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5월 08일
생명체; 사고의 관점
여기서부터는 어조를 바꾸겠습니다. 전에 좀 써 놓다가 한 번에 다 올리자고 밀어 놓았는데, 그 때 쓴 글이 그래서 지금 일일이 다 어미를 바꾸자니 귀찮군요.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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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의 리플에 일일이 답해다 보니 (지금 보아하니 대부분은 쓸데 없다 싶기도 하고) 원래 글의 취지에서 좀 벗어나기도 했고, 전체적으로 정리하는 겸하여 이 분의 기본적인 사고 방식을 좀 검토해 보기로 했다. [ 이 분이 지금 이렇게 생각 안 한다고 얘기할 수도 있지만 리플에 대해서 내가 받은 인상을 정리하는 것이니 이 분의 '주장'하고는 상관없다. 리플에서 기본적인 사고 방식을 알 수 있으니까 말이다. ]
이 분의 일관된 사고는 아래 리플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해당 기능'을 전체 생명체에서 분리하여 사고할 수 있다는 명제를 받아들이지 않는 듯하다.
몇번을 말씀드려야 됩니까? 기계는 기능과 개체유지(?)...가 분리될 수 있는 건지 모르겠으나 생명체에서는 그것이 분리될 수 없습니다.
이게 전체적인 이 분의 입장이다. 얼핏 보면 그럴듯하다. 하지만 이 분야 프로페셔널들이 어떤 식으로 일을 하는가 우선 살펴보자.
... 현대 생물학 연구에서는 기능적인 설계라는 개념을 많이 적용하는데 주로 다음과 같은 형태를 띤다. 한 개체가 어떤 특성을 갖고 있는 것이 발견되면 관찰자는 그것이 왜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 저명한 생물학자 언스트 마이어(Ernst Mayr)는 지난 수세기 동안의 생리학의 모든 진보가 '그 기관의 기능이 무엇인가?'라는 의문에서부터 출발했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심장의 기능은 피를 펌프질하기 위한 것이라는 제안에서부터 심장생리학의 상세한 지식이 쌓아졌으며, 꽃의 기능은 자신의 꽃가루를 퍼뜨리고 다른 꽃에서 온 꽃가루를 받는 것이라는 제안에서부터 식물의 생식 생리가 밝혀졌다. '그것의 기능은 무엇인가'는 의문은 헤이스팅즈로 하여금 은면경 어류(Pony fish)의 발광기관의 해부학적 위치, 발산되는 빛, 발광 시기, 적으로부터의 보호 역할 등에 관한 지식을 얻게 해주었다...
- George C. Williams, "Pony Fish's glow"
물론 생물의 기관과 행동(요즘은 행동을 눈에 보이지 않는 기관으로 넓게 파악한다. 전적으로 지당하다)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유전자를 더 널리 퍼뜨리기 위해 진화해 왔다. 하지만 가령 한 가지 기관을 볼 때 – 이 글에서는 그 대상이 눈으로 한정되었을 뿐이다 - 그 작동 원리는, 같은 목적으로 사람이 만든 기계와 완전히 동일한 물리적/화학적 법칙에 지배받는다. 눈의 목적이 '외부 물체의 상을 특정 스크린에 비추어 그 정보를 외부 해석 기관으로 전달한다'인 이상, 이 기본 개념을 갖고 '기능'을 해석하게 마련이다. 심장 같으면 피를 펌프질하니까 이 기본 능력에서는 사람이 만든 액체 펌프와 같은 유체역학 개념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의 모델링은 전부 이런 식으로 진행하게 마련이다(모델링을 어떻게 하는지는 이 포스팅에서 언급한 바 있다). 이런 입장은 인용 문단에서 명확하리라 본다.
이 분의 관점이 갖는 결정적인 문제는, 그 관점을 고수한다면 관심 대상인 그 기관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제대로 분석할 방법이 사실상 막막하다는 데 있다. 인용 문단을 보아도 ‘기능’에 직접 관계가 없는 것들을 일단 제외하고 생각한다. 심장이 피 펌프질을 통상적으로 하는 능력을 분석하는 한, 관상동맥의 기능을 일단 무시하고 분석할 수 있다(물론 내가 말한 것처럼, 보급 역할을 하는 혈관이 분석 대상인 펌프질 기능에 간섭하고 들어올 때는 고려해야 하지만). 자, “눈의 기능은 광학 기구이며, 눈에서 빛이 통과하여 상이 맺히는 광학 역할을 하는 부분을 (눈 및 몸의 다른 부분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있다”는 생각이 그렇게도 납득하거나 동의하기 어려운 개념인가?
이 포스팅에서 Tim Harford의 책 얘기를 꺼냈지만 말이 나온 김에 다시 인용하자.
... 이 때문에 어떤 사람들은 경제학자과학자들이 모든 사항, 전체 '시스템'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비난한다. 하지만 농사와 커피숍카메라와 눈의 세세한 차이점을 무시하지 않고서 어떻게 19세기 분석이 21세기 커피숍 비즈니스에 카메라에 대한 분석이 동물 눈에 적용될 수 있겠는가? 특정 요소에 초점을 맞춰 복잡성을 줄이지 않고서는 그 어떤 것도 이해할 수 없다. (번역서 27 page)
.. 이번 장에서 우리는 플레처 리드(Fletcher Reede)의 이야기만큼 척추동물의 눈이 신경 배선이 빛의 반대방향으로 나 있는 가상적인 상황에 대해 살펴보았다.... 따라서 당신은 왜 이런 기묘한 경제학자진화론자의 공상에 대해 간략하나마 살펴보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대답을 하자면, 이러한 공상은 왜 경제적 문제가 척추동물의 눈이 갖고 있는 구조상의 문제가 대두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또한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왜 그런 문제가 생겼는지 진화론적으로 이해하며)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번역서 116 page)
- 'Undercover economist', Tim Harford. 김명철 역, 웅진 지식하우스. -
이 분의 방식이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가는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아, 그러고 보니 역사적으로 '생명체는 각 부분의 합과는 어딘가 다르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기는 했다. 바로 이 설의 주장자들이다.
