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2월 01일
J. G. C. (2) ; Commentarii de Bello Gallico
줄리어스 시저는 장군, 비전 있는 정치가로서 양편에 모두 '대단히 난 사람'이었지만, 문장가로서도 그에 결코 떨어지지 않았다고 평가됩니다.
그의 남아 있는 저술은 두 개가 있는데, 그가 지금의 프랑스-벨기에 지역에서 전쟁을 할 때의 일을 원로원에 보고하기 위해 매년 적어 둔 이 '갈리아 전쟁기'와, 후에 폼페이우스와 전쟁할 때의 일은 쓴 '내전기'입니다. 이 둘은 이 시대를 논할 때 기본사료로 쓰일 정도로 유명합니다. 하기야, 정치의 주역이 객관적으로 쓴 글이면 사료로서 값어치는 대단히 높죠.
그의 작품은 원래는 더 많았는데, 그의 후계자인 아우구스투스가 시저를 신격화하면서 이 두 작품을 빼고 모두 폐기시켰기 때문에 남아 있지 않다고 합니다. 덕분에 젊었을 때 쓴 희곡이나, 수많은 애인들에게 보낸 연애편지들은 모조리 없어졌죠. (얼마나 그가 애인이 많았는지는 맨 밑을 보시길)
이 책은 '내전기'와 함께 라틴어 문장의 교과서로 유명한데, 번역본에서 그걸 알아보기는 힘들지만 극히 객관적인 기술과 사실적인 문체는 희미하게 제 눈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내용은 그가 집정관(consul)을 마치고 프랑스 남부(transalpina 또는 provincia 속주)와 이탈리아 북부(cisalpina 속주), 유고 해안 지방(illirycum 속주)의 총독으로 부임한 BC 58년부터, 갈리아(지금의 벨기에와 프랑스 전역)를 완전히 로마의 영토로 정착시킨 BC 51년까지의 일입니다(맨 마지막 해인 BC 51년은 그의 비서인 히르티우스가 그의 문체를 흉내내 썼습니다). 소위 '미개 시대'의 프랑스의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만, 저도 남자라서 그런지 시저가 얼마나 훌륭한 전략가인가를 지켜보는 것이 가장 재미있었습니다. 총사령관으로 그의 역량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며, 로마군 역사상 최고의 명장으로 불릴 만 합니다. 그는 5만 명 이상을 데리고 싸운 일이 없는데, 5배 이상 차이가 나는 수십만의 갈리아 군대를 손바닥 위에서 갖고 논 것처럼 보일 지경입니다.
전에 보았을 때는 솔직이 이게 뭐가 재미있나 했는데,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본 후에 다시 읽으니까 훨씬 낫습니다. 이 이유는 이 책이 원래 원로원에게 보낸 보고서의 목적이기 때문에, 간결하고 정확하기는 하지만 우리 같은 로마에 대한 초심자가 보기에는 극히 '불친절하기' 때문입니다. 구하실 수만 있다면, 어느 정도 배경 지식을 갖고 보셔야 할 것입니다.
범우사에서 나온 박광순 님의 번역본만이 유일하게 오래 있다가(아쉽게도 직역이 아닐 뿐더러 역자 서문에 너무 오류가 많습니다. 지금은 이마저 Yes24에서 절판이던데요), 얼마 전 다시 번역본 하나가 '내전기'와 함께 나왔습니다. 근데 이것도 라틴어에서 옮기지는 않은 중역이라고 기억합니다. 직역본이, 아직 번역본도 없는 '알렉산드리아 전쟁기', '아프리카 원정기', '에스파냐 원정기' 등과 같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漁夫
ps. 시저의 여자 문제는 유명합니다. 원로원 의원 600명의 부인의 1/3이 시저와 놀아났다고 하니.... 우와 능력도 좋아라. 관리를 어떻게 했나 궁금합니다. 그런데, 이것도 빙산의 일각이라네요. 애까지 낳아 준 클레오파트라도 그 중 한 명입죠. ^^ 로마 시대의 돈 조반니라 불려도 마땅할 텐데, 더 재미있는 사실은 그에게 원한을 품은 여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는 점! 돈 조반니처럼 돈나 안나를 만드는 실수는 결코 안 저질렀단 말이죠.
그러니, 시저의 개선식에서 부하 장병들이 "시민들이여, 마누라를 숨겨라. 대머리 난봉군이 나가신다!"고 구호를 합창할 만 했을 겁니다. 우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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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 2007/02/01 08:57 | 책-역사 | 트랙백(2) | 핑백(1)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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