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16 18:15

반복되는(iterated) 죄수의 딜레마 Evolutionary theory

trackback ; 죄수의 딜레마

  죄수의 딜레마는 여러 곳에서 나타나고, 이런 경우 서로 배신이 최선의 전략임을 보여 줍니다.  하지만 인간 사회나, 심지어 동물의 사회에서도 협동을 꽤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배신보다 협동을 이롭게 만들었는지를 고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인간 세계의 '상거래 행위'를 자세히 관찰하면, 물건을 파는 사람은 한 번 만나고 말 사람이라고 사기를 치지는 않습니다(한 번 만나고 말 사람이라면 사기를 치는 편이 죄수의 딜레마에 따르면 훨씬 이익이죠).  문제는, 물건 사는 사람을 나중에라도 다시 만날 수 있기 때문에, 파는 사람이 사기를 쳤을 경우에는 '뒷일이 두려운' 때가 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  양쪽이 한 번만 만난다면 뒷일을 생각 안 하고 맘놓고 배신을 할 수 있지만, 여러 번 만나서 '거래'를 할 경우는 보복당할 경우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겠죠.  인간 세상의 상거래 행위에서 사기가 이례적인 현상으로 취급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앞 글에서 열거한 '죄수의 딜레마'의 사례를 검토하면, 관계가 일회성으로 끝나거나 아니면 배신을 한 상대를 벌할 방법이 없는 경우로 한정됨을 알 수 있습니다.

  1. 열대우림의 나무들이 키를 키우려고 경쟁하는 모습 - 한 나무가 옆 나무를 벌할 방법이 사실상 없음
  2. 토스카 ; 토스카와 스카르피아의 관계 - 일회성(도망가면 땡)
  3. 집이나 자동차의 자물쇠 - 도둑이 도망치면 끝
  4. 동물의 일반적인 성비(sex ratio) - 이미 낳아 놓은 자손들을 어떻게 할 수 없음
  5. 한국의 과외 문화 - 다른 학부모들을 통제할 방법이 없음
  6. 교통 ; 월요일에 Rush hour가 일찍부터 시작되는 현상 - 옆 차를 벌할 수 없죠.

  근본적으로, 동물(사람도 포함)의 호혜적인 행동은 관계가 지속될 때만 나타날 수 있고, 호혜적 전략이 이로울 수 있음을 밝혔다는 점에서 반복적 죄수의 딜레마가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지속 가능한 모든 관계가 전부 호혜적은 아닙니다만, 일회성 상호 작용에서는 거의 대부분 죄수의 딜레마(상호 배신)가 지배적입니다.


漁夫


  둘 이상의 개체가 관계를 반복적으로 갖더라도 서로를 기억하지 못하면(즉 '저 녀석 또 만났군'이란 생각을 못 하면) 처음 만난 상황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 즉 죄수의 딜레마의 기본 전제하고 똑같습니다.

  동물에서 - 정확히 말하면 영장류와 고래류를 제외하고 - 호혜주의를 볼 수 있는 드문 경우 중 하나인 아메리카 흡혈박쥐의 사례를 들겠습니다.  흡혈박쥐는 큰 무리를 지어 살고, 주로 소나 큰 동물의 피부에 상처를 내고 흐르는 피를 핥아먹는데, 48시간 동안 굶으면 아사 지경에 이른다고 합니다.  어린 박쥐는 '사냥'에 실패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위험에 처하는데, 이 경우 경험 많은 선배들이 먹은 피를 토해 준다네요.
  흡혈박쥐들의 경우, 이런 특수한 상황이 있습니다;

  1. 다른 박쥐들에 비해 뇌의 신피질(neocortex)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발달; 신피질은 인간의 뇌에서 '
     가장 나중에
발달한 지역으로, '지능'이라고 부르는 것들은 거의 여기서 관장하죠.
  2. 흡혈박쥐들은 서로 털을 다듬어 주면서 배 부분에 신경을 씁니다.  여기는 피를 많이 먹을 경우 부풀
     어오르죠.

  '나는 피 안 먹었다'고 거짓말하기가 어렵고, 서로를 잘 기억하는 '똑똑한' 박쥐들에게서 호혜주의를 볼 수 있는 것은 무리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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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김증말 2009/05/10 15:56 # 삭제 답글

    소넷님 블로그에서 글 읽다가 잠시 들렀다 갑니다 ^^ ;; 좋은 글들이 많네요 !! 퍼가도 될까요!? 링크 형식으루여 ;;
  • 漁夫 2009/05/10 15:58 #

    네 링크는 항상 자유입니다. 그리고 source만 표시해 주신다면 부분적으로는 인용이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제가 싫어하는 것은 'source 표기도 안 하면서 왕창 긁어가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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