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26 13:37

북한; Plutonium 추출 문제 Views by Engineer

 이명박 대북공약 재검토를 보면 조금 기술적으로 골아픈 문제가 있습니다.

  sonnet님의 글에서 일부 인용하면


  봉인된 폐연료봉을 생각해 보자. 손 대지 않은 채로 봉인된 폐연료봉은, 검사해서 손 댄 흔적이 없는지를 본 후, 폐연료봉에서 동위원소 시료 등을 추출해 원자로 가동 이력이나 연료봉 인출시기등을 추정하는 등의 작업을 할 예정이었다.
  90년대 많이 논쟁이 되었던 것 중 하나가 북한이 연료봉 순서를 뒤섞어 놓아 검증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연료봉들을 재처리했을 경우, 연료봉을 3-4cm 길이로 잘라, 질산염에 녹인 후 유기용매 처리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분리하고, 다시 교반 등을 통해 금속플루토늄을 얻게 된다. IAEA가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을 이용해 검증을 수행할지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 과정을 다 거쳤을 경우 검증에 필요한 정보를 상당히 더 잃어버리게 될 거라고 짐작해볼 수 있다.

  게다가 연료봉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공정에는 효율의 차이가 있어 또 골치아픈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예를 들어 데이비드 올브라이트는 북한이 약 33~55kg 정도의 플루토늄을 추출했을 것으로 본다.(이 중 지난 핵실험에 쓴 5kg정도는 빼야 함) 이 엄청난 추정상의 편차는 심각한 정치적 문제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

  만약 북한이 사용한 공정이 플루토늄을 비효율적으로 추출해 실제로는 30kg만 갖고 있는데, 미국이 최소한 40kg은 가지고 있을 거라고 주장하면서 10kg을 꿍쳐놓은 게 틀림없으니 사기라고 주장하면서 끝까지 북한을 몰아붙이면 어떻게 될까? 반대로 북한이 실제로는 플루토늄을 50kg쯤 갖고 있으면서 미국에게 40kg만 내놓고 10kg를 몰래 챙겨서 핵폭탄 2발을 만들어 꿍쳐쥐고 있으면 어떻게 될까? 기술적으로 북한이 실제로 뽑아낸 플루토늄의 양을 정확히 알아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하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적어 보겠습니다.

  현재 우리 나라에서 번역본을 구할 수 있는 책 중 일반인이 원자폭탄에 관련된 기술의 기초를 가장 알기 쉽게 볼 수 있는 것이라면 아마 Richard Rhodes의 '원자폭탄 만들기(The making of the atomic bomb)'일 것입니다.
  제가 북한 핵실험 때 쓴 포스팅은 
BluffingNK 핵 실험; 결론인데 간단히 언급했지만 다시 다루어 보죠.

  1. 연료봉

  다 아시겠지만, 천연 우라늄에는 U238이 99.3%, U235가 0.7% (U234는 극미량이므로 무시) 포함돼 있습니다.  이 중 실제 연료로 쓰는 것은 U235죠.  [U238은 수소폭탄 내부 같이 고속의 중성자가 있는 곳이 아니면 분열하지 않고 저속 중성자를 흡수해 버리기 때문에, 에너지 방출 과정을 통제해야 하는 원자로에서는 연료로 쓸 수 없습니다]
  원자로에 연료로 투입할 때는 우라늄을 제련하여 금속으로 만든 후 표면을 알루미늄 같은 다른 금속으로 코팅해서 막대기 모양으로 만듭니다.  원자로 안에서 수십 일 동안 반응하면 U235는 상당히 소모되고, 그 동안 돌아다니던 저속 중성자의 일부가 U238에 흡수되어서 U239로 되었다가 결국 Pu239로 바뀝니다.  이 Pu239가 중요한 것은, U238은 위에서 언급한 이유 때문에 핵연료로 쓸 수 없지만 Pu239는 사용 가능하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러면, Pu239의 생성률은 어느 정도일까요?  답은 다 사용하여 뽑아낸 천연 우라늄 1kg당 250mg.

  감이 안 가십니까?  익숙한 ppm 단위로는 250ppm.  또는, 1 ton의 사용 후 연료봉 중 현재의 10원짜리 동전 한 개 정도.

