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5/30 23:43

Risk management ; '직관'의 함정 Critics about news

  BSE; 영국의 상황 전개를 트랙백.
 


  광우병 위험이 그렇게 낮은데, 왜 사람들이 이 정도로 심하게 반응하는지 이상한 일이긴 하죠.
 
'괴짜 경제학(Freaknomics)'은 좋건 나쁘건 많은 사람들이 읽어 보신 책입니다.  제가 링크한 Yes24 페이지를 보면 서평이 극과 극을 달리는데, 어쨌건 스모 선수와 교사가 '게임 결과를 조작'하는 이유가 '인센티브'라고 말하며 그것이 뭔지 추론하고, 그 가정을 통계 수치를 이용해 기발하게 분석하는 등 최소한 제가 읽기에 재미는 있습니다.  이번 출장길에 동무가 된 다섯 권의 책 중 하나기도 하고요.  이 책에 2004년 초반에 일어났던 미국 광우병 파동에 대해 언급이 있습니다.  실상은 어떠며 왜 그런지, 전문가의 언급을 한 번 들어 보기로 하죠.

  ... 하지만 우리 대부분은 (미국 가정에 제법 흔한 뒷뜰의 수영장이 권총보다 위험하지 않다고 오판하는) 몰리의 부모와 마찬가지로 위험성을 평가하는 능력이 형편없다.  스스로를 '리스크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라고 칭하는 피터 샌드먼(Peter Sandman)은 단 한 건의 광우병 발병으로 미국 전역에 쇠고기 기피증이 일어났던 2004년 초반에 바로 이 점을 지적했다.  샌드먼은 '뉴욕 타임즈'에 "사람들을 두렵게 만드는 위험과 사람들을 실제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위험이 아주 다르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 아마 원문은 이것일 겁니다.  영어의 압박 때문에 다 보진 않았지만요 ㅠ.ㅠ ]
  그리고 샌드먼은 광우병(끔찍하게 무섭지만 발생 빈도는 지극히 낮은 위험)과 일반 가정의 부엌에서 음식을 통해 확산되는 병원균(지극히 흔하지만 그리 무섭지는 않은 위험)을 비교한다.  "통제할 수 없는 위험이 통제할 수 있는 위험보다 더 많은 분노를 일으키는 법이다.  광우병은 자신의 통제를 벗어난 영역에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  내가 먹을 고기에 프라이온(prion)이 있는지 없는지는 알 수 없다.  그것은 육안으로도 냄새로도 확인이 되지 않는다.  반면에 자신의 집 부엌에 있는 음식물은 충분히 통제가 가능하다.  주변 환경의 청결을 유지하고 잘 관리하면 되기 때문이다." [ 실제로, 의외로 많은 수가 제대로 안 하는데도 말입니다! ]
  샌드먼의 '통제' 원리는 왜 대부분의 사람들이 차를 운전하는 것보다 비행기 타는 것을 더 무서워하는지도 설명한다.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한다.  차를 통제하는 것은 나니까. [ 실제 교통 사고 원인의 상당수는 '남' 아니었습니까 ^^ ] 하지만 비행기를 통제하는 건 내가 아니니까, 나의 안전이 무수한 외부 요인에 의해 좌우된단 말이야....
  ... 두려움은 현재의 일일 때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한다.  전문가들이 현재 시제에 의존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과정을 점점 더 인내하지 못하는 세상에서 두려움은 막강한 힘을 발휘하는 단기 활동이다.  당신이 정부 관리로서 (두 가지 치명적 위협인) 테러 공격과 심장병 중 하나를 물리치기 위한 자금 조달의 책임을 맡았다고 해보자.  의회로 하여금 국고를 열게 할 것이 어던 것이라 생각하는가?  테러 공격으로 어떤 사람이 죽을 확률은 그 사람이 기름기 많은 음식 때문에 혈관이 막혀 심장병으로 죽을 확률보다 약간 낮다.  하지만 테러 공격은 '현재' 일어나고 있는 위협이고, 심장병으로 인한 죽음은 다소 멀리 떨어져 있는, 조용한 재난이다.  또 테러리스트의 행동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지만 프렌치프라이는 그렇지 않다. 통제 요소만큼이나 중요한 이 요소를 피터 샌드먼은 '두려움 요소(dread factor)'라고 한다.  테러 공격으로 인한 죽음(혹은 광우병으로 인한 죽음)은 너무나도 무시무시하게 생각된다.  반면에 심장병으로 인한 죽음은 어쩐지 그만큼 무섭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 샌드먼은 자신의 전문 지식을 다음의 방정식으로 간단히 정리했다.

