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4/27 21:14

cannibalism(동족 섭식) I Evolutionary theory

  이글루스에서 화석 분야의 대가신 꼬깔님의 cannibalism, 쿠루병을 트랙백.

 
동족 섭식동족 상잔이라고 번역하는 cannibalism이 진화적으로 이롭기 위해서는 그 종이 처한 상황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
 
이 현상은 몇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겁니다
.

  1.
짝짓기 후 암컷이 수컷을 얌냠~ 하시는 경우

  2.
어린 새끼들을 죽이는 경우
  3.
큰 개체가 작은 개체를 잡아먹는 경우

 
세부의 자세한 설명은 제가 늘상 하듯이베끼듯이 이 분야의 절정고수들에게 맡기도록 하죠.

  첫 사례는 사마귀, 모기, 거미, 전갈 등 약 80여 종에서 발견된다네요사마귀, 거미, 전갈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만 모기류도 악명이 높다는 것은 이 책에서 처음 알았습니다.  
 

  섹스 중에, 암컷은 먹이를 움켜쥐듯이 수컷을 쥐고는 주둥이를 수컷의 머리 속으로 찔러 넣는다암컷의 침이 수컷의 내장을 액화시키고 나면, 암컷은 후루룩거리면서 수컷이 바싹 마를 때까지 빨아 마시고는 어린애가 싫증난 장난감을 버리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수컷의 빈 껍질을 버린다.  그렇게 되면, 단지 암컷의 몸 속에서 부서지는 수컷의 생식기만이 보통의 식사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드러낼 뿐이다.
 
암컷의 입장에서 보면, 이미 수컷과 일을 끝낸 상태이니 섹스의 진정한 목적인 번식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그러나 수컷에게 이것은 재앙이다황홀한 섹스가 곧바로 죽음의 환멸로 바뀌다니, 수컷 모기는 일순간의 환희를 위해 생명을 투자한 셈이다그런데도 수컷 모기들은 이런 투자에 매번 목숨을 건다왜 그럴까대답은 간단하다섹스는, 수컷의 유전자를 자손에게 전달하는 유일한 방편이기 때문이다...


 - "Dr. Tatiana's Sex Advise", Olivia Judson, 
나경, 홍익출판사


  

  .. 그런데 실제로 자연선택은 유전자의 전달을 극대화하는 것이며 대부분의 경우에서 생존이란 단지 유전자를 전달할 기회를 반복적으로 갖기 위한 한 가지 전략에 지나지 않는다만일 유전자를 전달할 기회가 매우 드물고 언제 다가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자그리고 그 얻기 힘든 기회로 생겨날 자손의 수가 암컷의 영양 상태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 보자그것이 바로 개체군 밀도가 매우 낮은 상태로 살아가는 일부 거미와 사마귀 종의 상황이다.  
  
그 경우 수컷에게는 일단 교미할 암컷을 만난 것만으로도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일생에 두 번 일어나기 어려운 행운인 것이다.  이 경우 수컷에게 남겨진 최선의 전략은 그 행운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유전자를 지닌 자손을 가능한 한 많이 생산해 내는 것이 될 터이다그런데 암컷이 더 많은 영양소를 몸에 지닐수록 그 열량과 단백질이 더 많은 수의 알을 만들어 내게 될 것이다짝짓기를 끝내고 암컷과 헤어진 수컷은 어차피 다른 암컷을 만나게 될 가능성이 희박하고, 그 수컷의 남은 생존 기간은 아무런 쓸모가 없을 뿐이다그 대신 암컷이 자신의 몸을 먹게 한다면 암컷은 그의 유전자를 지닌 알을 더 많이 만들어 낼 것이다뿐만 아니라 암컷의 입이 수컷의 몸을 씹어 먹는 동안 수컷의 생식기는 더 오랫동안 교미를 할 수 있고 그 결과 더 많은 정자가 암컷의 몸에 전달되어 더 많은 알이 만들어질 수 있게 된다이것은 그야말로 흠잡을 데 없는 진화론적 논리다

