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25 12:59

과연 얼마나 무서운가; Radioactivity(1) Views by Engineer

trackback ; 어느 정도로나 무서운가

  옛날에 어느 아기 관련 어머니들의 모임인가에다 올렸던 글입니다.  지금 봐서는 기본 자료를 찾을 수 있는 곳이 많아서 좀 가치가 떨어지지만 창고 차원에서...

  漁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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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폭탄, 다 무서워하는 대량 살상 무기입니다.  잘못해서 핵전쟁이 나면 지구상의 생명체는 존망의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공지의 사실이죠.

그런데, 이 핵폭탄에 대한 공포증이 엉뚱하게도 방사능과 원자력 발전소 전체까지도 퍼져서 이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방해하고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무조건 핵과 방사능은 안 된다’는 잘못된 이해는 절대로 올바른 자세가 아니며, 과연 사람에게 얼마나 방사능이 해로운지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이것도 어려운 것이, 고의건 아니건 상당수의 환경운동 단체들은 이 점을 거리낌없이 왜곡해 왔기 때문입니다(현황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지금도 그러고 있는 곳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

이 글을 논하는 대상에 따라 크게 세 단락으로 나누겠습니다.  첫째 원자력 발전소, 둘째 환경 자연 방사능, 마지막으로는 과연 방사능은 인체에 얼마나 해로운가에 대해 쓰겠습니다.

 

1.    원자력 발전소

 

1)    원자력 발전소는 얼마나 안전한가

 

현재 상황은 구 소련의 체르노빌에서 일어났던 사상 최악의 사고 덕에, 원자력 발전소들이 다 된서리 맞은 셈이죠.  하지만 서방 원자로 전문가들의 눈으로 보기에는 언젠가 소련에서는 그런 사고가 안 나면 이상한 상황이었답니다.  구소련 원자로들은 정말로 날림에 엉터리 설계였기 때문이죠.  지금도 남은 동구권 원자로들을 어떻게 하는가는 서방 전문가들의 골치거리입니다.  언제 또 사고가 날지 모르니...

서방 원자로들은 그렇게 엉터리로 만들지 않습니다.  실제로 서방 원자로의 사고 중 가장 유명하고 크게 취급된 사고인 미국 스리마일 원자로 사고는 인간의 실수가 원인으로, 항상 식혀 놓아야 하는 원자로의 핵심 부분이 잠시 무방비로 노출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었습니다. 이 때 자동 안전장치가 제대로 작동해서 체르노빌 식의 사고를 피할 수 있었죠.  원자로 설계자와 건설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은, 체르노빌 식의 사고는 서방 원자로에서는 일어날 수 없거나 운전 연수 1억년에 한 번 생길까말까 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스리마일 사고 때 주변 주민들이 입은 피폭량은 어느 정도나 되었을까요?  결론은, 보도의 크기에 비해서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미량입니다.  주위 주민의 추가 방사능 노출량은 약 2~3회의 가슴 X선 촬영이나 1년간의 칼라 TV 시청과 비슷합니다.  서방 최악의 원자로 사고라고 해 봐야, 겨우 이 정도 수준입니다.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 수준도 일반인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철저합니다.  서방 원자로들의 설계는 원자로 핵심 건물에 비행기가 정면 충돌해도 끄덕 없는 수준으로 만든다는 정도는 상식입니다.  물론, 지진도 최고수준의 규모까지는 할 수 없더라도 상당히 높은 정도까지 배려하고 있고요.  그래서 건설 단계에서 입지 선정에 아주 신중을 기합니다.  얼마 전 원자로 건설 예정지 주변에 활동성 단층이 있다 아니다로 논란이 벌어졌던 이유는, 바로 지진 가능성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 나라에서 관리 소홀로 사고가 나는 것까지 제가 어쩔 수는 없습니다. ^^

 

2)    원자로가 원자폭탄같이 폭발할 수 있나

 