  위험(risk) = 유해물 + 분노

  ... 샌드먼이 유해물 자체가 아닌 분노를 강조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그는 자신의 위험 방정식에서 분노와 유해물이 똑같은 무게를 지니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한다.  "유해물의 정도가 높아도 분노가 낮으면 사람들은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유해물의 정도가 낮아도 분노가 높으면 사람들은 과잉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죠."

  'Freaknomics', 번역본 198~200 페이지.

  ================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이런 '비이성적인' 반응을 보일까요?
  지금 제게 이유에 대한 생각은 좀 있지만, 좀 명확하게 한 뒤에 올려 보렵니다.

  漁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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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누렁별 2008/05/31 00:24 # 답글

    분명히 현재 상황은 '분노'가 높아서 과잉 반응을 보이는 듯 합니다.
    그러고 보니 "통제할 수 없는 위험이 통제할 수 있는 위험보다 더 많은 분노를 일으키는 법이다."는 이번 사태에서 여러 사람들이 지적한 사항인데, '괴짜 경제학'을 사람들이 많이 보기는 한 모양이군요. 그런데 그 책을 reference로 제시한 경우를 본 적은 막상 없는 듯 합니다 -_-;
  • 어부 2008/05/31 00:43 #

    저도 많이 보긴 했는데 이것을 출처로 제시한 경우는 한 번도 못 봤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어?' 했죠. ^^

    어쨌든 '인간의 기본 속성 후보로 들어갈 수 있겠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현대 사회에서 권장할 만한 위험 관리 태도냐고 물으면 아니라고밖에 답할 수 없어서 유감입니다.
  • 하늘선물 2008/05/31 00:48 # 답글

    정말 그러네요. 저 책을 출처로 제시한 경우를 못봤습니다. 이거 나름 책좀 읽었다고 생각했는데 반성해야겠네요. ㅡㅡa
  • 어부 2008/05/31 01:03 #

    하하, 하늘선물님께서 반성하셔야 할 이유는 없죠.
    (자뻑입니다만, 저도 글 쓰는 게 안전성 만빵 퍼오기가 태반이니 뭐 거기서 거기랄까요... -.-)
  • 제갈교 2008/05/31 01:19 # 답글

    그러고보니 모기는 모기장, 약 등으로 미연에 물리는 것을 방지할 수 있군요. 말라리아로 죽은 이들이 그토록 많은데도, 모기보다 광우병이 사람들에게 더 공포를 몰고 오는지 이해가 됩니다.

    그건 그렇고, 저 버튼 형식의 More/Less태그는 아무리봐도 신기해요.
  • 어부 2008/05/31 14:13 #

    전염병을 사람이 통제 좀 하기 전에 전염병 때문에 panic이 일어난 것을 저 이론이 잘 설명해 주죠.

    실은 제가 전에 써 오던 blogin.com은 오래 전부터 기본 More/less tag을 지원했습니다. 이글루의 긴글작성은 아시다시피 찍어 보면 그 포스팅밖에 안 보이는 결점이.
  • byontae 2008/05/31 01:24 # 답글

    분노를 더 강조하는 이유는 광우병의 전염 속도보다 분노의 전염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 아닐까요. 게다가 분노는 자가증식까지 하고. 결국 잔을 넘치게 하는것은 '마지막 한방울'이라는것을 다시금 깨닫고 있는 요즘입니다.
  • 어부 2008/05/31 14:15 #

    왜 사람들이 이런 도식을 갖게 됐나, 진화심리학적으로 어떤 설명이 타당한지 생각 중입니다.
    그럴듯한 설명이 생각날듯 말듯 한데.... 아직은 아리까리하네요.

