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루스


출발

 

  창고 역할입니다.  어떤 성격이 될지 아직 잘 모르겠지만 주로 진화론이나 제 직업 분야를 썰풀지 않을까.

  음악 본점 ;
http://my.dreamwiz.com/fischer
  만화 본점 ; http://myhome.naver.com/fischer
 
  블로그 잡다 ;
http://my.blogin.com/fischer
  음악 블로그 ; http://blog.empas.com/fischer
  만화 블로그(유명무실) ; http://blog.naver.com/fischer

  이 글은 방명록을 겸하니 간단한 사적 인사 남기실 분은 여기 리플 달아주삼.

  漁夫 

  cf. My valley



조금 더

by 어부 | 2008/10/21 12:50 | 私談 | 트랙백 | 핑백(1) | 덧글(51)

태평양 전쟁; 원자탄과 전범 재판

 
  이 포스팅은 쌩 초보 어부가 본좌님들의 의견을 묻기 위해서 올립니다.
 
이런 분을 보면에서 논의할 만한 중요한 문제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요약하여

  1. 원자탄의 역할
    * 태평양 전쟁의 종전에 도움이 됐는가(당연해 보이지만 그래도 중요하죠)
    * 원자탄을 사용하지 않았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겠는가
      - 희생자 계산
      - 앞으로 전개될 정치 상황
    * 원자탄을 사용할 '충분한 이유'가 있었는가

  2. 전범 재판의 역할
    * 목적이 무엇이었으며, 그 목적을 달성했는가
    * 위의 문제와 별도로, 전쟁의 재발을 막는 데 효과가 있는가
    cf. 특히, 원자탄을 투하하기로 결정한 사람들을 전범 재판에 회부해야 하는가.

  이것만 해도 충분히 복잡하니, 일단 이 정도로 줄이겠습니다.

  의견을 표해 줄 분들께 미리 감사드립니다. 
  * 리플은 좀 불편하니 가능하면 트랙백을 이용해 주십시오.
  * 생산적인 논의를 위해, 논의는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전개해 주셨으면 합니다.
     cf. Nettiquette은 기본으로 지키실 줄 압니다.  이거야 기본이니까..
  
  물론 저 나름의 생각도 있습니다만, 여기 지금 당장 적지는 않겠습니다.
  좋은 토론이 돼서, 어부 및 토론에 참가실 분들께서 얻는 점이 있으시길 바랍니다.

  이 글은 당분간 최상위에 위치합니다.

  어부

by 어부 | 2008/06/20 22:51 | 책-역사 | 트랙백(3) | 핑백(6) | 덧글(13)

전체와 부분, 최소와 최적화

 

  생명체; 사고의 관점에 이은 두 번째 글.  앞 글이 문제를 바라보는 전체적인 관점을 논했으니 이 글에서는 당연히 더 구체적인 분야를 하나씩 다뤄야 하겠죠.

  우선 전체적인 '기조 발언'부터 시작합니다.

  수명의 문제와 생물학적 수리에 대한 투자의 문제는 게임 이론이 제기하는 폭 넓은 진화론적 문제와 연결된다.  그것은 어떤 유리한 형질이든지 간에 최대 한계가 있는 이유에 대한 수수께끼다.  왜 자연 도태는 다른 것들보다 더 오래 살아 남을 수 있게, 더 크거나 더 빠르게, 또 더 많은 유리한 형질들을 만들지 않았을까?  수명 말고도 그같은 의문을 품게 하는 생물학적 형질들이 우리에게는 많다.  확실히 체격이 크고 머리가 좋고 빨리 달리는 사람은, 체구가 작고 머리가 나쁘고 발이 느린 사람보다 유리하다.  특히 사자나 하이에나를 막아 내야 했던 시기에 일어난 인류 진화에서는 그런 형질의 중요성은 지대했다.  왜 인간들은 평균적으로 지금보다 더욱 크고 더욱 현명하고 더욱 발이 빠르게 진화되지 않았을까?
  이런 진화적 모형의 문제를 생각보다 어렵게 만드는 원인은 다음과 같다.  진화는 개체 전체에 작용하는 것으로 일부분에만 작용하지는 않는다.  살아서 자손을 남기거나 그렇지 못하는 것은 당신이지, 당신의 커다란 뇌나 빠른 발 그 자체는 아니다.  동물의 몸의 일부분이 커지는 것은 어떤 점에서는 유리하지만 다른 점에서는 불리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신체 중에서 큰 부분은 다른 부분과 잘 어울리지 않기도 하고, 다른 부분의 에너지를 빼앗기도 한다. 
  진화생물학자에게는 이를 표현하는 마법의 말로, '최적화(optimization)'라는 것이 있다.  자연 도태는 그 동물의 기본적 체제 하에서 동물의 성공적인 생존과 번식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각 형질의 크기, 속도, 수량 등을 형성한다.  그렇다고 해서 각각의 형질 그 자체가 최대치까지 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각각의 형질은 너무 크거나 작지 않은, 어딘가 적당한 중간치에 맞춰진다.  이렇게 해서 한 동물로서의 개체는 각각의 형질이 가장 크고 또 작은 상태보다 성공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 'The third chimpanzee', Jared Diamond.  번역 김정흠, 문학사상사.  191~192 page.


역시 기니까 보실 분만

by 어부 | 2008/05/09 19:16 | Evolutionary theory | 트랙백 | 덧글(0)

생명체; 사고의 관점

 
  뭐 어느 분 리플에서처럼 '아직도 진행되고 있었냐'는 말씀도 있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런 것 같습니다 -.-  '그 분(닉을 다 치자니 너무 깁니다)'의 이 글(http://sk1girl.egloos.com/310467)을 보면 진짜 대단한 유머 감각이라고밖에 생각이 안 듭니다만. 

 


기니까 말이죠

by 어부 | 2008/05/08 23:17 | Evolutionary theory | 트랙백(1) | 덧글(10)

칭찬 바톤

 
  릴레이바톤 - "칭찬합시다." (이글루 버전) by 꼬깔님

  이글루스 과학/화석 분야의 대가신 꼬깔님께 칭찬 바톤을 받았습니다.  근데, 그만큼 여기가 칭찬 대상이 될 수 있을지가 미지수라서......  [ 꼬깔님, 눈 문제 처리하고 나면 젖꼭지 문제에 할애할 시간이 날 것 같습니다.  단 만족할 만한 해답을 찾으리라는 기대는 별로 못... -.- ]
  제가 이글루 외에서 하기는 좀 뭣하고(이글루에서는 다른 분들 집을 많이 돌지만 밖에서는 거의 그렇지 않습니다), 과감하게 한 분만 고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이 바톤에서는 칭찬할 수 있는 대상의 분은 오직 "단 한분" 이며 바톤의 질문에 맞춰서 내용을 작성하시면 됩니다.
이웃들도 좋고, 또한 항상 괜찮다고 생각하신분도 다 괜찮습니다.
(주의 : "칭찬합시다 릴레이바톤" 내용은 오직 그 사람의 "장점" 만 적는겁니다)


1. 칭찬하고 싶은 분을 말씀해주세요

=> 이글루에서는 사실 과학 이외의 포스팅도 가끔 하죠.  과학 이외의 분야에서 제가 세상을 보는 눈을 많이 바꿔 놓은 영향력이 가장 큰 분, 해당 분야에서는 大帝라는 별칭이 부족하지 않은 한 분, 바로 sonnet님입니다.  이글루 분들 중 실명을 아는 몇 안 되는 분 중 한 분이시기도 하죠.  아직 만나 뵙지는 못했습니다만(만나 뵙더라도 대화를 나누기에 제 견식이 너무 딸립니다 ㅠ.ㅠ).

2. 그 분을 알게 된 것이 언제부터 인가요?

=> 이글루에 와서 링크에서 링크로 건너뛰다가 거의 우연히 접한 곳입니다.  제가 이글루스에 가입은 했지만 한 2년 접어 뒀다가 2006년 7월부터 포스팅을 시작했는데, 조금 뒤부터 그 분의 블로그는 아예 매일 들어가보는 데로 바뀌었다고 기억합니다.

3. 그분의 어떠한 점을 칭찬하고 싶나요?

=> 과학 분야를 전공하셨지만 국제정치, 군사, 경제 문제에 대해서 어쩌면 저리도 정확한 논리와 지식을 갖고 계신가 놀라울 따름이죠. 또 하나, 유머 감각.... -.-

4. 앞으로도 그 분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느 점인가요?

=> 방명록에도 남겼습니다만, 시야가 제한된 어부에게 진짜 세상을 보는 다른 창이 되어 주고 계십니다.  늘 잘 지내시고, 건필하셔요.