보통 사람들은 원자폭탄과 원자력 발전소를 혼동하시는 경향이 있고, 원자력 발전소도 폭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이 많습니다.  YS의 말인즉 “전술핵?  원자로 말인가?” ^^

최소한, 서방 원자로 설계에서는 물리학적으로 절대 불가능합니다.  천연 우라늄에는 원자력 발전에 사용되는 우라늄의 한 동위원소인 U235가 불과 0.7%밖에 없기 때문이죠.  폭발적인 반응은 최소 5% 이상이어야 일어나며, 설사 원자로에서 5%의 농축 우라늄을 쓰더라도 절대로 폭발하지 않습니다.  우라늄 사이의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원자탄의 '폭발 조건'과는 한참 동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원자탄은 90% 이상으로 우라늄을 농축하며, 이것을 화약으로 충돌 또는 압축까지 시켜서 폭발시킵니다.  원자로의 환경과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3)    과연 원자력 발전소는 얼마나 환경에 해를 주는가

 

지금 원자력 발전소와 경쟁할 수 있는 대상은 화력 발전소와 수력 발전소뿐으로 보입니다.  이 둘에 대해서만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화력 발전소는 매년 엄청난 석탄과 석유를 태워 가면서 수만 톤의 이산화탄소와 상당량의 아황산가스(연료에 황이 섞여 있기 때문에 생깁니다.  완전 제거는 불가능하죠), 그리고 질소 산화물을(공기 중의 질소가 고온에 노출되면 생깁니다.  자동차도 마찬가지 이유로 질소 산화물을 만들죠) 내놓습니다.  이산화탄소야 직접적인 해는 없으니 그렇다 치고(지구 온난화 논란은 일단 배제하고요) 아황산가스나 질소 산화물은 산성비의 원인일 뿐 아니라 대기 오염의 주성분입니다.  또 다른 문제라면, (운전하면서 생기는 상당량의 재와 찌꺼기들은 관대히 빼 주더라도) 화학 제품의 원료로 써야 할 석탄/석유를 태워 없어버린다는 자체가 심각한 자원 낭비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면, 수력 발전소는 그렇게 깨끗하기만 할까요?  깨끗하다고 다 장땡이 아닙니다. 무엇보다도, 사회적 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일단 적당한 입지를 찾기가 힘듭니다.  물 밑에 잠기는 육지를 최소로 줄이고 발전을 위한 강의 낙차도 큰 곳을 찾아야 하죠.  찾아 놓으면 주로 산골이 되기가 일쑤며, 정작 전기를 필요로 하는 대도시나 공업 단지와는 거리가 멀어 송전 비용이 장난이 아닙니다.  찾는다고 해도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자연을 보존하려는 인간의 본능'에 위배되기 때문입니다.  동강 발전소 건설에 그렇게 시끄러웠던 것은 아마 대부분 기억하실 테죠.

그리고 건설까지 간다 해도 끝나지 않는 문제가, "그렇게 많은 물이 좁은 장소에 모여 있다"는 점입니다.  댐과 주변 환경의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기후를 포함한 생태계에 주는 쇼크는 아직 인간이 쉽게 평가하기가 불가능한 것이 많습니다.  한 예로, 나일 강에 두 개의 댐을 건설하자 홍수의 영향은 줄였지만 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홍수가 가져다 주던 비옥한 흙이 없어져서, 토양 침식 뿐 아니라 이에 의존하던 나일강 하류의 농업 기반을 위협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게다가 새로운 흙이 나일강 하구에 쌓이지 않아서, 나일 삼각주를 바다가 계속 침범해 온다고 합니다.  댐 주변에서는 물이 흐르지 않아서 전에 크게 중요하지 않던 기생충 감염증이 급증하는 등, 문제가 많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경기도 양평의 기후가 팔당 댐 때문에 급변한 등 환경 문제는 인간의 예지력 밖에 있는 점이 아직 많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리도 좁은 우리 나라에서라면, 그렇게 많은 땅을 물 속에 묻어 버리는 점이 아깝지 않으십니까?

