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라도 확인하셨더라면...ㅠ.ㅠ: 불쌍한 시애틀 추장, 불쌍한 남한 좌파에서 트랙백.
ps. java를 써서 좀 쉽게 펴지도록 하려고 해도 자꾸 이글루 자체의 프레임이 깨지네요. ㅈㅈ...
[ 책 ] 이타적 유전자(The origins of virtue) ; Matt Ridley는 제가 여러 번 여기서 소개한, 읽어 볼 만한 좋은 책입니다.
번역본의 제 11장의 제목은 '공존의 생태학'이고, 부제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입니다. 이 장의 첫 네 페이지가 바로 이 시애틀 추장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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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와미시 인디언의 지도자 시애틀 Seattle 추장은 1854년 워싱턴의 지사에게 담화문을 보냈다. 그보다 먼저, 지사는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 Franklin Pierce 를 대신해 추장에게 영토를 팔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시애틀은 장황하고도 모욕적인 담화문으로 답을 대신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환경 관련 저작에서 가장 널리 인용되는 글 중 하나가 되었다. 이 글에는 오늘날 환경 운동을 풀어나가는 철학의 거의 모든 실마리가 예견되어 있다. 이 담화는 기록자에 따라 다양하게 변형되었지만, 앨버트 고어 Albert Gore 가 '위기의 지구 Earth in the Balance'라는 책에서 인용한 문장이 가장 심금을 울리는 것 같다; 당신은 하늘이나 땅을 사고팔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 (이쪽저쪽에서 거의 볼 수 있으므로 전문은 생략하겠습니다)...
고어는 이 문장 속에서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의 신앙에 담겨 있는 '지구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사색의 풍부한 태피스트리를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오늘날의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고어에게도 지구에 대한 경외는 단순히 양식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일종의 당위적 도덕이다. 그것을 의심하는 일은 이미 죄악이다....
불행하게도 추장이 했다는 말은 누군가가 꾸며낸 것이다. 당시 그가 지사에게 전달한 내용을 아는 사람은 없다. 그로부터 30년 뒤에 쓰여진 보고서가 유일한 기록인데, 그 내용에 따르면 그는 땅을 구입해 준 위대한 백인 추장의 호의를 칭송했다고 한다. 사실은 '담화' 자체가 최근에 만들어진 허구이다. 그것은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학 교수인 테드 페리 Ted Perry 가 1971년 ABC TV의 드라마 대본으로 쓴 것이다. 고어를 포함한 많은 환경론자들이 시애틀 추장을 추켜주었지만 그는 전혀 환경 운동가가 아니었다. 그에 관해 알려진 몇 안 되는 사실 가운데 하나는, 그가 노예 소유자였고 적들은 거의 다 살해했다는 것이다. 시애틀 추장의 사례가 보여주듯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산다는 생각 자체가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희망에 근거한 관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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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매트 리들리는 위에서 인용한 내용의 다음 소단락의 제목을 '설교하는 것과 실천하는 것'이라고 들고, 자연주의의 함정을 예리하게 비판합니다.
... 우리는 자연의 부정적 측면을 외면하고 긍정적 측면에 대해서는 감상에 빠진다. 고상한 야만인의 신화가 사라지지 않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원주민에 대해서도 우리는 위선적 감상주의를 드러낸다. 루소의 시대에 고상한 야만인의 신화는 사회적 미덕에 관한 것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생태론적 형식을 취한다.... 물론 이것은 위선이다... 우리는 환경 보호주의 또한 실천하기보다는 설교하기를 좋아한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자연의 과잉 착취를 방지할 수 있는 환경 윤리를 지니고 있었다는 것은 서구인들이 최근에 만들어낸 이야기이다... 그러나 신화는 계속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설교하는 것이 실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의도가 좋더라도,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믿음을 근거로 한 얘기를 전파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漁夫
ps. java를 써서 좀 쉽게 펴지도록 하려고 해도 자꾸 이글루 자체의 프레임이 깨지네요. ㅈㅈ...