5. 개인적으로 그 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진짜, 북한 정권을 이대로 김정일 치하에 두는 편이 최선인지 궁금합니다.  물론 더 나쁜 정권이 등장할 수도 있다는 얘기는 이해합니다만, 수백만의 국민을 굶어죽게 한 정권을 그것 하나 때문에 현상유지시키는 편을 거들어야 한다니 심정적으로 도저히 동의하기 어렵네요.


* 그럼 다음 바톤은 저 역시도 sonnet님께 돌려드리겠습니다. 좋은 분을 추천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漁夫

by 어부 | 2008/05/05 22:08 | 私談 | 트랙백 | 덧글(5)

침팬지 및 인간 조상의 시력

 
  이래저래 눈에 대해 쓰다 보니 생긴 궁금한 점 중 하나입니다.  과연 사람의 조상은 시력이 얼마나 좋았을까요? (물론 눈 기본 구조는 현대 인간과 동일합니다) 이런 것은 화석 기록으로 조사 불가능으로, 척추동물의 눈은 몇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화석으로 남지 않기 때문에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단서가 전혀 없지는 않죠. 

  먼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인간의 친척들(!)이 현재 갖고 있는 시력입니다.  현존하는 동물 중 인간의 가장 가까운 친척은 침팬지며, 다행스럽게도 인간 조상의 화석은 오래된 것일수록 침팬지와 유사합니다.  이는 침팬지는 약 700만 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지만 인간이 특별히 많이 변해서 생긴 결과입니다.  여기서 침팬지의 시력이 인간과 침팬지의 공통 조상과 거의 비슷할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약간 촛점은 다르지만, 이와 비슷한 점은 침팬지 관찰의 세계적 권위자 Jane Goodall도 주장합니다;

"인간의 종으로서의 경탄할 만한 성취는 뇌의 진화적 발달에 유연한다.  이는 여러 가지 일들 중에서도 도구사용, 도구제작, 그리고 합리적 이론, 사려 깊은 협동 및 언어에 의한 문제해결능력을 갖게 하였다.  가장 두드러진 것의 하나는 뇌의 구조에 있는데, 침팬지는 생물학적으로 사람과 비슷하다..  침팬지는 원시적 추리력으로 현재 살고 있는 어떤 포유동물보다도 사람에 가까운 지능을 나타낸다.  현대 침팬지의 뇌는 수백만 년 전의 첫 번째 유인원인의 행동을 산출해 낸 뇌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구달, 1971.  인용처는 이 웹페이지)


  뇌가 비슷하다면, (시각 영역을 포함하여) 뇌의 여러 영역이 맡은 기능들도 대체로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죠.
  일단 두 가지 방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1. 현재의 침팬지가 사람이 시각적으로 하는 일을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는지입니다. 
  말은 쉽지만 침팬지를 어려서부터 훈련시켜야 하기 때문에 그다지 쉽지는 않습니다.  최소한 침팬지가 복잡한 도시 거리에서 별 문제 없이 오토바이를 운전할 수 있을 정도는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조련사 왈 '그녀석 운전 잘해요' ^^   [ source를 정확히 알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만, 1980년대에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어느 수의사 얘기를 읽고 기억하는 것이 전부라서 확실하지 않군요.  주인공 수의사는 침팬지의 허리를 잡고 수 km를 목적지까지 가야 했습니다.  교통 신호에 따른 운전, 정지 감각 등 전혀 나무랄 데 없었다고 합니다 ]

  2. 의외로 침팬지와 인간의 시력을 비교해 놓은 문헌은 웹에서 찾기 쉽지 않더군요.  하지만 침팬지가
    사람처럼 색을 분류할 수 있다고 주장한 논문은 있습니다;
   
http://www.pri.kyoto-u.ac.jp/ai/papers/ref.pdf/Matsuno-Kawai-Matsuzawa%202004%20BBR%20color.pdf 
 
  결론 부분에서 중요한 문장만 뽑자면 (번역하기 귀찮군요.  양해 바랍니다)

  In sum, these results suggest that chimpanzees skilled and unskilled in the use of color names perceive similar color groupings despite differences in the stability of their color classification. In turn, this implies that experiences of color discrimination and/or color-naming training have an influence on “categorical” color perception in chimpanzees.  Furthermore, such perception of color “category” and its development may be shared by humans and chimpanzees.
 
  cf. 이 논문의 대표 저자에게 '침팬지의 시력이 전반적으로 사람에 비해 어떠냐'고 이메일을 보내 보았습니다.
     글 쓴 시점에는 답이 안 왔지만 나중에 받았습니다.  이제 보니 제 영어 질문이 영 엉망이군요 ㅠ.ㅠ

   제 질문 1. Can I accept your results support that chimpanzee has fairly similar categorizing
              ability with homo sapiens?

  The study you mentioned and the others have revealed that chimpanzees classify colors in the same manner as humans.  These results revealed that the color perception and color classification ability is similar between chimpanzees and humans.
  I used the term of "classification" because the term "category" is sometimes defined more rigidly. For example, to conclude the shared color category between chimpanzees and humans, we may need to prove the existence of clear perceptual border between the two flanking color clusters. The similar classification patterns suggest the similar categorical structure, but our experimental paradigm would not be enough to prove the shared color categories between the two species and further investigation would be needed.

   제 질문 2. Besides this ability, in the general aspects of vision ( e.g. visionary power
                  resolution, accuracy, sensitivity etc.), how much is the chimpanzee's vision
                  evaluated if compared to that of homo sapiens?

  Some researches have shown that the basic visual characteristics are shared between chimpanzees and humans.  For example, a study by Matsuzawa (1990) showed that visual acuity of a female chimpanzees (6.5 year-old) was similar to that of people having normal vision.
  I myself conducted the test on contrast sensitivity of chimpanzees and found no qualitative difference in spatial characteristics between chimpanzee and human vision.  The temporal characteristics is also quite similar between the two species (I conducted the visual masking test directly comparing chimpanzees and humans).  In the majority of the visual tasks, the performance of chimpanzees was not significantly different from that of humans.
  The only exception would be the perceptual grouping ability.  Chimpanzees had some difficulty in perceptually organize multiple objects in their visual scene and had tendency to attend local features of visual images.  [ 하기야 색 grouping 문제는 우리 나라하고 미국하고도 다른데(무지개 색을 뭐라고 하는지 기억나시죠?) 침팬지하고 하려면 쉽겠습니까만. ]

  한 마디로 '거의 다를 바 없다'로 요약 가능하다는 의견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꾸벅꾸벅 굽신굽신!!!)

  두 번째의 단서는 인간 조상의 화석 및 그들이 살던 환경을 꼼꼼히 조사해 보는 방법입니다.  물론 추측밖에 할 수 없습니다만.
  인간 조상 화석 중 아마 가장 유명할 '루시(australopithecus afarensis)'는 몸 중 가장 많은 부분이 회수된 경우며, 물론 현대인과 많이 다르지만 완전히 성장한 암컷이며 직립 보행을 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숲에서 이미 사바나로 나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의 사람을 만든' 환경과 별 차 없이 최소 수십 만 년 동안 살았을 겁니다.  침팬지의 시력 적응성이 오토바이 운전을 무리 없이 할 정도라면, 사람에 더 가까울 루시의 시력은 현재의 사람과 별반 차이가 없었으리라 추측해도 큰 무리는 없으리라고 봅니다.

漁夫

by 어부 | 2008/05/05 21:36 | Evolutionary theory | 트랙백 | 덧글(6)

땜빵용 포스팅 하나

 
  땜빵용. ^^  (이 글이 너무 많이 읽히는 것을 원치 않는지라 사용한 용어가 친절하지 못합니다.  제가 이 편에 대해 제대로 논의할 실력이 안 되는지라.)

  BSE(
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와 vCJD(variant Creutzfeldt-Jakob Disease) 및, 사람에 대한 감염 기전에 대한 비교적 쉽게 설명해 준 것들을 모아 봤습니다.

  1.
http://clien.career.co.kr/zboard/view.php?id=lecture&page=1&sn1=&divpage=1&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052 

  일반인용과 전문가용 version이 같이 있습니다.
  딱 하나 이 글에서 맘에 안 드는 것이라면 '우리민족은 이땅에서 수만년을 적응해 왔다.  우리민족에게 필요한 미량원소는 당연히 우리땅에 많이 포함되어 있고 이땅에서 자란 농산물을 통해 우리에게 공급된다.'라고 할까요. ^^

  2. 
http://crete.pe.kr/477#0  및 이 시리즈
    
http://blog.periskop.info/88http://blog.periskop.info/86 

  전문가하고 거리가 먼 漁夫의 입장에서도, '단백질은 혈액 내로 그냥 흡수되지 않는다'는 점은 명백히 하고 싶습니다.  이러면
anaphylaxis 일으킬 확률이 대단히 높다는. 

