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22 11:29

클래식이 진짜 뜨는지 Critics about news

link ; 가요는 죽었다‥클래식 ‘뜬금있는’ 득세 

  내 기본 의견은
고전음악의 위기와 인터넷 음악 파일 교환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8월8일자 기사 ‘신나는 클래식’은 미국의 ‘난데없는’ 클래식 시장 대박을 보도하고 있다. 기사는 “음악시장의 총 매출액이 온·오프라인을 통틀어 5% 줄었지만 클래식은 놀랍게도 22%나 늘었다”면서, “클래식계는 온라인의 수익창출 가능성을 누구보다 잘 파악했다”고 지적했다.
 
  나는 '신나는 클래식'이라는 상황 표현에 동의할 수 없는데, 고전음악 온라인 시장은 아직까지 규모가 그리 크지 않고 - mp3 플레이어에 수백 곡은 너끈히 담을 수 있는 대중음악에 비해 클래식은 대체로 연주 시간이 길어서 (음질을 상당히 낮추지 않는다면) mp3 플레이어 쪽에 적용하기 불편하다 - 상당 부분은 offline에 의존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22% 증가를 어떤 방식으로 달성했는가가 궁금하다.
  S/W 신보의 성격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데, 대부분의 주목할 만한 신보는 구녹음의 염가 발매라는 점이 문제다.  가령 마리아 칼라스(Maria Callas)의 EMI 스튜디오 녹음 전집이라든가(가격 약 13만원 부근.  이건 전에는 낱장으로 거의 미디엄~탑 그레이드 상품이었고 다 구매하려면 족히 70만원 이상 들었다) 말이다.  그리고 누구의 상품을 이렇게 염가로 파느냐도 중요한데, 칼라스는 명실공히 EMI의 핵심 아티스트로 CD 전성기에 판매액이 EMI classics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한 일도 있었다.  CD 판매량을 늘리려 쓰는 수단이 핵심 item의 곶감 빼먹기라면, 긍정적으로 볼 수 있을까?  그리고 이런 수단이 EMI에서만 쓴 방법도 아니라, Polygram과 Sony-BMG 같은 대형 메이저들에서 정도 차 뿐이지 다 썼다는 점이 더 문제다.  
  장기적으로 보아 제 살 깎아먹는 방법으로 단기간 판매가 반짝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환호를 올리기엔 아직 이르다.

  이런 점에서, 얼핏 현 상황은 절망적인 것으로 보인다. 20세기의 대중음악 대세 속에, 클래식은 ‘잘난 척하는 사람들이나 사서 듣는 음악’ 정도로 이미지 다운된 상태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으로, ‘잘난 척하는 사람이나 사서 듣는 음악’이기에 시장성을 발견할 수도 있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등장한 ‘문화 귀족’ 현상이 근거가 된다. 전반적 문화 소비는 줄지만, 고급문화는 오히려 상승세를 타는 현상이다. 고급문화 향유 자체가 ‘계급’을 암시해주기에 그렇다. 과감한 홍보 전략과 전폭적 이미지 마케팅을 동원한다면, 클래식도 이런 흐름을 타 붐을 형성해낼 수 있다. 21세기의 뮤지컬 대박처럼 말이다.

  나는 항상 고전음악이 고급 음악은 아니며, 그런 선입견이 오히려 진정한 대중화를 가로막는다고 주장해 왔다.  물론 대중음악처럼 '단기간에 친숙하기'는 거의 불가능하지만 말이다, 유감스럽게도.
  이 관점에서 보면 위 인용구는 정말로 절망적이다.  클래식이 원래 귀족과 왕족들의 살롱에서 발생한 음악은 맞지만, 이미 19세기에 대중화 과정을 거쳤고 현재는 향유층에 전혀 제한이 없다.  21세기에(!) '귀족 의식'에 의지하여야 명맥을 유지할 수 있다면, 다음에 올 수도 있는 위기 때는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대응해야 한단 말인가?  도대체 어떤 positioning이어야 하는가? 

  내가 뾰족한 수단을 제안할 수도 없으며, 원래 답답한 문제긴 하지만, 해결책으로 나온 방법이 귀족화라니 참 암담하다.  한 예술 장르에 심취하여 거의 30년을 보내고 나서 이런 황혼을 봐야 한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漁夫

  ps. 옥의 티일지 아닐지 아직 모르겠다만 이런 실수는 피해 줬으면 좋겠다;

    “소리의 품질은 브리트니 스피어스처럼 비교적 뻔한 음악을 들을 때면 별 문제가 아니지만, 바흐의 복잡한 교향곡을 들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닌 곳을 건드릴 때는 특히 조심해야 하는 법이다.  전체 논지에는 크게 차이가 없더라도 글의 신뢰성을 건드리기 때문이다.

덧글

  • Lehrbursch 2007/10/22 18:58 # 답글

    바흐의 복잡한 교향곡… 허허. -_-
  • 어부 2007/10/22 19:13 # 답글

    진짜 허허~ 죠. ^^
  • 아트걸 2007/10/22 20:54 # 답글

    고전음악도 그 당시엔 대중음악이었다는 역사성을 알지도 못하고 쓴 기자이니...바흐의 교향곡이라는 말을 썼겠죠. -_-;
  • 어부 2007/10/22 21:55 # 답글

    아... 저 기사 맨 밑에 대중음악평론가라 돼 있는데 클래식 쪽은 아무래도 아니올시다임........
  • 慕華 2008/07/20 12:32 # 답글

    바흐의 교향곡이란...이런...바흐 당시에도 교향곡이 있어나요? 제 무식한 상식에도 그 당시에 관현악 모음곡은 있어도 4악장 형식의 교향곡은..바흐 사후에 상당한 시간이 걸려서 나온 것으로 아는데.. 만하임 악파..????@@;;;;;; 음악사는 느무 느무 복잡해요...
  • 어부 2008/07/20 13:35 #

    물론 없었죠. ^^
    원문은 Orchestral works라고 합니다. 번역을 멋대로 교향곡이라 했다네요.
  • Mizar 2008/07/20 16:16 # 답글

    '나는 항상 고전음악이 고급 음악은 아니며, 그런 선입견이 오히려 진정한 대중화를 가로막는다고 주장해 왔다. '

    이 점에 대해서는 아마추어 천문에 대한 제 관점과 일치하는 군요..^^
  • 어부 2008/07/20 20:13 #

    고급/저급을 떠나서, '어렵다'거나 '나 같은 초보자에게 저런 고급이... '이렇게 생각하면 대중화는 다 물 건너간 겁니다. 이러면 곤란하죠.
  • 慕華 2008/07/20 16:53 # 답글

    고전음악은 고급음악이고 세상 어디나 고급한 "장르"들은 다 있고..그것을 대중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솔직히 제 확신입니다. 아도르노의 "미학이론"이나 읽어볼까나..ㅋㅋㅋ
  • 어부 2008/07/20 20:15 #

    물론 내용이 깊은 것이 많고, 극도로 세련된 장르라는 데는 동의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고급'이거나 '아무나 못 듣는'이라 주장하면 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차르트의 '피가로' 초연 때 프라하 시민들이 피가로 주선율을 휘파람으로 불면서 다녔다고 합니다. 대중화가 완전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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