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구; 사람과 문어의 눈 비교 및 척추동물; 눈 구조의 비합리성에서 이어짐.
Commented by 기분이상콤한걸 at 2008/04/20 15:12 #
일단 위에 거명한 글 두 개를 다 읽으셨다는 전제를 하고 출발하겠습니다.
제가 척추동물; 눈 구조의 비합리성에 단 리플에서 '윗 글'은 안구; 사람과 문어의 눈 비교인데(문어 눈 칼라 그림 있는, 더 나중에 쓴 글), 혼동하셨을 수도 있겠군요. 여기서는 처음에 쓴 글을 '글 1', 나중 글을 '글 2'로 편의상.
그건 그렇고;
1. 말씀처럼 척추동물의 눈은 빛을 느끼는 부분이 공막(어둠상자) 쪽으로 정렬해 있습니다. 아래 그림 A 구조처럼 말이죠.
그렇다고 문어처럼 반대방향으로 돼 있다고 정렬이 원리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간상 세포와 원추 세포의 높이만 잘 맞춘다면 빛을 느끼는 센서(옵신을 포함하는 부분)가 일렬로 정렬 가능합니다. 설사 사람이래도 B 식으로 얼마든지 해결 가능할 텐데요. 명확하게 하기 위해, 빛은 여기서 당연히 왼편에서 들어온다고 하고요.

아니면 아예 센서만 정렬시켜 놓고 어둠 상자에 구멍을 뚫어 시세포와 신경을 뒤로 빼는 방법도 가능하겠지만, 생물에서 이게 구현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제가 보기에는 위의 B는 척추동물의 눈에서도 원리적으로 구현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군요.
2. '글 2'를 보시면 인간에게 망막 박리 문제(어둠상자에서 스크린이 떨어져 나오는 문제)가 있음을 언급해 놓았습니다. 물론 척추동물 눈의 기본 구조에 손상을 주지 않고 어둠상자에 스크린을 더 밀착시키는 별도의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제가 바로 이 포스팅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것처럼, 기본 구조의 배열에 관계된 원리적 문제가 아닙니다. 별개의 문제죠.
[ 별개 문제입니다만 문어 눈 구조를 잘 보면, '어둠상자' 벽 내부에 신경이 통하고 있습니다(위 그림의 B 구조). 신경 끝에 시각 세포들이 묶여 있기 때문에 망막 박리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척추 동물보다 더 나아 보입니다. ]
3,4. 영양 공급 문제는 '글 2'에서 혈관이 같이 가고 있다고 세 번 나왔으며 그 중 두 번에는 제가 강조까지 해 놓았습니다.
.. 물론 이 신경섬유와 신경절, 그리고 그것에 붙어 있는 혈관들의 층은 극히 얇지만 이들 층, 특히 혈관 층을 통과하면서 약간의 빛이 유실된다. 그리고 신경섬유가 빠져나가는 구멍 부분(맹점)에서는 안 보인다.
... 그러나 불행히도 적혈구를 투명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혈관은 무시할 수 없는 양의 빛을 차단한다.
혈관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당연히 영양 보급/노폐물 회수겠죠. 척추동물 식 구조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음을 보여 준다고 하겠습니다.
5. 정확하게 답하려면 '스크린'과 시세포/혈관 등의 구조 중 어느 편이 강한 빛에 더 빨리 망가지느냐를 알아야 하는데, 만약 말씀처럼 스크린 세포가 더 빨리 망가진다면 개개 생물이 취하는 가장 간단한 해결책은 스크린 세포의 교체 주기를 늘리든지, 스크린 세포 자체를 더 강하게 개량하는 것입니다(생물에서 구조나 상황이 바뀔 때 이런 해결책은 매우 자주 나타납니다). 물론 말씀처럼 (사람이) 당장 바꾼다면 문제가 있겠지만, 저는 원리적인 문제만 논했지 인간도 당장 눈의 구조를 바꾸자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고요.