  3. (추가) 익히 다들 아실 모기불통신의 광우병 시리즈 포스팅.  e.g. http://mogibul.egloos.com/3727926

  4. (추가) 키치너님의 정리.  원인이 명쾌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http://authorK.egloos.com/4335502

漁夫

ps. 그렇다고 MB가 이 문제에 대해 보인 행동을 변호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MB의 정치적 능력을 높이 평가한 적이 한 번도 없었던지라 실망할 것도 별로 없군요.

by 어부 | 2008/05/05 10:57 | Views by Engineer | 트랙백 | 덧글(10)

안과의사와 통화하다

 
  아는 넘 중에 안과의사가 한 명 있다.  친하게 지내는 넘이라 안부 전화 겸 요즘 흥미가 있던 것을 물어봤다. 
  의사가 쓰는 용어하고 어부가 보통 쓰는 용어하고는 약간의 차가 있어서 처음에 용어를 통일해야 했지만 의사 소통 자체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어부; 야, 혹시 망막에서 간상/추상 세포하고 거기 붙어 있는 신경절/혈관 중 어느 편이 더 빨리 빛에 망가지냐?
의사; 근데 그런 거 왜 물어보냐?
어부; 진화론 관계로 눈 구조에 대해 토론이 있어서 말이지.  나는 신경절이 빛 쪽으로 뻗어 있는 것이 빛을 가리고 맹점을 만들기 때문에 문제점이라고 했는데 상대방은 신경절이 빛의 일부를 가려 선글라스처럼 망막을 보호해 준다고 주장하더라고. 그래서 물어보는 것임.
의사; 글쎄, 신경절은 아주 얇고 투명한데(망막을 보호하는 그런 작용을 할 수 있을까)? 처음에 보던 안과 생리학 기초 도서에 있을지 모르겠는데 기억은 안 나는군.  찾아봐주랴?
어부; 생각나서 그래 주면 고맙지. 그런데, 너무 강한 빛 때문에 망막이 망가지는 경우가 실제적으로 얼마나 중요하냐?  자연계에서 태양을 정면으로 쳐다보고 계속 있지 않는 한(아이작 뉴튼 같은 사람 빼고) 강한 빛이 사람 눈을 망가뜨릴 수 있냐?
의사; 실제는 전혀 없다고 할 수 있지. 그 전에 이미 얼굴을 돌리거나 눈을 감아 버리잖냐.  그보다 덜 강한 경우 홍채가 조절하고.
어부; 그러면 그 문제는 됐고, 하나 궁금한 게, 맹점이 작다고 해도 무시는 못 하잖냐. 황반에서 얼마나 가까이 있냐?
의사; 각도로 한 15도 가량 떨어져 있어.
어부; 그렇게 가까이 있을 이유가 있냐?  아예 수정체에 가까운 쪽으로 나 있으면, 시야에 들어오지도 않을 수 있잖아.
의사; 그게 말야... (설명은 더 길었지만 요약한다) 두개골에서 시신경이 나오는 구멍 위치 때문에 수정체 쪽으로 돌아서 연결될 수 없어. 즉 안구 바깥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지.
어부; 으하하, 그것도 구조적인 문제였냐?
의사; 그 바람에 현재 황반이 있는 곳은 '정가운데'가 아니라 맹점을 피해 나 있다고 봐야 해.  황반이 오히려 맹점을 피한 형국이지.
어부; 음... 그러면 안구 속으로 들어가 있는 혈관이 간상/추상 세포 및 신경절에 세포 수리 및 영양 보급으로서 얼마나 유익한데?
의사; 흠.  최소한 황반 부분에는 혈관이 아예 없어.  그 바깥쪽에는 있지만.
어부; 엥?  그러냐?
의사; 응. 그 부분은 영양 보급이 자체확산이야. 그리고, 신경 세포 및 간상/추상 세포는 수리란 게 없어. 죽으면 그냥 땡이야.
어부; 그러면 계속적으로 시력이 약화되는 게 그 탓이냐?
의사; 그렇지.  처음에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계속 죽더라도 늙어서까지 그럭저럭 쓸만한 거지.

  어쩌다 보니 망막 박리 문제도 잠깐은 나왔다.

의사; 요즘 내가 주로 하는 일이 당뇨병성 망막 관계 레이저 수술인데, 박리가 일어난 경우 황반에서 맹점까지 거리(대략 15도 반경 얘기인 듯함) 정도의 원을 남겨 두고 나머지를 다 레이저로 태워 버려.  (상세한 설명은 물어볼 시간이 없었으므로 어부도 아직 모르겠다)
어부; 그러면 사람의 주변 시야가 다 죽잖냐?
의사; 물론 그렇지만, 그 부분은 없더라도 대단한 불편은 못 느끼거든.
어부; 그렇다면, 그 쪽에 맹점이 가 있어도 괜찮았겠네?
의사; 흐흐. 그런데 그게 안 되지.

  이유는 위에서 언급됨.

  ==========================

  눈의 부수적인 사항들 - 안구 움직이는 근육 기타 문제 - 역시 얘기가 있었는데, 좀 주의가 필요하다.

어부; 눈 움직이는 근육이 몇 개냐?
의사; 6개지.  직근 4개, 사근 2개.
어부; 내가 생각하기에 말야, 3개로도 눈 움직이는 건 충분히 가능한데?
의사; 어?  그건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할 것 같아.
어부; 삼발이 다리 모양으로 세 개 120도 간격으로 배치해서 당기고 풀어주고 하면 되잖아.
의사; 음..... X, Y 방향 각 2개씩하고 회전 2개.  야, 이 운동을 하는데 어떻게 3개로 되냐?  사람 근육은 땅기는 건 되지만 밀 수는 없다니까.  그러니까 +X, -X 방향에 하나씩 필요하지.
어부; 이렇게 생각해 보자.  안구 운동의 근본 목적이 뭐지?  구를 고정시켜 놓고 구 표면의 한 점을 원하는 방향으로 보내는 게 안구 운동의 본질 아니냐?
의사; 그렇지?  그거야 당연하지.
어부; 내가 말한 구 표면의 한 점이 움직이는 것은 평면 위의 운동하고 똑같잖냐.  원리적으로는 벡터 2개면 충분하지만, 사람 근육이 밀 수 없으니 하나 더 필요하겠지.
의사; 응, 사람 근육이 밀 수만 있다면 서로 수직한 것 2개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얘기했잖아.
어부; 그러니 120도 방향으로 하나씩 붙여서 가능하다는 거 납득이 되냐?  근육 붙은 쪽으로 당길 때는 붙은 쪽의 근육 하나가 수축, 나머지는 이완.  회전하고 반전 대칭이 가능하니까 세 개의 이완/수축을 적절히만 조절하면 어느 방향이나 다 되지.
의사; 어?  이야, 그런 해결책이 있네.  가만.... 아하하, 진짜 그럴 법하네. 원리적으로 다 가능하겠구만그런데, 아무래도 지금보다는 불편하지 않겠냐?
어부; 동물이 요철 있는 들판에서 뛰는 거 쉬워 보여도 굉장히 복잡하지.  사람이 아직 이런 로봇 못 만들었잖냐.  눈에 들어오는 정보 해석해 가면서 발의 움직임을 조절해야 하니까.  그거에 비하면, 근육 세 개를 제한된 방향으로 control하는 정도는 난 아무것도 아닌 듯해. 즉, 나는 굳이 근육이 6개나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 찬성한다고.
의사; 호....

  실제 이렇게 간단히 끝나지 않았었다.  적어도 30분 이상은 얘기했다고 기억한다.

어부; 이런 이상한 구조야 또 있지.  사람 후두의 구조가 질식할 가능성이 높잖냐.  얘기하며 먹다가 '컥'.
의사; 어?  으하하하하!!! 정말로 그렇구나.  깔깔깔~~ (이 녀석 진짜 오래 웃었다.  현역 의사로서 초짜 시절에 뭔가 경험이 있나 보다)

  의사들은 사실을 누구보다 정확하게 알고 있을 사람들이다.  하지만 R.Nesse와 G.C.Williams가 'Why we get sick'에서 지적했듯이 그들은 진화적으로 추론하는 법까지 신경을 써서 교육받지는 않아 왔다.  그러니 의사들이 이 문제까지 항상 진화론적 사실에 맞는 의견을 주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漁夫

ps. 결정타는 전화 끊기 직전.

  의사; 너야 호기심 많은 줄 학교 때부터 알고 있었으니 이해 가는 전화다만 ... 참...
  어부; 뭔 소리 할려 그래?
  의사; 돈 되는 거에 신경쓰라고, 얌마!
  어부; (찍)

by 어부 | 2008/05/02 09:24 | Evolutionary theory | 트랙백(3) | 덧글(12)

cannibalism(동족 섭식) I

 

  이글루스에서 화석 분야의 대가신 꼬깔님의 cannibalism, 쿠루병을 트랙백.