    마지막 한 방울이라는 데 동의합니다. MB가 취임 초에 워낙 삽질을 많이 한데다가 저런 일까지.
  • muse 2008/05/31 06:18 # 답글

    광우병은 분노의 촉매일 뿐 분노의 근본적인 원인이 되지는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Risk = 위험물 + 분노란 식이 참으로 마음에 듭니다. 저는 거기에 덧붙여서 제다이 마스터 요다의 명언을 덧붙이겠습니다 (펑)
    "Fear leads to anger; anger leads to hate; hate leads to suffering."
  • 어부 2008/05/31 14:21 #

    근본적으로야, MB가 싫으니 어떻게 하면 내보낼까 하는 생각에 도화선을 제공한 거겠죠. ^^
    저도 MB가 싫습니다만, 그런 설득력 없는 도화선 때문에 거리로 나가고 싶지는 않아서 말이죠.

    하하, 요다가 저런 발언을 했군요. 스타 워즈를 20세기의 '바그너의 반지 시리즈다'라 칭찬하는 사람도 봤는데, 아직까지 맨 첨에 나온 것(제목도 몰라요) 빼고는 제대로 한 편을 끝까지 본 적도 없습니다. -.-
  • muse 2008/05/31 20:23 #

    스타워즈, 상당히 대중SF장르에 영향을 많이 끼친 장르이지만 20세기의 '바그너의 반지 시리즈'라고까진...바그너 할아버지께서 저승에서 삐지시겠습니다. 트리스탄과 이졸데 서곡은 천년이 지나도 보존되어야 할 명곡입니다. 암요.
    뭐 취향에 갈리겠지만 저는 스타워즈는 옛날 시리즈는 아주 괜찮았지만 요새 새로 만든 편들에 정나미가 떨어져서 (펑). SF/판타지 장르는 넓고 취향은 무궁무진합니다.
    하지만 마스터 요다는 격하게 애정합니다 >3<

    MB에 대해서는 섣불리 휩쓸렸다간 지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머리를 차갑게. 차갑게. 더 차갑게. 사실 제가 뭐 선동이나 정보왜곡을 혐오하기도 하고, 어부님과 비슷한 이유로 한국에 있어도 시위 앞줄에서 몸싸움하고 있지는 절대 않겠지만요.
  • 어부 2008/05/31 23:27 #

    wow, 트리스탄과 이졸데 전주곡을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좋아하기는 합니다만 요즘은 자주는 못 듣습니다 ^^ (작곡과 애들은 무지하게 싫어합니다. 작곡 기법 연구에 하도 많이 등장해서 화성 진행을 거의 외워야 한다나요)

    저도 MB가 닭질 열심히 하고 있다는 데 이의는 없습니다만 쇠고기 수입을 하게 된 상황 자체를 MB에게 다 뒤집어 씌운다면 문제가 있죠(FTA를 누가 이끌어 체결했는지만 해도 뻔하죠). MB가 이 건과 관해 져야 할 책임은 이번 협상에서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 바로 그것이라고 봅니다. [ 국민 정서 뒷감당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것은 정책의 실패하고는 조금 다른 문제죠 ^^ ]
  • 어부 2008/05/31 23:40 #

    아 참, 국민에게 정보 제대로 전달 못 하고 이랬다 저랬다 한 것도 들어가야 겠군요 ^^
  • 구들장군 2008/05/31 09:48 # 삭제 답글

    글 잘 읽고 갑니다.
    그런데 차/비행기에 관한 대목에 관해서, 그럼 고속버스는 어떨까요? 차를 통제하는 것은 내가 아니지만 비행기보다 위험해도 비행기만큼 꺼려지진 않거든요. 제가 차가 없어서 그런지 차는 내가 통제한다는 부분을 보자마자 어? 싶었습니다. ^^;; 그래서 그런지 어부님의 실제 교통 사고 원인의 상당수는 '남' 아니냐는 말씀에 공감이 가더군요. 물론 자가운전자의 입장에서 다른의미로 말씀하셨겠지만.

