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3/10 13:18

새; 대형화의 다른 전제(2) Evolutionary theory

  새의 골격; 내부 구조를 셀프 트랙백.
 
  byontae님의 리플에 대해;

Commented by byontae at 2008/03/07 01:37 # x
구조적인 문제야 어떻게든 극복할수 있겠지만(비슷한 구조를 가진 생물군이 성공한 예가 있으니) 진화적으로 조류가 저런 방법을 동원해서 얻는 이득이 없다는 점에서 존재하기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되는걸요.
 
  우선 '원리적/진화적으로 불가능한가'를 먼저 따져 봐야 하는데, 제 생각에는 적어도 뼈의 구조에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장기 쪽에서 문제가 없으리란 얘기는 아니죠.
  소화기계 쪽에서는 포유류, 특히 초식 포유류가 대형으로 진화되는 경우를 참고해 볼 만 합니다.  육식이라면야 원래 고기가 소화가 잘 되는 편이라서 소화에는 큰 문제를 주지 않습니다.  즉 새의 기본 소화관인 모이주머니 - 모래주머니 - 장 system이 기본적으로 대형화에 장애가 되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렵네요.  Phorusrhacidae를 생각해 보면 체중 수백 kg이 되더라도 괜찮긴 할 겁니다.  하지만 초식이면 약간 얘기가 다릅니다.  소화되기 쉬운 부드러운 어린 싹 등만 먹는다면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만 - 아마 뉴질랜드 모아의 음식이 이랬을 거라고 추정합니다 - 좀 거친 잎이나 일부 줄기 등까지 먹으면 식물을 발효시킬 tank가 필요하기 때문에 소화기 중 어딘가가 크게 부풀어야만 합니다.  포유류가 택한 해결책은 위를 키우는 방법(되새김질하는 우제류)과 맹장을 키우는 방법(주로 말 등의 기제류)죠.  각자 장단점은 다 있습니만, 후자를 택한다고 하면 새의 경우에 특히 불가능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다른 소소한 변화까지는 제가 다 모릅니다만, 이렇게 지상 생활을 할 경우 상당수의 경우 용골돌기가 없어진 것은 언급할 만 해 보입니다.  무엇보다 나는 데 필요한 강력한 근육이 쓸모가 없어졌고, 소화나 기타 문제 때문에 몸 속의 공간이 더 필요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 정도 변화까지도 가능합니다!]

  그 다음 문제가 '가능하더라도 그 길을 선택한 개체에게 생태학적으로 이득이 있는가'인데, 여기에는 일률적으로 답을 내기가 어렵습니다. 먼저 지상 생활로 돌아가려면 포유류 및 기타 육지 동물들과 경쟁해야만 하죠. 육지 생활에 더 특화되어 있는 포유류와 경쟁했을 때 진화에 사용할 시간이 충분할까가 더 고려 대상이라고 봅니다. 마다가스카르와 뉴질랜드에서는 큰 지상 포식자가 없었다고 알고 있으며, 그러면 남는 것은 남아메리카의 Phorusrhacidae와 레아, 아프리카의 타조입니다. 이미 큰 지상 포식자가 분명히 있었을 상황인데도 체중이 늘어나는 방향으로 진화할 수도 있군요(아니면 대형 포유류 포식자가 진화하는 시간에 맞추어서 이런 새들의 크기도 같이 늘어났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어느 집단이 처한 상황에서 생태학적 niche가 남아 있냐일 겁니다.  마다가스카르처럼 별 경쟁자가 없는 상태에서 대륙에서 분리돼 나오거나, 뉴질랜드처럼 아예 새밖에 못 오는 화산섬으로 되거나 하는 경우에는 대형 포식자 또는 초식동물 쪽으로 진화할 경우 충분히 이득이 있겠죠.  이 포스팅에서 열거한 새들은 당시에 그런 niche를 찾았고 그 결과로 나온 놈들이고요.   21세기의 상황에서라면 아무래도 좀 어렵지 않겠습니까.  그거 말씀이시라면 저도 충분히 동의합니다 ^^

漁夫

덧글

  • 길잃은어린양 2008/03/10 17:39 # 답글

    이번주에 개봉하는 10000BC 예고편을 보니 사람 잡아먹는 대형 조류가 나오더군요. 어떤 식으로 묘사할지 궁금합니다. 언론에 공개된 걸 보니 타조를 모델로 만들었다고 하더군요.
  • 어부 2008/03/10 20:34 # 답글

    Phorusrhacidae를 봐도 이미지가 타조하고 크게 차가 나지는 않는군요. 저 정도 새라면 사실 사람을 잡아먹어도 놀랍지 않아 보입니다.
    사실 뉴질랜드의 Haast's Eagle도 다 자란 수백 kg 짜리 모아를 공격하는 놈이었댑니다. 체중은 10~15kg지만 날개 길이가 3m, 모아의 뒤통수를 쪼아서 피를 흘리게 만들어 죽인 후 암냠냠.... 마오리족이 모아를 설사 안 잡았다고 해도 이 독수리는 없앴을 것 같습니다.
  • Frey 2008/03/10 22:33 # 답글

    저는 기본적으로 ecological niche의 자리가 비어 있다면 어떤 형태의 동물이라도 그 niche의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그게 설령 선구동물 등의 크기에 한계가 있는 동물이더라도 말이지요. 아노말로카리스의 예도 있고...석탄기 곤충들의 예도 있지요.

