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1000살까지?

link ; http://news.paran.com/snews/newsview.php?dirnews=523030&year=2006&rtlog=SP  (좀 오래된 기사긴 합니다만)

  글쎄, 이 논지에는 회의적입니다.

  제가 이 분야 전문가도 아니지만, 생물체가 노화하는 과정은

  1. 개체마다 속도에 약간씩 차는 있지만 몸 전체에서 동시에 노화가 일어난다.

    어느 부분만 특별히 덜 늙는다면, 그 부분을 덜 늙게 유지한 비용은 '자원 낭비'에 불과합니다.  자동차가 다 낡아서 털털거리는데 차축 부분만 번쩍거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역학적으로도 이런 경우 오히려 좋지 못한데, 기계를 만들 때 특정 부품의 강도가 주변의 다른 부품보다 필요 이상 높으면, 주변에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주변 다른 부품을 빨리 못쓰게 만듭니다)

    사람이 사람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일관된 경향은 뇌 용량의 증가 외에 수명의 증가라고 합니다.  이 근본적인 이유는 인간이 똑똑해져서 사고 및 포식 사망률을 낮춰 온 때문인데, 이 과정에서 '어느 한두 부분'만 고쳐서 수명이 대폭 증가할 수 있다면 진즉에 이미 자연이 실행해 줬을 겁니다.  '생명 증가의 묘약' 따위가 없는  이유도 바로 이겁니다. 
지금보다 최대 수명이 상당히 늘어나려면, 몸 전체 세포의 전반적인 설계 자체에 손을 대야 합니다.

    의학 스릴러를 전문으로 하는 사람이 로빈 쿡인가 그랬나요?  그 사람의 소설 중 연어의 노쇠 호르몬을 추출해 사람에게 투입하여 사람을 수 개월 안에 갑자기 노화시켜 죽인다는 아이디어가 중심인 소설이 있습니다.  처음 읽을 때는 '상상력 한 번 대단하네'라 생각했지만, 지금이라면 전 '이 소설은 인간의 노화에 대한 완전히 잘못된 가정에 근거했다'고 말하겠습니다.  간단한 방법으로 노화를 대폭 감소시킬 수 없듯이 대폭 증가시킬 수도 없습니다.

  2. 우연찮게, 사람도 위 기사의 '쥐 실험'에 가까운 생활을 한 사례가 남아 있습니다.  몸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정도의 칼로리만 섭취한, 엄격한 절식 생활을 장기간 한 사람들이 노화가 지연되었다는 확실한 증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쥐보다 인간이 노화 속도가 훨씬 늦기 때문에, 쥐의 결과를 인간에게 그대로 대입하는 것은 상당히 모험적이며 검증도 되어 있지 않습니다.

  漁夫

  ps. 아직까지는 수명 연장의 가장 큰 방책은 '애 늦게 낳기'라는 제 생각을 바꿔 놓을 만한 더 좋은
      이론을 본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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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부 | 2007/02/12 12:51 | Evolutionary theory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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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밀리네스 at 2007/02/12 13:31
진화에서 "이미" 그랬을거라는 가정보다는 그 과정으로 갈지도 모른다는 가정이 더 설득력이 있습니다.
현재의 모습이 진화가 완료된 모습은 절대 아니니까요. 눈이나 뇌의 발생처럼 돌연변이성 진화의 가능성도 있고요.

애 늦게 낮기를 통해 얻을수 있는 수명연장의 효과는 죽을 사람을 살려놓는 의학에 의해 상쇄된다고 보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뭐 그렇다고 제가 더 좋은 방책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
Commented by 어부 at 2007/02/12 19:00
1. '진즉에 이미 자연이 실행해 줬을 겁니다' -> '자연이 이미 그 부분을 고쳤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면 될까요.
2. '의학'은 '더 살기 좋은 환경'과 효과가 같은데, 스티븐 어스태드의 노화에 대한 저서에서는 환경의 영향에 의한 왜곡을 피하기 위해 수명 대신 '사망률 배가 시간'을 노화 속도에 대한 척도로 쓰더군요. 석기 시대 인간, 2차 대전 때 일본군 포로수용소에 있던 연합군 포로들, 그리고 현재 서구 일반인이 성인이 된 후에는 거의 비슷한 사망률 배가 시간(6~8년)을 보였다는군요. 이런 기준에서라면, 사망률 배가 시간을 연장시킬 수 있는 방법 중 확증된 것은 '애 늦게 낳기'밖에 없습니다. 그게 제 말뜻이었습니다.
Commented by 알렙 at 2007/02/13 00:23
음 근데 가끔은 진화라는 게 정말 빠르게 일어나기도 하는 것 같아요. 가령 지능 같은 것이 그렇죠. 20세기의 약 100년 동안 많은 심리학자들과 인지 과학자들이 인간의 지능을 꾸준히 측정해 왔는데, 이 짧은 기간에 약 20%의 지능 향상이 있었다는 것이 거의 공통된 결론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지금 IQ100인 사람은 1900년 경에는 IQ120이었다는 이야기...물론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어쨌든 이렇게 단일 요인이 폭발적으로 변화한 것은 미스테리라고 합니다. 유전자가 그렇게 빠른 시간 내에 바뀔 리도 없는데 말이죠.
Commented by 어부 at 2007/02/13 11:50
블로긴 계정에서 포스팅한 책 중 크리스토퍼 윌스의 책(윽, 지금 갑자기 제목이...)에서 이 원인에 대해 논했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Flynn effect'라고 조사자의 이름을 따서 불린다는데, 거기 보면 '전반적으로 일반 대중의 영양 상태가 좋아진 것이 그 가장 중요한 원인일 것이다'라며, 주요한 예로 네덜란드를 꼽았습니다. 2차대전 말기 독일 점령시에 식량이 상당 기간 극히 모자랐었다가 회복되자 젊은이들의 IQ가 급격히 상승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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