[ 개인적으로는 그 정도로 강한 빛이라면 제게는 어느 편이건 거기서 거기라고 보긴 합니다만, 원리와는 상관없는 얘기죠. ^^ ]
리플 몇 개에서 이 문제에 대한 생각도 밝혀 놓았습니다만, 지금 어쩌다 보니 논의가 인간의 특별한 경우와 일반 공학 원리가 섞여 있습니다. 아마 인간의 눈의 출발점이 - 물고기 조상 시대부터 - 문어 눈 방식이었다면 거기에 맞추어서 세부 문제를 줄이는 식으로 되었겠죠(즉 지금과 스크린의 빛에 대한 민감도 등이 어딘가 약간 달라졌을 겁니다). 하지만 인간이 물려받은 눈은 공학적으로 결함이 있는 - 결함이라고 생각 안 할 수도 있지만 - 구조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없습니다. 글 2에 트랙백을 걸어 주신 세리자와 님의 글에서 보듯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진화의 방식은 항상 세부 구조를 개선하는 (즉 땜빵하는) 방법입니다. 기본 구조를 어쩔 수가 없는 이상 세부 구조를 개선하여 - 가령 스크린 앞을 덮고 있는 시세포/혈관 등의 두께를 줄이는 식 - 대응하지만, 그렇다 해도 원리적인 결함이 없어지지는 않죠.
인간이 만든 카메라가 인간의 눈과 기본 구성 재료의 기능은 대응해도 구조가 엄격하게 같지 않은 이유는 공학자들이 이 점을 인식해서일 겁니다.
漁夫
Commented by 기분이상콤한걸 at 2008/04/20 15:12 #
일단 위에 거명한 글 두 개를 다 읽으셨다는 전제를 하고 출발하겠습니다.
제가 척추동물; 눈 구조의 비합리성에 단 리플에서 '윗 글'은 안구; 사람과 문어의 눈 비교인데(문어 눈 칼라 그림 있는, 더 나중에 쓴 글), 혼동하셨을 수도 있겠군요. 여기서는 처음에 쓴 글을 '글 1', 나중 글을 '글 2'로 편의상.
그건 그렇고;
1. 말씀처럼 척추동물의 눈은 빛을 느끼는 부분이 공막(어둠상자) 쪽으로 정렬해 있습니다. 아래 그림 A 구조처럼 말이죠.
그렇다고 문어처럼 반대방향으로 돼 있다고 정렬이 원리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간상 세포와 원추 세포의 높이만 잘 맞춘다면 빛을 느끼는 센서(옵신을 포함하는 부분)가 일렬로 정렬 가능합니다. 설사 사람이래도 B 식으로 얼마든지 해결 가능할 텐데요. 명확하게 하기 위해, 빛은 여기서 당연히 왼편에서 들어온다고 하고요.

아니면 아예 센서만 정렬시켜 놓고 어둠 상자에 구멍을 뚫어 시세포와 신경을 뒤로 빼는 방법도 가능하겠지만, 생물에서 이게 구현 가능한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제가 보기에는 위의 B는 척추동물의 눈에서도 원리적으로 구현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는군요.
2. '글 2'를 보시면 인간에게 망막 박리 문제(어둠상자에서 스크린이 떨어져 나오는 문제)가 있음을 언급해 놓았습니다. 물론 척추동물 눈의 기본 구조에 손상을 주지 않고 어둠상자에 스크린을 더 밀착시키는 별도의 구조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제가 바로 이 포스팅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것처럼, 기본 구조의 배열에 관계된 원리적 문제가 아닙니다. 별개의 문제죠.
[ 별개 문제입니다만 문어 눈 구조를 잘 보면, '어둠상자' 벽 내부에 신경이 통하고 있습니다(위 그림의 B 구조). 신경 끝에 시각 세포들이 묶여 있기 때문에 망막 박리 문제에 대한 해결책도 척추 동물보다 더 나아 보입니다. ]
3,4. 영양 공급 문제는 '글 2'에서 혈관이 같이 가고 있다고 세 번 나왔으며 그 중 두 번에는 제가 강조까지 해 놓았습니다.
