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29일
알렙님, 답합니다 ^^
링크 거신 곳들에 가니 여전이 또또또 의사들 밥그릇 타령이구만 다른 직업군에 비해 잘먹고 잘살면서 왜 저러는건지 도둑놈들아닌가?.....뭐 이런 덧글들 여전히 볼 수 있다는 사실이 답답합니다. 말씀하신 대로 정말 의료비는 어떻게 하더라도 앞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밖에 없는데 머리에 '쥐나도록' 해결책을 짜내도 모자랄 판에 저런 국민적 정서 때문에도 합의는 요원하니 배가 산으로 가는 건 시간 문제라 하겠습니다. 암울하군요.
그나저나 이게 왜 요새 이렇게 인터넷에서 화제인지 모르겠습니다. 3.에 링크하신 글에서 보니 당선자는 이 문제에 대해서 언급한 적도 없고 - 사실은 아무 생각이 없고 - 당장 뭘 하겠다고 이야기한 것 같지도 않은데 말이죠. 전 이점이 좀 더 관심이 가네요.
리플이 좀 길어질 것 같아서 포스팅으로 독립시켰습니다. 알렙님께 드리는 개인 의견 성격이 강하지만 꼭 못 공개할 사안도 아닌지라.
우선, 알렙님께서는 제 직업을 알고 계실 줄 압니다. 사실 이거하고 상관 없어야 마땅합니다만 일단 제가 '의사 바깥 집단'이라는 점을 확인해 놓고요 ^^... 어릴 때 주변 사람들이 제게 의사 되기를 권했는데, 중요한 이유가 '사회적으로 존중 받는 (지금 미움도 많이 받습니다만 적어도 무시받지는 않죠) 직업이며 수입도 높다'였습니다. 하지만 이래저래 그 편을 선택하지 않았고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근데 그 길로 간 친구들이 '너보다 훨씬 많이 받지' 이런 소리 하면 가끔 그 길로 갔으면 좋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기는 합디다. 0.0 -.-
이렇기도 하려니와, 가까운 친척이나 친지 중 의사하고 약사가 다 있는지라 저도 의사들에 대한 생각은 양립되는 측면이 분명히 있고, 지금 좀 냉정하게 자료부터 찾고 뭐 말해야 된다는 사고방식이 제게 자리잡기 전엔 상당히 부화뇌동했습니다. 아직도 약간이나마 (음)
개인 상황은 이만 접고, 어쨌건 국민들에게 의사 분들이 그렇게 빗보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정도랄까요.
1. 이유가 무엇이었건 [대부분의 평균보다] 돈을 많이 번다. 그런데 별로 친절하지도 않다.
대한민국 국민의 평등 - 과정이 아니라 결과에 대한 - 의식은 유명하지 않습니까 (아하하!). 사촌이 논 사면 배 아파하는 나라죠. ㅋㅋ 뭐 저도 현재 대다수의 한국 국민이 이러리라고는 생각 안 합니다만(아니 그러리라 바랍니다만) 분명히 의사들이 돈을 많이 버는 편이고, 더군다나 일반인이 그 정도로 돈 많이 버는 사람 중 의사만큼 자주 만나볼 수 있는 상대가 있겠습니까.
그런데다가 대부분의 일반인이 '내가 아픈 탓에 돈은 많이 벌면서 불친절하기까지 하다'고 생각하죠. 물론 수가 내려 놓고 진료 숫자로 땜질하게 만든 국가의 탓이 큽니다만, 일반인이 접하는 대상이 국가가 아닌 이상 불친절한 것은 의사에게 원인이 있다고 생각하게 마련입죠 - 휘발유 값 비싸다고 하지 세금 비싸다는 사람 없잖습니까. (솔직이 저도 불친절한 의사 많이 만나봤습니다. 저도 당시 국가 욕은 안 나오더군요) 하나 덧붙인다면, 신뢰할 만한 의료 분쟁 해결 기구가 아직 없다는 점입니다. 불신 조장이죠.
2. 약사-의사 분쟁 당시에 정치적 처신이 서툴렀다.
