괭이 유감

 얼마 전 아침 출근길에 본 자연 다큐멘터리 하나.  동네 놀이터에 누군가 쌀을 뿌려 놓아 비둘기 약 10여 마리가 모여 먹고 있는데, 괭이 한 마리가 그야말로 살금살금 낮은 포복으로 접근중.  그 놈, 하지만 결국은 실패.  '비둘기 쫓던 괭이 지붕 쳐다보기'가 되다.

 =============================================================

  어부가 아직 10대이던 1980년대와 지금, 서울 시내 풍경 중 하나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가장 흔히 보는 동물의 종류다.  파리 모기 따위를 제외한다면....

  약 20년 전; 제비, 참새, 잠자리(비둘기도 별로 안 흔했음)
  현재; 괭이, 비둘기, 까치

  '쌍팔년' 이후 비둘기는 급격히 증가했다고 한다.  (그 이유?  보기 좋았기 때문이라나....)  지금은 제비가 거의 없어졌고(유감이다.  먹이인 벌레가 줄어들었다니), 심지어는 그 흔하던 참새마저 수가 많이 줄었다.  이 이유가 들고양이의 증가라고 한다. (주된 원인은 집고양이의 야생화다)
  고양이 수가 늘어나는 현상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보통 때는 쓰레기 더미를 뒤지지만, 수가 늘어 먹을 것이 부족하면 내가 본 상황처럼 비둘기처럼 상당히 큰 동물도 사정없이 공격한다.  원래 야생에서는 절벽에 둥지를 트는 비둘기야 둥지가 고가 도로나 단독 주택 처마 밑처럼 상당히 위험한 높은 곳에 있기 때문에 비교적 안전하지만, 꿩이나 참새처럼 거의 땅에 둥지가 있는 다른 새들은 고양이의 공격에 거의 무방비 상태다(실제 남산에 꿩을 풀어 놓은 적이 있는데, 지금은 거의 없다.  조사 결과 고양이가 잡아먹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이 났다).  남태평양의 많은 섬에서도 땅에 둥지를 트는 많은 새의 종류들이 고양이가 들어오면서 멸종으로 몰렸다고 한다.  토종 새나 작은 동물을 무차별로 잡아먹는 외에, 고양이의 부차적인 다른 문제는 대변으로 인한 아이들의 기생충 감염이다. (당장 놀이터에 가 보시라.  대부분은 모래가 있을 텐데, 그 주변에 '지뢰'가 보일 때가 많다. 요즘은 개똥을 치우지 않으면 벌금을 내도록 한 이상, 장기적으로는 개보다는 들괭이가 문제다)

  아무 말도 안 하고 골치만 아픈 고양이보다는, 그래도 짹짹거려 주고 별 문제 없는 참새 편이 좋지 않을까.  새울음 소리 없는 아침은 좀 상상하기 힘들다.

漁夫
 
  ps. 말이 나왔으니 얘긴데, 88년도 이후 체육 대회마다 비둘기를 날리는 통에
     급증한 비둘기들도 골치거리다.  똥의 강한 산성 때문에 건축물이나 조각이
     부식된다.  유럽에서는 프랑스가 특히 적극적으로 비둘기 수를 줄이려고 한
     다.  여기서는 포획 전담 인원이 있을 뿐 아니라 먹이 주면 당장 벌금이다.
       어부가 전에 살던 집에서는 보일러 연통 옆에 비둘기가 둥지 틀었다.  그뿐
     이면 좋으련만, '굼실이'가 집 안으로 기어들어오는 통에 틈새 막느라 골치
     아팠다.  위생 문제도 무시 못 한다....

by 어부 | 2006/12/06 12:57 | Views by Engineer | 트랙백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fischer.egloos.com/tb/285877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BigTrain at 2006/12/07 19:11
제가 살던 제주도에서도 1990년대 까치를 풀어놓은 적이 있었는데, 그 뒤로 눈에 띄게 제비랑 참새가 줄었습니다. 참새 짹짹거리던 소리를 들은 지 몇 년은 된 것 같더군요.이 넘의 까치는 중산간부터 해안까지 안 사는 데가 없더라는... -_-;

그나저나 도둑고양이들은 장기적으로 문제겠군요. 지금도 시 차원에서 잡아서 중성화수술시킨다던데...
Commented by 어부 at 2006/12/08 09:00
까치 이식한다는 소리 들었을 때는 아무 '의식'이 없었는데, 외래종 갖다 놓은 결과가 그 모양이군요. 까치는 서울에서도 잘~ 삽니다 ^^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