    이번 건에서 광우병은 분노의 촉매지 원인은 아니라는 윗분의 말씀에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이명박이 대권주자로 나오면서부터 당선된 뒤까지, 반한나라당 정서를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보지 않고는 이번 건을 절대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명박/미국이란 두가지 요소 가운데 하나만 빠졌어도, 이번 건은 이렇게 까지 되진 않았을 것 같군요.
    광우병의 위험성이 과장되었다는 여러 지적에 대해, 촛불집회 지지하시는 분들이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처음부터 단순히 광우병의 위험성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면, 그런 반응이 나오지 않았겠죠.
  • 어부 2008/05/31 14:39 #

    전 고속버스가 일반 차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는데 이것도 사망율을 검토해 보아야.... [ 사실 저도 운전은 아직 안 합니다 ] '남' 얘기는 말씀대로 자가운전자 입장에서 썼습니다.
    실제 저 책에서 사망율을 분석해 놓았는데 너무 길어서 제가 생략했죠. 탑승 시간당 사망율은 비행기나 차나 거의 같다고 합니다. 비행기에서 그거 읽고 있으려니 약간 공포스러웠다는 ㅎㅎ [ 부상 및 불구가 될 확률까지 포함하면 당연히 비행기가 더 안전하겠지만 말입니다 ]

    이명박/미국이란 두가지 요소 중 하나만 빠졌어도 이렇지 않았을 거라는 말에는 저도 동감입니다. 그래도 별로 마음이 내키지 않는 이유가, 첫째 방아쇠에 동의 안 하며, 둘째 차라리 이명박하고 미국이 싫어서 저런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솔직하게 말을 안 한다는 점입니다. 이건 개인 취향이니 뭐라 할 상황은 아닙니다만, 제게는 그 점이 신경이 쓰이네요.

  • Ha-1 2008/06/01 19:59 #

    '거리당 사망율'로 봐도, 비행기가 차보다 '안전'합니다 http://www.geocities.com/dtmcbride/travel/train-plane-car.html
  • 어부 2008/06/01 20:55 #

    시간당 사망률이 비슷하다고 말하니, 당연히 거리당 사망률은 비행기가 더 낮죠. 대충 대형 비행기가 시속 900km쯤 되니, 차보다는 대충 8배 이상은 빠른 셈입니다. 이러니 적어도 거리당 사망률은 1/8 이하 아닐까요.
    게다가 비행기는 일단 사고가 나면 부상/불구가 될 확률이 자동차에 비해 현저하게 낮죠(ㅎㄷㄷ). 따라서, 전 이것까지 감안하면 비행기가 헐 안전하다고 봅니다.
  • mu 2008/06/01 00:55 # 삭제 답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위험을 PAIN (Personal, Abrupt, Immoral, and Now)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트랙백 겁니다.
  • 어부 2008/06/01 01:42 #

    감사합니다. ^^
    도덕이 어떻게 정착되었고, 이런 때 어떤 구실을 하는지 흥미로운 점이 많지만 제가 모르는 것이 태반이라 지금은 뭐라 언급을 할 수준이 아니라 뒤로 밀어 두었습니다. -.-
  • Ha-1 2008/06/01 19:58 # 답글

    사람의 반응은 그것이 얼마나 '생생'하냐, 혹은 '인지'되었느냐에도 차이를 보인다고 합니다 ^^ 우리는 몇 명이 죽어가고 있다에는 심드렁하지만, 누가 탱크의 캐터필러에 짓밟혀 뼈가 으스러져 죽었다에는 격렬한 반응을 보이지요.

    그리고 윤락녀가 사망한 경우에는 입을 다물지만 성장기의 여중생이 사망하면 길거리로 나가기도 하고, 천만 이라크인과 금발 여인 한명을 죽인다면 차별화된 후자에 관심을 갖죠. 먹지 못해 뼈만 남아 파리가 잔뜩 달라붙은 소말리아의 아이에게는 오히려 '혐오감'을 느끼면서 기름을 뒤집어쓴 가마우지 가족을 보고 환경 운동 단체에 모금을 하게 된다는... ;;

    다음 포스팅 기대합니다 ^^
  • 어부 2008/06/01 21:20 #

    교통 사고도 직접 보냐 안 보았냐에 따라 차이가 크죠.... 반응 양상은 일일이 뭐라 하기 힘들 정도인데, 왜 동물을 (다른 사람들보다) 더 좋아하는 경향이 크게 나타났는가도 궁금한 주제긴 합니다.
    너무 기대는 마셔요. 어차피 아마추어가 얼마나 잘 할 수 있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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