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01월 22일
[ 책 ] 스파이의 역사 1

image ; Yes24
스파이. 어감이 결코 좋은 단어일 리야 없겠죠. 하지만 이들은 우리 나라 국가 정보원의 뜰에 새겨져 있는 말처럼 '음지에서 일하고' 있으면서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기도 합니다.
이 책은 20세기 스파이 활동에서 주요한 대성공 사례, 처절한 의심으로 점철된 정보조직의 생리, 그리고 대실패 사례들까지 보여 주고 있습니다. 특히 암호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나치 독일의 패망의 원인이 된 Enigma 해독(발단은 자신의 처지에 불만을 품은 한 암호 담당자가 프랑스에 독일의 암호 체계를 팔아 넘겼고, 이것을 입수한 폴란드의 천재적인 암호 해독가가 해독 원리를 수립했으며, 다시 이를 영국에서 이어받아 암호 해독을 기계화했기 때문에 나치 독일의 암호는 모조리 연합국에서 읽고 있었습니다), 일본의 패배의 원인 중 하나였던 'purple' 해독 등이 고스란히 실려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인간의 두뇌로 만든 것은 다른 인간의 두뇌로 추적 및 해독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망각할 경우 얼마나 뼈아픈 댓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선명히 읽을 수 있죠.
그리고 소련 체제를 반석 위에 올려 놓은 트러스트 작전이나 - 반체제 조직을 정보 기관 자체가 만든 기막힌 아이디어 - 진주만에서 성공을 거두고도 중요한 몇 가지 사항을 놓쳐 반격에 나선 미국에게 미드웨이에서 박살난 일본 해군의 상황, 그리고 진주만에서 공격을 암시할 정보를 많이 입수했는데도 통일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공격을 피하지 못한 미국의 큰 실수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정보 기관의 실수가 얼마나 국가에 큰 해를 줄 수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근래에도 이런 대실수의 행렬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9.11 테러를 사전에 징조를 감지하고도 관료주의에 묻혀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미국 정보기관이나(결국 부시 대통령은 국토 방위청을 신설해야 했으며, FBI의 최고 책임자가 의회에서 실수를 자인해야 하는 망신을 당했죠), 노 대통령과 찍은 국가정보원 수뇌들의 사진이 오마이뉴스에 올라오는 어벙하기 짝이 없는 실수를 저지른 한국 정보기관이나(이 글은 원래 2004년 5월에 포스팅했습니다만, 근래에 이런 일이 또 있었다는 소리가 있군요. 어디서 기사를 찾아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뭐가 다른지 참.... 나치에 우편물 공작을 시도한 OSS(미국 정보기관)의 멍청한 실수를 보고 "그 사람들은 도대체 뭘 생각하고 있었단 말야?"라고 한탄한 해리 트루먼의 말이 생각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漁夫
ps. 2권이 있는지 잘 모르겠군요. 너무 재미있어서 2권 있으면 바로 사 보고 싶습니다.
# by | 2007/01/22 22:24 | 책-역사 | 트랙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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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Deja vu (2)
이런 정황을 살펴보면, 소련이 전략적 관점에서 허를 찔렸다는 사실이 더 이해가 된다. 무수히 많은 어지러운 징후들 가운데 임박한 위험을 가려내는 것이야말로 아무리 해도 어렵다. 6월 21일이 저물 무렵, 스탈린은 예하 지휘관들에게 혼란스러운 경고 메시지를 내려 보내는 것을 승인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기존의 구식 통신 체계로 말미암아 독일군의 최초 공격 전에 수많은 사령부에 명령이 제때 전달되지 못했......more
2부로 인물편이 출간돼 있습니다. 약간 중복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언뜻 살펴보기엔 역시 괜찮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직은 저도 보지 않았습니다만... ^^;
그리고 같은 작가가 쓴 "전쟁과 과학, 그 야합의 역사"도 재미있었습니다. 당시 엑스파일을 보면서 위베르투스 스트럭홀트 박사가 소개되던 시점이었는데, 묘하게 겹쳐서 더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
다루고 있는 내용들을 좀더 깊이 파보면 더 재밌으면서도 참 한숨이 많이 나옵니다만.. 뭐 그게 사람 사는 이야기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