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 진화의 미래 책-과학

  보통 사람들은 "현재 생물은 진화하지 않지 않느냐"는 논리로 진화론을 반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당장은 눈에 보이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저자 크리스토퍼 윌스는 결코 그렇지 않으며, 진화의 압력은 지금 인간 사회처럼 환경보다는 문화의 영향력이 우세한 경우에도 여전히 작용한다고 서술합니다. 
  화석 기록을 들여다보면, 인간의 친척들인 다른 유인원들보다 - 특히 가장 가까운 침팬지보다 - 인간의 진화 속도는 놀랄 만치 빠릅니다.  가장 인상적인 사실은, 인간 계열의 화석이 오래될수록 외관이 침팬지와 닮아 간다는 점입니다.  즉, 침팬지의 진화 속도는 인간에 비해 훨씬 늦었다고 할 수 있죠.
  그러면, 도대체 인간은 어떤 길을 걸었길래 이렇게 '진화의 스피드광(狂)'이 되었을까요?  물론 지금으로서는 추측밖에 할 수 없습니다만, 신빙성 있는 추측(과학적인 증거도 있습니다만)은 6~700만 년 전 친척들과 달리 인간의 조상은 숲 속에서 초원(스텝)으로 나오면서 친척들과 다른 환경에 놓였고, 이 이후의 변화가 인간을 지금의 인간으로 만들어 놓았다는 설입니다.  신체 구조에서는 인간은 아직도 초원의 생물입니다.


  이 책에서 인간은 최근, 그리고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는 주장을 진중한 과학적 증거로 설명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할 만 합니다. 가령 아프리카의 풍토병인 겸상(낫 모양) 적혈구 빈혈증과 유럽인들의 질병인 낭포성 섬유증이 특정 질병에 대항하기 위해 '급조된' 유전적 진화라는 점, 그리고 고산 지방에서 살도록 유전적으로 가장 잘 진화된 사람들은 티벳인이라는 점 등... 특히 티벳인이 고산 지방에 대해 진화한 방식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이들은 사실상 고산병이 생기지 않습니다.  이들이 이 정도로 적응하는 데 걸린 시간이 최대한으로 잡아도 50만년 정도밖에 안 된다는 점은 매우 시사적입니다.  다만, 앞으로 인간이 어떻게 진화해 갈지에 대해서는 윌스는 말을 아끼고 있는데, 이 점은 진화에 '우연'이 작용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는 점을 볼 때 충분히 수긍할 만 합니다.  대략 6천만년 전 쯤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지 않았으면 아마 포유류는 아직도 공룡들 눈치나 보느라 바빴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원제 'Children of Prometheus', 1998년간.  이미지는 Yes24에서 퍼왔습니다.

  漁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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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꼬깔 2007/03/31 16:34 # 답글

    이거 정말 재밌을 것 같습니다.^^; 요즘은 읽고 싶은 책은 많은데 자꾸 쌓아두고만 있네요...--; 주말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 어부 2007/03/31 18:12 # 답글

    재미는 있는데, '총 균 쇠'만큼 완벽하게 논리적이고 일관되게 구성은 해 놓지 않았습니다. 그 점이 약간 아쉽네요.
  • 다음엇지 2007/04/30 20:42 # 답글

    핫.. 오랜만이네요. 이 책.. ^^
  • 어부 2007/04/30 21:00 # 답글

    의외로 괜찮은데, 구성은 약간 산만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 천안함 2011/10/21 23:04 # 삭제 답글


    저 책 전반적으로 괜찮긴 한데 'The bell curve' 에 대한 언급(저자의 접근 방식을 혐오한다는)이 아쉽더군요.

    핑커나 다이아몬드의 언급조차 실망스러울 떄가 많으니 당연한 일이긴 합니다만.

    '원하면 그게 이루어지나? - 인종과 지능'
    http://theacro.com/zbxe/454427






  • 漁夫 2011/10/21 23:17 #

    네, 저도 그 언급이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것이 '빈 서판'에서는 전혀 그런 투가 아니었거든요. 물론 게시물에 적으신 것처럼, 핑커도 그 부분에서는 의도적으로 대충 적어 놓았든지, 아니면 Rushton 등의 책에 동의하고 있지 않든가 둘 중 하나로 보이긴 합니다만... 자신을 갖지 못한 부분에서 지나친 논쟁을 피하려고 그랬을지도요.