.. 물론 이 신경섬유와 신경절, 그리고 그것에 붙어 있는 혈관들의 층은 극히 얇지만 이들 층, 특히 혈관 층을 통과하면서 약간의 빛이 유실된다. 그리고 신경섬유가 빠져나가는 구멍 부분(맹점)에서는 안 보인다.
... 그러나 불행히도 적혈구를 투명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혈관은 무시할 수 없는 양의 빛을 차단한다.
혈관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당연히 영양 보급/노폐물 회수겠죠. 척추동물 식 구조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음을 보여 준다고 하겠습니다.
5. 정확하게 답하려면 '스크린'과 시세포/혈관 등의 구조 중 어느 편이 강한 빛에 더 빨리 망가지느냐를 알아야 하는데, 만약 말씀처럼 스크린 세포가 더 빨리 망가진다면 개개 생물이 취하는 가장 간단한 해결책은 스크린 세포의 교체 주기를 늘리든지, 스크린 세포 자체를 더 강하게 개량하는 것입니다(생물에서 구조나 상황이 바뀔 때 이런 해결책은 매우 자주 나타납니다). 물론 말씀처럼 (사람이) 당장 바꾼다면 문제가 있겠지만, 저는 원리적인 문제만 논했지 인간도 당장 눈의 구조를 바꾸자고 말한 적은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하지도 않고요.
[ 개인적으로는 그 정도로 강한 빛이라면 제게는 어느 편이건 거기서 거기라고 보긴 합니다만, 원리와는 상관없는 얘기죠. ^^ ]
리플 몇 개에서 이 문제에 대한 생각도 밝혀 놓았습니다만, 지금 어쩌다 보니 논의가 인간의 특별한 경우와 일반 공학 원리가 섞여 있습니다. 아마 인간의 눈의 출발점이 - 물고기 조상 시대부터 - 문어 눈 방식이었다면 거기에 맞추어서 세부 문제를 줄이는 식으로 되었겠죠(즉 지금과 스크린의 빛에 대한 민감도 등이 어딘가 약간 달라졌을 겁니다). 하지만 인간이 물려받은 눈은 공학적으로 결함이 있는 - 결함이라고 생각 안 할 수도 있지만 - 구조고, 그것을 고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사실상 없습니다. 글 2에 트랙백을 걸어 주신 세리자와 님의 글에서 보듯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진화의 방식은 항상 세부 구조를 개선하는 (즉 땜빵하는) 방법입니다. 기본 구조를 어쩔 수가 없는 이상 세부 구조를 개선하여 - 가령 스크린 앞을 덮고 있는 시세포/혈관 등의 두께를 줄이는 식 - 대응하지만, 그렇다 해도 원리적인 결함이 없어지지는 않죠.
인간이 만든 카메라가 인간의 눈과 기본 구성 재료의 기능은 대응해도 구조가 엄격하게 같지 않은 이유는 공학자들이 이 점을 인식해서일 겁니다.
漁夫
맹점을 가지는 구조( 렌즈쪽에서부터 신경세포층-시각세포층-일반세포층 )에 의해 나타나는 이점은 다음과 같다. ( 불확실한 지식 + 상상력 )
1. 신경세포층이 평활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와 무관히 시각세포층은 평탄면을 형성할 수 있다.
2. 별도의 장치 없이 일반세포층에 의해 시각세포들이 고정될 수 있다.
3. 가장 많은 영양분을 필요로 하는 시각세포들이 영양공급원 역할을 하는 일반세포층에 가장 가깝게 위치할 수 있다.
4. 가장 물질대사가 활발한 세포인 시각세포가 일반세포층에 근접하므로 원활한 물질출입이 가능하다.
5. 신경세포층이 시각세포층에 과다한 광량이 도달하지 않도록 보호막 역할을 해줄 수 있다.
6. 기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