  2. 재처리

  기본적으로 생성된 Pu239를 반응이 끝난 연료봉(U235가 줄어들었다고 해서 depleted uranium이라고 부릅니다.  이라크에서 사용했다가 주변에 방사능을 퍼뜨린다고 논란거리가 되었던, depleted uranium bomb에 쓰인 그 넘이죠)에서 분리해야 합니다.  최대한 요약하면, 진한 질산(얼마나 독한지는 상상에 맡기도록...)에 연료봉을 녹인 후, 적당한 산화제와 환원제를 번갈아 가면서 사용하면 U238에서 Pu239를 분리해 낼 수 있습니다.  방사능 때문에 모든 것을 원격 장치로 조작해야만 하죠.
  당연히 이런 장비 조작 및 회수 기술은 하루 아침에 뚝딱 나올 성질의 물건이 아닙니다.  미국은 어떤 경험을 했는가 '원자폭탄 만들기'에서 나온 구절에는

  ... 핸퍼드 (재처리) 공장은... 대량의 콘크리트를 부어 만들었으므로 건설 노동자들은 퀸 메리라 불렀다...  처음에는 장비 조작자들의 원격 조종 기술이 매우 서툴렀으나 점점 숙련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재처리 공정의 설계자 글렌 시보그(Glenn T. Seaborg; 후일의 노벨상 수상자)는 말했다. "(1944년 12월 26일의) 첫 번째 작업의 (플루토늄) 회수율은 60~70%였다.  1945년 2월에는 95%에 달했다"...

  플루토늄이 아니라, U235를 U238에서 분리해 내는 공정이라고 해도 이런 사정은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 큰 예산을 소모한 로렌스의 칼루트론(U235와 U238의 질량 차이를 이용해 전기적으로 분리해 내는 장치)은 농축 우라늄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1944년 9월 말부터 알파 공장에서 10% U235를 하루 100g씩 생산해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화학적 회수 공정이 철저하게 계획되지 못해서 약 40%가 낭비되고 있었다.  마크 올리판트(Mark Oliphant; 영국 측의 원자탄 프로젝트 핵심 인원)는 11월 초 채드윅(Chadwick; 중성자 발견으로 노벨상을 받은 영국 물리학자)에게 이 문제를 보고했다. "이 손실은 첫 폭탄을 만들 물자의 생산을 심각하게 지연시키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이 문제는 비효율성과 협조의 부족 그리고 잘못된 관리에 있다고 믿습니다."
  이 불평은 그로브즈(Richard Leslie Groves; 맨해튼 프로젝트 총책임자)에게 전달되었고 그는 재빨리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올리판트는 2주 후에 그로브즈에게 보고할 수 있었다. "베타 공장의 생산량은 매우 만족스럽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하루 40g 생산에서 90g으로 증가되었고 이 생산 수준을 최소한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정도가 기억납니다. 
  얼핏 보아도 회수율이 얼마나 크게 변할 수 있고, 이에 따라 플루토늄의 양도 얼마나 바뀔 수가 있는지가 명백합니다.  위 글에서 미국 전문가가 북한이 33~55kg 정도의 플루토늄을 추출했을 것이라 추측하는 데는 이런 변수가 있기 때문이죠.  사용한 연료봉의 양만 갖고 추출양을 정확히 어림하기 힘든 데는 이런 이유가 있습니다.

  漁夫

  ps. 개인적으로는 북한의 기술이 하바리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만큼, 초기의 회수율 60~70%보다는
     플루토늄을 더 모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75% 이상, 전체적으로는 아마도 80% 이상이라
     는 쪽에 걸겠습니다.

덧글

  • BigTrain 2007/12/27 13:16 # 답글

    거기에다 이제는 농축우라늄 문제까지 튀어나왔으니 말이죠... -_-;

    버시바우 대사 강연을 들을 때는 해결이 멀지않아보이더니, sonnet님의 포스팅을 읽고 암담모드가 돼 버렸습니다. ㅡㅜ
  • 어부 2007/12/27 17:52 # 답글

    제가 북한 핵실험 결과 추적 sample의 분석치를 모르는 이상 그 때 Pu239를 얼마 사용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아무튼 Pu239의 추출량 및 enriched U235 문제는 두고 두고 논란거리가 될 겁니다. 그리고 돈 없어서 국민이 굶어죽는 판에 저런 짓 하고 있는 김정일 정권은 정말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 어부 2007/12/27 18:00 # 답글

    참, 제가 북한의 Pu239 추출율이 상당히 높을 것이라 생각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1. 미국 같이 전례 없는 상황에서도 추출 작업을 반복하면서 효율이 쉽게 95%까지 올라갔음. 33~55kg 추출했다면 추출 작업을 적어도 몇 번 이상 반복했을 것임. 따라서 전체 평균 추출율은 뒤쪽으로 갈수록 상당히 증가했으리라 생각할 수 있음.
    2. 북한은 이런 기술을 외부에서 배워 왔음(파키스탄이었나요?). 따라서 시행 착오가 적었을 것임.
    3. 맨해튼 프로젝트 후 원자력 관계 장비 성능이 많이 향상되었음.
    4. 맨해튼 프로젝트처럼 Pu239를 기본 실험에 사용해야 할 필요가 없었음.

    미국이 "왜 이론 추출양보다 적어!" 이렇게 윽박지를 근거는 충분한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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