 
동족 섭식동족 상잔이라고 번역하는 cannibalism이 진화적으로 이롭기 위해서는 그 종이 처한 상황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
 
이 현상은 몇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겁니다
.

  1.
짝짓기 후 암컷이 수컷을 얌냠~ 하시는 경우

  2.
어린 새끼들을 죽이는 경우
  3.
큰 개체가 작은 개체를 잡아먹는 경우

 
세부의 자세한 설명은 제가 늘상 하듯이베끼듯이 이 분야의 절정고수들에게 맡기도록 하죠.

  첫 사례는 사마귀, 모기, 거미, 전갈 등 약 80여 종에서 발견된다네요사마귀, 거미, 전갈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만 모기류도 악명이 높다는 것은 이 책에서 처음 알았습니다.  
 

  섹스 중에, 암컷은 먹이를 움켜쥐듯이 수컷을 쥐고는 주둥이를 수컷의 머리 속으로 찔러 넣는다암컷의 침이 수컷의 내장을 액화시키고 나면, 암컷은 후루룩거리면서 수컷이 바싹 마를 때까지 빨아 마시고는 어린애가 싫증난 장난감을 버리듯이 아무렇지도 않게 수컷의 빈 껍질을 버린다.  그렇게 되면, 단지 암컷의 몸 속에서 부서지는 수컷의 생식기만이 보통의 식사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드러낼 뿐이다.
 
암컷의 입장에서 보면, 이미 수컷과 일을 끝낸 상태이니 섹스의 진정한 목적인 번식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그러나 수컷에게 이것은 재앙이다황홀한 섹스가 곧바로 죽음의 환멸로 바뀌다니, 수컷 모기는 일순간의 환희를 위해 생명을 투자한 셈이다그런데도 수컷 모기들은 이런 투자에 매번 목숨을 건다왜 그럴까대답은 간단하다섹스는, 수컷의 유전자를 자손에게 전달하는 유일한 방편이기 때문이다...


 - "Dr. Tatiana's Sex Advise", Olivia Judson, 
나경, 홍익출판사


  

  .. 그런데 실제로 자연선택은 유전자의 전달을 극대화하는 것이며 대부분의 경우에서 생존이란 단지 유전자를 전달할 기회를 반복적으로 갖기 위한 한 가지 전략에 지나지 않는다만일 유전자를 전달할 기회가 매우 드물고 언제 다가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자그리고 그 얻기 힘든 기회로 생겨날 자손의 수가 암컷의 영양 상태에 따라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 보자그것이 바로 개체군 밀도가 매우 낮은 상태로 살아가는 일부 거미와 사마귀 종의 상황이다.  
  
그 경우 수컷에게는 일단 교미할 암컷을 만난 것만으로도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일생에 두 번 일어나기 어려운 행운인 것이다.  이 경우 수컷에게 남겨진 최선의 전략은 그 행운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유전자를 지닌 자손을 가능한 한 많이 생산해 내는 것이 될 터이다그런데 암컷이 더 많은 영양소를 몸에 지닐수록 그 열량과 단백질이 더 많은 수의 알을 만들어 내게 될 것이다짝짓기를 끝내고 암컷과 헤어진 수컷은 어차피 다른 암컷을 만나게 될 가능성이 희박하고, 그 수컷의 남은 생존 기간은 아무런 쓸모가 없을 뿐이다그 대신 암컷이 자신의 몸을 먹게 한다면 암컷은 그의 유전자를 지닌 알을 더 많이 만들어 낼 것이다뿐만 아니라 암컷의 입이 수컷의 몸을 씹어 먹는 동안 수컷의 생식기는 더 오랫동안 교미를 할 수 있고 그 결과 더 많은 정자가 암컷의 몸에 전달되어 더 많은 알이 만들어질 수 있게 된다이것은 그야말로 흠잡을 데 없는 진화론적 논리다

  
이런 행동이 이상하게 보이는 것은 인간의 다른 생물학적 특성들이 동족 포식을 불리하게 하기 때문이다대부분의 남성은 일생 동안 교미할 기회를 한 번보다는 더 많이 갖는다그리고 아무리 영양 상태가 좋은 여성도 한 번에 1명의 아기를, 아니면 기껏해야 쌍동이를 낳을 뿐이다그리고 여자가 임신을 위해 영양 상태를 개선시키고자 해도 한 자리에서 남자 1명의 몸을 모두 먹어치울 수도 없다...


    - "Why sex is fun?", Jared Diamond, 
임지원, 사이언스북스 -

 

   제가 수컷은 암컷의 보험일 뿐이라고 계속 얘기했습니다암컷 입장에서는 정자만 얻고 나면 수컷이 별 쓸모가 없는 상황이라면 - 쓸모 있다면(사람의 수컷은 다행히도 이 범주에 들어갑니다. 휴아~ ) 얘기가 또 다릅니다만 -   아예 먹어치워서 영양 보충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문단 요약은 닥터 타티아나께 다시 의뢰합니다


  .. 그러니 수컷들이여, 만약 그대의 머리를 물어뜯으려는 암컷과 사랑에 빠졌다면 그녀가 데이트 상대자일 뿐만 아니라 당신의 목숨을 노리는 살인자도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라.  
 
따라서 위험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면 곧바로 이렇게 자문해 봐야 할 것이다.  지금 천국에 가고 싶은가, 아니면 나중에 갈 것인가만약 대답이 '나중에'라면 안전한 섹스를 생각하라
비밀스런 접근, 힘있는 성교, 재빠른 탈출이 그것이다.
  만약 대답이 '지금'이라면 다시 생각해 보라받게 될 보상이 죽음과 바꿀 만큼 확실한가만약 그렇다면, 유언을 준비하라그리고 당신의 묘비명에 '나는 다산(多産)했노라'라고 남겨지기를 기도하라.

 

      漁夫

 

 

by 어부 | 2008/04/27 21:14 | Evolutionary theory | 트랙백 | 덧글(14)

과학을 하는 방법

 
  漁夫 자신이 기업체에서 연구원으로 꽤 오래 재직했던 만큼 - 지금도 반쯤은 그렇지만 - 최소한 남들이 과학이라고 부르는 것을 해 왔다고는 생각한다.  그러나 누군가가 "漁夫님, 과학을 제대로 한다는 것이 도대체 어떤 것입니까?"라고 묻는다면, 참 난처하다.  "그런 거 설명할 필요 있습니까?  주변의 다른 사람들 하는 대로 하면 되죠."  이러기에는... 좀 쪽팔리지 않는가. -.-  '10년 넘게 해 오셨다면서요. 그것도 모릅니까?' (울컥!) ...... 
  하아, 진짜 난감한 일이다.  역시 남들에게 배워 오는 것(이라고 쓰고 베끼기라고 읽는다)이 더 쉽다고 생각하는 漁夫는, 직접 읽은 책에서 좀 참고가 될 만한 것을 추려 보기로 하겠다.  다른 이과 분이 이런 질문을 받았다고 해도 도움이 될지도.

==========

  ... 과학을 하는 그 자체가 과학이 아니다.  그것은 마치 마술이 전수되는 것과 같이 또는 법률과 의약의 노련함과 전통이 전수되듯이 스승으로부터 제자에게 전수되는 하나의 예술이었다.  책과 교실수업만으로는 법을 배울 수 없다.  의약의 노련함도 배울 수 없다.  더구나 과학은 배울 수 없다.  왜냐하면, 과학에서는 아무것도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 없다.  
어떤 실험도 최후의 증거가 될 수 없고 모든 것이 단순화되었으므로 근사점일 뿐이다.
  미국의 이론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
Richard Feynman)은 칼 테크(Cal Tech)의 학부 학생들이 꽉 찬 강의실에서 그의 과학에 대해 솔직히 말한 적이 있다.  "우리가 무엇을 이해한다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는 허심탄회하게 질문하였다.
  우리는 세계를 구성하는 이 복잡한 움직이는 것들이 신들의 위대한 체스이며 우리가 이 게임을 구경하고 있다고 상상할 수 있다.  우리는 이 게임의 규칙을 알지 못하며 우리에게 허용된 것을 체스를 구경만 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우리가 충분히 오랫동안 관찰한다면 우리는 마침내 두세 가지 규칙은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 게임의 규칙을 우리가 기본적인 물리학이라고 하는 것이다.  우리가 모든 규칙을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규칙으로 우리가 설명할 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되어 있다.  왜냐하면 거의 모든 경우가 매우 복잡하여, 이 규칙들을 사용하여 게임을 추적할 수 없다.  이 다음에 무엇이 일어날 것인지는 더욱더 알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좀더 게임의 규칙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에 우리 스스로를 제한하여야 한다.  만일 우리가 규칙들을 모두 알고 있다면 우리는 이 세상을 이해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  'The making of the atomic bomb', Richard Rhodes.  문신행 역, 민음. -

  .. 이번 장에서 우리는 플레처 리드(
Fletcher Reede)의 이야기만큼 가상적인 상황에 대해 살펴보았다.  '진실의 세계'는 시장이 완전하고 자유롭고 경쟁적인 세계다.  한편 현실에서 우리가 완전하고 자유롭고 경쟁적인 시장을 달성하는 것은 권모술수를 잘 부리는 변호사가 누구에게나 진실만을 이야기하게 만드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당신은 왜 이런 기묘한 경제학자의 공상에 대해 간략하나마 살펴보았는지 의아하게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대답을 하자면, 이러한 공상은 왜 경제적 문제가 대두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또한 우리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 'Undercover economist', Tim Harford.  김명철 역, 웅진 지식하우스. - 

  마지막으로 인용하자면, 漁夫가 이글루스 멤버 중 (漁夫와 주된 관심사는 다르지만) 가장 과학적인 판단력을 존중하는 분 중 한 분이신
sonnet님의 글에서 꼽겠다.