  
이런 행동이 이상하게 보이는 것은 인간의 다른 생물학적 특성들이 동족 포식을 불리하게 하기 때문이다대부분의 남성은 일생 동안 교미할 기회를 한 번보다는 더 많이 갖는다그리고 아무리 영양 상태가 좋은 여성도 한 번에 1명의 아기를, 아니면 기껏해야 쌍동이를 낳을 뿐이다그리고 여자가 임신을 위해 영양 상태를 개선시키고자 해도 한 자리에서 남자 1명의 몸을 모두 먹어치울 수도 없다...


    - "Why sex is fun?", Jared Diamond, 
임지원, 사이언스북스 -

 

   제가 수컷은 암컷의 보험일 뿐이라고 계속 얘기했습니다암컷 입장에서는 정자만 얻고 나면 수컷이 별 쓸모가 없는 상황이라면 - 쓸모 있다면(사람의 수컷은 다행히도 이 범주에 들어갑니다. 휴아~ ) 얘기가 또 다릅니다만 -   아예 먹어치워서 영양 보충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문단 요약은 닥터 타티아나께 다시 의뢰합니다


  .. 그러니 수컷들이여, 만약 그대의 머리를 물어뜯으려는 암컷과 사랑에 빠졌다면 그녀가 데이트 상대자일 뿐만 아니라 당신의 목숨을 노리는 살인자도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따라서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면 곧바로 이렇게 자문해 봐야 할 것이다.  지금 천국에 가고 싶은가, 아니면 나중에 갈 것인가만약 대답이 '나중에'라면 안전한 섹스를 생각하라
비밀스런 접근, 힘있는 성교, 재빠른 탈출이 그것이다.
  만약 대답이 '지금'이라면 다시 생각해 보라받게 될 보상이 죽음과 바꿀 만큼 확실한가만약 그렇다면, 유언을 준비하라그리고 당신의 묘비명에 '나는 다산(多産)했노라'라고 남겨지기를 기도하라.

 

      漁夫

 

 


핑백

  • 漁夫의 'Questo e quella'; Juvenile delinquency : 진화적 문제; 한의학 포스팅에서 '도전'했던 것 2010-01-31 14:39:28 #

    ... 스팅의 4번 항목에 대한 답에 나와 있습니다. 다른 남자를 죽이고 그 짝을 획득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파트너를 (꽤 많이) 늘릴 수 있습니다. 4. 제 Cannibalism 포스팅에서 J. Diamond가 한 설명이 명료하지요. 사마귀 수컷의 입장에서 보아 교미 후 잡아먹히면 더 많은 알을 암컷이 나아 줄 가능성이 높지만, 사람은 ... more

  • 漁夫의 'Questo e quella'; Juvenile delinquency : 무화과말벌 얘기 2012-08-12 22:17:23 #

    ... 사람에게 이런 생활방식이 이상해 보이는 이유는, 인간의 짝짓기 환경이 무화과말벌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마귀의 삭막한 짝짓기에 대해 多翁이 이미 말한 스타일대로 * 인간 수컷은 대체로 짝짓기 기회가 1회 이상이다. * 제한된 공간에서 제한된 시간에만 하지 않는다. (물론 남의 눈에 띄지 ... more

덧글

  • 꼬깔 2008/04/28 00:14 # 답글

    사마귀와 관련한 얘기로 "암컷이 수컷을 머리부터 먹으면 수컷이 폭주하여 더 오랜 시간 섹스를 하게 된다."란 얘길 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먹힐 확률은 50%라고... 아무튼, 같은 수컷의 입장에서 슬픈일입니다. ㅠ.ㅠ
  • Ratatosk 2008/04/28 02:42 # 답글