좀 논란은 있습니다만 당시의 분쟁은 약사가 '진찰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라는 구호로 여론을 완전히 장악했다고 생각합니다. 제 기억이라 좀 불확실하지만(TV에서 봤습니다), 당시에 처방전을 2개 발행하여 하나는 약사가, 하나는 환자가 가져가게 한 정책에 대해 의협 회장의 말씀; 그거 환자가 가져가서 뭐 할 건데? (떡실신... OzTL... )
사실, 엄격히 따져 대부분 경우에 맞는 소리긴 합니다. 하지만 정치적 처신으로는 빵점이었다고 봅니다. 게다가 2중 발행 비용까지 진찰비에 (명목상으로) 들어가 있는데도 현재 대부분의 병원은 한 개만 줍니다.
어차피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면, 의협은 정치적 행동을 어떻게 해야 하나 좀 연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래저래 국민의 의사 불신 정도는 심각하죠. 우리 나라의 의료 수준은 국민이 내는 진료비에 비해 상당히(아니 대단히) 우수한데도 말입니다. 이러니 유시민 전 장관이 의사의 항의 시위 도중 자해 사건에 대해서도 "별로 다치지도 않았잖아?" 같은 [의사와 협상을 해야 하는 장관으로서 무책임하기 짝이 없는] 발언을 해도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국민의 인식 수준이 저런 데는 국가의 책임이 물론 크지만, 적극적으로 의협에서 나설 필요도 있습니다. 어차피 의협도 이익 집단인 이상(인정합시다. 전 나쁘다고 생각 안 합니다. 과학기술자 이익 집단이 없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국민 propaganda홍보를 잘 해서 나쁠 거 없으니까요. 현재 상황이 지속되면 서로 손해보고 끝나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漁夫
ps. MB의 발언(실제 내용은 거의 없지만) 비스무레한 것이 저리 주목을 받는 이유는 ㅎㄴㄹ당 자체의
정책이 신자유주의라고들 하는 방향이고, MB는 말한 것은 한다고 생각하는 인식이 커서겠죠.
ps. 2.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MB의 정책이나 발언을 비판하는 글들의 상당 부분은 제게 좀 불쾌합니
다. 'MB가 멀 하건 꼬투리 잡는다'는, 기존 노 대통령 당선 시절 조중동이 했다고 비난받는 방식을
(비난받아 마땅하던 방식을) 저리도 처절하게 답습해야 하나 싶어서요.
자기가 싫어하는 정치인을 비판하는 거야 각자 자유지만 적절한 reasoning 없이는 반작용만 부른
다는 사실을 깜박하고 있는가 싶습니다. 정책이 좀 구체적으로 나온 다음에 비판해도 늦지 않는데 말입
니다. 아니면 게렉터블로그처럼 철저히 사용 가능한 사실을 나열한다든가요. ^^
# by | 2007/12/29 15:15 | Views by Engineer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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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좀 논란의 소지가 있을 댓글이긴 한데...어쨌든 달아 봅니다.
어부님도 동의하다시피 한국의 의료는 '박리다매'입니다. 시스템을 그렇게 만들어 놨죠. 아무리 환자들이 2시간 대기 2분 진료 어쩌구 불평해도, 그걸 고치려면 자기 주머니에서 지금보다 몇 배는 더 돈이 나가야 된다는 사실을 이해 못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솔직히 말해서 의사 입장에서는 환자-의사 관계가 좋지 않은 것은 그 '가격이 싸서' 그런 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심리라는게, 아무래도 자기 지출이 크면 클수록 그 분야가 왠지 가치 있어 보이게 느껴지는 거 아니겠습니까. 환자들이 의료에 대한 불만이 많고, 가벼운 병에도 병-의원을 '지나치게' 이용하고, 항생제를 포함해서 각종 약물을 남용하게 되는 부작용까지 이어지는 것은 그 이용 가격이 싸기 때문이 그런 것도 있다는 말이죠. 물론 그렇다고 의사 좋자고 무조건 가격을 올리자는 이야기는 또 아닙니다만....아무튼 사람 심리라는 게 공짜로 주어지는 것일 수록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는 건 부인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이제 그런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좀 걱정이죠. 지금까지 거의 공짜나 다름없이 이용하던 것이 (환자들 입장에서) '터무니없이' 가격이 올라 버리면, 정말 그 저항이 폭발적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역시 걱정이네요.
제 홈페이지 인터넷 음악 공유 글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아마 상당수의 사람이 이러겠죠; 그거 더 돈 주고 이용해야만 합니까?
이 인식을 깨뜨리는 데 엄청나게 문제가 클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