  ... 이런 점은 모델이란 것에는 언제나 생략된 요소가 있다는 점을 일깨워준다.  이 점은 지도를 생각해보면 잘 알 수 있다.  그 누구도 지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이 표시된 1:1 크기의 지도를 들고다니지는 않는다.  지도는 언제나 그 지도를 선택한 사람이 관심을 기울이는 요소들을 중점적으로 남기고, 덜 중요한 요소들을 생략한 후 과감히 현실을 축소함으로서 비로소 가치를 갖게 된다.
  정리해 보자면 이 문제에 정답은 존재하지 않지만 덜 틀리기 위한 일종의 지침 같은 것은 존재한다.

1) 대개의 모델은 현실을 단순화시킨 것이기 때문에 현실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한다. 하지만 또한 현실의 어떤 측면을 강조함으로써 이해에 도움을 준다.  현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모델을 갖고 놀아보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2) 자신이 어떤 결론 같은 것을 믿는다면 그 결론이 어떤 모델에서 도출된 것인지 기억하고, 필요할 때마다 그 모델로 되돌아가 변수를 바꾸어가면서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아무리 정교한 연구를 통해 얻어낸 결론이라도 결론에서 모델이 떨어져나가버리면 결론은 곧 낡고 틀리게 된다.
3) 늘 가능한 복수의 모델을 갖고 놀아야(sonnet님께서 직접 넣은 강조) 한다. 서로 다른 모델은 현실의 다른 면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현실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려면 복수의 모델을 비교검토하는 한편, (크게 잘못된 모델이 아니라면) 각 모델들이 어느 정도 상보적인 역할을 해 준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4) 모델을 갖고 충분히 놀았다면 모델이 현실을 단순화하는 과정에서 생략했던 부분들을 끄집어내어 우리의 결론이 얼마나 적실성이 있는 것인지를 다시 맞추어 보아야 한다. 사실 많은 모델은 그 모델에 잘 맞지 않는 사례들을 따로 빼내 골방에 쳐넣어 감춰두는 방식으로 만들어지곤 한다. 따라서 단순화 과정에서 생략된 사례들이야말로 결론의 적실성을 검증할 진정한 시험대가 된다.



   여기 나온 것 중 중요한 점만 추리고 경험상 깨달은 몇 개만 첨부하자;

  0. 사실은 대개의 경우 매우 복잡하다.
  1. 따라서, 특히 관심 있는 한두 가지 사항에 집중하여 가설('모델'이라 말해도 된다)을 세운다.
  2. 관심 있는 사항만 변할 수 있도록 실험을 설계한다. (몇몇 역사적인 과학들, 가령 고생물학이나
     역사학 등에서는 실험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
  3. 실험을 진행한다.
  4. 결과를 분석하고 가설과 부합하는지 검토한다. 
    * 가설과 부합할 경우 다른 실험을 더 진행한다.  물론 앞의 가설과 계속 부합할 경우 가설은 '진실'
       에 점점 가까와지는 셈이다.
    * 부합하지 않을 경우 이유를 검토해야 한다.  실험 자체가 잘못 진행되었거나, 실험 도중에 변수
       의 범위 자체가 가설이 적용되는 범위를 벗어났을 수도 있다.
    * 가설과 결과를 검토할 때 극단적인 범위의 것은 조심해서 다루어야 한다.  대체로 변수가 가설을
       적용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는 수가 많기 때문인데, 어떤 경우는 오히려 가설의 타당성을 확
       인해 볼 수 있는 잣대가 되어 주기도 한다.

  漁夫가 학창 시절부터 지금까지 해 온 거의 모든 '과학'이라 불리우는 일은 이 설명(이 설명 자체도 사실 단순화니 '모델'인 셈이다)에 잘 부합한다.  어느 누구도 - 이 쪽에서 오래 굴러 온 사람이라면 - 잘 모르는 어떤 일의 전체를 한 번에 설명하는 모험을 하려 들지 않는다.  어떤 가설을 세울 때라도 모든 것을 단순화시키고 출발한다.  좋은 단순화야말로 과학의 출발점이라고 할 수 있고, 요즘 '환원주의 타도'나 '전체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漁夫는 다소 시큰둥한 편이다.  가설이 실제와 얼마나 잘 맞는지에 대한 적절한 검토만 있다면,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한다'는 문제점을 거의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를 작게 나누어 하나씩 해결하라'는 방법은 2000년 전부터 있었다.  Divide et impera.

  漁夫

by 어부 | 2008/04/26 22:29 | Views by Engineer | 트랙백 | 핑백(1) | 덧글(6)

[ 안구 ] 일부 수정 외

 
  제가 올린 안구 시리즈 3개를 보신 분은 안 보셔도 됩니다.에 기분이상콤한걸 님이 다신 답글입니다.

Commented by 기분이상콤한걸 at 2008/04/24 18:54 # x
어부/ 두번째 그림도 틀렸습니다.

버젓이 설명까지 붙어 있는 url 에서 퍼 오시면서 왜 저렇게 틀린 설명을 달아 놓으셨는지 잘 이해가 안됩니다만... ???

그림 출처 : 그림 아래에 설명도 같이 있음 http://www.macula.org/anatomy/rpe.html

시각작용에 사용되고 남은 빛에너지를 흡수하는 기능과 물질출입 !!! 기능을 맡고 있는 것이 망막의 일반세포층 ( 시각세포도 아니고 신경세포도 아닌 ) 입니다. - 위 url 에 밝은 보라색으로 그려져 있고 밑에 설명에 RPE 라고 돼 있는 바로 그 부분

시각세포는 반드시 이 일반세포층에 붙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님 말씀처럼 여기서 떨어저셔 렌즈쪽으로 가 버리면 ; 남은 빛에너지 흡수하고 물질출입하는 기능은 누가 대신해 주겠습니까?

망막구조 자체를 잘못 알고 계셨기 때문에 사람눈 구조가 비합리적이라는 착각이 가능하셨던 것으로 사료됩니다만 ??? ^^;

==========================================================
 
  일단 실수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 솔직하게 기분이상콤한걸 님께 감사를 표하는 바입니다. 
  제 실수는 옵신이 존재하는 층이 스크린이며, 여기 부딪힌 빛이 원추/간상 세포에 반응을 일으켜 신경 섬유를 타고 뇌로 전달된다고 생각한 데서 왔습니다.  따라서 아래 그림은 옳지 않습니다;
 
  각 세포층의 순서가 옳지 않다고 한 기분이상콤한걸 님의 지적은 옳습니다.
  따라서 위 그림은 아래처럼 표현해야 스크린이 빛 쪽으로 가는 편이 좋다는 원래 취지에 부합합니다.
  [ A ] 그림이 스크린(간상/원추 세포) 앞에 신경/신경세포/혈관이 나와 있는 것(현재의 척추동물 구조)을 나타낸 것이며, B는 스크린 뒤편으로 신경세포가 나와 있는 구조를 가질 때의 표현입니다.  [ C는 문어 눈 구조에 '어둠상자' 내에 신경이 지나가는 것처럼 보여서 덧붙여 보았습니다. ]  기본 구조는 그대로 유지하고(더 많이 다른 구조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변화가 적은 편이 고려하기가 쉽죠) 차이점을 다시 고려해 보죠.  이런 구조도 원래 제일 처음 포스팅의 기본 취지에 잘 부합함은 명백하고, 시각 세포층이 '일반세포층(옵신 함유층)과 바로 인접해 있으므로 기분이상콤한걸 님의 요구에도 부합합니다.  (맞습니까?)