[ 책 ] 이타적 유전자(The origins of virtue) ; Matt Ridley는 제가 여러 번 여기서 소개한, 읽어 볼 만한 좋은 책입니다.
번역본의 제 11장의 제목은 '공존의 생태학'이고, 부제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입니다. 이 장의 첫 네 페이지가 바로 이 시애틀 추장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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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와미시 인디언의 지도자 시애틀 Seattle 추장은 1854년 워싱턴의 지사에게 담화문을 보냈다. 그보다 먼저, 지사는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 Franklin Pierce 를 대신해 추장에게 영토를 팔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시애틀은 장황하고도 모욕적인 담화문으로 답을 대신했는데, 이것이 오늘날 환경 관련 저작에서 가장 널리 인용되는 글 중 하나가 되었다. 이 글에는 오늘날 환경 운동을 풀어나가는 철학의 거의 모든 실마리가 예견되어 있다. 이 담화는 기록자에 따라 다양하게 변형되었지만, 앨버트 고어 Albert Gore 가 '위기의 지구 Earth in the Balance'라는 책에서 인용한 문장이 가장 심금을 울리는 것 같다; 당신은 하늘이나 땅을 사고팔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 (이쪽저쪽에서 거의 볼 수 있으므로 전문은 생략하겠습니다)...
고어는 이 문장 속에서 아메리카 대륙 원주민의 신앙에 담겨 있는 '지구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사색의 풍부한 태피스트리를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오늘날의 다른 많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고어에게도 지구에 대한 경외는 단순히 양식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일종의 당위적 도덕이다. 그것을 의심하는 일은 이미 죄악이다....
불행하게도 추장이 했다는 말은 누군가가 꾸며낸 것이다. 당시 그가 지사에게 전달한 내용을 아는 사람은 없다. 그로부터 30년 뒤에 쓰여진 보고서가 유일한 기록인데, 그 내용에 따르면 그는 땅을 구입해 준 위대한 백인 추장의 호의를 칭송했다고 한다. 사실은 '담화' 자체가 최근에 만들어진 허구이다. 그것은 시나리오 작가이자 영화학 교수인 테드 페리 Ted Perry 가 1971년 ABC TV의 드라마 대본으로 쓴 것이다. 고어를 포함한 많은 환경론자들이 시애틀 추장을 추켜주었지만 그는 전혀 환경 운동가가 아니었다. 그에 관해 알려진 몇 안 되는 사실 가운데 하나는, 그가 노예 소유자였고 적들은 거의 다 살해했다는 것이다. 시애틀 추장의 사례가 보여주듯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산다는 생각 자체가 사실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희망에 근거한 관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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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매트 리들리는 위에서 인용한 내용의 다음 소단락의 제목을 '설교하는 것과 실천하는 것'이라고 들고, 자연주의의 함정을 예리하게 비판합니다.
... 우리는 자연의 부정적 측면을 외면하고 긍정적 측면에 대해서는 감상에 빠진다. 고상한 야만인의 신화가 사라지지 않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원주민에 대해서도 우리는 위선적 감상주의를 드러낸다. 루소의 시대에 고상한 야만인의 신화는 사회적 미덕에 관한 것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생태론적 형식을 취한다.... 물론 이것은 위선이다... 우리는 환경 보호주의 또한 실천하기보다는 설교하기를 좋아한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자연의 과잉 착취를 방지할 수 있는 환경 윤리를 지니고 있었다는 것은 서구인들이 최근에 만들어낸 이야기이다... 그러나 신화는 계속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설교하는 것이 실천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아무리 의도가 좋더라도,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믿음을 근거로 한 얘기를 전파해도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漁夫
덧글
큰기차님/ 멸종 얘기가 아니더라도, 자연보호자가 아니라는 점은 분명히 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