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 漁夫의 피상적인(!) 시선

  올해부터 추진되는 비정규직 보호법에서, 일단 무엇이 바뀌었는지 내용부터 보자.
 

1. ‘새해 비정규직 차별 마세요’
2. http://www.naeil.com/News/politics/ViewNews.asp?nnum=312677&tid=4&sid=E 

  이 정책에 실제 고용 시장에서는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자.

  http://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81971.html 

  이 중 일부만 인용하자.

  비정규직의 비애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법원행정처는 비정규직 법률 시행을 앞두고 계약직들을 모두 해고하고 업무를 용역으로 전환하라는 공문을 전국 법원 등 산하기관 60곳에 보냈다고 한다.  오는 7월부터는 비정규직을 2년 이상 고용하면 ‘고용 기한이 없는 고용계약’을 맺은 걸로 보는 법률이 시행된다.  이번 공문은 이런 상황을 대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비정규직 고용 안정을 내세워 추진한 법률이, 우려했던 것처럼 비정규직의 고용 불안을 부채질하는 법률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려했던 것처럼'에서 '우려'란 아마 이런 내용일 것이다; 2년마다 비정규직 계약을 하던 것을 1년으로 바꾼다.  비정규직마저 아예 줄여버리고 정규직에게 초과 근로 등으로 떠넘긴다.  etc....

  위에서 든 두 가지 우려할 점에 대해;

  비정규직의 입장에서 - 그나마 전에는 계약을 하면 2년은 일할 수 있었던 것이 이제는 1년 단위로
    바뀌는구만.  이제 '2년 목숨'이 '1년 목숨'으로 바뀌겠군(고용불안 가중). 
  정규직 입장 - 비정규직을 쓰지 않으니, 그들이 하던 자질구레한 일들까지 우리가 다 떠맡겠군...
     (근로 조건 악화)
  기업주 입장 - 전에는 정규직을 머리 많이 쓰는 일에 주로 동원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이것저것 가
     릴 계제가 아니군.  정규직의 불만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한 마디로 모든 사람들에게 안 좋은 것만 해 놓은 셈이다. 

  근본적으로 비정규직이 요즘 왜 만연하는지에 대한 원인을 공격하지 않고, 그 결과만 찍어 누르려고 했기 때문이다.  원인은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을 텐데, 현재 기업들이 투자를 안 하기 때문에 새 일자리가 생기지 않는 것이 하나, 다음으로는 국내 고용 체계가 상당히 경직되어 있다는 것이다.

  고용 체계의 문제는 정말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최근 우리은행의 사례는 정말 잘 된 경우다.  하지만 일반화는 곤란하다), 우선 '투자를 안 한다'에 대해서 약간만 썰을 풀어보자.
  어부가 위에서 '고용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은 '노동'이다.  돈을 갖고 있는 사람인 고용주가 '회사'를 세우고, 피고용인은 자신의 노동을 고용주에게 제공하고 그 댓가로 돈을 받는다.  다시 말하면, 여기서는 거래되는 것이 형태가 있는 상품이 아니라 무형의 노동이란 것만 빼면 일반 시장과 개념적으로 완전히 똑같다.


  시장 거래의 기본 상식;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 그 재화는 가격(가치)이 오른다.  반대면 가격이 떨어진다.

  지금 청소년 실업이나 비정규직 문제의 근본 원인은 노동하려는 사람 수에 비해 제공되는 일자리 수가 적기 때문이다.  일자리 수가 적다 보니 제공자(고용주)의 입장에서는 더 싼 값을 제공해도 거기서 일하려는 사람을 찾을 수 있다.  여러 가지 이유로 - 국내 투자 규제 정책, 환율 상승, 국내 임금 상승, 전투적인 노조 등 원인은 많다 - 기업들이 국내에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 문제를 건드리지 않는 단편적인 비정규직 보호 정책을 어부가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라 간주하는 원인이 바로 이것이다.  이번에도 '증세'만 손을 대고 '원인'인 투자 문제에 대해서는 별 대책이 없다.  역시 결과는...

  위의 설명이 추상적이라고 생각하는 분을 위해 질병의 사례를 들자.  병을 고칠 때는 근본 원인에 대한 치료가 우선이고, 증세 치료는 보조적으로만 적용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증세 치료를 위주로 하는 경우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감기처럼 원인을 치료하는 데 너무 많은 비용이 드는 경우고, 두 번째는 말기 암환자처럼 원인 치료가 불가능해서 살아 있는 동안 고통만 덜어 줄 목적인 경우다.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경우에 증세만 없애려 들면 일시적으로는 좋아질지 몰라도 결국 병 및 증세를 모두 악화시킨다.

  실업 문제의 원인을 몰라서 치료를 못하고 있나, 아니면 증세와 원인을 구분을 못하고 있나?  나는 이 정책만 보고는 그렇게밖에 생각을 할 수 없다.

  漁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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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부 | 2007/01/04 00:06 | Views by Engineer | 트랙백(1) | 핑백(1)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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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사려 깊지 못한 정책의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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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오돌또기님의 포스팅 및 사실상의 분양가 규제는 가격을 억지로 낮춰 놓았을 때 생기는 문제점을 다룬 반면, 비정규직 - 漁夫의 피상적인(!) 시선은 가격을 억지로 높여 놓았을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적어 놓았습니다. 제가 시장에서 결정되는 가격에 간섭하지 않는 편이 ... more

Commented by BigTrain at 2007/01/04 01:30
원인을 치료하기엔 엄두가 안나고, 지지층에서 대책은 내놓으라고 압박하고. 결국 언 발에 오줌누기식 대증요법이 대책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학기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하신 이야긴데, 대략 90년대 후반 이후 출생자들이 고용시장에 진입하는 10여년 후에는 취업문제가 자연적으로 해결되지 않을까 하고 추측하시더군요. 대략 80년대 이후부터는 인구가 수 만명 단위로 줄어들기 때문에... 현재 초등학교 교사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 역시 90년대 후반 출생자들이 입학하기 때문이라고 하시면서요. (그러면서, 교육자의 길에 사명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면 교대나 사대 가지 말라는 말씀도... ^^;)
Commented by 어부 at 2007/01/04 08:39
대증요법만으로는 병이 악화된다는 점이 진짜 문제죠. 주택 정책도 그렇고...
이런 식으로 투자를 못 하다 보면, 10여년 후까지 버틸 기업 자체가 남아 있을까가 의문이라서요.
Commented by 초록불 at 2007/01/04 17:29
더구나 비정규직은 한 직장에서 연속 고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능력을 배양하기도 어렵게 됩니다. 본래는 그만큼 필요하면 고용하라고 만든 것이지만, 말씀하신대로 대체 인력이 많기 때문에 고용할 생각을 하지 않게 되죠. (질이 약간 떨어져도 비용이 덜 드는 쪽으로 선택하는 겁니다.)
Commented by 어부 at 2007/01/04 22:15
고용이나 하면 다행이죠. 안 쓰고 버티겠다는 쪽으로 나가면 그야말로 모든 사람들의 근로 환경 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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