  A와 B의 구조를 비교해 보면, B 구조에서는 A 구조에서처럼 신경 옆에 일일이 혈관을 붙이지 않아도 자연적으로 신경 옆에 혈관이 위치하는군요.  따라서 물질 대사 및 영양 보급, 노폐물 수송을 위해 A 구조처럼 안구 내에 혈관이 들어가 빛을 가리게 되는 문제는 No.  (양편에서 보급을 해야 수송량이 충분하다는 얘기도 나올 수 있죠.  이에 대해서는 위 그림의 혈관층의 두께를 좀 늘려 충분한 수송 능력을 확보하는 대안이 제일 먼저 떠오릅니다. 설사 혈관이 꼭 들어가야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신경+혈관이 있는 경우와 단지 혈관만 있는 있는 경우를 비교할 때, 후자가 빛을 덜 가리겠죠.  이런 경우라 해도, 신경까지 영양 공급을 해야 하는 경우와 시각 세포만 신경 쓰면 되는 경우는 안구 내부 혈관의 밀도가 달라지리라 봅니다)

  그러면, 이제 리플에 다시 그림 url을 넣어 주셨으니 그것을 보기로 하겠습니다.


  '부품교체/전기공급'이 영양 보급 문제니 일단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답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비슷한 영양 보급/노폐물 수송 능력은 달성 가능할 듯하니, 구조를 바꿀 때 시각 세포의 고기능 고밀도화가 안 된다는 말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군요.  영양 공급에 대한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http://fischer.egloos.com/3713419#11308257에서 byontae님이 친절히 달아 주셨으니 거기를 참고하시길. [ 어쨌건 얘기가 겉돈 데는 문제 있는 설명을 끼워 넣은 제게 책임이 크니 그 점은 제 글을 읽어 주신 분들께 머리숙여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ㅠ.ㅠ ]
 
  그리고 두 번째 문제.  제가 애초에 지적한 '척추동물 눈의 비합리성'은 "왜 빛을 받는 핵심 부품 앞을 다른 구성 요소가 가리고 있는가?  이 구조에서는 일부 보이지 않는 점(맹점)이 생기기도 하는데. 같은 구성 요소로 다른 구조를 짜면 그 점을 제거할 수 있다(즉 이 구성 요소에서 문제가 되는 점은 구성 요소상 불가피하지는 않다)" 였습니다.  제가 붉은 글씨로 강조한 점이 광학 기기에서 문제가 아닙니까?  (정말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더 할 말이 없습니다) 이건 제가 위에서 잘못 생각한 것하고는 아무 상관 없는 내용 같은데요.
  [ 4/25 아침 추가 ] 또 하나 생각.  눈의 광학 기구로서의 필수 구조와 영양 보급 문제는 별개 고려 사항이며, 이 시리즈 글의 주요 관심 대상도 아닙니다. (계속 반복해 말하는데) 애초에 저는 눈의 광학 기구로서의 문제점만 논하지 않았습니까?  물론, 눈이 생물체의 일부인 이상 보급 문제는 반드시 전체 구조에 필수적으로 들어가겠죠.  하지만 현재 글의 범위 밖입니다. OK?  설사 사람 눈과 문어 눈을 비교하여 볼 때 현재의 문어 눈이 고밀도화가 어렵다고 해도, 제 글이 다룬 '척추 동물의 눈이 가진 광학 기구로서 기초적인 결점'이 파토나는 얘기가 아니라는 겁니다.  앞 글들에서 분명히 '사람 눈이 문어 눈보다 시력이 좋다고 구조적으로 그렇다고 생각해도 착각, 반대로 문어 눈이 사람 눈보다 시력이 좋다고 구조적 문제 때문에 그렇다고 생각해도 착각'이라고 달아 놨지 말입니다. 단지 자신이 살아 온 환경에 적응해서 시력이 바뀌었을 뿐이죠.  만약에 문어 눈이 사람보다 시력이 좋았다면 어쩌실 뻔했습니까? (그랬을 가능성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야행성이었다면 말이죠) [추가부분 끝]

  세 번째 문제로, 시각 세포 앞에 나와 있는 신경 및 혈관이 고강도의 빛에 대해 '선글라스'역할이라는 주장.
  지금 사람의 눈 세포를 '그대로' 구조만 바꿨다고 하고, 사람의 눈이 버틸 수 있는 빛의 강도는 아래 그림과 같을 것입니다.  수평선이 버틸 수 있는 강도 범위를 나타낸 것입니다.


  a 부분이야 어차피 현재 사람 눈의 약점(장점이야 아니겠죠)이죠.  그러면 b 부분이 문제인데, 선글라스하고 신경세포/혈관의 결정적인 차이가 선글라스는 빛을 강하게 받더라도 별로 상하지 않지만 신경세포/혈관은 그렇지 않다는 점입니다.  즉, 크기로 보아 a=b가 아니라 b가 더 좁혀질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제가 애초에 리플에서 주장한 것이 그것이었죠)
  [ 몸 전체의 대응이라 여기서 말하기는 뭣하지만, 또 한 가지 포인트.  이 경우 생물은 보통 필요한 만큼 수리 빈도를 늘리는 대책으로 대응합니다.  새들이 체온이 높고 대사가 빨라서 같은 크기의 포유류에 비해 세포가 손상을 많이 입는데도 불구하고 더 오래 사는 이유가, 세포의 수리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죠.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빛이 많은 낮에 활동하는 사람의 경우 b 부분이 절실하게 필요했다면 수리 빈도를 늘리는 방법을 반드시 택했을 겁니다.  그리고 단방에 눈을 망가뜨릴 정도의 빛이라면 b가 크게 차이가 안 날 것이라는 점은 바로 위 문단에서 얘기했습니다. ] 

  다음, 안구 근육 숫자 문제.  Wikipedia의 eye movements 항목에서 그림 인용.

  보시다시피 사람의 안구는 같은 자리에서 세 방향으로 회전만 합니다.  안구 자체가 앞뒤로 움직이지는 않죠.  이 상황에서는 120도 간격으로 3개의 근육을 붙여 주고 수축과 이완의 정도를 조절하면 눈동자가 현재 움직이는 어느 방향으로도 움직일 수 있지 않습니까? 

    [ 4/25 아침에 추가한 그림과 글 ] 위 그림처럼 근육을 배치할 경우, 중심에 검게 표시한 동공을 어떻게 움직이면 되는지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줄의 그림에서 보면, 고려해야 할 방향은 빗금 쳐 놓은 60도 뿐입니다.  이 사이만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으면 증명 끝이죠.  운동 범위는 위아래로 최고 7mm, 좌우로는 최고 1cm 정도면 되는 듯하고.
  '방향 I'로 움직이려면 근육 1은 수축, 근육 2,3은 이완되면 됩니다.  '방향 II'로 눈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근육 세 개의 수축과 이완이 반대가 되면 되겠죠.  그 사이는 근육 1을 2보다 조금 더 수축시키면 됩니다.  OK? [ 추가부분 끝 ]
  

  마지막으로, Leonardo 님의 근육 숫자 리플에 대해 제가 단 리플에 대한 첨언.
 
 "그러나 말씀드린것처럼 좋은게 좋은거라고 너 BMW타면 나 포르쉐나 페라리 타는게 좋지 않겠습니까 ㅡㅡ;;; "

  물론 그렇습니다만, 자연은 말씀하신 '더 나은 기능'이 번식(과 생존)에 필요하거나 최소한 장애가 되지 않을 경우만 그 변화를 채택합니다. 포르쉐나 페라리로 돼야 번식(과 생존. 귀찮으니 그냥 번식으로 줄이죠)에 더 나은 상황이라면 분명 그 변화가 퍼졌을 텐데, 제가 인용한 G.Williams의 얘기는 '눈을 움직이는 근육이 6개여서 특별히 번식에 더 유리한 점을 찾기 힘들다는 논지입니다. 저도 동의하는데, 눈알을 (근육 3개일 때보다) 훨씬 더 빨리 굴려야 할 만한 이유나, 위치 조절을 0.01도 단위까지 맞출 이유가 별로 없어 보이네요 ^^

 
  분명히 포르쉐나 페라리는 '안구 운동을 조절하는 근육이 더 많으니 더 섬세하게 조절 가능할 수도 있다'는 기능 우수성의 비유겠죠.  여기에 대해서는 지금 동의하지 않지만, 위에서 말한 것처럼 설사 '약간 더 이점이 있어도' 이게 얼마나 중요할까요?  가령 6개 근육으로 3개 때보다 10배 눈을 빨리 움직이거나, 위치 조절을 아주 미세하게?  이 정도 fine tuning은 근육 3개로도 원리적으로 다 된다고 봅니다.
 