    마지막 단락은 일생의 교훈중 하나로 기억하겠습니다...;;;;
  • 제갈교 2008/04/28 04:07 # 답글

    암컷에게 먹힐수록 더 희열에 찬다니... 변태성욕 중 하나인 M이군요. -ㅅ-
  • Gnossienne 2008/04/28 04:50 # 답글

    '나는 다산(多産)했노라'
    푸하하하하핳하하
    근데 뭔가 좀 슬퍼요?
  • 어부 2008/04/28 11:25 # 답글

    꼬깔님 / 사마귀 수컷의 머리 부분에는 억제 중추만 모여 있기 때문에 머리를 먹어 버리면 억제를 안 하게 됩니다. 사실 닥터 타티아나에는 "언제부터인지 수컷의 머리를 먹었더니 돌연 섹스광으로 변하던데요. 리스본에서, 살인적인 변태 올림"이라고 유럽 사마귀 암컷의 질문이 올라 있습니다 ^^
    수컷이야 항상 여분이니까 여분 신세는 항상 불쌍하죠. 물론 여분이 주인 행세 하는 경우도 많지만 일반적으로는.... ^^

    Ratatosk님 / 사람은 이상하게도 여분이 주인 행세 많이 하는 편이라서 다행(!)인가요 ^^

    제갈교님 / 크크 M 맞습니다.

    Gnossienne님 / 뭔가 좀 슬프기는 하죠. 하지만 사람은 사마귀하고 처한 환경이 크게 다르니만큼 뭐....
  • Mizar 2008/04/28 13:34 # 답글

    역시 쓸모가 있어야 살아남는 것이로군요..;ㅅ;
  • 어부 2008/04/28 18:16 # 답글

    예. 개체 별로 따지면 확실히 '쓸모가 있어야' 살아남습니다.
    그런데 개체 내에서는 쓸모가 없더라도 유지하는 수가 많아요. 특히 junk DNA들이 무지하게 많은데, 이 녀석들이 요즘 좀 쓰임새가 생긴 것이 이 junk DNA로 유전자검사를 해서 개인식별을 합니다. 바로 'DNA지문'이죠.
  • byontae 2008/04/28 18:32 # 답글

    junk DNA 같은 경우에는 개체가 다른 환경에 놓여졌을 경우 genetic diversity를 늘려줘서 적응력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일정량이 유지될수 있다는 이론이 있더군요. genetic information이란 환경에 따라 쓸모와 무쓸모가 혼재하는 곳이니까요 :D
  • 어부 2008/04/28 18:41 # 답글

    오오 역시 현장에서 뛰시는 분은 뭔가 달라요! -.-
    그러면 사람의 꼬리뼈가 더 좋은 사례가 되겠군요. (cheer!)
  • stonevirus 2008/04/28 22:50 # 답글

    사마귀나 거미가 아닌 것에 감사를...;;;
  • 어부 2008/04/28 23:00 # 답글

    더 기막힌 사례도 있는데, 바로 '남성 하렘'이죠. 이건 나중에 언급하겠습니다.
  • Obituary 2008/04/30 10:46 # 답글

    동종포식에 관련된 사례는 아니지만, 대체적으로 자연계에서는 수컷에 비해 암컷의 몸집이 큰 경우가 허다하죠. 이런 경우 male은 어디까지나 유전자의 '전달자'역할을 수행할 뿐이고, female의 경우 그러한 자손들을 키워서 종족번식을 해야하는 막중한 책임을 띄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하네요;) 얼마전에 알게된 심해 아귀의 경우, 수컷은 후각을 통해 암컷을 찾아낸 뒤로는 암컷에 기생하며 살아간답니다. 크기는 조금 과장해서 거의 1/10정도?<....>

    정말 인간이라 다행입니다.<커흠> ....이쪽도 이쪽 나름대로 무시무시한 경쟁이 있긴 하지만 말이죠. 핫핫핫.
  • 어부 2008/04/30 11:58 # 답글

    이런 종류의 번식 전략도 시간이 되면 언급해 보겠습니다 ^^
  • 2008/05/01 19:1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내부 포스팅 검색(by Google)

Loading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834

통계 위젯 (화이트)

40103
753
119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