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의와 인종주의; 과학이 과연 현재 지지하는지

  Tir-fot-Tat과 윤리(3)에서 마지막 두 문단에 대해 comment를 조심스레 달아 봅니다.  원래는 세 편 모두 해야 공평하겠지만 시간이 모자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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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주의나 인종주의가 오늘날 종교나 전통에 의하여 지지되고 있다는 지적은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당연히 과학의 탈을 뒤집어 쓴다. 지역주의의 가장 훌륭한 방어책은 '지정학적 경제학 - 즉, 저 지역은 경제적으로 발전할만 해서 발전하였다. 이 지역과 이 지역간의 경제학적 차이는 당연한 것이다.' 이고, 인종주의의 최신 방어책은 '인종간 IQ 비교'다. 다르게 말하면, 과학이, 지역주의나 인종주의의 유일한 원천은 아니지만, 여러 원천의 하나에 포함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 지역주의와 인종주의를 공격하기 위해서 만든 이론이 그 '빈 서판'이론이 아니었던가. 그 '빈 서판'이라는 개념을 과학적 발견들이 무너뜨린 이상에야, 그 과학적 발견에 근간한 새로운 구별 - 이라고 쓰고 차별이라고 읽는다 - 이 발생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오히려, 이것은,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지역주의나 인종주의가 과학적 사실에 부합하여 발생했던 것이다, 라고 봐야 할 수도 있다.

  내가 하는 가장 큰 질문은, 사실 이것이다. 우리는 과학과 사실을 바탕으로 윤리를 세우는게 쉽지 않다는 것을 인정할수 있을 것 같다. 그럼, 나머지 윤리는 그냥 '우연히 주류'가 되었을뿐이라고 봐야 하나? 우리는 남녀평등과 천부인권등이, 인간에 대한 '비과학적 결론'에서 출발하여 우연히 나온 개념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이 경우, 남녀평등과 천부인권을 디펜스 해주는 것은, 과학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그렇게 해오고 있었다는, '전통'이라는 것이 될 것이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 둘을 과학을 배제한 상태에서는, 이성으로 지지하는 방법을 찾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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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서는 좀 뒤죽박죽이지만 생각나는 것부터 언급해도 괜찮으리라 봅니다.

  '지정학적 경제학'도 사실 어떻게 보면 역사의 긴 흐름으로 보면 순간에 불과한 것입니다.  어느 정도나 오래 '당연한' 것일까요?  현재 왜 그리 되었는가 설명할 수는 있지만(사실 이것만 해도 대단하지만 말입니다) 100년 뒤에도 그 설명이 똑같이 통할 수 있을까요?  일본이 지금 잘 사는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를 들 수 있을 겁니다 - 사람은 많은데 상대적으로 땅은 좁고 자원이 적어서 사람들이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고, 자민당의 장기 집권으로 정치가 오래 안정돼 있었고 기타 등등.  하지만 일본이 못 산다고 하면 같은 사실을 못 사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동원할 겁니다.  사람은 많은데 땅은 좁고 자원이 적다.  일당 장기 집권이 발전을 가로막는 데 크게 기여했다......
  '빈 서판' 이론이 지역주의와 인종주의를 공격하기 위해 만든 이론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당시 유럽 지식층에서도 어느 정도의 인종주의가 보편적이었대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과학이 지역주의와 인종주의를 뒷받침한다는 말씀에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지역주의와 인종주의는 '편을 가르는' 인간의 침팬지 시절 유물의 한 부산물일 뿐이고, 과학이 '편 가르기 성질은 인간이 홍적세 시절부터 갖고 있던 오랜 본성 중 하나다'라 말한다고 해도 현대 사회에서 그것을 비호해야 할 이유도 별로 없습니다.  사실 살인은 부족과 무리 사회에서는 일상적이며, 사적 살인에 대해 제재를 가하기 시작한 것은 좁은 지역에 큰 사회를 이뤄 정착해 사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에 생긴 일입니다.  서로 모르는 사람의 수가 증가하면서 그 전처럼 살인을 내버려 뒀다가는 사회가 존속할 수 없을 겁니다(실제로 큰 사회에서라면, 증가하는 살인을 방치하는 것은 사회 붕괴의 전조입니다).
  
  어떻게 보면, 특히 천부인권은 현대 사회의 특성을 유지하기 위한 관념이라고 보는데, 상당히 강력한 일부일처제 문화라든가 - 부족과 고대 국가에서는 고대 잉카 같은 극단적인 일부다처제도 존재했죠 - 농경 사회 이후 대부분의 경우 힘이 줄어들었던 여성의 권리가 신장된 것은 겉으로 보기에 별로 권력이 없는 일반인들의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정보가 공유되는 사회가 되었다는 것은, 이런 쪽으로 긍정적인(어부가 전통주의자가 되겠지만?) 면도 있습니다.  이런 점이 사바나에서 특성이 고정된 - 그리고 아직까지는 거의 변하지 않은 - 원숭이의 심리와는 거의 상관이 없다는 점이 근본적인 문제죠.  때문에 인간의 본성을 과학적으로 파들어가는 진화심리학이 현대의 도덕을 뒷받침해 주는 면이 거의 없다고 해도 제게는 별로 모순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漁夫

  사족] 남녀 평등은 과학적으로도 지지해야 할 일입니다.  남녀의 외관, 체력, 심리에 차이는 있지만 그것을 차별이라고 읽을 수는 없습니다.  사바나 시대에 분업을 통해 발생한 남녀의 차이를 현대의 차별로 연결시킬 수도 없거니와 그게 실제 상황에서 더 효율적이지도 않습니다.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 각자에게 있고 그것을 맡기면 되거니와, 어느 한 쪽이 더 많이 하는 일이라고 해서 - 가령 요리사나 기계공 등 - 예외가 없으리란 법도 없죠.  단지 말할 수 있는 것은 여자 정치가는 남자 정치가와는 다른, 일반적인 여성의 방법으로 문제를 다룰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남자 미용사가 일하는 방법이 여자 미용사와는 일반적으로 다르리라 예상 가능하듯이.

by 어부 | 2007/11/10 00:23 | Evolutionary theory | 트랙백(1) | 핑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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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나를 숨기는 것은 얼마.. at 2007/11/10 01:24

제목 : 간단한 생각
지역주의와 인종주의; 과학이 과연 현재 지지하는지음, 역시 심하게 까이는군요^^ 까일때 까이더라도 끝까지 가볼렵니다. 저도 저 스스로에게 답을 주고 싶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인간의 본성을 과학적으로 파들어가는 진화심리학이 현대의 도덕을 뒷받침해 주는 면이 거의 없다고 해도 제게는 별로 모순으로 보이지 않습니다.저는 심하게 모순으로 보입니다. 왜냐면, 현재의 좌파들은, 많은 경우 과학을 이용해서 전통적인 도덕들을 뒤집어 엎었기 때문입니다. 제가......more

Linked at 漁夫의 이것저것; Juveni.. at 2007/11/1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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