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2/21 20:44

[ 책 ] 전쟁과 인간(On the origins of war) 책-역사



< image from Yes24.com >


원제 ; On the origins of war and the preservation of peace
역자; 김지원


  도대체 전쟁은 왜 벌어질까요?  도대체 무엇이 인간의 목숨보다 낫길래 전쟁을 결행할까요?
  이 책은 펠로폰네소스 전쟁(BC 431~404), 제 1차 세계 대전(1914~18), '한니발 전쟁'이라고 불러야 할 2차
포에니 전쟁(BC 218~201), 제 2차 세계 대전(1939~45), 그리고 쿠바 미사일 위기까지 역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큰 전쟁
또는 전쟁이 벌어질 뻔했던 다섯 가지 사례를 다루고 있습니다.  길이만 해도 자그마치 700 페이지가 넘고, 이 부피 안에 세부까지 다 다루려다 보니 요점만 적고 설명이 충분하지 않은 문장도 많아서 제대로 앞뒤를 연결해 읽으려면 머리가 아플 지경입니다.  이 정도 책이면 좀 더 친절히 설명하고 1000페이지 정도로 만들었어도 모자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헥헥....
  저자의 몇 마디만 뽑아 볼 때, 관점은 여기서 명백합니다.

  "발전에 대한 믿음과 희망을 갖고 있던 그들은 전쟁이야말로 문명의 탄생 이전부터 인간이 끊임없이 겪어온 경험의 일부라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1968년 윌과 에어리얼 듀런트는 지난 3,421년 동안 전쟁을 치르지 않은 기간은 불과 268년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서문에서)
  "그(네빌 체임벌린)는 악순환으로 판명된 하나의 논리를 만들어냈다.  그것은 유화 정책이 적절한 재무장을 막아 주고, 그 결과 약해진 군대가 더욱 더 유화 정책을 지지한다는 것이다." (제 2차 세계 대전의 원인에서)
  "로마인들은 오히려 지나치게 강경한 동시에 지나치게 나약하고 불확실하고 자기 기만적이어서 위험 천만한 정책을 추구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던 평화 수호를 위한 댓가를 분명하고도 확고한 방법으로 치르려 하지 않았다." (한니발 전쟁의 원인에서)

  저자가 무조건적인 매파가 결코 아니라는 점을 덧붙여야 합니다.  오히려 그는 주의 깊게 (쓸모없는) 전쟁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이 책을 저술했습니다.  그가 강조하는 점은, 전쟁을 피하려면 정말로 주의 깊은 외교가 필요하며, 평화는 지속적으로 지키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정말 깨지기 쉬운 취약성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오히려 역설적으로 지난 번 전쟁의 승자가 분별 없이 행동할 때 다음 번 전쟁의 씨앗이 된다는 점을 확실히 합니다.

  개인적으로, 전쟁은 인간이 유인원 시절부터 물려받은 '떼거리 기질'과 '죄수의 딜레마'가 복합되어 일어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런 근본적 원인 외에, 개개의 전쟁 원인에서 교훈을 배운다는 생각은 아직 漁夫가 해 본 일이 없었습니다.  선인들의 실패에서 배워야 합니다.  성공 못지 않게 대실패 사례에서도 배울 점은 역시 많습니다.

  우리 나라의 외교 현황에 관심이 있으신 분께서는 그런 관점을 갖고 보시면 또 다른 흥미가 생길 것입니다.  어부의 관점에서는, 지금 우리 나라의 외교는 자신의 영향력과 능력을 과대 평가하고 있습니다.  우리 나라가 국제 사회에서 영향력이 전보다 많이 커졌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게 아니고, 실제 영향력과 그 범위를 오판하면 차라리 애초에 없느니만 못한 결과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漁夫
  ps. 1. 번역서 제목을 원서에 충실하게 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ps. 2. 번역에는 큰 문제가 없다.  읽기 어려운 것은 원문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ps. 3. 역자 후기에는 "우리가 목표하는 바는 전쟁의 완전한 제거가 아니다. 평화가 절대적인 선(善)이라고 간주되지 않기
때문에 전쟁은 완전히 사라져야 하는 것도 아니다
"는 말이 있다.
  거부감을 느끼실 분이 상당히 많겠지만, 漁夫는 여기 동의한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이나 버트란드 러셀 같은 저명한 평화주의자도 평화주의를 포기하고 재무장을 지지한 일이 있다.  이들은 결코 바보가 아니었고, 그 후의 12년 동안의 역사는 이 두 사람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 '데몰리션 맨'을 보자.  역자의 말을 축소판으로 잘 보여 준 사례라고 생각한다. ^^ ]

핑백

덧글

  • BigTrain 2006/12/21 21:33 # 답글

    이 책을 보면서 매 사례사례가 현재 우리나라의 사례에 적용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챕터를 보던 중 잠시 멈추었는데요. 유화정책의 문제점은 잘 지적하신 것 같고, 좀 더 세계적인 범위로 시야를 넓혀보자면 앞으로 중-미 관계가 1차대전 당시 독일-영국의 관계처럼 진행될 지가 궁금하더군요.

    지금 중국의 지도자들이야 비스마르크처럼 영국의 세계 패권에 대한 도전을 자제하고 있지만, 언제 중국 국민의 내셔널리즘적 정서를 자극하는 해군빠 정치인이 나서서 뻘짓을 할 지 모르니까요. 거기다 프랑스-러시아에 포위됐었던 독일처럼 미국이 러시아-인도(or + 동남아 국가들)와 함께 연합전서을 구축할 수도 있겠지요. ^^; 아직까진 환타지 수준입니다만. (이게 실현된다면 제3차 세계대전 -_-;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네덜란드나 벨기에 정도 될까요? ㅎㅎ)
  • 어부 2006/12/21 23:14 # 답글

    하.. 저는 국제적 감각이 없어서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 했군요. 초강대국은 중국이나 일본처럼 아주 가까이에 있는 것보다는 그나마 미국처럼 멀리 있는 편이 훨씬 나은데 말입니다....
  • 신바람 2006/12/22 00:58 # 답글

    Donald Kagan은 "무조건적"은 아니어도 매파 맞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Donald_Kagan
  • 어부 2006/12/22 08:39 # 답글

    Wiki의 이 내용은 그렇구만. Neocon think tank에 사인도 했고...
    그런데 책 내용을 읽어 보면, 무조건 매파 수준은 아니다. 그리고 이렇게 전쟁이 일어난 국제 역학과 역사 서술을 보다 보면, 솔직이 비둘기파가 되기는 어려울 거라는 생각이 든다네. 비둘기가 되더라도 근육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쪼일 뿐이거든....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


내부 포스팅 검색(by Google)

Loading

이 이글루를 링크한 사람 (화이트)

834

통계 위젯 (화이트)

22101
1148
11984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