배나 더 오랫동안 고열과 독성에 시달렸다.  지사제인 로모틸(lomotil)을 투약한 사람들 중 6명 중 5명 꼴로 대변에 이질균이 계속 검출된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서는 6명당 2명꼴로만 검출되었다.  그래서 연구자들은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이질에는 로모틸이 금기일지도 모른다.  설사는 아마도 방어 메커니즘일 것이다."  그러나 이를 위한 연구는 아직 행해지지 않았다.  설사를 차단시켜 주는 약물 투여의 부작용, 안전성, 또는 효율성에 대한 연구는 수십 가지나 행해지고 있다.  그러나 정상적 방어를 차단시키는 일의 주작용에 따른 결과를 분석하는 연구는 거의 없다.

  이 연구는 JAMA, 1973, Vol. 226, Issue 13, 1525-1528p에 "Adverse effect of lomotil therapy in shigellosis"라는 제목으로 실렸습니다.  대충이라도 읽어 보고 싶은데 오래된 논문이라서 그런지 pdf 등을 제가 찾을 수 없습니다.  의사가 아닌지라 대부분의 로그인 요구 사이트에 들어갈 수도 없고.... 아무튼, 설사 난다고 바로 지사제 먹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이런 일을 부탁하려면, 25파운드 정도 갖고는 어림도 없었겠죠.  자원자들의 용기에 찬사를 표하고 싶습니다만, 저더러 똑같이 하라면 저절로 고개가 절래절래... 

  漁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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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漁夫의 'Questo e quella'; Juvenile delinquency : '이기적 유전자' 2014-05-18 00:23:5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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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꼬깔 2008/07/04 22:46 # 답글

    저도 들어본 얘기 같아요. 그래서 전 설사가 나도 지사제를 먹지 않고 스스로에게 맡깁니다. :) 그나저나 25파운드면... ㅠ.ㅠ 금덩이 25파운드를 준다면 모를까... :)
  • 어부 2008/07/04 22:49 #

    저도 가능한 한 안 먹으려고 합니다만, 최근에는 설사에 너무 심하게 시달려서 어쩔 수 없이 병원 신세를 졌죠. -.-
    저 정도면 그냥 25파운드 갖고는 어림도 없죠.
  • byontae 2008/07/04 22:55 # 답글

    굉장히 오래된 논문이라 electronic ver.도 제공이 안되고 abstract도 안보이네요(...) 있다가 도서관 던전에서 한번 뒤져봐야겠습니다.
    일단 설사가 효과적으로 장내 기생충/미생물을 배출하는데는 이의가 없지만 어떤 효과가 있느냐는 아직도 논란이 좀 있지요. 기생충이 설사를 통해 전파를 더 용이하게 하기위해 더 지독한 설사를 일으킨다는 이야기도 있고, 신체의 기본적이고 물리적인 방어 메카니즘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첫번째 가설의 경우에는 설사를 통해 현재 숙주에게 지나치게 많은 위해를 가하게 되는점과 기생충의 개체수가 설사를 통해 현 숙주안에서는 많이 줄어든다는것이 기생충에게 꼭 이익으로 돌아오지 않을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요. 두번째 같은 경우에는 설사를 통해 꼭 기생충만을 방출하는것이 아니라 현재 장내에서 이익을 주는 미생물 또한 방출하게 되므로 중장기적으로 보았을때 이익이 되는 미생물군(microflora)이 줄어들어 또 다른 감염을 일으키기 쉽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 어부 2008/07/04 23:04 #

    도서관 던전.... (깔깔깔)
    사실 같은 책에서 미생물이 반대 적응을 한 예를 들고 있습니다. 콜레라 같은 경우는 이 현상을 역으로 이용해서 전염 경로를 찾아냈죠. 백일해나 인플루엔자도 역시 방어 기작인 기침과 재채기를 이용하여.... 뭐 과도한 설사가 도움이 전혀 안 된다는 것이야 콜레라나 장티푸스 같은 지독한 사례와 그 반대 적응인 낭포성 섬유증에서도 알 수 있긴 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것은 '이득이긴 하지만 과도한 경우는 막는다'인데, 말이야 쉽지만 ..... ^^ 장내 세균 군락에 대해서도 기회 닿으면 말이 나온 김에 적어 보기로 하죠.