    조류의 경우 크기에 제한이 가해지는 가장 큰 요소는 그 뼈대라고 봅니다. 몸무게를 지탱할 수 있는 한계가 어느 정도인가가 관건이겠는데, terror bird의 선례를 보면 그 정도까지는 가능하지 않을까요. 소화 기관이라면 몇천 세대 정도면 금방 바뀌니까요. 의외로 소화 기관쪽에서는 진화의 융통성이 큰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우제류와 기제류의 예가 대표적인 것 같아요.
  • 누렁별 2008/03/10 23:14 # 답글

    제 생각은 확인해 볼 수 없는 상상의 영역이긴 한데 -_-; 조류를 살아남은 공룡의 한 줄기로 본다면, 6500만년 전에 대부분의 공룡들이 싹쓸이 당한 것과 비슷한 일이 미래의 포유류들에게 일어나서, 비어버린 생태학적 niche를 조류들이 모두 채워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공룡의 경우 이족보행에서 다시 사족보행으로 돌아간 종류들도 있지만, 조류의 경우 날개를 다시 앞발로 되돌리는 경우가 나타날 지는 모르겠네요. 기온이나 대기중 산소량 같은 환경 조건만 맞다면 조류도 공룡처럼 덩치를 무한정 키울 가능성은 있지 않을까요.
    그런데 조류의 경우 덩치가 큰 경우도 대부분의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스피드를 유지하는 듯 합니다. 조류 중에 덩치를 키우는 대신 포식자에 대해 다른 방어 수단을 가지고 스피드를 희생한 예가 있을까요? 부리나 발톱이 날카로운 경우는 화식조 같은 경우가 있는 것 같고, 그 외에 갑주를 두른다거나, 독을 뿜는다거나, 살이 맛이 없다거나 등등. 거북이나 나무늘보 같이 느린 새가 있었을 지 궁금해 집니다.
  • 어부 2008/03/11 00:26 # 답글

    Frey님 / 반갑습니다. 블로그에 방문한 적은 있었지만 제가 리플 남기지는 못했는데 방문 감사드려요.
    제 아래 글이나 다른 글에서 제 의견을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 저도 niche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Frey님의 첫 의견에 완전히 동의합니다. 물론, '조상'의 몸 설계 원리가 물리/화학적으로 부여하는 한계점 이상으로는 작아지거나 커질 수는 없겠죠. 잠자리가 그 이상 커지고 싶어도 아마 힘들지 않았을까요.
    조류의 경우 크기를 조절하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뼈라는 말씀에는 저도 완전히 동의하고, 현재의 비행 가능한 조류의 뼈 구조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ton 단위 몸무게는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실 100~200kg도 좀 의문스럽긴 합니다. 단, 의외로 뼈의 내부를 '다시 채우는 과정'이 그리 어렵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인간의 경우 소위 '통뼈'(골화석증)에 불과 1~2개의 유전자가 관여하고 있다고 하니까요. 아마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그렇다면, 조류가 수백 kg 이상 커지려면 뼈를 다시 채워야 할 것이며, 충분한 시간과 niche가 있을 경우에 불가능한 과정이라고 보지는 않는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누렁별님 / 덩치 큰 녀석들이 나타날 가능성은 다분하니까 그거야 당연해 보이고요, 그런데 다시 tetrapod로 돌아갈 수 있을까는 좀 자신이 없습니다. 우선 지금의 지상 조류들이 4족 보행으로 돌아간 전례가 전혀 없고(하나같이 날개가 퇴화해 버렸죠), 근원이 '똑같이 앞발'이라고 하더라도 날개와 보행용 앞발의 사이에는 변화가 너무 많습니다. 뼈 밀도를 바꾸는 것처럼 유전자 한두 개로 해결될 일이 아닌 듯하네요.
    스피드 문제는... 제가 견식이 짧은지라. ^^ 음... 호아킨처럼 굼뜨고 잘 날지 못하는 새가 있긴 한데 그들은 외부에서 접근이 어려운 곳에 살고 있다고 들었고요, 깃털이 갑주로... 이건 모르겠고. 새가 독이라... 없는 것 같고요.
    참고로, 전 다 자란 새들의 살 맛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알은 매우 좋아합니다만 (하하)
  • byontae 2008/03/11 08:44 # 답글

    새의 독은 예전에 사이언스에 게제되어 꽤 큰 반향을 일으켰던걸로 알고 있는데 파푸아뉴기니에 사는 몇종의 새가 neurotoxin 계열의 독을 사용하는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http://nationalzoo.si.edu/Publications/ZooGoer/2001/2/intoxnewguineabirds.cfm
    http://news.nationalgeographic.com/news/2004/11/1109_041109_toxic_beetles.html
    현재 적용되는 진화적 압력만을 고려하자면 새가 대형화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보이지만, 전혀 다른 환경 전혀 다른 전제가 깔린다면 새의 대형화도 가능하겠지요. 겨우 1kg 남짓한 소형 포유동물만이 지상을 전전하던 6500만년전에서 120톤이 넘는 거대한 해양 포유류가 나타날지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요.
    또 다른 의문점이 생각났는데 지금의 생태환경에서 사자나 호랑이 이상의 사이즈를 가진 육식 포식자가 등장할수 있을까요.
  • 어부 2008/03/11 12:47 # 답글

    잘 보았습니다. 피부하고 깃털에 독이 있고 맛도 없다... 진짜 완벽한 방어 수단이군요. 공격 수단으로는 아닙니다만. 그리고 개구리처럼 딱정이를 섭취해서 독을 모으는 방법이었군요.

    사자나 호랑이보다 큰 육식 동물이라... 사람이 있는 한은 어려워 보입니다. 놔 둘 리가 있겠습니까? -.- 게다가 먹을 것도 부족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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