    다이어몬드 옹의 생각은 기본적으로 '뉴기니처럼 가혹한 환경에서 오래 산 사람들은 지능이 높을 것이다'란 전제에 의존하고 있는 듯합니다. 여기서 특정 인간 집단이 지능이 높을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인데, 아프리카계 미국인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언급을 피했을까요?
  • 漁夫 2011/10/21 23:29 #

    참고로, 기존에는 동양 3국의 사람들이 몽고 주변(바이칼호 부근)에서 전부 갈라져 나왔다고 묘사하는 수가 많았는데, 의외로 요즘에는 남방계 '해안 이동 특급(주로 남동부 아시아의 해안 지역을 따라 이주한 집단)'의 혈통도 제법 섞였다고 보는 주장도 있는 모양입니다. 즉, 주로 아시아 북방 쪽에서 이주한 아메리카 원주민하고는 전에 생각하던 것보다는 동아시아 3국 주민의 혈연이 좀 멀 수도 있다고 하더군요.
  • 천안함 2011/10/21 23:54 # 삭제 답글

    핑커는 이 문제에 대해 아주 조심스럽게 말하더군요. 사실 그 문제 자체를 파헤치는 데에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최근 '위험한 생각들'에 기고된 글에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지요. 단지 과학의 가치 중립성을 지키는 데에만 관심이 있는 듯 합니다.
    (그 책 번역이 엉망진창이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만.)

    아마 핑커가 인종의 지능 차이를 강력하게 주장했다면 그도 아마 상당수 사람들에게 '인종주의자'로 몰렸을 겁니다. 어부님도 제임스 왓슨 사건 기억나시지요?


  • 漁夫 2011/10/22 00:49 #

    제가 보기에 핑커는 '빈 서판'에서 그 책에 필요한 논리 전개 이상 더 파고들어갈 생각이 없었을 가능성이 꽤.. ;-) '위험한 생각들'은 아직 안 읽었지요.

    저도 제임스 왓슨 건을 기억하는데, 사실 크게 관심이 없어서 '저런 정도의 발언으로 이 정도의 난리를 치러야 하나'라고만 생각하고 넘어갔었다고 기억합니다. 세부는 잘 기억이 나지를 않네요.
  • 천안함 2011/10/22 00:12 # 삭제 답글

    2. 저도 그런 연구 결과를 들을 적이 있습니다. 아마 좀더 연구해 보면 분명해질 것이라 생각하고 있지요.

    확실한 건 이 문제가 너무 민감해져서 학자들조차 감히 말을 못 꺼낸다는 것. 어쩌다 이런 상황까지 왔는지..
  • 漁夫 2011/10/22 00:56 #

    이렇게 된 것은 인종 차별에 대한 반대가 너무 강력하고 사회 norm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에, 그것을 정당화할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어떤 논리도 공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서 그렇겠지요.

    사실 지능은 대단히 민감한 문제긴 합니다. G. Miller의 'Spent'를 보더라도, 성격의 5가지 측면과 g라는, 인간 성격을 좌우하는 6가지 요소 중 한 쪽으로 몰릴수록 유리한 것은 g 뿐이라고 지적하지요. 다른 5가지는 그렇지 않으니 특정 요소가 어느 집단이 높거나 낮다고 해도 문제될 것이 없겠지만 g는 그렇지 않습니다. 현대의 인간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니까요...
  • 천안함 2011/10/22 01:49 # 삭제 답글

    역사적인 인식도 한몫 하는 듯 합니다. 사악한 우생학 때문에 후대 학자들까지 고생하는 거지요.

    그런 이야길 들으면 나치가 떠오른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고 아예 IQ 이야기를 하면 소스라치게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종종 있더군요.

    사족이지만 요새는 진화심리학자보다 IQ 연구가들(Jensen 등)이 핍박받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는...
  • 漁夫 2011/10/22 13:13 #

    E.O.Wilson이 찬물 한 바가지 뒤집어쓴 것처럼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럴 수 있고 그러기만 바랄 뿐입니다. 희한한 것은 체구가 커서 체육 잘 하는 아이(물론 선천적 요인 무지 많음)에게 '오 좋은 재질 타고났네' 그러면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는 점이지요. 재능이라는 면에서는 똑같은데 말입니다.
  • 천안함 2011/10/22 23:03 # 삭제 답글

    저도 그 점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한 적이 있지요.

    인종마다 키가 선천적으로 차이가 난다는 것에는 민감하지 않으면서 정신의 차이에 대해서는 왜 그리 화를 내는지 의아스러울 떄가 많더군요. 인간의 지능이 인간을 특별하게 만든다고 생각해서 일까요?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 문제에 대해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하거나 잘 모르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상당히 유감스러운 일입니다. 이 문제에서 소위 말하는 '기본지식' 이나 '상식' 은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차라리 Jensen이 정리한 논문을 직접 읽는 것이 나을 듯 한데 그런 사람을 여태까지 거의 본 적이 없습니다.
  • 漁夫 2011/10/23 17:31 #

    인간의 지능이 인간을 특별하게 만든다고 생각해서 일까요? <==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성격이 '불 같다'든가 '침착하다'는 어느 한 편이 특별히 나쁜 뉘앙스는 없지만, '머리가 나쁘다'는 모욕적으로 들리지요.

    논문이 좋긴 하겠지만, 그렇게 수고를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겁니다. 논문이란 게 원래 좀 딱딱해서 그런지 말이지요. 이 분야에서도 Dawkins같이 타고난 해설가가 손을 대야 좀 대중화되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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