  이에 대한 기분이상콤한걸 님의 리플;

무슨 말씀이신지.. 이미 퍼져 있는데 "더 유리했다면 퍼졌을 겁니다." 라니요... 포유동물은 여섯개가 아니라 일곱개라는데요? 어쩌죠? 필요 없는 게 3개도 버거웠는데 4개나 더 많아져서? ^^;

그리고 뒤통수에 눈이 달리게 되면 시각정보가 1.5배 늘어나는 게 아니라 2배로 늘어나는 거 아닌가요? 앞쪽에 눈이 두개라지만 결국 뇌에서는 하나의 영상으로 인식합니다. 뒤통수에 달린 눈으로 들어오는 시각은 완전히 새로운 영상으로 작용할텐데... 뇌용량까지 엄청 늘어나야겠네요... 지금도 눈전용의 뇌가 하나 따로 있다는 사실은 아시고 하시는 말씀이신지요? T.T

  첫 단락에 대해서는.. 제가 전제를 명확하게 달지 않기는 했군요. (개체 전체적으로 보아 번식/생존에) '더 유리하면 퍼졌다'는 전적으로 옳습니다.  하지만 '(특정 구조를 갖는데) 이 생물이 퍼졌으므로 (그 구조가) 더 유리하다'는 성립하지 않습니다그 구조가 진짜 (개체 전체의 생존/번식에) 유리해서 퍼졌는지 아닌지는 꼭 검토해 보아야 합니다.
  개체 전체의 최적화는 개체 일부분의 최적화와 의미가 다릅니다.  애초 제 포스팅은 '눈이라는 국소 부분' 얘기였는데, '인간처럼 성공한 개체가 눈이라는 뛰어난(저 이거 부정한 적 없습니다) 기관에서 문제가 있을 리가 없다'는 생각을 하시는가 봅니다.  꼭 그래야 할 아무 이유가 없더라도, 단지 조상이 갖고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현재의 인간이 물려받은 특징이 무지하게 많습니다.  한 예로, 꼬리뼈가 인간에게 얼마나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게 어느 한 부분만으로 보면 최적의 구조일 수가 없습니다.
  두 번째 단락에서 제가 반박할 점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G. Williams의 말은 어디까지나 '인간이 지금처럼 2개의 눈을 갖고, 거기에 덧붙여 뒤쪽에 하나의 눈이 더 있으면 시각 측면에서는 훨씬 유리하다'로 해석해야 합니다.  실제 그는 눈 얘기만 했지 않습니까?  실제 사방을 경계하는 게 이로운 초식 동물인 말은, 2개의 눈이 머리의 양옆에 달려 있습니다.  뒤를 보기 위해서 아닙니까?  인간에게 뒤쪽을 볼 수 있는 눈이 하나 더 있으면 (시각 측면에서는) 얼마나 현재보다 더 이로울지 상상이 안 가는군요.  안구 운동 근육이 3개에 비해 6개(6개건 7개건) 있어서 누릴 수 있는 이익(있는지도 모르겠지만)보다는 훨씬 질적으로 우수합니다.  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습니다.  단지 조상이 눈 2개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말입니다.  본질적으로, 이 문제가 처음에 나왔던 안구 구조상의 문제하고 원인이 같습니다.
  물론 그 시각 정보를 해석하는 데 뇌는 더 필요하겠고, 어디선가 뇌 기능을 더 필요로 하는 데서 손해를 보겠죠.  하지만 지금의 논의가 시각으로 제한되어 있다는 것을 또 얘기해야 하나요?  개체의 전체적 최적화 얘기 꺼낸 적 없다는 말을 몇 번째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漁夫

  ps. 다시 한 번 강조하는데, 끈기있게 제 오류점을 지적하신 기분이상콤한걸 님께는 그 점에 대해 감사를
       드리며 마땅히 해야 할 점에 대해서 주저없이 지금이라도 사과를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잘못 생각하 
       고 있던 점을 깨우쳐 주셨으니, 감사를 드리는 데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꾸벅)
        
         하지만 잘못된 점에 대한 것이 아닌 다른 리플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제 글을 제대로 읽지 않으셨거나,
       포인트를 잘못 지적하고 계시다는 느낌이 드네요.
         물론 저도 잘못이 있습니다.  처음 리플에 좀 기분이 상해서 더 차분하게 리플을 드리거나 사실 관계
       를 더 냉정하게 검토하지 못한 것을 당연히 인정합니다만, 그렇더라도 다른 상당수의 사항에 대해서는
       여전히 동의하기가 힘들군요.  

         부탁 하나 있는데, (지금까지 잘 모르셨다니 어쩔 수 없지만) 부디 의견 있으심 트랙백으로 해 주시죠.
       이글루에서 트랙백 하는 방법은 ebc.egloos.com이나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으니.

  ps. 2. 제가 올린 그림 중 하나가 잘못된 탓에, 제 글 중 일부 논지에 잘못이 있으며 이 부분은 차후 수정하겠
       습니다.  그렇더라도 잘못된 부분을 완전히 지우지는 않고 '수정'이라는 딱지를 붙일 생각입니다.  다행
       히도, 그 그림이 관계된 부분을 빼면 대부분의 논지에는 크게 문제가 없군요. ^^
          anyway, 제 혼동 때문에 이 시리즈를 읽으신 분들도 다소 혼란스러우셨으리라 믿습니다.  그 점은 의
       심할 여지 없이 제 잘못이오니 어부가 책임을 지고, 혼란의 단초는 모두 제대로 고쳐 명백하게 해 놓겠습
       니다.

  
 

by 어부 | 2008/04/24 23:00 | Evolutionary theory | 트랙백(4) | 핑백(2) | 덧글(8)

비합리적인 사람들

 
  [ 사전 주의 ] 역시 안 보셔도 될 글임. 지루함.에서 들어 놓은 일화를 연결합니다.  

  Oliver Heaviside는 참 특이한 사람입니다.  이 사람이 도대체 어떤 일을 했길래 제가 인용했는지 좀 설명하겠습니다.

  ... 사실 수학에서 이루어진 진보의 상당 부분은 다른 분야(물리학 등)에서 나타났다고 해도 된다.  이들이 모래 위에 작은 집을 지어 놓으면, 다음에 수학자들이 기초 공사를 하고 큰 집을 지어 놓았다....
  올리버 헤비사이드는 전기회로를 연구하다가 어려운 미분방정식을 쉬운 다항식 계산으로 변환하는 방법을 알아내었다.  그는 움찔하는 수학자들 앞에서 "증명은 실험실에서 한다"고 선언했다.  수학자들이 헤비사이드의 방법이 라플라스 변환이라는 발견된 지 오랜 기법으로 설명될 수 있음을 알아내기까지, 전기기사들은 그의 '연산자법(operational method)'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헤비사이드는 델타함수란 것도 사용했는데, 수학자들은 이것을 괴물이라 선언했다.  왜냐하면 당시 수학 기법으로 이런 함수는 존재할 수 없음을 엄격히 증명할 수 있었던 것이다.  수학자들을 화나게 한 것은 그 방법이 항상 맞는 결과를 준다는 것이었다.  20세기에 수학자 로랑 슈바르츠가 그 성격을 밝혀낼 수 있을 때까지 그랬다.  그가 증명한 것은 델타함수가 함수란 것이 아니라 초함수(distribution)라는 것이며, 이런 문제에 사용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 
  헤비사이드는 이 단락 처음에 말한 '비합리적인 사람들' 중 하나였다....

 - 'π의 역사', 페트르 베크만 저

  저런 일 아무나 할 수 없죠.  그렇다면 어부 같이 보통 사람이 밥벌이 할 수 있겠습니까.

  漁夫

  ps. 세이리온님, 잠깐만 기다려 주셔요.  폐경 얘기는 제가 포스트 만드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서,
     이 포스팅 같이 아래 포스팅 내려보내는 목적으로 쓸 수가 없거든요.  죄송합니다~ -.-

by 어부 | 2008/04/24 09:10 | Views by Engineer | 트랙백 | 덧글(13)

[ 사전 주의 ] 역시 안 보셔도 될 글임. 지루함.

 
  맹점을 갖는 구조; 원리적으로 장점인지 아닌지를 한 번 더 트랙백.

  이 글은 제가 올린 안구 시리즈 3개를 보신 분은 안 보셔도 됩니다., 맹점을 갖는 구조; 원리적으로 장점인지 아닌지 외에 안구; 사람과 문어의 눈 비교 및 척추동물; 눈 구조의 비합리성에서 이어짐.  이 글 내에서 앞으로 각각 '글 4', '글 3', '글 2', '글 1'로 지칭하겠음.
  트랙백한 글에 neuralix님이 마지막으로 단 리플에 대해, 리플을 직접 달기는 했지만 그 외에 하나 정리해 놓는 편이 낫다고 판단함.  잔반은 깨끗이 치워야죠. ^^

  
  글 각각에서 필요한 문단만 따와서 비판하는 것은 사실 적합하지 못하다. 그러니 리플 전체를 인용하되, 비판해야 할 곳이 나올 때마다 주석을 달기로.

