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2/14 12:49

[ 책 ] 이기적 유전자; Richard Dawkins 책-과학

이기적 유전자- 9점 (Link는 2010년에 이상임 씨가 참가해 손을 본 개정판임.  그래도 번역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는 소리가 많이 들림)
리처드 도킨스 지음, 홍영남.이상임 옮김/을유문화사


[ 이미지; Yes24 ]

  이 책은 명석한 진화론자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의 대표작 중 하나인데, 생물의 많은 행동 및 현상을 그 개체의 '유전자의 이기주의'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해서 논란이 되었던 화제작입니다.  상당수의 경우에 생물은 '유전자가 자신을 널리 퍼뜨리기 위해 만들어 놓은 껍질'에 불과하다는 말입니다.

  가장 명백한 사례는 꿀벌과 개미류입니다.  다 아시다시피, 꿀벌은 여왕벌이 모든 번식을 담당하고(유전자 수 2n), 일벌은 생식을 하지 않는 암컷이며(역시 2n), 수벌은 정자 없이 생겨난 개체입니다(유전자 수 n).  이 경우, 일벌이 생식을 하지 않는 이유를 '유전자의 이기주의'로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번식하는 경우보다 주변의 일벌이 생식을 못 하게 하고 여왕벌을 번식시키는 편이 유전자를 널리 퍼뜨리는 데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정은 개미도 마찬가지입니다.  (딱 하나 벌과 개미가 다른 점은, 벌은 일벌이 상황에 따라 번식을 할 수 있지만 개미는 절대로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여왕개미 쪽이 번식 면에서는 조금 더 강력한 제한을 한다고 할 수 있겠죠.)
  이 이론은 동물이나 인간이 가족을 구하고 자신을 희생하는 행동을 보이는 것도 깨끗하게 설명해 줍니다.  가족은 자신과 유전자를 특히 많이 공유하는 대상이기 때문이죠.
  이런 '유전자의 이기주의'의 사례는 심지어 어머니와 태아 사이에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어머니와 태아는 유전자의 절반이 다르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됩니다.  이 설명은 제가 이 책이 아닌 조지 윌리엄즈(George Williams)의 "Pony Fish's Glow"에서 빌어왔지만, 한 번 관찰해 보시죠.  저는 다소 shocking했습니다...

1. 수정란(태아)은 자궁에 착상하자마자 태반을 형성하여 그 주변의 정상적인 혈액 순환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즉, 자신에게 많은 혈액이 공급되도록) 개조한다.
2. 태반(수정란과 똑같은 세포니까 완전히 태아 편이죠)은 특수한 호르몬을 분비해서 어머니의 혈당 수치를 높인다. 그래야 태아에게 영양분이 더 많이 공급되니까...
3. 어머니는 당연히 소중한 혈당을 태아에게 잃는 것을 좋아할 리가 없다.  어머니도 반대 방향 조작으로 혈당을 낮추려고 든다...

  저는 이 사실을 알고 나서야 소위 '임신 당뇨'나 '임신 중독증'이 왜 일어나는지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둘이 '서로 싸우다가' 어머니가 한 방 맞으면 '임신 당뇨'수준, KO되면 '임신 중독증'이라는 사실이죠.

  이런 사례는 숱하게 많기 때문에 다른 예를 더 들지 않겠습니다만, 이 책을 읽으실 분들께 하나 제가 밝혀 두고 싶은 점이 있습니다.  저자는 '인간도 유전자의 노예다'라고는 결코 주장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문화적 복제자인 '밈(meme)'이 인간의 행동을 강력하게 지배하고, 위치를 점점 넓혀 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베토벤은 유전적인 자식이 없지만(최근에 어느 음악 학자가 베토벤의 친자식을 '발굴'하였다고 주장합니다만, 아직은 저도 확신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의 문화적 유산인 음악으로 인해 세계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의 이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이 '밈'의 위력의 좋은 예이며, 이 '밈'이 인간과 다른 생물의 중요한 차이점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점에서는 오해가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도킨스는 사실의 설명과 정당화는 다른 문제라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漁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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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Cato 2007/02/15 09:11 # 답글

    이제 읽기 시작해 볼까 하는 책이었는데 좋은 길잡이 감사합니다.
  • 어부 2007/02/15 17:25 # 답글

    뭘요 ^^
  • BigTrain 2007/02/16 12:23 # 답글

    저도 읽어야지, 읽어야지 하면서도 아직 못 읽은 고전인데 진짜 읽어봐야겠네요.

    그나저나 예전 전공수업에서 '밈'개념이 나온 적이 있었는데, 뭔 소린지 참 이해하기 힘들더군요. 학부수준 발표가 다 그렇고 그런 수준이겠지만... 재수강해야되는데 한 번 읽어보긴 해야겠습니다 ^^
  • 어부 2007/02/16 17:42 # 답글

    예 교양 진화론 관계 서적에서는 정말 고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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