다른 발전 방식의 중요성은 미미하다고 생각하지만, 지열 발전소도 지하수 소실 등의 문제가 있으며, 조력은 극히 제한된 입지 조건이 문제라는 점만 지적하겠습니다.  풍력과 태양열은 전력의 안정성이 낮은 것(해는 구름이 가리고 바람은 불었다 안 불었다 하잖습니까)이 큰 약점이죠.

 

반면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것은 정말 얼마 없습니다.  일반인이 걱정하는 고방사성 폐기물은 규정 절차에 따라 봉해 지반이 안정된 곳의 지하에 보관하게 되어 있는데, 하도 겹겹이 견고하게 싸기 때문에 정면으로 폭탄이라도 맞기 전에는 방사능 물질이 노출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고방사성 폐기물이 방사능이 강한 동안은 기껏해야 100년 정도인데,  자연적인 부식으로 폐기물이 노출되는 데는 아마 10000년 이상은 걸릴 것입니다. 

그리고 고방사성 폐기물보다 저방사성 폐기물들이 훨씬 많고, 이 전체 양도 한 해에 수 톤 정도니 중간 정도의 창고 정도면 아무 문제 없이 보관할 수 있습니다.  방사능에 약간 오염된 핵심 부근의 기체들은 모아 두었다가 확산이 잘 되는 날씨에 대기 중으로 방출하는데, 이도 결코 건강에 위험한 수준은 아닙니다.  우리 나라가 지진의 빈도나 강도에서 이웃 중국이나 일본보다 훨씬 적은 것은, 원자력 발전에 아주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고 할 수 있죠.

  한 마디로, 화력 발전이 내뿜는 오염 물질이나 수력 발전의 어마어마한 사회적 비용에 비해서는 원자력 발전은 정말 댓가를 덜 치른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제 사견인데, 우주에서 태양열 발전을 하여 지구로 에너지를 보내거나, 핵융합 발전이 실용화되기 전에는 - 지금 원자력 발전은 '핵분열' 발전이죠 - 원자력만큼 깨끗하면서 인류의 에너지 수요를 충당해 줄 수 있는 에너지원은 현실적으로 하나도 없습니다.

 

  다음 글은 '환경 방사능'에 대한 것입니다.  일반적 생각처럼 “방사능은 '원자력 발전소'와 ‘핵폭탄 낙진’에서만 만날 수 있고, 조금 쐬면 죽는 독약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 결코 진실이 아님을 ‘열심히 까발려’ 드리죠. ^^  엄격히 말하자면 세상에 깔린 것, 그것이 방사능이니까 말입니다.

 

    === to be continued ===


  2편 ] http://fischer.egloos.com/2845683
  3편 ] http://fischer.egloos.com/28543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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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BigTrain 2006/11/26 21:51 # 답글

    중저준위 폐기물 처리장 설치에는 한목소리로 반대를 외치면서도 한쪽에서는 라돈탕이 인기를 끌었던 모습이 방사능에 대한 무지의 일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라돈탕에 실제 라돈이 얼마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_ㅜ 몇 달 전 뉴스위크에 원자력 관련 이슈가 커버스토리로 다뤄진 적이 있었는데,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습니다. ^^
  • 어부 2006/11/26 23:05 # 답글

    '라돈탕에 실제 라돈이 얼마나 있을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 아마 붕어빵에 붕어는 없다는 식이 될지도.. (농담입니다 ^^)
    중저준위 폐기물은 사실 폐기장 담장 넘어 가지만 않으면 전혀 문제가 없는 노출 수준일 텐데 말입니다. 집 근처에 그거 들어온다고 데모하느니 차라리 TV 좀 덜 보는 편이 훨씬 건강에 좋을 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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