    혹시 던전에서 자원자들에게 얼마 희사했나가 나오면 적어 주시겠습니까? 35년 전이라 화폐 가치가 달라졌을 수가 있겠습니다만.
  • Mizar 2008/07/04 23:18 # 답글

    잠이 모자라면 배에서 늘상 신호가 오는 저로써는...OTL
  • 어부 2008/07/04 23:23 #

    엇... 잠과 대장의 진화적 관계가... (펑)
  • Frey 2008/07/04 23:55 # 답글

    25파운드라뇨. 아무리 당시 화폐 가치가 지금의 몇 배였다고 해도... 전 도저히 저런 실험은 못할 것 같습니다 ㅠㅠ
  • 어부 2008/07/05 00:04 #

    의학 발전에 대한 투철한 사명감 없으면 못할 노릇이죠. 큐라레를 자기 자신에게 주입해 보거나, 매독균을 자기 자신에게 주입해 실험한 등의 경우를 보면 대단들 합니다.
  • 늑대별 2008/07/05 00:01 # 답글

    실제 임상에서도 설사를 할때 지사제를 주는 것보다는 설사에 의한 과도한 탈수 및 전해질 교정에 주력하지요. 지사제를 조기에 투여하는 경우 병의 이환기간이 길어지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환자에게도 "설사는 일종의 자기방어 수단이기도 하다."라고 설명을 합니다만..
  • 어부 2008/07/05 00:07 #

    예. 이 점은 그래도 상당히 오래 전부터 임상에 정착했다고 저도 알고 있습니다. 제가 아주 오래 전(적어도 25년 이상 전, 무려 한글 번역본!)에 나온 책을 봤는데, "이질의 설사는 인체의 자연적인 방어 작용이라 억지로 막는 것은 해롭습니다. 너무 자주 나올 때만 하루에 몇 번 정도 되도록 약을 써 줍니다"란 말을 읽은 기억이 납니다.
  • 아트걸 2008/07/05 04:08 # 답글

    저도 지원자들이 얼마 받았는지가 더 궁금하네요. ^^;
    사실 설사 말고도 열이나 기타등등의 증상들이 대부분 신체의 자기방어 수단이라고 그러던데...그래서 해열제도 너무 서둘러 쓰지 말라는 소아과 선생님들도 계시더군요.
  • 어부 2008/07/05 09:31 #

    열 얘기도 나올 거다. 감기 때도 열을 내리면 더 오래 앓거나 더 심하게 되는 수가 많다.
  • BigTrain 2008/07/05 07:56 # 답글

    저도 diarrhea가 꽤 잦은 편인데.. 음.

    그나저나 저 시험 참여자는 자신이 '이질균'에 감염되고 계속 'diarrhea'를 해야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지가 궁금해지네요. ㄷㄷㄷ
  • 어부 2008/07/05 09:57 #

    쌀나라는 변호사 천국이니 그거 미리 말 안 했다가는 배상금이 천문학적이었을 겁니다 ^^
  • stonevirus 2008/07/05 10:55 # 답글

    1973년도에 과연 얼마나 많은 보수를 줬을 지 정말 궁금하군요.
    저라면 차한대쯤 준다면 참여해볼 용기는 날 듯 합니다 ^ㅅ^
  • 어부 2008/07/05 13:06 #

    아마 수십~100 USD 부근 아니었을까요. 그 이상은 좀. 그 때라도 차 한대 수준으로는 예산 문제...
  • byontae 2008/07/08 21:03 # 답글

    현재 원 논문 추적중입니다마는, 워낙 오래된 저널이라 지금은 지하 서가에 내려가 있어 신청하면 일주일 후에나 복사본을 받아볼수 있다는군요. 일단 입수하면 도대체 저 용감무쌍한 지원자들이 무슨 댓가를 받았는지 포스팅 하겠습니다(......)
  • 어부 2008/07/08 21:07 #

    원 논문을 찾아도 댓가가 안 나올 것 같은 걱정이......... 무리하지 마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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