'전체와 부분', 그리고 '최소'와 '최적'의 관점에 대해서는 시간이 꽤 늦었으니 다음 번에 적기로 하자.
漁夫
# by | 2008/05/08 23:17 | Evolutionary theory | 트랙백(3) | 핑백(1)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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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있으면 심기 불편하게 글을 쓰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논쟁이 있다보면 종종 있는 일이고 최소한 막무가네로 욕설을 해대는것도 아니고 나름 자신의 주장이 있기 때문에 그냥 미친분이라고 무시할수는 없지 않나 싶네요.
다만 좀 이상한건 sk1girl님이 덧글을 달기 위해 만든 블로그의 덧글을 아예 불허해놨고(그래야 할 이유가 있는지?) 본인이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사람인지 아무런 정보가 없어서 발언의 진정성이 의심되는 부분이 좀 있죠. 최소한 전공자일거라 생각은 하고 있는데 왜 반론은 제기하게 되었는지는 밝히고 있으니 그건 넘어가도 발언의 신빙성을 주기 위해서라도 무엇을 하고 있는분인지 정도는 소개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 이 덧글은 sk1girl님께 보내는 겁니다. 분명 이 포스트도 보실태니까요. 진짜 궁금합니다. 뭐하는 분이세요? 덧글 제한은 왜 하시는거구요. 그래야 할 이유가 없을탠데요. 모양새가 안좋습니다. 지금은 일방통행이죠. 이게 쌍항통행이 되어야 페어플레이 인데요. 제가 볼땐 그냥 공격하기 위해서 만든 아이디로밖에 안보입니다. 정당한 이이제기를 하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신다면 그렇게 뒤가 구린듯한 인상을 주는 정책을 쓰셔야 할 이유가 없다고 봅니다. 문외한 입장에서는 그래 보여요.
어부님은 광학기기로로써의 인간의 안구는 불합리성을 내재하고 있다. 최초에 기능의 구조를 잘못 선택했지만 단점을 보완해가며 진화해서 현재의 구조에 이르렀지만 최초의 구조적 불합리성이 있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상콤걸님은 기능과 기능의 유지성을 따로 놓고 볼 수 없기 때문에 현재의 인간 안구 구조가 불합리성을 내재하고 있는듯 보이지만 실제로 지금의 안구가 이렇게 동작할 수 있기에는 이러한 구조를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것을 두고 불합리하다고 말할 수 없다.
최소한 '무슨 대학에서 뭘 전공하고 있는 몇학년 학생입니다' 내지 '어디의 무슨 전공 교수입니다'라던가요. 뭘하는 사람인지 모르니 어디서 굴러먹다가 와선 그냥 시비걸려고 하는 듣보잡인지 어찌 압니까. 왜 이렇게까지 꾸준히 반론을 내놓는지에 대한 당위성도 잘 모르겠구요. 그러니 페어플레이를 할 생각이 정말로 있으시다면 뭔가 좀 배팅을 하셨으면 좋겠네요.
정말 고생하시네요. 이제는 무시하시고 삭제 신공을 발휘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
상당 부분이 과학을 공부하고 진화론을 보아 온 제 관점에서는 모순적이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100% 말이 안 된다고 할 수는 없으니까요. 게다가 저 자신이 눈에 대해 (약간 잘못 알고 있던 것을 고쳐 가면서) 더 공부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으니 전혀 얻은 것이 없지는 않습니다.
단 안타까운 점이라면 보시는 분들이 지루하실까봐....
Gnossienne님 / 제가 하고 싶은 말을 - 그리고 Mizar님과 꼬깔님께서 자신의 블로그에 직접 해 주신 말을 - 바로 그대로 해 주셨군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 분'이 말씀하시는 논지에 대해 제가 생각하는 것을 거의 정확하게 짚어 주셨습니다. 말씀하신 문장의 처음인 '따로 볼 수 없기 때문에(기능 분리성)'에 대해서는 제가 이 글에서 반박을 했으며,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차차 글을 적으려고 합니다. 두 번째 논제는 제가 말한 것처럼 '전체와 부분', '최소와 최적'으로 하려 합니다.
큰기차님 / 저도 좀 잘못된 그림을 제시한 책임도 있고, 그냥 눈에 대해 공부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분이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잘못된 그림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을 당연히 할 생각입니다. 이 정도 공격도 방어 못하고 버로우타서야 진화론자로서 쪽팔리죠.
그런데 논문들에서 나오는 전문 용어는 (어디서나 그렇지만) 참 골치아파요. 제가 의학 사전을 살 수도 없고.... -.-
딱 하나 정도는 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굳이 온라인에서의 논쟁에 오프라인에서의 정체성까지 들고 나와야 할 필요까지는 없겠지요..
개인적으로는 온라인에서는 온라인의 정체성을 가지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지라..
왜냐하면 오프라인에서의 정체성을 언급하는 순간에 그것이 온라인에서의 평등한 논의에 영향을 줄 수도 있거든요.. 상대방이 나름 석학(?)이었다..라면 이쪽이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도 있고, 또 진화론자 앞에 저쪽은 알고보니 창조론자였다..라는 식으로 되면 아무래도 상대방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대하기가 쉽지 않겠습니까? ^^;;;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온라인에서는 온라인의 정체성으로 승부하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뭐..지금처럼 아예 구름 속에 숨어서 손만 까딱까딱하는 것은 좋아보이지는 않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