  우선 다시 돌아가 센서(추/간상체)의 배치방향문제입니다. 더 생각해봤는데 인간의 방식이야말로 합리적이더군요. 신경배선이 가로막는 문제가 있기는하지만 현재와 같은 방식은 포토리셉터의 위치가 잘 고정되어 있도록 해줍니다. 반면, 문어와 같은 방식이라면 경우에 따라 국소적으로 위치관계가 틀어져버릴 수 있죠. (야구방망이 끝부분이 아래쪽보다 잘 흔들리는 이유죠.)
  포토리셉터 위치가 바뀌면 무슨 문제가 생기는가.. 우선 현재와 같이 잘 고정된 상태에선 사시라던가 각막의 변형이 일어날 경우 큰 규모로 보정을 해주면되고 이는 시각중추의 뒤쪽(상위레벨)에서의 보정으로 가능합니다. 하지만 문어방식처럼 국소적인 위치변화에 취약해 변형이 있을 경우 허블,위즐이 말한 에지 디텍터들이 변해야합니다. 이와 같은 early stage에서의 변화는 뒷단계도 모두 따라 변하게 요구합니다. 즉 시냅스 튜닝의 규모가 포토리셉터들을 단단히 고정시키는 쪽이 훨씬 적습니다. 어느쪽을 지향해야 유리했을까요.
 

  일단 신경배선이 앞을 가로막는 문제는 인정하신 셈이다.
  '스크린'인 센서(photoreceptor) 고정 문제는 글 1에서 언급한 눈의 기본 구조 외에 여분의 구조가 또 필요하다고 두 번은 언급했다. 야구방망이 끝 쪽에 스크린이 있는 셈이기 때문에 더 흔들린다는 말인데(여분의 구조가 없다면 타당하다), 누누이 강조하지만 연체동물식 눈 구조의 장점은 스크린 뒤쪽에서 무슨 짓을 하더라도 시각의 기본 광학 구조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령, 스크린 바로 뒤의 시각 세포(원추/간상 세포)들 사이를 이어 주는 구조를 부가해서 덜 흔들리게 해도 빛의 통과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야구 방망이를 세워서 죽 연결해 놓고, '스크린이 달린' 손잡이 바로 안쪽에서 '묶어 주는' 구조를 부가해도 스크린 뒤니까 눈의 광학 목적에 문제를 주지 않는다.  사실 뇌 구조를 보면, 주 역할을 하는 신경 세포의 사이를 교세포들이 채워 지탱하고 있다.  진짜 문제가 된다면, 이런 해결책이 눈에서도 등장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문어 눈 그림을 보면 이런 문제를 약간 다른 방식으로 해결한 듯하지만, 지금 논의하고는 별 상관이 없음 ]
  안구의 기본 목적인 시각-광학 구조의 성능에 영향을 주면서 스크린을 고정하는 방식과, 영향 없이 같은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방식을 비교할 때 漁夫는 후자에 손을 들어 줄 수밖에 없겠다.

  그리고 님이 말하신 인간이 진화적으로 합리적이지 않은 세 사례.. 모두 공통적으로 '이게 진화되어야 할 필요' 그리고 '세대가 지날때 개선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걸 깨달으시기 바랍니다. 즉, 진화가 나타나는 양상인 '2세를 낳을 시점까지 생존과 짝짓기에 큰 영향을 미쳐 다음 세대로 자신의 특질을 넘겨주는 것'이 나타날만한 일이 아니란겁니다. 디스크의 경우, 아주 드물게 공부에 미치거나 자세가 바르지 않은 소년기를 보낸 청년의 경우 2세를 남기는데 영향을 미치겠지만 실제로는 2세를 낳는 경쟁은 지난 시기에나 나타나죠. 전기점의 경우도 가끔 불합리한 고통을 겪게하는 구조이긴하지만 2세를 낳는 짝짓기 경쟁에는 하등 영향이 없죠. (여자를 두고 싸우는 두 남자가 전기점을 공격해 더 예민한 쪽이 지고만다? 참.. 생각하기 힘든 상상이죠.) 따라서 드신 사례들은 앞으로 한참 시간이 지나도 진화의 관점에서 변화가 일어날 소지가 없다고 단언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이 분이 하는 주장은 '생명체에서 앞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없는 문제점이라면, 생명체의 공학적 결점으로 논할 대상으로 적합하지 않다'다.  그런데 붉게 강조한 부분 뒤 문장에서는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으니 신기한 일이다.
  물론 번식에 유익하기 때문에 공작 꼬리가 유전된다.  그렇다고 공작 꼬리가 생존에 문제를 주지 않는가?  비슷하게 짝짓기 기간에 꼬리깃이 크게 길어지는 다른 새로 실험한 결과, 인위적으로 꼬리를 짧게 만든 다른 새가 비행에 더 낫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 출처까지는 지금 기억이 안 나지만 아무튼 유사한 사례의 번식용 도구가 생존에 불리하다는 결론은 변하지 않는다 ] 이런 특징은 번식에 유리하기 때문에 주변 환경에 포식자가 갑자기 많아지지만 않으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안 바뀔 거다. 그렇다고 이 꼬리깃이 개체에 생존에 불리한 결점이라는 지적을 할 수도 없는가?  헌팅턴 무도병도 발병이 보통 20대 말에서 30대기 때문에 사라지지 않는다.  사라지지 않는다고, 인간의 질환으로서(즉 문제점으로서) 논의의 대상으로 부적당하기라도 한가?
  애초에 漁夫가 쓴 글들의 맥락이 '눈이라는 한 기관의 최적화'와 그 구조에 대한 논의 아니었나?  언제 전체 개체의 생존 여부로 바뀌었나 모르겠다. 

  그리고 짝짓기 시기와의 생존과는 별개로 제기하신 사항을 더 살펴보면.. 말씀하신 "사람이 언어 능력을 가지면서 음식이 폐로 들어가기 쉬워졌다"는 것도 불과 수만년전에 획득한 언어능력이란걸 너무 대단하게 간주하신듯 합니다. 굳이 생각해본다면 사람이 혀를 언어와 먹는데 동시에 쓰기때문에 받아들여야하는 것일텐데 만약 언어용 혀와 먹는용 혀를 따로가지면 그런 문제는 없겠지요. 하지만 쉽게 생각할 수 있듯 그 비용은 우스꽝스러울만큼 비쌉니다. 눈이 2개인 것도, 선캄브리아기에 일부 동물이 2개 이상의 눈을 가진 적이 있지만 깨끗하게 적자생존에서 사라졌습니다. 이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스테레오 측정을 위해서는 동일지점을 찾는 프로세스가 필요한데 이때 통상 비젼에서는 에피폴라 라인이라는 것을 구해서 그에 드는 연산을 줄입니다. 그런데 눈이 3개가 되면 이를 수행하는 변환(Fundermental matrix라고 하는데)이 텐서의 고려를 요구해 무지막지하게 어려워집니다. Longuet-Higgins라는 양반이 Nature에 이 이론을 발표해 이쪽에서 고전이 되었는데 하여튼 사람이 성능이 조금 못 미쳐도 비용이 훨씬 싼 방향으로 온 것은 맞아보이는군요.

  비용 계산 얘기가 이왕 나온 이상 몇 가지 얘기를 더 하자.

0) 지금도 눈 3개 이상이 독립되어 있는 동물은 있다. 곤충 등 절지동물.... ^^
1) 漁夫는 멸종했다는 생물이 진짜 시각계의 결함 때문에 멸종했는지 궁금하다.  반복하지만, 이 시리즈의 촛점은 눈이라는 시각계의 문제다.  시각계의 문제를 어느 새 개체 전체의 당시 문제로 치환하고 있다.  큰 생물의 경우 보통 자연선택의 '판돈'은 개체의 생명이지 특정 기관이나 특정 유전자는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개체만 논의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지 않은가.
2) "사람이 성능이 조금 못 미쳐도 비용이 훨씬 싼 방향으로 온 것은 맞아보이는군요." 
  漁夫의 의견은 '당시 처한 상황에서 (비용을 감안하여) 개체 생존 가능성을 가장 높이는 쪽으로 왔다'다.
  말장난이 아니다.  값이 아무리 싸도 생존/번식 필요 요구치에 못 미치는 성능이면 필요없다.  비용은 분명히 진화에 중요한 요소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생존 가능성이다. '비용이 비싸니 그런 거 생길 수가 없다'가 아니라, 번식(과 생존)에 필요하면 상당히 비싸더라도 만든다.  이 관점에서 보면 인간의 뇌야말로 정말 비싼 대가를 치르고 만든 기관이다.  인간 전체 산소 요구량의 20% 가까이 게걸스럽게 집어삼킨다.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속칭 루시) 시절에는 현대인의 뇌 크기를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심지어는 생존을 대가로 번식을 취하기도 한다(공작 얘기가 지루하면 연어 등의 일회생식 동물들도 많다. 심지어는 대나무 같은 식물에